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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성비 님의 서재입니다.

엑스트라 성공기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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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성비
작품등록일 :
2021.05.12 13:12
최근연재일 :
2021.06.22 13:28
연재수 :
52 회
조회수 :
12,068
추천수 :
523
글자수 :
172,797

작성
21.06.18 13:27
조회
44
추천
2
글자
7쪽

승리가 말해주는 것

.




DUMMY

-꽝! 쿵!


이기적인 마나 양과 천부적인 컨트롤로 만들어진 붉은색 뇌전이 경기장 바닥과 벽면을 깨부수며 태우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 뇌전은 저번 정태오와 친선경기를 할 때보다 더 날카롭고 강해져 있었다.


-퉁!


자리에서 튕겨 나가듯이 차윤아는 나에게 날아온다. 내 능력으로도 확인하기 힘들 정도의 속도였다. 그녀가 달리는 길은 붉은 정전기가 휘저으며 타들어 갔다. 사고를 빠르게 한다. 애초에 피할 수 없고 막을 수도 없는 필살의 일격이다.


몸으로 받아낸다. 내가 내린 결론이었다. 사실 실제로 저런 일격이 날아온다면 어떻게든 피할 생각을 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 경기장이라면 받아낼 수 있다고 판단했다. 요람 제7경기장의 존재하는 회복 효과와 데미지 경감 작용.


확신은 없었다. 설마 죽기라도 하겠어. 숨을 가다듬는다. 팔이 떨어지지 않도록 마나를 팔 부분에 모았다. 사실 내 마나로 강화했다고 한들 얼마나 차이가 날지는 모르겠다. 바로 앞 차윤아가 있다. 붉은 뇌전은 마치 수만 마리의 새들이 동시에 지져기는 듯한 소리를 내며 나를 덮친다.


차윤아의 검이 나의 어깨에 닿았다. 감전된 것처럼 시야가 희미해진다. 이번 일격을 버텨내면 아마도 나의 승리일 것이다. 그런데 이거 정말 버틸 수 있는 건가? 그렇게 생각했을 때에 다행히도 시야가 돌아왔다. 아슬아슬했다. 1초만 더 이 상태가 유지되었다면 나는 실신해서 바닥에 쓰러졌겠지. 아니 애초에 7경기장이 아니었으면 팔이 날아가서 경기가 긴급 중지가 되지 않았을까?


차윤아도 당황한 모양이다. 설마 이런 일격을 몸으로 받아낼거라고는 생각 못했겠지. 나는 뒤로 도망가려고 하는 그녀의 팔을 잡았다. 이번 일격으로 마나를 꽤 많이 썼을 것이다. 나는 단검에 마나를 담는다. 그리고 그녀의 목에 단검을 대었다. 손이 떨리기 때문일까? 상처를 낼 생각은 없었지만, 그녀의 목에 상처를 내고 말았다.


어차피 저 상처도 금방 치료될 테지만 말이다.


[경기 종료! 경기 종료!]


욱신거리는 어깨를 만져보았다. 내 예상보다는 덜 찢어져 있는 상처였다. 사실은 팔이 떨어지기 직전인 상태라고 생각했지만, 그 정도는 아니었다. 상상 이상으로 경기장의 성능은 좋았다.


[승리자는 신서준 학생입니다! 모두의 예상을 깨고 4강에 진출합니다! 모두 박수를 보내주십시오!]


애초에 승리자라고 하기는 조금 이상했다. 승리한 사람치고는 패배한 사람보다도 만신창이였으니까. 나는 차윤아를 바라보았다. 생각보다 나에게 패배한 것이 충격인 모양이었다. 이런 상황이라면 건드리지 않는 것이 상수였다.


나는 그녀를 경기장에 내버려두고 경기장 밖으로 향했다. 자기소개 때와는 다르게 나에게 박수 소리가 들린다. 그와 동시에 비난 소리가 섞여서 들려온다. 솔직히 이번 승리도 꼼수로 이긴 것이나 다름이 없으니 말이다. 나와 어울리는 승리였다. 하은... 신하은이 있는 방을 한번 바라본다. 나는 달라졌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때의 나약한 나와는 다르다는 것을 전해주고 싶었다. 이 승리가 그것을 그녀에게 전해준다면 좋을 것 같았다.


나는 경기가 끝난 후에 바로 수행인의 안내를 받으며 요람 병원으로 찾아갔다. 어깨의 상태를 확인해보기 위해서라고 한다. 다행히 큰 상처는 아니라는 말을 듣고 상처를 꿰매니 상처 부위는 금방 메꿔졌고 3일 후에 진행될 다음 경기도 참여가 가능하다는 말을 들었다.


나는 그 말을 들은 후에 병원을 나선다. 오늘은 남은 경기가 있기는 했지만 남은 경기들을 보기에는 피곤한 것도 있기도 했고 경기장으로 돌아가면 다시 만날지도 모르는 사람이 있었기 때문에 돌아가고 싶지 않은 것도 있었다.


