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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senT02 님의 서재입니다.

예지몽을 부르는 불면증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PresenT02
작품등록일 :
2021.07.26 23:37
최근연재일 :
2021.09.18 03:24
연재수 :
53 회
조회수 :
5,422
추천수 :
249
글자수 :
279,149

작성
21.08.17 23:03
조회
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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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36화.

열심히 하겠습니다.




DUMMY

예지몽을 부르는 불면증 36화.







멸망한 세계는 머나먼 미래의 모습이다.


건물들이 무너지지 않고 사람들이 웃고 떠들고 있는 세상은 시간이 많이 지난 미래가 아니다.


불과 몇 개월밖에 지나지 않았던 미래에도 큰 충격을 주었었다.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멸망한 세계가 주는 충격을 이겨낼 수 없었다.


괴물의 존재, 재앙, 성녀가 세상에 있다고 알려주었던 꿈이 이번에는 또 무슨 엄청난 정보를 가져올지 이제는 궁금해질 지경이다.


“이번에도 친구가 없다.”


안 좋은 예감이 든다.


친구가 없다는 건 두 가지 상황으로 추측할 수 있는데.


첫 번째는 이미 이 미래에는 친구가 없다는 것.


무언가의 사건으로 인해 친구는 이미 목숨을 잃었고 나 홀로 살아있다는 현실을 말한다.


가장 최근에 꾸었던 꿈에서 이러한 패턴이 반복되기도 했고 이로써 알게 된 사실이 하나 있다.


친구가 죽는다는 미래는 확정적이지 않다는 것.


항상 꿈을 꿀 때 꿈에서 벗어나기 위한 키워드 중 하나가 친구의 죽음이었다.


하지만, 저번 꿈에서 봤듯이 친구의 죽음이 꼭 없어도 된다는 가능성이 생겼다.


친구의 죽음이 일어날 수 없는 상황이라서 저번처럼 흘러갔을 수도 있지만, 그렇게 생각하면 변수가 너무 많이 생겨버린다.


눈앞에서 친구의 죽음을 목격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만 해도 나에게는 엄청난 이점이다.


매번 볼 때마다 제정신을 유지하기 힘들었으니까.


아무리 죽음에 익숙해졌더라도 제일 친한 친구의 죽음에 익숙해질 리가 없다.


친구는 곧 가족 같은 존재이기 때문에, 가족의 죽음을 무덤덤하게 받아들이는 정신 상태까지 만들어지지 않았으면 한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멸망이고 나발이고 간에 가족과 친구 생각만 하고 행동할 수도 있다.


두 번째는 당연하게도 아직 만나지 않은 상황이다.


S급 포탈의 정보를 얻을 당시 처음 꿈에 들어갔을 때도 당시에 친구는 없었다.


멸망 후의 세계가 아니라 친구가 죽었을 리는 없었을 테고 단지 깨어났을 때 친구가 그 자리에 없었던 상황.


단순하고도 또 단순한 상황이다.


깊게 생각할 필요도 없는 상황이다.


“여긴 어디지?”


주변을 둘러봤다.


매번 마찬가지로 부서진 건물들과 썩은 인간 시체들의 지독한 냄새, 피비린내가 진동하고 있다.


후각이라는 기능이 원망스러울 정도로 강한 악취는 코를 마비시키고 인지능력을 떨어뜨린다,


건물들의 높이는 크지 않은 거로 보아 서울같이 대도시는 아닌 거 같고.


그렇다고 해서 우리 동네에 즐비해 있는 건물들도 아니었다.


‘굳이 따지자면 우리 동네보다 더 안 좋은데?’


생각보다 더 시골인 걸까?


부서진 표시판이나 건물들의 간판을 들어 확인해봤다.


먼지에 뒤덮여 있어 보기 힘들었지만, 탈탈 털어보았다.


‘동네 최고 떡볶이집.’


이걸 알려고 한 건 아닌데.


30분간의 혈투 끝에 읽을 수 있게끔 만들어 놨더니 보여주는 글씨가 저런 거다.


떡볶이집이라.


안 먹어본 지도 꽤 오래된 거 같다.


또 이렇게 보니까 조금 반가울지도?


미친 드디어 미친 건가?


고개를 이리저리 흔들고 다시 대로변으로 나갔다.


잔재 덕분에 이동하는 자체가 힘들었지만, 마력을 사용하여 몸의 잔 상처 같은 건 남지 않았다.


‘마력의 양은 충분하고.’


현실보다는 많고 악마였을 시대보다는 현저히 떨어진 마력의 양.


아마 지금의 나는 성녀가 말했던 악마가 아닌 모양이다.


