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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senT02 님의 서재입니다.

예지몽을 부르는 불면증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PresenT02
작품등록일 :
2021.07.26 23:37
최근연재일 :
2021.09.18 03:24
연재수 :
53 회
조회수 :
5,424
추천수 :
249
글자수 :
279,149

작성
21.08.31 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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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46화.

열심히 하겠습니다.




DUMMY

예지몽을 부르는 불면증 46화.







-기다렸어.


“도대체 뭘 기다렸다는 거야.”


환청이 확실하게 들리고 난 후 생활이 완전히 바뀌어버렸다.


불면증이 치유된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꿈을 꿀 수 없었다.


기절하듯이 잠들어버렸던 나는 더는 볼 수 없게 되어버렸다는 소리다.


미래를 볼 수 없게 되어버려 초조해하고 있었다.


거기에다가 끝나지 않고 들려오는 여성의 목소리.


벌써 이틀째 들려오고 있다.


포탈을 공략하고 코인을 전부 갚으면 환청이 없어질 줄 알았다.


보스를 잡고 얻은 코인의 양은 천문학적인 금액을 자랑했다.


그래서 영혼과 목숨을 담보로 대출한 코인을 전부 갚을 수 있었다.


-기다렸어.


일정한 간격을 두고 계속 똑같은 말로 머릿속을 헤집어놓는다.


“좀. 조용히 해봐!”


대출한 걸 모두 갚았음에도 불구하고 환청이 계속 들리는 이유가 뭘까?


빚을 전부 갚았음에도 들려오니 환청은 코인 대출로 발생한 현상이 아니라는 소리인가?


내가 환청이 들리기 전과 후의 변화는 단순했다.


코인을 대출한 것과.


내가 강해졌다는 것.


“도움을 구하고 있는 거냐.”


해답에 도달한 나는 혼자 사무실에 앉아 그녀에게 말했다.


“내가 도와줄 수 있는 일이야?”


-기다렸어.


“네가 나를 포탈로 인도한 사람이지?”


-기다렸어.


“포탈에 처음 들어갔을 때 말을 걸었던 사람도 너지?”


-기다렸어.


“재난과 재앙의 전투를 지켜보라고 했던 사람도 너인 거 맞지?”


-기다렸어.


“코인 대출과 혹시 관련이 있는 거야? 너도 그럼 대출을 했다가 영혼이 팔린 거야?”


-기다렸어.


“그게 아니라면.”


-기다렸어.


서로의 대화가 맞물리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


서로 할 말만 하는 상황.


답답하고 짜증 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왜인지는 모르게 부정적인 감각과 기분이 하나도 들지 않았다.


오히려 홀가분해지는 느낌?


그녀를 인식하고 정면으로 대할수록 마음이 가벼워졌다.


“너는 어디 있는 거야?”


-기다렸어.


“어떤 방법으로 내게 말을 거는 거야?”


-기다렸어.


“역시 코인을 사용한 거겠지? 이런 일을 벌일 힘은 오직 코인밖에 없으니까.


-기다렸어.


”알겠다니까. 얼마나 많이 기다렸으면 계속 그 말만 하는 거야.“


-기다렸어.


기분 좋은 마음으로 대화를 시도해보려고 해도 역시나 무반응이다.


그녀와 대화하기 위해선 무언가 특별한 키워드가 필요한 걸까?


목소리의 톤, 목소리의 형태 말할 때마다 소름 돋을 정도로 같다.


녹음본을 틀어준 것도 아니었다.


기계로 목소리를 녹음하게 된다면 기계음이 섞이기 마련인데 이건 오직 사람의 목으로만 나오는 소리였다.


‘코인으로 녹음한 걸까?’


그럼, 말이 좀 된다.


코인으로 목소리를 녹음한 뒤 내게 계속 송출하고 있는 거라면?


가장 현실성 있고 타당하다고 볼 수 있겠다.


하지만.


이유가 뭐지?


내게 이런 말을 이유가 뭘까?


고민만 깊어간다.


이틀 동안 잠도 자지 않고 그녀 생각만 했다.


어떻게 하면 그녀의 입에서 의미 있는 이야기를 꺼내게 할 수 있을까?


그녀가 무슨 존재이며 그녀가 나를 어떻게 알고 있는 걸까?


그녀가 내게 왜 집착하고 있으며 나와 그녀의 관계는 어떤 걸까?


깨끗한 공책, 새로 산 공책을 빽빽이 적을 정도로 의문이 난무했다.


‘이 공책을 보고 있을까?’


-기다렸어.


보고 있다면 대답해줬으면 좋겠는데.


혼자만의 시간을 달라고 한 지 벌써 이틀이나 지났다.


