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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하려은 님의 서재입니다.

라포르리아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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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하려은
작품등록일 :
2011.07.03 01:44
최근연재일 :
2011.07.03 0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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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08.05.04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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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La~port Liarta - 14장 예비성년식 #04

DUMMY

제 14장 예비성년식 #04



우여곡절 끝에 아란과 리리스는 그길로 하얀 호숫가에 도착했다. 사냥길을 따라 수풀을 헤치고, 호숫가로 올라선다.

그러자 눈앞에 펼쳐지는 별천지. 아란과 리리스는 저절로 놀라움의 탄성을 내질렀다.

"와아~ 정말 멋지다."

별이 반짝반짝 빛나는 새카만 밤하늘을 배경으로 커다란 만월이 두둥실 떠서 호숫가를 비추고 있다. 호수는 그 달빛을 받아 은은하게 빛났고, 그 주변으로는 민들레 씨가 두둥실 떠다니며 뽀얗게 시야를 가리고 있었다. 반딧불까지 날아다니며 빛을 비추자, 말 그대로 전설상의 달 윗세계가 이러할까 싶었다.

뽀얀 안개가 감싸고 있는 듯 한 호숫가에 새하얀 루나사의 달이 떠서 호수에 비친다. 호수 물은 잔잔하게 넘실거렸고, 물속의 하얀 입자들이 달빛을 머금고 부드러운 빛을 뿜어냈다.

마치 꿈속에서 바로 튀어나온 듯 너무나도 아름답고 몽환적인 광경이었다. 그제야 비로소 어째서 이 마을이 '하얀 호수마을' 이라고 불리는지 이해가 되었다.

"너무 예뻐……."

리리스가 조그만 입을 다물지 못하고, 멍하니 달빛에 비친 호수를 바라본다. 아란도 이렇게 아름다운 광경은 처음이었다. 정말 평소의 하얀 호수와는 전혀 다른 풍경이지 않나. 아란도 넋 놓고 그 풍경을 바라본다. 그렇게 얼마쯤 있었을까.

"아란, 이쪽으로……."

리리스가 아란의 팔을 잡아끌었다. 자리를 잡으려는 모양이다.

"아, 응……."

아란은 대답하면서 주위를 둘러본다. 하얀 호숫가에는 아란과 리리스 외에도 많은 사람들이 와서 자리를 잡고 앉아있었다. 다들, 일 년에 한번 있다는 하얀 호수의 멋진 분위기를 즐기러 나온 사람들 같았다. 그런데 대부분이 쌍쌍이다?

소문대로 앉아있는 대부분이 커플이었다. 오붓한 한때의 할머니 할아버지부터 중년부부에 젊은 연인들까지, 정말 혼자 왔더라면 엄청 비참해질 뻔했다고 생각했다.

'그, 그래도, 나도 이젠 커플이란 말이지…….'

아란은 자신의 팔을 잡아끌고 있는 리리스를 바라본다. 리리스는 무척이나 즐거워보였다. 리리스는 만면에 화사한 미소를 가득띤채, 주위를 돌아보고 있었다. 너무도 아름다운 하얀 호숫가의 리리스는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너무 예뻐 보였다.

'이런 애가 이제부터 내 여자 친구라니.' 그 모습을 보자, 아란은 괜스레 얼굴이 붉어지고 심장이 쿵쾅쿵쾅 뛰었다.

"자, 여기앉어. 아란."

"으, 응, 고마워 리리스."

이윽고, 호숫가의 한쪽 편으로 자리를 잡은 둘은 나란히 앉아, 커다란 루나사의 달이 자리하고 있는 밤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와아~ 아란, 참 별들이 많이 보여!!"

"음, 저, 정말이네. 내가 아는 별이 있으려나……."

"나, 마법배우면서 별자리 배운 적 있어. 올리 할머니가 가끔 가르쳐주셨거든……."

"에, 정말?"

