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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하려은
작품등록일 :
2011.07.03 01:44
최근연재일 :
2011.07.03 01:44
연재수 :
20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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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7,1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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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08.05.04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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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쪽

La~port Liarta - 14장 예비성년식 #02

DUMMY

제 14장 예비성년식 #02


수많은 옷이 걸려있는 호화로운 방. 그 방의 중앙에는 커다란 거울이 걸려있었다. 그리고 그 앞에는 한명의 소녀가 서서 열심히 자신의 드레스자락을 이리저리 비추어보며 치장하고 있었다. 고운 흑단 같은 검은 머리카락과 흑요석을 박아 넣은 듯 한 검은 눈동자, 그에 대비되는 새하얀 피부가 굉장히 아름다운 소녀였다. 소녀는 자신의 긴 머리카락을 묶어 올리느라 날렵하게 손을 움직이고 있었다.

그녀는 바로 루나사축제를 준비하고 있는 루치야였다. 그리고 이곳은 소녀의 어머니의 드레스 룸이었다. 방안은 수많은 드레스와 갖가지 평상복들이 옷걸이에 가득 차있었다. 방전체가 하나의 큰 옷장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였다.

루치야는 일부 자신의 옷을 제외하면 예복이나 드레스 종류는 전부 어머니것을 물려 입었다. 오래된 것들이었지만, 다들 최고급품이라 지금 입는 다해도 별로 문제될 것은 없었다.

루치야는 지금 검은색과 흰색이 조합된 예복 드레스를 입고 있었는데, 치맛단이나 팔의 자락은 대부분 검은색이었으나, 가슴부분을 비롯 군데군데 하얀 레이스가 달려있어 옷의 부분을 강조하고 있었다. 특히나 가슴 쪽이 흰색이 되다보니, 루치야의 풍만한 가슴이 터질듯이 더욱 강조되어보였다.

"흐흐흥~"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머리를 손질하고 있는 루치야, 소녀는 지금 굉장히 들떠있었다. 오늘은 아침 일찍 일어나 최소한의 훈련만 끝내고, 몸을 깨끗이 씻었다. 훈련을 게을리 한 것 같아 양심에 찔렸지만, 오늘은 스승님도 없었으니 아무도 뭐라 그러지는 않았다.

씻을 때는, 평소에는 잘 쓰지도 않던 향을 먹인 거품도 사용했다. 그리고 하루 종일 예쁜 옷을 고르는데 전념했다.

점심을 먹고 난 후부터 어머니의 드레스 룸을 통째로 빌려 이옷저옷을 입어보고 벗고 갈아입기를 반복했다. 평소 집안의 엄한 규율로 평소라면 상상도 못할 일이었다. 그러나 은근히 완고하신 어머니도 오늘만큼은 그런 루치야를 눈감아 주셨다.

오늘은 루나사축제의 날인데다 루치야의 예비성년식이 있는 날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루치야에게는 특별한 날이 될 수도 있는 날이었다.

지금 시각은 6시가 조금 지났다. 얼마 뒤면 사야가문소유의 공터에서 루나사축제가 시작될 것이다.

루치야는 자신의 흑단 같은 머리카락을 말아 올렸다. 그리고는 커다란 핀을 꽂아 고정시켰다. 그러자 고정되지 않은 몇 가닥의 머리카락이 흘러내린다. 루치야는 거울에 자신의 머리를 이리저리 비춰본다.

모든 머리를 완전히 올리는 것보다는 이렇게 포인트를 주는 게 더 나아보였다. 그리고 화장용 붓을 들어 은은한 분홍색 연지를 찍어서 입술에 바른다. 소녀의 입술이 분홍색으로 은은하게 빛났다.

루치야는 자신의 얼굴을 거울에 이리저리 돌려본다, 소녀는 자신의 모습에 만족했는지 살포시 미소를 지었다.

뭇소년들의 방심을 뒤흔들만한 아름다운 미소가 루치야의 얼굴에 그려졌다.

루치야는 솔직히 요즘 들어 자신이 예뻐졌다는 자각은 없었다. 주변에서 그렇다고 하니 그런가보다 하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지금 이렇게 꾸며놓고보니 의외로 예뻐 보였다. 이렇게 변해버렸으니, 아란이 당황할 수밖에…. 라고 소녀는 생각했다. 어제 아란이 한말이 떠올랐다.

'나 고백해볼게, 아니, 꼭 고백할 거야!'

'기왕 하는 것 내일 축제때 해버리는게 좋겠지?'

'그러니까, 루치야, 꼭 와서 봐줘!!'

"으응…, 후훗……어머!"