길드원들과 고생하고 있는 친구와 후배.


그들이 열심히 일해주고 있는데 아무런 소득이 없으면 그건 그거대로 문제다.


황금 같은 시간을 허비하고 있는 거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허비’가 될 수도 있는 거겠지.


허비가 아니라 투자가 될 수 있게 새로운 방안을 찾아야만 한다.


‘코인을 사용해야 하나?’


코인을 사용하면 무언가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거다.


가장 확실한 방법이 될 수도 있다.


그런데도 코인을 함부로 사용할 수 없었다.


왜냐고?


코인은 항상 상대적이었기 때문이다.


상대방도 같은 코인을 사용하여 상쇄시켜버린다면?


허공에 코인을 날려버리게 돼버린다.


‘가지고 있는 코인도 별로 없고.’


후에 알고 보니 내가 들어간 포탈은 A급 포탈로 측정되었다고 한다.


즉 A급 포탈을 혼자서 공략한 거다.


이상하게도 코인이 많이 나왔던 이유가 있었다.


‘코인을 많이 벌었으니 코인을 많이 사용해야지!’라는 생각 따위 이미 버린 지 오래다.


실제로 공략에 들어간 코인의 양도 상상을 초월했으며 벌었던 코인 대부분은 빚을 갚는 데 쓰였다.


현재 소유하고 있는 코인의 양은 고작 75,000코인.


다른 사람들에 비해 이것도 대단히 많은 양이다.


함부로 말할 수 없는 코인의 양이었지만, 보스와 재앙, 재난을 만나본 나로서는 부족한 걸 느끼지 않을 수가 없었다.


코인의 가치가 다른 사람들이 느끼기보다 낮아지고 있었다는 증거였다.


그렇기에 이 코인을 전부 사용하더라도 여성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거라 생각되지 않는다.


다량의 메시지를 일정한 간격을 두고 이틀간 끊기지 않고 보내는 현상을 코인으로 일으키고 있을 거라 추측된다.


그렇기에 그녀가 소유하고 있는 코인은 감히 추측할 수 없다.


‘코인을 사용하는 건 무리고.’


다음 방법은 이 현상에 대해 알고 있는 사람에게 자문하는 것이다.


이런 기이한 현상에 대해 알고 있는 사람이 있다고 생각하느냐고?


당연히 없다.


하지만 같이 고민해줄 사람 정도는 있다.


‘성녀와 재앙.’


일단 그들을 찾아가자.


사무실 문을 덜컥 열고 당당히 발걸음을 옮겼다.


그때 보였던 사원들의 눈빛.


걱정하는 사람도 있었으며 미친 사람으로 보고 있는 사람도 있었다.


확실히 나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이 나를 보면 이상하게 느낄 수밖에 없다.


하룻밤도 자지 않고 일만 하는 사람.


일에 미친, 중독된 사람으로 보고 있을 거다.


그걸 처음에는 동경하고 존경했지만, 지금은 다르다.


인간은 너무나 거대한 이상을 목격하면 피한다.


왜냐. 절대 할 수 없는 행동을 하는 사람이 사람으로 느껴지지 않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신기하고 대단해 보일지도 모른다.


그게 커지고 커지다 보면 현재 내가 겪고 있는 현상으로 변질하기 마련이다.


“다녀오십시오!”


힘차게 인사하는 그들의 목소리에 떨림이 느껴진다.


두려운 거다.


버려질 수도 있다는 불안감에.


길드에 들어오고 나서 그들이 편한 날은 단 하루도 없었다.


서류의 폭풍을 맞이하며 하루하루 힘들게 살아가는 그들.


그들의 사장은 하루도 자지 않고 일만 하니 부담감도 매우 컸을 거다.


그렇기에 일의 능률은 떨어질 수밖에 없는 거겠지.


‘딱하다.’


동정을 느꼈다.


내가 이런 감정을 느낄 날이 오다니.


살고 보니 신기한 현상도 겪는다.


‘이게 신기한 건가?’


-기다렸어.


계속해서 들려오는 환청이 정신을 일깨운다.


그들을 정면으로 맞이하고 부담감을 덜어주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았지만, 나도 여유가 없었다.


“다녀오겠습니다. 다들 쉬면서 하세요.”


현재 해 줄 수 있는 최선이다.


그들에게 얼마나 와닿을지는 모르겠다.


그래도 해야 할 행동을 했다고 느꼈다.


서둘러 길드 건물을 나간 나는 다급히 전화기를 꺼냈다.


동시에 헌터 전용 차량을 탑승한 나는 재앙과 성녀가 있는 길드 건물로 이동했다.


따르릉! 따르릉!


전화벨 소리가 뭔가 분위기를 불안하게 만들었다.


