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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senT02 님의 서재입니다.

예지몽을 부르는 불면증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PresenT02
작품등록일 :
2021.07.26 23:37
최근연재일 :
2021.09.18 03:24
연재수 :
53 회
조회수 :
5,410
추천수 :
249
글자수 :
279,149

작성
21.08.21 2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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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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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40화.

열심히 하겠습니다.




DUMMY

예지몽을 부르는 불면증 40화.







현실에서 성녀를 보는 건 처음이다.


꿈과 전혀 다르지 않게 생겼지만, 분위기가 살짝 달랐다.


꿈에서는 이미 사람들의 총애를 짊어지고 있어 책임감이 있는 모습이었다면 지금은 성숙하지 않은 소녀의 모습이었다.


남에게 의지하고 기대는 어린 소녀의 모습이 성녀에게 나오자 위화감이 들었다.


“오셨군요.”


“저를 아시는 눈치군요?”


“모를 리가요. 재앙이 항상 얘기했는걸요?”


성녀에 대한 정보는 많지 않다.


솔직히 인물에 관한 정보 자체가 부족하기는 했다.


재앙이나 재난, 상위 헌터들, 정부 사람들 마지막으로 성녀까지.


세계에 큰 영향을 주는 존재들이었지만, 꿈에서는 그들을 비중 있게 다루지 않았다.


물론 재앙과 재난, 성녀의 비중은 막대했지만, 세계의 멸망에 초점을 두고 항상 이야기가 진행되었었다.


이야기 진행의 파편에 불과했던 그들.


등장인물에 불과한 그들은 사실상 세계에 큰 영향을 끼치지 못했다.


멸망이라는 결말이 존재하는 한 그들이 할 수 있는 행동들은 극히 한정적이었다.


누구는 사람들을 통합해 의지를 다지며 멸망을 막으려고 했고 다른 누구는 강한 힘으로 괴물들에게서 인류를 지키려고 했다.


그들의 생각, 의지, 방향성은 모른다.


하지만 외적인 모습을 봤을 때는 이렇게 판단할 수밖에 없었다.


인류의 희망이라고.


그런 인류의 희망들이 이 자리에 모두 모여있었다.


내가 이런 생각을 하는 것도 조금 부끄러운데 아무래도 이들이 나를 인류의 희망이라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내가 저들을 생각하는 게 당연한 것처럼 저들도 나를 평가하고 가치를 매기고 있을 거다.


그리고 최후에 이르러서야 나를 자신들과 동등한 위치 혹은 높은 위치라고 값을 매겼겠지.


어떻게든 나를 불러내고 싶어서 도전장이라는 방법을 사용하기도 한 그들.


나도 현실에서 성녀와 재앙을 만나보고 싶었긴 했으나 꿈의 영향이 너무나 막대했다.


이들에 대한 인식과 대처를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모르겠다.


갈피를 못 잡던 중 친구의 권유로 어쩔 수 없이 오게 된 자리.


현재 발견된 희망들이 모인 자리인 만큼 막중한 책임감이 분위기를 짓누르고 있었다.


그 분위기를 만드는 원인 중 가장 큰 것이 바로 재앙의 부상이었다.


“네가 어떻게 다친 거지?”


인간이 괴물들과 전투하면서 다치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상식적으로 인간의 신체 능력은 괴물들보다 떨어지며 코인이 없었으면 상대조차 할 수 없었다.


인간이 괴물들에게 대응할 수 있었던 이유는 오직 코인의 힘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바꿔 말하면 코인이 많은 사람은 괴물들에게 피해를 볼 걱정이 없다는 뜻인데.


현재 이 세계에서 코인이 가장 많은 인간은 바로 재앙이다.


그게 사실이 아니더라도 내가 알고 있는 사람 중 가장 코인이 많은 사람은 재앙인 건 무조건이었다.


현재 포탈의 수준도 그렇게 높지 않은 편이기도 한 상황인데 나보다 강한 재앙이 이토록 심하게 다쳤다고?


무언가 잘못됐다.


“무슨 일이 있었던 겁니까?!”


당황한 나머지 목소리의 억양이 높아졌다.


상기된 목소리가 긴장감을 더욱 고조시켰다.


불안한 듯 우물쭈물하는 성녀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포탈이 생기는 원리를 아세요?”


“네?”


“포탈이 생기는 원리는 생각보다 간단했어요. 원리라고 할 것도 없었죠. 괴물들이 각자 자신이 처리할 수 있는 영역을 맡아 침공을 준비하는 방식이었어요.”