괜스레 수줍게 대답했다가, 자기가 생각해도 부끄러웠는지 살짝 얼굴을 붉힌다.

루치야는 아란이 말하던 좋아한다는 여자애가 아무리 생각해도 자신인 것 같았다. 그럼 오늘 아란은 자신이 준 멋진 옷을 입고 자신에게 고백하게 되리라.

루치야가 이 색깔의 드레스를 입은 이유도 아란의 옷과 색을 맞추기 위해서였다. 고백 장소는 하얀 호숫가였으면 좋겠다고 루치야는 생각했다. 오늘 개방되는 하얀 호수는 루나사를 맞아 하얗게 들뜨는 분위기를 만들어 줄 테니까. 그보다 더 로맨틱할 수는 없을 거라 여겨졌다.

"아란이, 만약 고백하게 되면, 뭐라고 대답해야하지?"

문득, 루치야는 그런 고민에 봉착했다. 아란의 말이 끝나자마자 '그래 좋아.' 하며 히히덕거리면 너무 싸보이지는 않을까. 그렇다고 너무 뜸 들여서 아무 말도 못해버리고 있다간, 아란이 혼자 거절로 여기고 도망치면 곤란한데.

'흐음….' 하며 루치야는 고민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하아….'하고 한숨을 쉬며 생각을 접었다. 너무 자신답지 않다. 이렇게 생각해 봐야, 막상 가게 되면 절대로 생각대로는 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런 것보다도 자신의 마음이 상대에게 올바로 전해지는 게 더 중요하지 않나.

그러던 루치야는 무심코 시계를 본다. 소녀는 시계로 눈을 돌린 순간 깜짝 놀란다. 시간은 7시가 넘어가고 있었다.

"어머나! 시간이 벌써!"

지각이었다. 이미 성년식과 예비성년식은 시작한지 오래일 터, 루치야의 마음이 급해졌다. 루치야는 거울을 보며 대충 가다듬고는 드레스 룸을 나섰다.

오늘 어머니는 촌장님의 축하사를 받아주러 일찍 가셨다. 그래서 루치야는 뒤늦게 출발할 수밖에 없었는데, 어머니를 따라 거의 모든 하인들과 시녀들이 나갔기 때문에 루치야는 집에 혼자 남았다. 딴에는 좀 더 완벽하게 준비하려 했건만, 그것 때문에 지각해버리면 아무의미도 없었다.

어머니를 따라 일찍 나가지 않은 자신이 바보같이 느껴졌다. 루치야는 헐레벌떡 저택의 문을 나서서 드레스자락을 잡고 달리기 시작했다.


아란은 타오르는 불꽃을 등지고 리리스의 앞에 섰다. 눈앞에는 달빛을 받아 눈부시게 아름다운 소녀 리리스가 서있었다. 그리고 저 너머로 루치야가 보였다. 소년은 용기를 낸다. 그리고는 루치야를 향해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루치야는 급한 마음에 한달음에 달려 공터에 도착했다. 벌써 성년이 된 마을의 언니 오빠와 어른들은 커다란 세 개의 모닥불에 둘러앉아 음식을 먹으며 소란스레 떠들고 있었다. 이미 성년식의 모든 행사는 끝난 것 같았다. 하지만 구석의 작은 모닥불에는 이제 14세가 된 마을아이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었다.

예비성년식의 행사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루치야는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아직 순서가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다들 놀러가지 못했나보다. 만약, 조금만 더 늦게 왔으면 아이들은 뿔뿔이 흩어졌을 것이다. 그랬다면, 루치야는 아란을 찾는데 상당히 곤란해 했으리라.

루치야는 작은 모닥불에 다다르자 달리는 것을 멈추고 천천히 걸었다. 숨이 찬다. -하아 하며 거칠어진 숨을 몰아쉬었다.

리리스가 모두의 중앙에 나와 뭐라 뭐라 말하고 있었다. 모든 소년들의 시선이 리리스에게 꽂히고 있다.

'역시 인기가 많구나 리리스는….' 루치야는 그렇게 생각하며 이들의 무리에 도착했다.

저쪽에 아란이 보인다. 루치야는 너무 반가운 마음에 손을 흔들어 아란을 부르려했다.

"…감사합니다."

그러나, 루치야의 그 시도는 리리스의 말이 끝나자마자 울려 퍼진 박수소리에 묻혀버리고 말았다.

시도가 무산되자 조금 아쉬워진 루치야는 아이들 뒤로 돌아서 직접 아란의 옆자리로 가려했다. 그러나 그때, 아란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외쳤다.

"잠깐만! 리리스!!"

의아해진 루치야를 비롯한 그 자리의 모든 이들이 아란을 돌아보았다. 아란이 횃불중앙으로 성큼성큼 나온다. 아란의 옆자리로 가려던 루치야는 당황했다.