아란은 리리스가 별자리를 안다는데에 꽤나 놀랐다. 역시 리리스는 얼굴만 예쁜 애가 아니었구나.

"으음, 아란 지금 왠지 나한테 굉장히 실례가 되는 생각하지 않았어?"

눈치가 빠른 리리스가 아란을 향해 눈을 흘긴다.

"어? 아냐, 아냐 리리스…. 그, 그래 저, 저건 무슨 별자리지?"

당황한 아란은 말을 돌렸다.

"아, 저거? 저게 그 유명한 뱀자리 요르문간드고, 그 옆에 있는 게 늑대자리 펜리르, 그리고 그 반대편에 있는 게…. 에, 토르의 망치자리, 그 밑에 있는 게 천칭자리 오르카시아……."

리리스는 그 복잡한 별자리들을 하나하나 다 짚으며, 외워 나갔다. 별자리를 배웠다는 게 그냥 하는 말은 아닌 것 같았다. 아란은 리리스가 새삼 대단하게 느껴졌다.

그러나, 아란은 지금 리리스처럼 별자리를 짚으면서 순수하게 감탄할 수 있는 상태가 못 되다. 아란은 자꾸 주위가 신경 쓰여, 밤하늘에 집중할 수 없었다.

그랬다. 아란과 리리스는 어찌어찌 하다 보니 호숫가의 사람들이 많은 쪽으로 와서 앉았는데, 주위에 있는 이들은 죄다 젊은 커플들이었다. 한창 화끈한 사랑을 속삭일 나이대의...

거의 대부분의 커플들이 몸을 포개다시피 하며 앉아서 호수를 구경하고 있었다. 그리고 간간히 벌어지는 가벼운 스킨쉽과 키스. 아란은 그 주위의 상황이 너무도 신경 쓰여서, 도무지 집중을 할 수가 없었다. 게다가, 커플들의 낯 뜨거운 애정행각을 보는 것은 처음인지라, 너무도 당황스러웠다.

왜 하필 리리스는 이런 곳으로 자리를 잡은 것일까? 아란은 진지하게 고민했다. 그러다 머릿속에 스치는 생각.

'설마, 리리스도 저런걸 바라고 있는 건가.'

아란은 조금 충격을 받았다. 저, 정말 리리스는 저렇게 해주길 바라는 걸까. 아란은 열심히 별자리를 설명하고 있는 리리스의 옆모습을 바라본다.

"…그래서, 요르문간드일족은 니블하임으로 넘어갔대, 그때 이그드라실님이 시간의 일족 펜리르를 시켜 니블하임으로 통하는 문을 열어줬다는 거야……."

아란은 리리스의 이야기는 귀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그저 괜한 음흉한 생각이 들어, 말하는 리리스를 훔쳐보고 있다. 리리스는 눈을 반짝반짝 빛내며 밤하늘을 올려다보고 있었다. 티 없이 맑은 피부가 달빛에 빛이 난다. 조그만 얼굴은 마치 인형의 얼굴처럼 오밀조밀하게 예뻐 보였다. 그리고 열심히 말하고 있는 조그만 입술이 보인다. 소녀의 입술은 촉촉하게 젖어 반들반들하게 윤이 나고 있다. 또다시, 심장이 쿵쾅거렸다.

아란은 저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갖다 대는 상상을 해본다. 어떤 느낌일까? 부드러울까? 따뜻할까? 책에서 보면 굉장히 달콤하다던데, 어떤 기분일지 무지 궁금해졌다.

그러나, 아란은 곧 머리를 붕붕 흔들며 생각을 지웠다. 저렇게 순수하고 예쁜 리리스에게 무슨 못된 생각을 하는 건가. 자신을 자책한다.

하지만, 의식하지 않으려고 하면 할수록 더욱더 눈이 갔다. 그렇게 눈을 돌리다보니 문득, 소녀의 자그마한 가슴께에 시선이 멈춘다.