‘왜 안 받지? 바쁜가?’


아니, 애초에 바쁠 원인이 없었다.


현재 그들이 담당하는 구역은 우리가 이어받아 담당하고 있다.


포탈 공략을 하지 않고 있음을 뜻한다.


포탈 공략을 하고 있지 않은데 바쁘다?


‘새로운 무언가를 발견한 건가!’


만약 바쁘다면 이유는 하나였다.


미래를 향한 준비.


현재 다가오는 미래 중 가장 빨리 맞이해야 할 재앙은 S급 포탈이다.


S급 포탈을 공략하기 위해서 재앙 나름대로 준비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직접 보면 알 수 있겠지.”


마력을 원료로 이동하는 차량은 나의 마력을 흡수하고 더욱 거세게 달렸다.


재앙과 비슷한 마력을 지닌 거로 추측되는 나의 마력.


내 마력이 원료가 되어버리니 차량의 속도는 미쳤다.


부와왕!!!


‘그래도 내가 달리는 게 더 빠른 거 같기도 하고.’


시속 100KM를 훌쩍 넘기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속도에 만족하지 못했다.


시속 100KM라면 일반 차량도 거뜬히 낼 수 있는 속도이지 않은가.


-기다렸어.


“아이! 참! 알겠다니까. 기다려봐!”


내가 다급해지는 이유는 저 말 때문인 거 같다.


기다렸어.


저 말이 생각을 조종하는 느낌이 들 정도였다.


차량은 어느 한 곳에 주차한 뒤 나는 마력을 개방했다.


주변에 있던 사람들은 마력을 느끼자마자 깜짝 놀라며 본능에 따라 몸을 떨었다.


알 수 없는 두려움에 휩싸인 그들은 다리에 힘이 풀렸다.


다행히 지리지는 않았다.


반경 20M에 있는 사람 모두가 나를 향해 무릎 꿇고 있으니 기분이 묘하다.


악마 시절의 나로 돌아간 기분이다.


“죄송합니다.”


사과를 남긴 뒤 마력을 발에 집중했다.


A급 포탈의 주인과 전투했을 때와 똑같이 마력을 발에서 방출하여 하늘을 날았다.


“우와.”


“제가 소문으로만 듣던 그 사람이야?”


“지릴 뻔했다.”


“그냥 보기만 해도 우리랑 다르다는 걸 알아버리네.”


“현실로 처음 봤는데 역시 대단하기는 하다.”


뭐지?


사람들의 시선은 어느새 두려움과 공포가 없어진 상태였다.


선망이 담긴 시선.


‘그렇다 할 행동을 한 적은 없는데.’


저런 시선을 받을만한 행동을 한 적이 없다.


‘설마 협회에서!’


협회가 또 이상한 행동을 한 건가?


이동하며 자료를 찾아봤다.


‘그건 아니고.’


헌터를 위해서만 움직이는 단체가 협회다.


정보의 기밀을 유지해주라는 내 부탁을 무시했을 리가 없었다.


‘소문이 퍼졌구나.’


귀찮아지겠구나.


그래도 괜찮았다.


다행히 소문의 방향성은 틀리지 않았으니까.


-기다렸어.


“도착했다.”


정신 차려보니 이미 나는 재앙과 성녀가 있는 건물에 도착해 있었다.


“어?”


근데 저번에 봤던 모습과는 조금 다른 생김새였다.


일단 깨끗하게 유지되고 있던 복도와 건물의 벽이 조금 더러워져 있었다.


그리고 항상 입구에서 대기하던 수녀가 없어졌다.


‘다 휴가라도 간 건가?’


천천히 움직이며 싸한 분위기를 애써 부정했다.


수녀가 안내해줬던 그 복도를 걸으며 이동했다.


기억을 더듬어가며 재앙과 성녀가 있었던 방을 찾았다.


“뭘 떨고 있냐.”


당연히 재앙과 성녀가 없을 수도 있다.


갑작스레 찾아온 것도 잘못일뿐더러 재앙과 성녀가 미래를 향한 준비를 하고 있을 수도 있으니까.


이미 밖에서 활동 중일 수도 있다.


“에이! 몰라!!”


이상한 생각은 뒤로 한 채 문을 활짝 열었다.


근데 전혀 예상하지 못한 광경이 적나라하게 펼쳐졌다.


“·········”


말이 나오지 않았다.


전투의 흔적.


선혈이 보였고 성녀의 옷으로 추측되는 새하얀 천이 찢겨 나간 흔적도 보였다.


항상 성녀가 쓰고 있던 모자가 차가운 바닥에 떨어져 있었다.


-기다렸어.


“닥쳐.”


나는 이 광경을 이해하지 못했지만,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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