아란이 왜 갑자기 리리스를 부르면서 앞으로 나왔는지, 루치야는 그 이유가 조금도 짐작이 가지 않았다.

'뭐, 뭐하는 거지 아란?' 그렇게 황당해하고 있는 루치야 쪽으로 아란이 돌아본다. 숙연해진 분위기 사이에서 아란은 루치야에게 결연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떡였다.

'……??' 상황이 이해가 안 되고 있었다. 그리고 아란은 돌연 물을 뒤집어쓰더니 아주 크게 외쳤다.

"리, 리리노 리리스!! 나, 지금 술 취한 거 아니거든!? 리리스! 나, 널 조, 좋아해!! 그, 그러니깐 나랑 사귀자아앗~~!!"

-쿵!!

루치야는 순간, 머릿속에서 크게 울리는 듯 한 충격을 받았다. 소년이 지금 확실히 무슨 말을 한 건지 머릿속에 들어오지 않았다.

'…뭐지!?' 눈앞이 깜깜해졌다. 자신 주위의 모든 것이 하얗게 탈색되는 것 같았다. 뭔가가 공중에서 유리된 듯 몸이 붕뜬 것 같은 감각이 엄습했다.

'거, 거짓말…….'

소녀는 눈앞에 있는 아란과 리리스가 자신이 알고 있는 이들이 아니기를 속으로 빌었다.

제발, 이게 눈을 감았다 뜨면 꿈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허나, 눈을 떴을 때는 자각하고 있는 현실이 되어있었다.

그리고 그때, 리리스의 입술이 열렸다.

"푸, 푸…."

"……!?"

"푸핫, 푸하하하----, 푸하하하……."

갑자기 리리스가 배를 잡고 웃기 시작했다. 순간, 팽팽히 당겨졌었던 긴장감이 사정없이 풀렸다. 그러자 주위에 구경하고 있던 모든 이들이 같이 따라서 웃기 시작했다.

"와하하하-----!!"

"크하하하-----!!, 뭐냐 저건!!"

"하하하, 뭐야! 진짜!! 정말 황당하다! 뭐한 거야! 킥킥!"

"푸헤헤헤---, 아란, 정말 정신이 어떻게 된 거 아니냐!?"

리리스가 웃기시작하자, 여기저기서 폭소와 함께 아란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마을의 소년소녀 할 것 없이 말도 안 된다는 듯, 아란을 비웃기 시작한다. 감히, '꼰대아란' 주제에 아이돌을 노리다니! 하는 반응이다. 특히, 소년들은 더더욱 심하게 아란을 비난했다.

"뭐냐 아란! 장난 하냐? 크하하하---, 크하하하----."

"뭐한 거냐 지금! 푸하하하----!!"

"푸헤헤, 제정신이냐!! 하하하하----!!"

리리스의 웃음에 맥이 탁 풀린 루치야는 아란을 보았다. 아란은 불쌍하게도 홀딱 물에 젖은 채, 주위의 비난에 위축되어 있었다. 이대로는 안 되겠다고 생각한 루치야가 아란을 그 자리에서 빼내기 위해 뛰어들려 할 때였다. 웃고 있던 리리스가 입을 열었다.

"아하하, 아 웃긴다. 아란, 너 정말--!, 아하하하, 되게 재밌어. 진짜, 어떻게 그럴 생각을 다했니…."

"……."

리리스의 말에 아란은 고개를 푹 숙인 채, 고개도 들지 못한다. 리리스의 말이 이어진다.

"아하하, 후아, 아란, 간만에 진짜 속이 다 후련하게 웃었네."

리리스는 진짜 웃겼다는 듯이 아란의 어깨를 -탁탁 두드리며 말했다. 그러나 아란은 가엾게도 대꾸조차 하지 못한 채 얼어버린다. 주위의 모든 이들이 아란을 보며 손가락질했다.

'정말, 주제도 모르나봐.'

'용감한 건지, 멍청한 건지.'

"……."

아란은 그 자리서 좌절했다. 그러나 그 순간.

"하아, 그래 좋아! 우리 사귀자--!!"

별거 아니라는 듯이 내뱉은 리리스의 그 말 한마디에 모든 상황이 반전되었다.

"에?"

"그리고, 리리노 리리스가 아니라, 리리스 리리노야~!"

방긋 웃으며 리리스는 자신의 말을 마무리한다.

"……."

"……."

"으에~~~~~~~~에엣----!!?"

