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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성비 님의 서재입니다.

엑스트라 성공기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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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성비
작품등록일 :
2021.05.12 13:12
최근연재일 :
2021.06.22 13:28
연재수 :
52 회
조회수 :
12,045
추천수 :
523
글자수 :
172,797

작성
21.05.28 12:56
조회
161
추천
9
글자
8쪽

고민할 필요 없는 선택 2

.




DUMMY

한미나 Side


나는 눈을 뜨고 주변을 살펴보았다. 자신이 일어난 곳은 요람에 위치한 병원이었다. 그때 내 눈앞에 정태오가 나타났다.


“다행이다! 일어났구나?”


“여기는 어디야? 그보다! 사람들은!”


“괜찮아 모두 구했어.”


모두 구했다... 그건 아니었다. 나는 모두 구할 수 없었다. 입술을 물었다. 다시 한숨을 내쉰다.


다시 나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그 녀석이 없었다. 참 정 없는 놈이었다. 이렇게 친구가 다쳐서 병원에 누워있는데! 옆에 있어 주면 안 되는 건가? 그래도 고마웠다. 마지막에 나를 구해준 것은 신서준 바로 그였으니까. 적어도 감사 인사라도 들려주고 싶었다. 나는 정태오에게 묻는다.


“그래서 신서준은 어디갔어? 또 자기는 피곤하니까. 기숙사에 먼저 가보겠다. 이렇게 말하고는 돌아갔지! 안 봐도 비디오다 비디오!”


이상하게 정태오가 조용했다. 평소라면 여기에서 나에게 너무 그러지는 말라고 핀잔을 줄 터였다. 갑자기 불안함이 몰려온다. 현역 능력자에게도 버거운 괴물 아무리 정태오라도 그곳에서 그만한 사람들을 지키면서 탈출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야. 왜 말이 없냐?”


정태오가 나에게 고개를 숙인다. 이건 무슨 행동이지? 이해하기 힘들었다.


“미안해... 서준이는 데려오지 못했어.”


“다시. 뭐라고?”


침묵이 이어진다. 정말로 어처구니가 없었다. 자신을 희생해서... 그딴 건 인정할 수 없었다. 그렇게 죽어서는 안 된다. 나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아직 다리가 떨렸지만 가야 할 곳이 있었다. 정태오가 나에게 말한다.


“어딜 가려고 하는 거야?”


“신서준... 구하러 가야지.”


정태오는 얼굴을 가리고 말한다. 정말로 정태오는 정말 자신의 입에서 그 말은 꺼내기 싫었던 모양이었다. 하지만 그는 말했다. 나를 위해서 말이다. 나의 의지가 꺾이는 말이었다. 나를 무너뜨리는 말이었다. 그는 너무나도 사냥한 사람이기에 그 말을 입으로 꺼낸다.


“죽었을 거야. 서준이는 아마도 죽었을 거야.”


나도 어렴풋이 알고 있었다. 그런 괴물 앞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리가 없었다. 눈물이 흘렀다. 참을 수 없었다. 짜증이 났다. 좁은 개인실에 나의 목소리가 울린다. 내가 우는 소리를 듣고 싶지 않아서 귀를 막았다.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


-꽝!


괴물이 벽을 박살 낸다. 달리고는 있었지만, 어딘가 불안했다. 그 이유는 팔 한쪽이 없어 중심을 잡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나이프를 던지거나 단검으로 괴물의 몸 곳곳을 베어보았지만, 흠집조차도 내기 힘들었다.


일단 나는 도망치고 있었다. 시간을 끌어야 했다. 뭐 그것보다는 너무 쉽게 죽기는 싫었다. 나는 문을 열고 경기장의 중심부로 향해서 달린다. 능력을 이용한 결과로 이곳에는 구울이 많이 없었다.


-꽝! 부스스스


제길! 괴물이 벽을 뚫고 나를 덮친다. 괴물이 입을 벌리지만 나는 다리로 괴물이 머리(?)라고 생각되는 부분을 발로 밟는다. 그 상태로 괴물을 계속해서 달렸다. 벽 2개 정도를 뚫고 나는 친선경기가 진행되었던 경기장으로 날아왔다.


“커억...”


체감상 30m는 날아온 것 같다. 그 충격에 피를 토해낸다. 나는 누운채로 한번 숨을 고르고 다시 일어섰다. 방금 충격 때문에 팔이 잘려 나간 부위에 흙이 들어가서 아팠다. 고통에 잠깐 신음을 흘리고 있을 때 한 번 더 그 괴물은 돌진했다.


능력을 전개했다. 세상이 반전되고 괴물의 속도가 줄어들었다. 다행히도 본능에 충실한 행동을 주로 실행했기에 이런 아무것도 없는 평지에서는 피해기 쉬웠다.


-쿵 쿵 쿵 쿵


아슬아슬하게 이번 돌진은 피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제 피할 수 있을지는 나도 모르겠다. 정신이 끊어지려고 하고 있었다. 아무리 능력자라고 해도 이렇게 출혈량이 많으면 힘든 법이다.


괴물은 비명에 가까운 괴성을 지른다.


“키아아아앙아악”


괴성이 끝나자 자신의 몸을 지탱하던 팔이 기괴하게 요동치더니 기다랗게 뻗어나갔다. 진화였다. 마물들은 어떤 조건이 갖추어지면 진화를 거듭하는데 저 괴물은 지금 진화한 것이다.


“재수도 없군.”


괴물이 나에게 달려온다. 솔직히 이제 피할 힘도 없었다. 괴물을 새로 생긴 손을 이용해보려는 듯이 나를 두 손으로 잡았다. 강하게 나를 쥐었다. 나의 뼈가 박살나는 소리가 들려온다.


