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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senT02 님의 서재입니다.

예지몽을 부르는 불면증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PresenT02
작품등록일 :
2021.07.26 23:37
최근연재일 :
2021.09.18 03:24
연재수 :
53 회
조회수 :
5,425
추천수 :
249
글자수 :
279,149

작성
21.08.11 00:50
조회
46
추천
2
글자
11쪽

28화.

열심히 하겠습니다.




DUMMY

예지몽을 부르는 불면증 28화.







“뭐야. 오늘은 그 패턴이 아니네.”


꿈에서 깨어난 나는 친구의 도장에 있었다.


이놈은 이제는 기절한 나를 양호실에 데려가지도 않는다.


학교에서 기절한 나를 업고 자기네 도장까지 온 것으로 보인다.


요즘 친구가 훈련에 미쳐 있다.


아버지에게 인정받아서 기분 좋은 것은 알겠는데 무리는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래서, 이번 꿈은 어땠는데.”


“충격적이었지.”


“그건 항상 그랬고. 구체적으로 말해봐.”


“몰라. 나중에 정리되면 알려줄게.”


그렇게 보이지 않을 수도 있었지만, 나는 지금 매우 당황하고 곤란해하고 있다.


어느 때보다 감정적이고 어느 때보다 냉정하지 못하다.


‘미치겠다.’


범람하는 생각들이 머릿속을 어지럽히고 있었다.


그동안 꿈에서 보여줬던 미래는 신선한 충격을 선사했다.


하나도 빠짐없이 전부 충격적인 미래를 보여줬던 꿈이 이번에는 아예 다른 내용을 보여줬다.


현재의 내가 가장 좋은 미래가 되었을 때의 이야기.


지금까지는 아예 다른 차원의 나를 보여줬었다면, 지금은 현실과 직결되는 미래를 보여줬다.


그렇지만 결과는 매우 매우 안 좋았다.


참혹했던 결과가 마음을 우울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희망도 있었다.


그래도 이거는 아니었다.


희망이 티끌만큼 작았다고 해도 무방했다.


마치 꿈이 말하고 있는 거 같았다.


너는 틀렸다고.


지금의 너는 성공하지 못할 거라고.


그딴 생각 따위, 그딴 계획 따위 빨리 버려버리라고.


꿈의 의지가 생각을 뒤덮고 망가뜨리고 부정하고 있었다.


“근처에 출몰한 포탈이 하나 있는데. 갈 거야?”


“가야지.”


생각이 어지럽다고 포탈 공략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됐다.


미래가 어떻게 진행되든 간에 결국 코인은 중요했고 우리를 지킬 힘의 원천은 코인에서 나왔다.


이것만큼은 변하지 않는 절대적인 구조였다.


마음을 정리하기 위해서라도 포탈 안으로 들어갈 필요성은 있었다.


불면증에 걸린 이후로 가장 마음과 몸이 편안해지는 순간은 바로 포탈에 들어갔을 때였으니까.


포탈에 들어가자마자 편안해지는 현상이 아직도 일어나고 있었다.


그 이후로는 전투 때문에 피로가 또 쌓이긴 하지만.


“오늘은 쉬어야 하는 거 아니야? 너 안색이 안 좋아.”


“괜찮다니까. 그래서 포탈의 등급은 어떻게 나왔는데?”


“D등급이기는 해. 나 혼자 다녀와도 되니까 일단 넌 쉬자.”


“뭘 혼자가. 포탈 안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날지도 모르잖아. 목숨이 걸린 일이야.”


“그러니까 더 신중히 행동해야지! 네가 꿈에서 뭘 보고 온 건지는 모르겠지만, 이 정도로 영향을 크기 미치고 있는 걸 보면 일단은 쉬어야 해.”


“괜찮다니까. 빨리 공략하고 쉬자.”


“진짜 벽창호 녀석. 말은 죽어라도 안 들어요.”


내 고집에 포기한 듯 친구는 포탈로 안내하기 시작했다.


포탈과의 거리는 짧지 않았지만 우리는 금방 도착할 수 있었다.


최근 친구가 오토바이 하나를 장만해서 이동할 수 있는 거리가 매우 넓어졌다.


이동 수단이 있다는 게 이렇게 좋은 건지는 몰랐는데, 확실히 있고 없고의 차이는 컸다.


포탈에 도착하고 보니 배치해두었던 사람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오셨습니까! 형님!”


얼마 전에 코인으로 만든 계약서로 복종시킨 세력들.


미래의 정보를 따르면 우리 구역에는 총 3개의 세력이 탄생할 것이다.


우리를 포함해서 3개의 세력이 포탈의 점유권을 두고 전투할 것임은 분명했다.