괴물들의 목적은 인류의 멸망.


이것도 확실하지는 않지만, 인류가 느끼기에는 충분히 위협적이었고 실제로 그런 목적성이 없는 것은 아닌 것 같았다.


그렇기에 인류의 수준에 맞춰서 포탈이 생성되는 건 충분히 추측할 수 있었다.


인구가 많은 지역에 포탈이 많이 생성되고 포탈을 공략할 수 있는 인원이 있는 곳에 더욱 강한 포탈이 생성된다.


꿈에서의 정보와 현재 포탈의 빈도수가 충분한 증거가 되어주고 있었다.


“그렇기에 이번에 재앙을 죽이려고 생성된 포탈에서 서식했던 괴물들이 너무 막강했어요.”


“등급이 어떻게 되었습니까?”


“A급이었어요.”


“A급이요?!”


현재 서울에서 가장 큰 포탈로 관측되었던 포탈의 등급이 B급이었다.


서울은 가장 강한 헌터들이 모여 사는 지역이기도 하며 사람이 가장 밀집된 지역이기도 했다.


그렇기에 서울에서 생성되는 포탈은 많았으며 수준 또한 덩달아 높아졌다.


그런 걸 다 고려하더라도 괴물들은 재앙이라는 인물이 더욱 위협적으로 느껴졌던 모양이다.


사람들의 밀집, 헌터들의 수준을 모두 포함한다고 해도 재앙이라는 한 인물에게는 아직 다가갈 수 없음을 느꼈다.


“저희가 도전장을 내민 건 진짜 당신의 구역을 빼앗으려고 한 게 아니에요. 뵐 기회를 만든 것뿐이죠.”


“다른 방법으로 연락할 수 있지 않았습니까?”


“현재 저희 길드는 재앙의 막대한 힘 때문인지 견제 세력이 무척 많거든요. 그래서 연락을 취할 방법이 극히 한정적이었어요.”


“견제 세력? 당신들한테 견제 세력이 존재해봤자 뭐합니까. 상대도 안 될 텐데.”


“이상한 이야기는 나중에 하지. 본론으로 넘어가겠다.”


“본론?”


“너도 봤을 거 아닌가. 항거할 수 없는 최강의 존재를.”


재앙의 말이 방 전체에 울리자마자 본래 어두웠던 분위기가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더욱더 어두워졌다.


인간의 멸망 이야기.


한때는 인류의 멸망을 막기 위해선 강해지고 재앙을 공략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또 한때는 인류의 멸망을 막기 위해선 강해지고 S급 포탈을 공략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다 부질없었다.


재앙이 급해 보였던 이유는 S급 포탈이 아니었다.


재난이라는 자의 존재.


그리고 미래의 이상함.


“혹시 너도 그 기괴한 기계에 대해 모르는 건가?”


“성녀를 잡아두고 착취했던 기계 말인가. 모른다. 우리라고 미래를 전부 알거나 미래에 일어나는 일을 모두 확인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네놈이 보고 느끼는 것과 비슷하거나 덜 하겠지.”


“하지만. 추측할 수 있기는 하죠.”


“추측?”


“미래의 저는 죽어서도 성스러운 빛을 방출했어요. 사람이 죽어서도 힘을 생성한다는 것 자체는 절대 일어날 수 없는 일인데 말이죠.”


인간이 죽어서도 세계에 영향력을 행사한다.


기존의 세계에서는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물론 그 사람의 업적을 기르며 추앙, 추대하는 식의 영향력이 있을 수는 있겠으나.


직접 영향력을 행사한다고 하기엔 부족한 부분이 여럿 있었다.


하지만, 성녀는 자신의 힘으로 직접 세계에 영향력을 구사했다.


너무나 불합리한 광경과 차마 볼 수 없는 참혹한 장면이었다.


“한 가지 확실한 건 성녀의 힘으로 나는 죽음을 초월할 수 있었다는 거다.”


“죽음을 초월해?”


“죽어도 죽지 않는 몸이 되어버렸다는 거지. 성녀의 힘은 사람을 치유하거나 상처 난 마음을 보살피는 능력이 있다. 그 능력을 극한까지 끌어올려 사람을 죽음에서 벗어나게 해준 거다.”


“그런 힘이 있을 수 있나?”


“절대 있을 수 없지. 그래서 이번 미래는 변수의 미래였다. 재난이라는 존재와 성녀의 말도 안 되는 힘. 이 둘이 어떤 방식으로 발생하고 작용할지는 아무도 모른다.”


