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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성비 님의 서재입니다.

엑스트라 성공기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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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성비
작품등록일 :
2021.05.12 13:12
최근연재일 :
2021.06.22 13:28
연재수 :
52 회
조회수 :
12,048
추천수 :
523
글자수 :
172,797

작성
21.06.15 13:25
조회
47
추천
3
글자
8쪽

개막

.




DUMMY

일주일 후 수요일 오전 9시


멍한 정신으로 스마트폰을 바라본다. 어젯밤 늦게까지 소파에서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다 이상한 자세로 잠이 들었던 탓인지 어깨가 조금 결린다. 뼈소리가 날 때까지 목을 이리저리 돌린다.


-뚜드득


“하아-”


오늘은 바로 신입생 대전이 있는 날이었다. 나에게 있어서는 피곤한 날이었을 뿐이었지만 세계의 사람들은 아닌 모양이었다. 요람에서 신입생 대회를 공개한 3일 전부터 세계적으로 이슈화된 축제 분위기였다.


저번의 사건 때문인지 이번에는 직접 올 수 있는 사람도 유명인으로 한정되어 있었기 때문에 궁금해하는 사람들도 늘어난 것 같았다. 또 이번에 우승한 학생은 요람에서 소원을 들어준다는 이사장의 깜짝 선언 때문에 더욱 화재가 되었다. 사실 이런 점은 나에게도 동기부여가 되긴 했다. 이사장을 엿 먹일만한 소원을 빌 수 있었으니 말이다. 나는 스마트폰에 떠오른 여러 뉴스들을 전부 지우고 TV를 튼다.


TV에서는 요즘 유행하는 걸그룹이 인터뷰를 하고 있었다.


“어떻게 하면 그렇게 관객들의 호응을 얻을 수 있는 건가요?”


“최대한 발랄하게 그리고 열심히 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면 최소한 실패는 안 하는 것 같습니다!”


“어떻게 하면 그렇게 할 수 있나요?”


“일단 최대한 귀여운 포즈를 취하고 손으로 하트를 만들어서 말하...”


-띡


TV를 끈다. 언제 이런 이상한 프로그램을 봤던 것이었는지 기억나지 않았다. 아무튼 나는 샤워실에 들어갔다.


----



요람 제7경기장


이번에 대회는 제7경기장에서 진행된다고 한다. 저번에 사건으로 폐쇄된 요람 제4경기장보다는 규모는 작았지만 제7경기장은 경기장 자체에 독특한 기술이 많이 들어가 있는 경기장이었다. 나도 원리는 정확하게는 모르지만, 경기장 안에서 받은 데미지 자체를 줄여주는 시스템이 존재한다고 들었다. 대충 알려진 바에 의하면 치유 아티팩트를 지속적으로 경기장에 사용하는 거라고 하는데 앞서 말했듯 정확하게 몰랐다.


7경기장에 도착하자 검은 양복의 수행인이 나에게 다가온다. 분명 대회를 관리하는 요원일 것이다. 그는 나에게 도보로 다가왔다. 그러고는 수행인은 손에 차고 있는 스마트 워치의 사진과 정보를 확인하면서 나를 바라보며 말한다.


“신서준님 맞으십니까?”


학생에게 말하는 것 치고는 매우 정중한 표현이다. 보통 이런 대회까지 출전하는 학생들은 보통 학생이라고 보기는 어렵긴 했다. 앞으로 요람을 대표할 유망주라고들 부르니까 말이다. 나는 스마트폰에 학생증을 보여주며 대답한다.


“네, 맞습니다.”


“그렇군요. 따라오시죠.”


수행원을 따라서 경기장 안으로 입장한다. 아무 말도 없이 자신의 의무만을 다하는 수행인을 따라가자 나의 이름이 문 정중앙에 박혀 있는 문에 도착했다. 수행인은 내가 들어갈 수 있도록 방문을 열어준다. 쾌적한 방이었다. 큰 소파와 경기를 관전할 수 있는 TV 그리고 간식거리와 각종 음료가 있는 장소였다.


수행인은 내가 방안에 발을 들이자 틀에 박힌 짧은 말 한마디를 흘리고는 방을 떠났다. 나는 수행인이 멀어진 것을 확인하고는 문을 닦고 소파에 빠져들 듯이 누웠다. 다른 것은 모르겠지만 요람의 소파는 어디에서든 진국이었다. 나는 근처에 있던 리모컨으로 TV를 작동시켰다.


TV가 틀어지자 그곳에서 경기장의 내부를 비치고 있었다. 지금 내가 보는 장면이 세계 곳곳으로 보내진다는 것이 조금은 신기했다. 신비에 잠겨서 멍하니 TV를 바라보고 있을 때에 누군가 나의 방에 노크를 해왔다.


나는 짧게 문을 바라보다가 소파에서 일어나 문을 열었다. 문 앞에는 차윤아가 팔짱을 끼고 서 있었다. 무슨 용무인지 잠깐 머리를 굴렸다. 아무래도 경기전 인사라도 하러 온 것이라고 생각된다. 하지만 그녀의 입에서 나온 말은 다소 공격적이었다.


“도전(挑戰), 나는 너를 쳐부순다. 방심하지 않기를 바라지.”


그녀는 그저 그런 말을 하고는 등을 돌리고 돌아갔다. 의도를 파악하기 힘들었다. 그렇게 눈에 힘을 강하게 주고 말하지 않아도 평지에서 전면전이라면 내가 이길 가능성은 현저하게 떨어졌다.


“대체 뭐가 뭔지...”


----


-와아아아아아아아!


-신사 숙녀 여러분 그리고 화면 넘어 지켜보고 계신 여러분 반갑습니다!