사람들을 지배하고 억압했던 미래의 나의 모습은 지금의 모습이 아니라는 소리다.


‘다른 사람들을 찾아봐도 괜찮을 거 같은데?’


눈치 볼 필요가 없다.


마력을 넓게 퍼트려 주변에 있는 사람을 수색해봤다.


“뭐야 이건.”


하지만 결과는 참혹했다.


사람을 찾기 위해 마력을 퍼트렸지만, 사람은커녕 벌레 한 마리도 발견하지 못했다.


발견할 수 있었던 건 포탈밖에 없었다.


포탈의 개수가 좀 비상식적으로 많았을 뿐이다.


“이런 작은 마을에서 이런 포탈들이 나온다고?”


인간의 멸망을 목적으로 나오는 괴물들.


그렇기에 인간의 분포에 따라 포탈의 개수와 포탈의 수준이 결정된다.


확실한 정보는 아니지만, 그동안 봐왔던 상황들이나 구체적인 통계 자료를 확인하고 결론 지은 내용이다.


그러한 정보로 인해 지금 이 마을에서 생성된 포탈의 개수는 너무나 이상했다.


딱 봐도 인구가 그렇게 많지 않은 마을인데도 불구하고 포탈이 너무 많다.


심지어 포탈의 수준도 높았다.


마력 측정기로 측정한 게 아니라서 확실하지는 않지만, 느껴지기에는 최소 C등급이었다.


“이렇게 강한 포탈이 생성되고 있었으니까 막을 수 없었지.”


아무리 시간이 많이 지난다고는 한들 C등급 포탈은 인류에게 충분히 위협적이었다.


상위 헌터들만의 고유물로 남겨질 정도의 어려움을 지닌 포탈이다.


이런 작은 마을에서 저 포탈을 공략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 리가 없다.


“하지만 이러면 정부에서 도움을 줬을 텐데.”


정부는 빠른 대응으로 나조차 완벽에 가깝다고 평가할 정도였다.


그런 정부가 과연 이 마을에 대해 모르고 방치했을까?


아니다.


이상하다.


포탈이 이렇게 많이 남아있고 괴물들이 분포해 있는 거로 보아 버려진 마을에 가까웠다.


물론 포탈이 멸망 후에 생성되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럴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고 말할 수 있다.


인류의 멸망을 위해 포탈에서 기어 나오는 괴물들이 인간이 없는 마을에 지속해서 생성된다?


그것도 이상하다.


멸망한 세계라고는 한들 인류 전체가 소멸한 것은 아니다.


살아있는 사람들은 죽을 각오로 임하고 있다.


괴물들의 침공을 막아내고 자신의 터전을 지키는 사람도 있단 말이다.


그런 사람들이 건재하고 있을 텐데 이런 작은 마을에 투자한다고?


“설마 인간이 진짜 다 멸종했나?”


아니다.


그것도 아니다.


내가 이곳에 온 이유가 사라지게 되어버리기에 그런 상황은 발생했을 리가 없다.


“여기에 숨겨진 무언가가 있다거나 사람들이 밀집되어 있었던 마을이거나인데.”


정부의 소홀함, 포탈의 개수, 심할 정도로 부서진 건물들.


다 추측이지만, 타당하지 않은 추측들이 아니다.


“더 조사해봐야 알겠지.”


아무튼 간에 결국 내가 이곳으로 온 이유는 존재할 것이다.


꿈에서 보여줬었던 정보들은 하나 같이 파격적인 정보들이었으니까.


의심이 안 가려야 안 갈 수 없는 상황이라는 거다.


그렇게 주변을 꼼꼼히 살피면서 조사를 이어나갔다.


“시체는 그렇게 많지 않은데. 보유하고 있었던 코인도 그렇게 많지 않고.”


조금씩 보이는 시체들은 끔찍할 정도로 훼손되어 있었지만, 개체 수도 많지 않았다.


그렇다고 해서 개개인의 전투 능력이 강해 보이지 않았고 생전에 소유하고 있었던 코인도 많지 않았다.


딱 시골 느낌에 도태되어 있던 마을 사람들의 모습이다.


지녔던 장비들은 이미 형태를 잃어버렸지만, 애초에 괴물들을 상대할 수 있는 장비들도 아니었다.


느꼈던 포탈을 도저히 이런 사람들이 사는 마을에서 나온 포탈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었다.


“후자는 걸러도 되겠다.”


이제 수상한 마을임은 분명해졌다.


미래의 내가 여기 있는 이유도 분명히 있을 거다.


“친구도 안 보이는 거로 봐서는 나 혼자 온 거 같고.”


죽었는지 살아있는지는 잘 모르겠으나 이 마을에 온 사람은 나 혼자였다.