“나를 부른 이유는 그 두 개의 변수를 이용하기 위해선 내가 필요하다는 뜻인가.”


“그렇다.”


“일단 알겠다.”


죽음을 초월하는 치유 능력.


그건 기계의 힘과 성녀의 죽음으로 만들어졌을 확률이 높다.


미래의 재앙과 성녀는 재난을 막기 위해 그런 어처구니없는 짓을 저질렀겠지.


그들이라면 충분히 해볼 것 같은 시도이긴 했다.


하지만, 과거의 그들은 아직 그런 생각을 하고 있지 않다.


동료를 죽인다거나 동료의 죽음을 당연하다고 여기는 인간성 없는 생각은 절대 하지 못했다.


그들의 말을 듣고 천천히 방을 나왔다.


방을 나오자마자 다시 안내해주는 수녀.


그녀를 따라 건물 밖으로 나갔다.


“후.”


재앙도 막을 수 없는 재난.


인류의 멸망을 초래할 존재가 새롭게 바뀌었다.


처음에는 재앙으로 시작해서 S급 포탈 마지막에는 재난으로 마무리했다.


날이 지날수록 내가 도달해야 할 지점은 높아져만 가고 있다.


“그리고 재난으로 끝나지 않을 확률도 높다는 거지.”


재난은 자신을 기사단장이라 표현했다.


왕을 섬기는 한 명의 기사단장이라고.


자신과 비슷하거나 더욱 강한 괴물이 또 존재할지도 모른다는 소리다.


“그러고 보니 그 기계는 누가 만든 걸까?”


죽은 성녀를 인위적으로 계속 힘을 이끌게 했던 그 기계.


왜인지 재난은 성녀를 잡고 있던 기계를 부수지 않고 내게 직접 보여주었다.


재난이 내게 보여주고 싶었던 이유는 솔직히 모르겠다.


그가 했던 생각들이 이해할 수 없었고 괴물의 관점으로 봤을 때 해서는 안 될 행위였다.


인간인 나를 도와주는 행위는 괴물 측에서 이해할 수 있을 리가.


아무튼 재난의 도움으로 기계를 확인했지만, 그 기계가 하는 일은 성녀의 성스러운 빛을 생성하는 일.


코인의 힘으로 성스러운 힘을 발생시키고 죽은 성녀를 보존시키는 것 같았다.


“마력 측정기, 포탈 관측기, 성녀를 잡았던 기계.”


현재 우리 세계에서는 엄청난 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기계 문명이 있다.


적응 속도가 말도 안 되게 빠르며 포탈에 대한 방책이 하루가 지날 때마다 생성되고 있다.


기계가 사람들의 대응 속도를 올려주고 있었는데.


정작 기계를 만든 당사자를 모두가 몰랐다.


정부의 말을 들어보자면 어느 날 덩그러니 기계 하나가 식탁 위에 올려져 있었다는 말도 있었다.


혹은 청와대 입구에 놓여 있었을 때도 있었다고 했다.


갑작스럽게 튀어나오는 발명품들은 인간이 만들 수 있는 기계들이 아니었는데.


이를 누구는 신의 자비라 표현했고 또 다른 누구는 천재 발명가의 탄생이라 표현했다.


결과적으로 그 누구도 발명품을 만든 사람을 찾을 수 없었고 단지 보급받은 기계를 사용할 뿐이었다.


“그 발명품들이 이번 변수를 이용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키워드가 될 거야.”


포탈을 공략하며 생각했다.


발명가는 어쩌면 재앙과 성녀 그리고 나처럼 미래를 볼 수 있는 사람이지 않을까?


인류의 멸망을 막기 위해서 인류에게 도움 되는 기계를 만든 것이 아닐까?


쾅. 쾅.


C급 포탈이 소멸한다.


7시간 동안 포탈을 공략하며 기계에 관한 생각을 해봤다.


결과는 나오지 않았지만, 충분한 성과는 있었다.


그렇게 나는 재앙과 성녀, 재난, S급 포탈, 발명가에게 초점을 맞추어 생각을 이어나갔다.


어느 때나 마찬가지로 깨끗한 공책에 적어가며 생각했다.


그리고 사고가 멈추지 않고 이틀이 지났을 때 결론을 내렸다.


“일단 그곳으로 가보자.”


이번 꿈에서 봤던 그 건물로 가보기로.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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