아란을 비웃고 있던 그 자리의 모든 이들이 그 즉시 웃음을 멈추며 경악했다. 아란을 구해내기위해 움직이려던 루치야도 그 말에 바로 그 자리에서 굳어버렸다. 정작 당사자인 아란도 리리스의 발언에 놀랐는지 벙찐 표정을 하고 서있었다.

"지, 진짜…?"

"응, 당연하지."

리리스는 만면에 화사한 미소를 띤 채, 고개를 끄덕인다. 이제 상황파악이 좀된 아란의 표정이 급격히 밝아졌다. 너무 기뻐서 어쩔 줄 모르는 표정이었다. 그러나 다른 이들은 방금 일어난 일이 너무 당황스러워 수군거린다.

'마, 말도 안 돼.'

'마을의 아이돌인 리리스가….'

'아란 같은 녀석이랑 사귄다구?'

'리리스는 어째서 저런 애랑…. 나 같으면 이얀 쪽을 택할 텐데….'

'리리스, 정말 취향 독특하다….'

'저럴 수가…….'

'어, 어이가 없다….'

"아란, 일단 자리로 돌아가자. 네 자리가 어디지?"

"에?"

리리스는 시선을 받으면서 계속 서 있는 게 부담스러웠던지 아란의 팔을 잡아끌었다. 그러자, 그걸 보다 못한 한 소년이 벌떡 일어나 외친다.

"난, 이해가 안 돼! 리리스! 어째서 그런 녀석을!!"

그러자, 리리스는 화난 표정으로 돌아서며 그 소년에게 말했다.

"뭐야? 내가 좋아서 하는 일에 네가 무슨상관인데!? 그리고 이제 아란은 내 남자친구야!! 함부로 말하는 건 용서치 않겠어!!"

"그, 그런…."

기세 좋게 일어난 녀석은 리리스가 쏘아붙이자, 조용히 찌그러졌다.

아란은 지금 날아갈 것 같은 기분이었다. 정말 자기 옆에서 자신의 여자 친구라고 밝히는 이가 진짜 리리스인지 실감이 나지 않았다. 자세히 보니 진짜다. 정말 기분이 찢어지도록 좋았다.

이게 다 루치야의 조언 덕분이었다. 정말 고마웠다. 그래서 지금 이 순간 고맙다는 인사를 해두고 싶었다. 아란은 루치야 쪽으로 눈을 돌렸다. 그리고는 마음속에서 우러나는 감사를 담아서 활짝 웃으며 인사했다.


"아…."

리리스가 승낙해버렸다. 루치야는 망연자실하게 다리에 힘이 풀려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가슴에 구멍이 뚫린 듯 서늘해졌다.

'말도 안 돼….'

루치야는 무언가가 속에서 와장창 깨져나가는 것을 느꼈다. 소중하게 지니고 있던 무언가가 땅에 힘차게 처박혀 박살이 나버린 것 같은 느낌이었다. 아이들이 웅성웅성 거리는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아무런 느낌도 들지 않았다.

바보 같았다. 모든 것은 착각이었다. 아란이 좋아하는 건 자신이 아니었다. 저기 저, 지금아란의 옆을 차지하고 있는 리리스였다. 소년의 말을 멋대로 해석한 자신의 어이없는 착각이 충격이 되어 자신을 덮치고 있었다. 그 착각 때문에 하루 종일 혼자 들떠 난리를 쳤었다.

부끄러웠다. 정말 부끄러웠다. 혼자만의 착각에 빠져 히히덕거린 자신이 너무나도 부끄러웠다. 그때, 아란이 이쪽을 돌아본다.

'제발, 제발 보지 마…. 지금, 날 보지 말아줘.'

너무나도 비참해진 지금의 자신의 모습을 아란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았다. 소녀는 마음속으로 간절하게 기원했다. 하지만 아란은 루치야의 바램을 철저하게 배신하며, 기뻐서 어쩔 줄을 모르는 듯 한 표정으로 소녀를 돌아본다.

아란의 그 웃음이 루치야에게는 너무도 잔인하게 느껴졌다. 너무도 서글퍼졌다. 루치야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그 자리에서 일어나 도망쳤다.

'이건, 아니야….'

달렸다. 달렸다. 루치야는 그저 그 자리에서 벗어나기 위해 달렸다. 눈물이 앞을 가렸다. 애초에 아란의 말을 멋대로 오해한 자신이 너무도 바보 같았다. 너무도 부끄러워서 더 이상 다른 사람들의 얼굴을 볼 수가 없었다. 왠지 모르게 가슴이 너무도 아팠다. 울컥 올라오는 무언가 덕분에 눈물이 쉼 없이 흘렀다. 루치야는 흘러내리는 눈물을 흩뿌리며, 그렇게 그 자리를 벗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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