형편없는 삶이었다. 주마등이라고 하던가 과거의 기억들이 하나 둘 떠오른다. 적어도 이렇게 죽고 싶지는 않았는데... 공허한 웃음이 흘러나온다. 정신이 희미해진다. 눈이 감겼다.


[내 이름은 말이야!]


어디선가 목소리가 들려온다. 어디선가 들었던 그런 목소리였다. 이름? 이름이 뭐였지? 분명히 나는 그때 그 이름을 들었다. 작은 소녀였다, 흰색 원피스 아니 검은색 원피스였나? 그 소녀의 이름이 뭐였지? 분명..


“이브...”


눈을 뜬다. 괴물은 고통스럽게 울부짖으며 내게서 도망치고 있었다. 내 팔을 보았다. 분명히 잘렸던 부분에 검은색 갑주가 입혀져 있었다. 그 갑주는 완전히 나의 팔처럼 움직일 수 있었다. 부러진 뼈들은 왜인지 모두 나아있었다. 몸이 가볍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가장 말이다.


나는 바닥에 떨어뜨린 단검을 주었다. 순간 세상이 멈춘 것처럼 보인다. 아니 너무나도 느리게 나의 눈에 보였다. 나는 천천히 괴물에게로 걸어간다. 괴물의 속도가 너무 느렸기에 금방 따라잡았다. 괴물의 몸통을 단검으로 찌른다.


-콰직


단단한 돌에 균열이 가듯이 괴물의 몸은 갈라졌다. 나는 단검을 그대로 당긴다. 괴물의 몸이 무너져간다. 알이 깨지듯이 부서진 몸 안에는 성인 남성 크기만 한 검은 구체가 있었다.


구체는 미세하게 떨고 있었다. 마치 죽는 것이 두려운 것처럼 말이다. 재미있었다.


“먹힐 각오가 없었으면 먹질 말았어야지.”


나는 손에 있는 갑주로 그 구체에 손을 집어넣었다.


-푸직 푸직


마치 인간의 배속에 손을 집어넣은 기분이었다. 나는 그 안에 있는 부드러운 무언가 잡아서 터뜨렸다.


“끼어앙앙.”


이상한 소리가 들리더니 검은 구체는 하얗게 변하더니 터졌다. 그리고 비처럼 쏟아졌다. 하얀색 빗방울은 달빛에 비추어져 퍽이나 아름다웠다. 나를 팔을 대신하던 갑주가 사라져간다. 오늘은 하루가 너무 길었다.


-찰칵 찰칵


플레쉬 소리가 들린다. 환청이라도 들리는 건가?


“조금 쉬고 싶어.”


피곤했다. 정말로 눈이 감긴다.


----


요람의 지원 신호를 받은 하얀 망령의 협회장인 최백귀는 협회에 배치된 있는 비행기를 타고 요람에 도착하였다. 그녀가 요람으로 내렸을 때 표정은 좋지 않았다. 하얀 망령 협회의 능력자 6명이 죽었다는 소식 때문이었다.


딱히 협회원이 죽었다는 것이라기보다는 요람의 보호를 맡았던 협회원들이 죽어서 협회에 피해를 준 것에 대한 분노였다.


“얼간이 새끼들 멋대로 뒈져버리기나 하고 말이야.”


그때 그녀 앞에 요람의 경비팀 본부장인 유석환이 다가왔다.


“경비팀 본부장 유석환이라 합니다. 상황이 상황인지라 자세한 소개는 생략하겠습니다. 저를 따라오시죠. 한시가 바쁩니다.”


[요람 제 5 경기장]


최백귀는 그렇게 쓰여 있는 비석을 바라보면서 현장으로 들어갔다. 시체 냄새가 진동하는 곳이었다. 최백귀는 자신과 함께 온 대원들에게 외쳤다.


“보이는 마물들은 죽이고 생존자를 찾아라! 마물 소탕보다 생존자 구조를 최우선으로 한다.”


협회의 대원들이 일제히 대답한다.


-넵!




.


작가의말

21년 5월 29일 하얀 망령의 능력자를 대원으로 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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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끝의 생각 (1부 종료 에필로그) 21.06.22 44 1 7쪽
51 패배 21.06.20 38 2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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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승리가 말해주는 것 21.06.18 44 2 7쪽
48 시작 21.06.17 44 3 7쪽
47 만남 21.06.16 50 3 7쪽
46 개막 21.06.15 47 3 8쪽
45 고뇌 21.06.14 70 2 7쪽
44 당혹스러운 선출 21.06.13 77 5 7쪽
43 변하는 것들 21.06.12 72 4 7쪽
42 검은 기사 21.06.11 93 5 7쪽
41 습격 2 21.06.10 77 4 7쪽
40 습격 +2 21.06.09 77 5 8쪽
39 이상한 꿈 21.06.08 85 7 7쪽
38 멘체스튼 저택 21.06.07 78 5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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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외전 말소된 기억- 용병편(2) 21.06.05 84 5 7쪽
35 외전 말소된 기억- 용병편(1) 21.06.04 102 3 7쪽
34 여행 2 21.06.03 95 5 7쪽
33 여행 21.06.02 107 4 7쪽
32 일상으로 돌아와서 21.06.01 122 6 7쪽
31 던전 +3 21.05.31 149 8 8쪽
30 병문안 21.05.30 152 8 8쪽
29 대립 21.05.29 162 9 7쪽
» 고민할 필요 없는 선택 2 21.05.28 162 9 8쪽
27 고민할 필요 없는 선택 +1 21.05.28 162 7 7쪽
26 더 깊은 곳으로 21.05.27 169 10 7쪽
25 불쾌한 비 21.05.26 181 10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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