코인을 독점하기 위해서는 이런 방법이 가장 좋다고 생각했기도 했고 다른 사람들도 비슷하게 생각하고 있을 거니까.


우리 지역뿐만 아니라 각 지역에서 코인의 힘을 등에 업은 사람들이 포탈의 점유권을 가지고 전투할 거다.


‘그게 옳다고 생각했는데.’


그 점유권의 싸움에서 대승을 거둔 내가 점차 구역을 넓히는 것.


강한 포탈을 독점해 코인을 얻고 높은 성장을 이루는 것.


그게 내 목적이었고 실제로 성공까지 했었다.


“물러가 봐요. 다른 포탈이 있으면 알려주시고.”


“네?”


“왜요?”


“갑자기 존댓말을 하시는 이유가 있을까요?”


“내 심경의 변화라고만 말씀드릴게요.”


“네.”


이들을 죽음 저편까지 몰고 갔었던 과거의 나와는 다르게 지금의 나는 그들을 모질게 대할 수가 없었다.


결국 이들은 나를 따르다가 죽을 운명이었으니까.


아니, 죽을 운명이었을 수도 있었으니까.


코인으로 만든 계약서는 사람들을 복종시키고 효과적인 지배를 그들에게 강요할 수 있다.


미래의 내가 과거의 나와 같은 생각 하고 있었다면 분명 그들을 나를 숭배하고 있었을 거다.


나를 따라오며 많은 코인을 벌고 강한 힘을 얻을 수 있었으니까.


형님의 수준을 뛰어넘어서 왕까지 갔을 수도 있다.


실제로 대한민국을 지배하는 결과까지 도출해냈었다.


‘코인으로 만든 계약서는 더는 사용하면 안 되겠어.’


인간의 생각은 변하기 쉽다.


본성이 악하다, 선하다는 내용이 왜 나오는지 아는가?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선한 사람이 악해질 수도 있고, 악한 사람이 선해질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선한 사람과 악한 사람의 본성이 어떻게 되든 간에 인간을 결과를 만드는 걸 되게 중요시한다.


법칙을 만드는 것에 목을 매다는 습성이 있기에 그런 의미 없는 토론 주제를 만드는 것이겠지.


선하든 악하든 결과적으로 선해질 수만 있으면 좋은 것 아닌가?


그렇기에 사람은 변할 수 있고 변하는 것이 당연하다.


‘이게 합리화라는 거구나.’


이런 생각들이 과거의 내가 했었던 행동을 정당화하고 있었다.


가치관이라고 볼 수도 없는 허접한 생각들이 나를 좀먹고 있던 것이었다.


“가자.”


목검에 마력을 부여한 친구가 손짓했다.


포탈 안으로 먼저 들어가는 친구의 뒷모습을 바라봤다.


꿈에서 보지 못했던 친구의 뒷모습이 왜인지는 모르겠으나 낯설었다.


어색한 그의 뒷모습을 따라 포탈 안으로 들어갔다.


“누가 만들었는지는 모르겠는데 이거 대박이기는 하네. 항상 느끼지만.”


포탈 안으로 들어가 보니 마력 측정기를 보며 감탄하는 친구의 모습이 보였다.


포탈에서 느껴지는 마력을 충분히 느끼기 위해서는 포탈 안으로 들어와 볼 필요가 있었다.


물론 밖에서 느껴지는 마력의 양으로 포탈의 수준을 어느 정도 예측할 수는 있지만, 항상 그렇듯이 인간은 완벽하지 않다.


기계가 측정해주는 마력의 양이 정확할 확률이 높을 수밖에 없다.


“그러게.”


“왜 이렇게 힘이 없는 거야. 너 진짜 이상해.”


“미안.”


“미친놈이 사과까지 하고 있네? 꿈에서 머리 다쳤냐?”


“너무한 거 아니냐? 사과했는데 왜 내가 그런 소리를 들어야 하는 건데?”


“이제야 좀 돌아왔네. 일단 정신 차리라고. 여기는 포탈 내부야. 그렇게 넋 놓고 있으면 순식간에 생을 마감할 거다.”


“알겠다.”


친구의 한결같은 행동이 마음을 놓게 했다.


그렇게 우리는 포탈을 공략하기 시작했다.


“오늘도 가볍게 종료!”


포탈 밖으로 뛰어나오는 친구가 보이자마자 뒤에 있던 포탈이 자취를 감췄다.


포탈이 사라질 때 어디로 사라지는 걸까?


‘이런 쓸데없는 고민을 할 시간이 어디 있냐?’


고개를 이리저리 저으며 친구에게 그동안 정리하고 있었던 일들을 말했다.