리리스는 하얀 민소매 원피스를 입고 있었다. 그건 소녀의 새하얀 목과 팔이 다 드러나는 옷이었다. 그러다보니 겨드랑이쪽으로 안쪽이 슬쩍 보였다. 리리스는 아직 어른들이 입는 브래지어 같은 속옷은 입지 않는 것 같았다.

그러자, 조금만 움직여도 조그마한 가슴의 굴곡이 원피스의 라인을 타고 드러났다. 아란은 마른침을 꿀꺽하고 삼켰다. 괜스레 얼굴이 붉게 달아올랐다.

그런데, 웃기게도 갑자기 루치야의 엄청 큰 가슴이 머릿속에서 오버랩 되었다.

'루치야는 엄청 컸었는데 말야.'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불만이라는 걸까.

리리스가 들었으면, 아무리 착한 그녀라도 당장에 일어나 싸대기를 후려갈길만한 소리를 속으로 중얼거리는 아란. 리리스는 별자리에 대한 얘기를 마치고 아란을 돌아보았다. 그러나 이미 아란의 머릿속에는 조그마한 리리스의 가슴대신 루치야의 풍만한 가슴이 두둥실 떠다니고 있었다. 괜스레 입이 헤벌레하고 벌어진다.

"아란…."

"……으흣~흐흐흣!!"

"아란!?"

"……아, 아 왜? 리리스? 뭐, 무슨 말 했어?"

아란은 부적절한 상상의 나래를 펴다가, 갑자기 리리스의 목소리가 들려오자 눈에 띄게 당황한다.

"흐음~ 방금 내 말 안 듣고 있었지?"

리리스의 눈초리가 가늘어진다.

"에? 무슨……?"

"거봐, 안 듣고 있었잖아."

아란은 말을 더듬는다.

"아, 아냐…. 드, 듣고 있었어."

"거짓말, 안 듣고 있었잖아. 이상한 웃음이나 흘리구…."

"아……."

"혹시, 다른 여자애 생각하고 있었던 거 아냐? 좀, 이상해 너……."

-뜨끔, 아란은 찔리는 게 있었지만, 루치야의 가슴을 생각하고 있었다고는 절~대로 말할 수 없었다.

"아, 아냐. 진짜로…."

"그래?"

"응."

"그럼 내가 말한 별자리가 뭐뭐 인지 말해봐……."

"아, 그게……."

아란은 리리스의 질문에 대답할 수가 없었다. 당연한 것이 주위의 상황에 따라 집중도 못했을 뿐더러 그다지 적절치 않은 생각 때문에 리리스의 말은 한마디도 듣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래도, 더듬거리며 말하기 시작한다.

"…펴,'편리'라는 늑대가…. '톨킨'이라는 망치를 무, 물고……. 요,'요단강'을 건너는데……. 이,'이불자리'가……."

대충 떠듬떠듬 말해는 보았지만, 아란이 입을 열면 열수록, 리리스의 표정은 흉흉해져만 갔다.

"아! 됐어! 나, 화났어! 그냥 나갈래!"

"아, 리리스!"

그리고는 벌떡 일어서서 진짜로 가버리려하는 리리스. 아란은 깜짝 놀라 반사적으로 리리스의 손목을 잡아챘다. 그러나 그게 실수였다.

"꺄악!"

"우와악!"

일어서서 발걸음을 옮기려던 리리스와, 막 일어서며 소녀의 팔을 잡아당긴 아란이었기에, 둘의 중심이 엇갈려 넘어져버리고 만 것이다.

-꽈당탕!

둘의 몸이 한데 얽혀서 호숫가의 잔디위로 넘어졌다. 아란이 얼마나 리리스를 세게 잡아당겼던지, 둘은 화려하게 엉켜 넘어진다. 얼마나 화려했던지 둘의 위치가 공중에서 굴러 위 아래로 바뀌어 있었다.