부담스러울 정도로 환한 조명과 수많은 사람의 함성 한낱 엑스트라인 나에게는 익숙치 않은 풍경이라 조금 떨렸다. 내 옆에 있던 한미나는 나의 상기된 표정을 보고 나를 툭툭 건드린다.


“야! 떠냐?”


나는 그녀에게 코웃음을 한번 쳐주고 말했다.


“별로?”


짜증 좀 나라고 말한 말이었지만 그녀는 만족한 듯이 미소를 짓고 있었다. 왜인지 진

기분이 들었다.


-그럼 출전한 사람들을 소개하겠습니다. 가장 처음으로는 아카데미의 수석이자 한국의 유일한 성검사 정태오! 정태오 학생 한마디 해주시죠!


“목표는 우승입니다. 어떤 상대가 오더라도 제 이름에 무게에 부끄럽지 않은 결과를 내겠습니다!”


-와아아아! 정태오! 최고다!


-우승 가즈아!


-기대하고 있어!


자신감과 포부가 넘치는 주인공 같은 인터뷰였다. 주변에 카메라도


아무래도 소개가 시작된 모양이었다. 나는 구색을 맞추기 위해서 바르게 자세를 잡았다. 진행자의 소개를 한 귀를 흘리며 관객석을 바라보았다. 수 많은 학생들이 보였다. vip석으로 시선을 돌리는 높으신 분들이 득실거렸다.


그리고 그 높으신 분들을 보고 있을 때에 베니시 이사장과 눈을 맞주친다. 베니시 이사장은 무슨 의도인지 웃으며 나에게 손을 흔들었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는 여자였다. 애초에 인간인지 의문이 들었다. 그때 조명이 나를 중심으로 비친다. 나의 차례가 온 것이었다.


-아카데미에 숨은 슈퍼스타! 2차 각성의 주인공! 1325위 신서준!


응원에 함성보다는 의문과 야유소리가 들려온다. 솔직히 그렇게 잘못한 것도 없었는데 말이다. 의도적으로 시무룩한 표정을 지어보았지만 역효과였다.


-역겨운 표정 짓지 마라!


-이미 너 이사장하고 커넥션 있다고 소문 다 났어!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헛소문을 퍼트린 녀석들이 있는 모양이다. 사실 조금 예상가는 바가 있긴 했다. 어쩌면 루나 베니시는 이걸 노리고 나를 출전시킨 것일지도 모르겠다.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화나는군.


-여러분 선수에 대한 비난은 자제해 주세요. 여러분 선수에 대한 비난은 자제해 주세요.


그런 안내 방송이 나오자 조금은 관객석의 비난은 사그라들었다. 진행자는 큼큼 목소리를 가다듬고는 나에게 말했다.


-잠시 소란이 있었습니다. 신서준 학생 혹시 하고 싶은 말씀 있으신가요?


딱히 할 말은 없었다. 주변에 시선이 느껴졌다. 특히 차윤아 시선은 가장 뜨거웠다. 뭔가 어떤 말을 할까? 라는 기대가 나에게 쏠리는 시점이었다. 이럴 때 어떻게 말해야 하는지 나는 몰랐다. 배운적이 없었으니까 말이다. 문득 그때에 오늘 오전에 TV에서 보았던 인터뷰가 떠올랐다. 분명 손을 하트로 만들고 이렇게 허리를 낮춘 포즈를 하면 실패는 면한다고 들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그렇게 최대한 발랄하게 말해보았다. 발랄하게만 한다면 실패는... 그런데 왜 이렇게 분위기가 싸늘해졌는지 모르겠다. 분명 평범하게 말했을 터인데 말이다. 나를 뜨겁게 바라보던 차윤아도 나의 눈을 피하고 있었다. 뭐지? 그렇게 이유 모를 침묵이 경기장을 가득히 채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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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끝의 생각 (1부 종료 에필로그) 21.06.22 44 1 7쪽
51 패배 21.06.20 38 2 7쪽
50 정비와 휴식 21.06.19 41 2 7쪽
49 승리가 말해주는 것 21.06.18 44 2 7쪽
48 시작 21.06.17 44 3 7쪽
47 만남 21.06.16 50 3 7쪽
» 개막 21.06.15 48 3 8쪽
45 고뇌 21.06.14 70 2 7쪽
44 당혹스러운 선출 21.06.13 77 5 7쪽
43 변하는 것들 21.06.12 73 4 7쪽
42 검은 기사 21.06.11 93 5 7쪽
41 습격 2 21.06.10 77 4 7쪽
40 습격 +2 21.06.09 77 5 8쪽
39 이상한 꿈 21.06.08 85 7 7쪽
38 멘체스튼 저택 21.06.07 78 5 8쪽
37 외전 말소된 기억- 용병편(3) 21.06.06 77 5 9쪽
36 외전 말소된 기억- 용병편(2) 21.06.05 84 5 7쪽
35 외전 말소된 기억- 용병편(1) 21.06.04 102 3 7쪽
34 여행 2 21.06.03 95 5 7쪽
33 여행 21.06.02 107 4 7쪽
32 일상으로 돌아와서 21.06.01 122 6 7쪽
31 던전 +3 21.05.31 149 8 8쪽
30 병문안 21.05.30 152 8 8쪽
29 대립 21.05.29 162 9 7쪽
28 고민할 필요 없는 선택 2 21.05.28 162 9 8쪽
27 고민할 필요 없는 선택 +1 21.05.28 162 7 7쪽
26 더 깊은 곳으로 21.05.27 169 10 7쪽
25 불쾌한 비 21.05.26 181 10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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