공략하면서도 괴물에 집중하지 않고 생각만 골똘히 하고 있었던 나를 지켜주었던 친구에게 정말 고마웠다.


이럴 거면 오지 말 걸 그랬다.


“말해봐.”


어느새 진지해진 친구가 무거운 목소리로 말했다.


이놈은 나에 대해 가장 잘 아는 사람이라고 말해도 무방하다.


무슨 생각을 하든 간에 무조건 알아채는 친구의 감은 대부분 정확했다.


지금 내 생각을 읽은 건지는 몰라도 그의 표정에서 심각한 분위기를 만들어 내고 있었다.


놀이터 의자에 앉아 친구에게 꿈에서 봤었던 일들을 말해주었다.


과거의 내가 어떤 생각과 계획을 세우고 있었는지.


그 생각과 계획이 완벽히 성공했을 때의 결과가 어땠는지.


미래의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고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었는지.


괴물들의 수준이 어떻고 사람들의 수준이 어떻고 하는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


단지 내 심정과 내 생각들을 위주로 정리한 꿈속의 일들을 읊조렸다.


“너도 진짜 바보였구나.”


“어?”


“진짜 바보였어. 이렇게 바보일 줄은 상상도 못 했다. 인마.”


이놈이?


얘한테 저런 소리를 들으니까 뭔가 기분이 더 나쁜 거 같았다.


바보한테 바보라고 들어서 그런 걸까?


아무튼 기분이 나빴다.


“내가 항상 말하지. 단순하게 생각하라고.”


내 생각을 읽었는지 재빨리 본론으로 넘어갔다.


“단순하게 생각하면 안 되는 문제인 거잖아.”


“야. 거기서 가장 큰 문제점이 뭔 줄 알아?”


“내 계획이 틀렸다는 거?”


“병X아. 네가 삐뚤어졌다는 거다! 이 새끼야.”


욕을 한마디도 하지 않던 친구가 욕을 했다.


그렇게 싫어하던 욕을 뱉는 친구는 계속 욕을 난사하고 있었다.


몇십 분을 그렇게 욕을 하더니만 마지막에 가서는 한숨을 푹 쉬며 말했다.


“거창한 생각 하지 말고 너 다운 생각을 하라고. 세상을 구한다느니 인류를 구원한다느니 하는 어려운 이야기는 하지 말고 그냥 단순하게. 네가 하고 싶은 일을 하라고.”


소설에서만 보던 말이 친구 입에서 나올 줄은 몰랐다.


“잘 생각해봐.”


마지막 한 마디를 남기고 식식거리며 일어난 친구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집으로 돌아갔다.


결국은 화만 내고 조언 하나 해주지 않았다.


저게 조언인가?


“뭘 말하고 싶었던 거야.”


의미심장한 그의 분노였지만, 나는 편안해졌다.


복잡했던 생각이 정돈되었고 엉켜있던 감정들이 말끔히 풀린 기분이었다.


“친구라는 게 이래서 중요한 거구나.”


그저 화밖에 안 낸 친구였지만, 마음의 안정을 찾을 수 있었다.


왜냐고?


나도 모른다.


결과만 알 뿐이었다.


“돌아가자.”


바지를 털고 일어섰다.


모래에 더러워진 바지였지만, 금방 깨끗해졌다.


“천천히 생각하자.”


눈을 감고 그동안 했었던 생각들과 미래의 생각들을 교차시켰다.


내가 무엇을 실수했고 잘못했는지.


친구가 화낸 포인트가 어디인지를 중점을 두고 생각했다.


집으로 가는 길이 이렇게 멀게 느껴질 줄이야.


시간의 밀도가 느려졌다는 의미가 이런 것이었다.


그리고 집에 도착할 무렵 눈을 떴다.


생각의 정리가 끝난 것이 아니었다.


단지 신경에 거슬리는 점이 하나 있었다.


“뭐야.”


눈앞에 보이는 여성의 정체가 놀라웠기 때문이다.


“재가 여기에 왜 있는 거지?”


문 앞을 서성이던 여성은 불안한 듯 두리번대며 몸을 부들부들 사시나무처럼 떨고 있었다.


그 문 앞이 우리 집이라는 게 문제였지만.


두리번대던 그녀가 나를 발견하자마자 행복한 표정을 지으며 달려왔다.


뭔가 무서웠다.


쿵!


달려오다가 넘어진 그녀.


한심해서 못 볼 수준이었지만, 그녀에게 손을 내밀어주었다.


내 손을 보자마자 잡은 뒤 그녀는 크게 말했다.


“도와주세요!”


“이게 또 뭔······”


황당한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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