"아야야……."

"아……."

충격으로 여기저기가 아려왔다. 다행히도 잔디가 쿠션역할을 해줘서 둘 다 크게 다친 것 같지는 않았다. 아란은 리리스에게 너무 미안한 나머지 사과하려고 눈을 떴다.

그런데, 아란은 그제야 제대로 된 상황이 눈에 들어왔다. 지금 둘의 자세가 참 묘했다.

아란이 위로 리리스가 아래로 엉켜있었다. 아란은 넘어질 때 반사적으로 리리스를 보호하기위해 손등으로 리리스의 머리를 받쳤는데, 그것 때문에 아란이 누워있는 리리스를 위에서 덮쳐 안은 형국이 되었던 것이다.

"……."

"……."

리리스도 놀랐던지, 눈을 동그랗게 뜬 채, 순간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있었다. 지금, 리리스와 아란의 얼굴사이는 종이 한 장 차이라고 해도 무방했다. 그러다보니 리리스의 숨결이 아란의 입술로 직접 느껴졌다.

-색 색

리리스의 숨소리가 잡힐 듯이 가까이 들렸다. 아란은 엄마 이외의 여자애와 이렇게 가까이서 마주 본적은 처음이었다. 심장이 두근두근 떨린다. 가슴이 쿵쾅쿵쾅 방망이질 치는 것 같았다.

'어, 어떻게 하지?'

경황이 없었다. 입술과 입술의 거리가 너무나도 가깝게 느껴진다. 아란은 그냥 이대로 리리스의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포개어볼까 하고도 생각해본다. 엄청 낭만적이긴 하겠지? 지금 주위에서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일들이 그거였으니까.

리리스가 자신을 의외로 터프하다고 생각할지도 몰랐다. 그런데, 그렇게 마음은 먹어도 그게 마음대로 되지는 않았다.

어처구니없게도, 너무 갑작스러운 상황에 이놈의 몸이 굳어서 말을 듣지를 않는 것이었다.

'이럴 수가…….'

아란은 자신의 그 소인배스러움에 진심으로 좌절했다. 그때, 리리스의 입술이 열렸다.

"비……."

"비……?"

"비켜줘! 아란~!! 도대체 뭐하는 거야~ 무겁잖아!"

"아, 아, 미, 미안해."

리리스가 얼굴을 붉히며 외쳤다. 아란은 리리스의 말에 당황하며, 물러났다. 물론, 첫 키스의 기회는 훨훨 날아갔다. 아란은 속으로 눈물을 삼켰다. 그리고 속으로 중얼거렸다.

'미안, 리리스, 나는 그렇게 터프한 그릇은 못되나봐….'

연인이 된 소년과 소녀의 첫 번째 날은 그렇게 지나갔다.



---------------------------------------------------------------------------<계속>

요새 여행 다닌다고 컴퓨터를 할 겨를이 없네요 ㅎㅎ;;

그냥 3~4일에 한번씩 여러개 올리는 방향으로 가야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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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 La~port Liarta - 15장 꼬마연인 #03 +10 08.05.18 1,849 5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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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 La~port Liarta - 15장 꼬마연인 #01 +15 08.05.18 2,007 5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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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La~port Liarta - 14장 예비성년식 #02 +11 08.05.04 2,051 6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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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La~port Liarta - 11장 베이에트 #02 +8 08.04.17 2,307 6 2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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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La~port Liarta - 10장 영주성의 만찬 #03 +7 08.04.15 2,331 6 12쪽
37 La~port Liarta - 10장 영주성의 만찬 #02 +2 08.04.15 2,400 6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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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La~port Liarta - 9장 결심 #01 +6 08.04.03 2,414 5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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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La~port Liarta - 8장 소녀의 고민 #01 +7 08.03.27 2,436 6 15쪽
31 La~port Liarta - 7장 두 가지 수업 #03 +8 08.03.26 2,422 5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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