섬뜩한 어둠과 자욱한 안개들이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어서 혼자라는 게 석연치 않았지만.


다행히 이런 상황을 무서워하는 사람도 아니었고 괴물들을 매일매일 보고 있는 사람인지라 귀신이나 유령도 별로 안 무서웠다.


그리고 이미 코인으로 어두움은 치운 상태다.


야간 투시 능력을 코인으로 사뒀다.


“미래의 나는 그렇게 코인을 많이 가지고 있지 않았지.”


나라고는 생각할 수 없게 코인이 많이 없었다.


이렇게 적었을 미래가 있었나 싶을 정도였다.


시체들의 도움으로 코인을 수급할 수 있었긴 했다.


“중심으로 갈수록 전투의 흔적이 거세지고 있다.”


마을 외곽을 전부 둘러봤다.


크지 않은 마을이기에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았지만, 한 가지 알아낸 사실이 있었다.


침공이 시작되고서 이 마을은 필사적으로 저항했다는 사실.


투지를 잃어버릴 법도 한 괴물들의 강함을 앞에 두고도 저항했다.


마치 무언가를 지키려는 듯한 전투 흔적들이 괴리감을 형성했다.


파괴된 마을이나 사람들의 사체로 봐서는 지키려고 했던 대상이 사람이나 건물은 아닌 거 같고.


곰곰이 생각해보았다.


주변을 조사하며 중심으로 갈수록 생각은 점차 심화하여만 갔다.


전투의 흔적들이 많아지고 시체들도 많아진다.


‘설마!’


그러다 문뜩 뇌리에 한 사람이 꽂혔다.


“성녀인가?!”


사람들이 지키려고 했던 대상이 성녀이지 않을까?


성녀가 보여줬었던 모습은 고결하고 성스러웠다.


사람들은 그녀를 의지했고 또 의지했다.


그녀가 뜻하는 대로 움직였고 뜻하는 대로 생각했고 뜻하는 대로 봤다.


만약 이곳에 성녀가 있었다면 포탈의 개수와 괴물들의 강함도 충분히 납득 할 수 있었다.


인류가 멸망하려면 성녀라는 존재는 너무나 번거로운 존재였으니까.


괴물들의 시각으로 봤을 때 가장 먼저 죽여야 하는 인물 중 하나였을 거다.


“그럼 정부가 도와줬어야 하는 거 아닌가? 도움을 못 주는 상황이지는 않았을 테고.”


날씨가 덥지도 않고 춥지도 않다.


봄이나 가을로 추측되는 현재의 세계의 시간.


아마 봄이지 않을까 싶다.


벚꽃이 잠깐 휘날리는 걸 봤기 때문이다.


나무가 존재한다는 사실도 놀랍긴 했다.


“정부가 그렇게 빨리 괴멸하지는 않았을 거다.”


12월 30일로부터 시작되는 침공으로부터 3개월 만에 정부가 기관을 잃고 괴멸했다?


정부는 그동안 쌓아 올렸던 탑이 있다.


견고하고 단단한 탑이 고작 3개월 만에 무너질 리가 없다.


그렇다면 성녀를 지킬 여력도 충분히 있었을 터.


여기가 2년 후의 세계가 아니라면 부자연스럽다.


지켜야만 하는 사람이 성녀였으니까.


“재앙의 시체는 아직 발견하지 못했으니까 확정 지을 수는 없다.”


성녀를 만든 존재이자 성녀를 수호하는 존재가 재앙이다.


현실 세계에선 이미 재앙과 성녀가 만나 같이 활동 중인 것으로 추측되는데.


성녀의 죽음을 내버려 둘 만큼 재앙은 어리석지 않다.


총명하고 합리적이며 이성적인 재앙이 과연 성녀의 죽음을 내버려 둘까?


아니다.


목숨을 바치더라도 성녀를 구할 거다.


“중심부에 가봐야 알겠다.”


주변 조사를 마치고 중심부로 내달리기 시작했다.


전투가 과격해지는 상상이 그려지며 과거에 펼쳐졌던 정경이 그려진다.


힘들게 싸우고 있는 사람들과 필사적으로 살기 위해 도망치는 사람들.


그 뒤를 매섭게 따라오는 괴물들의 모습까지 전부 그려지고 있었다.


그리고 나는 중심부에 도착하자마자 경악을 금치 못했다.


“뭐야.”


산을 이루는 인간의 시체와 그 위에 가만히 앉아있는 한 괴물.


그 아래 이상한 지하 방으로 통하는 통로 하나가 떡하니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점은 시체들의 산에서 재앙의 기운이 느껴지고 있다는 것.


“넌 뭐야.”


“난 재난이다.”


“지랄하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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