터벅터벅 기숙사로 발을 옮겼다. 복잡한 감정을 느낀다. 사람 한명 만났다고 이런 감정이 될지는 몰랐다. 뒤죽박죽인 감정을 추스르고 계속 걸었다. 오늘따라 다리가 무거운 기분이었다.


----


인간이 맨몸으로 받아낼 수 있는 수준의 위력이 아니었다. 만일 받아내었다고 해도 저렇게 멀쩡하게 버티고 서 있을 리가 없었다. 하지만 경기장 한가운데 그것이 우습다는 듯 한 남자가 서 있었다. 그리고 그 일격을 몸으로 받아낸 후에 아카데미아의 차석이자 차 가문의 최고의 재능이라고 불리는 차윤아의 목에 단검을 들이밀었다.


신하은이 알던 신서준은 아니였다. 벌레 한 마리도 죽이지 못하던 그가 아니었다. 달리는 것도 잘 못 해서 자신조차 따라잡지 못하던 그가 아니었다. 분명히 다른 사람이었다. 아니 그는 변한 것 뿐이었다.


[경기 종료! 경기 종료!]


그런 소리가 들리자 그는 당당하게 그리고 덤덤한 표정으로 경기장 밖으로 걸었다.


[승리자는 신서준 학생입니다! 모두의 예상을 깨고 4강에 진출합니다! 모두 박수를 보내주십시오!]


“아가씨... 이제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노집사는 걱정스럽게 자신의 어린 주인을 바라본다. 자신의 주인인 어린 소녀는 과거에 있던 비극의 가운데서 많은 것을 잃었다. 그리고 오늘 잃었던 것 중에 하나를 찾아서 온 것이었다. 하지만 그 과거는 쉽게 되돌아오는 것은 아니었다. 그것이 작은 파편 하나일지라도.


“알프레드. 나는 큰 실수를 했어. 그날에 말해서는 안 될 말을 했거든.”


신하은은 자신이 뻔뻔하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었다. 어리광이었다. 항상 그녀는 그에게 어리광을 부렸다. 그리고 이번에도 그렇게 다시 한번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그에게 다가가면 받아주리라고 생각했다.


잃은 것은 당연하지만 되돌릴 수 없었다. 깨진 조각을 맞춰 본다고 다시 붙는 것은 아니니까 말이다. 변화라는 것은 생각보다 쉽게 찾아오는 모양이었다. 나도 변했고 그도 변했다.


“돌아가자. 알프레드.”


알프레드는 단정하게 몸을 숙이면서 말했다.


“알겠습니다. 아가씨.”


신하은은 이곳에 더 있어봤자 큰 변화는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사실 내년에 입학할 요람을 조금 둘러볼 생각이었지만 지금 상태로는 둘러보기는커녕 경기조차도 보지 못할 것 같았다.


변해야 했다. 누구라도 넘볼 수 없는 힘을 얻고 누구라도 나의 편으로 만들 수 있는 카리스마를 얻어야 했다. 그렇게 된다면 잃은 것들을 하나 둘 씩가져올 수 있지 않을까? 이제는 어린아이가 아니었다. 그때의 울기만 했던 소녀와는 달라진 것이 많았으니까. 기회가 있었다. 이제는 할 수 있는 능력이 있었다.


“돌아가면 바로 훈련을 하겠습니다.”


“알겠습니다. 아가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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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18화 대인전 수정 공지 21.05.21 120 0 -
52 끝의 생각 (1부 종료 에필로그) 21.06.22 45 1 7쪽
51 패배 21.06.20 39 2 7쪽
50 정비와 휴식 21.06.19 42 2 7쪽
» 승리가 말해주는 것 21.06.18 45 2 7쪽
48 시작 21.06.17 45 3 7쪽
47 만남 21.06.16 50 3 7쪽
46 개막 21.06.15 48 3 8쪽
45 고뇌 21.06.14 72 2 7쪽
44 당혹스러운 선출 21.06.13 78 5 7쪽
43 변하는 것들 21.06.12 73 4 7쪽
42 검은 기사 21.06.11 94 5 7쪽
41 습격 2 21.06.10 77 4 7쪽
40 습격 +2 21.06.09 78 5 8쪽
39 이상한 꿈 21.06.08 85 7 7쪽
38 멘체스튼 저택 21.06.07 79 5 8쪽
37 외전 말소된 기억- 용병편(3) 21.06.06 78 5 9쪽
36 외전 말소된 기억- 용병편(2) 21.06.05 85 5 7쪽
35 외전 말소된 기억- 용병편(1) 21.06.04 103 3 7쪽
34 여행 2 21.06.03 96 5 7쪽
33 여행 21.06.02 107 4 7쪽
32 일상으로 돌아와서 21.06.01 122 6 7쪽
31 던전 +3 21.05.31 150 8 8쪽
30 병문안 21.05.30 153 8 8쪽
29 대립 21.05.29 163 9 7쪽
28 고민할 필요 없는 선택 2 21.05.28 162 9 8쪽
27 고민할 필요 없는 선택 +1 21.05.28 162 7 7쪽
26 더 깊은 곳으로 21.05.27 169 10 7쪽
25 불쾌한 비 21.05.26 182 10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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