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PresenT02 님의 서재입니다.

예지몽을 부르는 불면증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PresenT02
작품등록일 :
2021.07.26 23:37
최근연재일 :
2021.09.18 03:24
연재수 :
53 회
조회수 :
5,420
추천수 :
249
글자수 :
279,149

작성
21.08.14 00:50
조회
48
추천
3
글자
11쪽

31화.

열심히 하겠습니다.




DUMMY

예지몽을 부르는 불면증 31화.







다른 미래와는 결이 다른 미래를 보여줬던 꿈.


악마가 된 나와 사람들의 믿음을 한 몸에 받는 성녀의 존재.


거인들로 인한 멸망한 세계와 친구가 없는 세계.


나의 계획이 완벽히 성공한 미래와 완벽히 실패한 미래를 보여줬었던 그 꿈.


수만 가지의 변수들이 생기고 없어졌던 그 꿈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했었던 한 사람이 내게 말했었다.


재앙은 인류의 구원자라고.


처음 들었을 때는 이해하지 못했고, 다시 생각해봤을 때는 어이없었으며 무시했다.


하지만, 그녀의 눈빛은 올곧았고 거짓 하나 없는 순수한 초점이 진실이라 말해주고 있었다.


그렇기에 최후에는 그녀의 말을 믿었고 생각을 바꿨다.


사람들이 왜 그녀를 신성시하고 절대적인 믿음을 주고 있는지에 대해서 그때 알았다.


그녀의 눈빛이 세상을 밝혀주리라, 믿음을 주는 눈빛이었다.


“오랜만이네?”


녹초가 된 나를 바라보고 있는 재앙이 괴물의 시체에서 나온 코인을 내게 건넸다.


“뭐야?”


“네놈이 잡은 거니 코인은 주겠다.”


현실에서는 보지도 못했던 글자가 적혀있는 코인을 아무렇지 않게 던지며 재앙은 말했다.


“내게는 너무나 적은 코인이다.”


재앙은 강하다.


만약 지금 포탈에서 현실로 나온다고 가정해보면 그 누구도 그를 막을 수 없다.


포탈을 공략하고 있는 사람들이 전부 코인을 모은다고 해도 그가 가진 코인의 양이 더 많을 것이니까.


그는 S급 괴물들보다 강한 힘을 지닌 것으로 추측해야 했다.


완벽한 지성을 가지고 코인을 활용하며 다방면으로 사용할 줄 아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내가 한 방 먹일 수 있었던 것은 엄청난 행운이었다.


“네가 왜 온 거지?”


“적대심을 들어내지 않는구나. 성녀를 만났는가. 그렇다면 이곳은 현실이겠군.”


“성녀에 대해 알고 있나?”


“그녀에게 정보를 준 존재가 바로 나니까. 당연히 알고 있다.”


지금껏 많은 꿈을 꿔왔지만 나왔던 인물 중에서 궤를 달리하는 인물이 재앙이었다.


강한 사람, 강한 괴물, 압도적인 괴물, 비겁한 사람, 친절한 사람, 참혹한 사람 등 여러 사람이나 괴물들을 만나봤지만, 재앙은 유일했다.


내가 겪고 있는 현상에 대해 유일하게 알고 있는 존재일 수도 있는 재앙.


꿈에 대해 무언가를 알고 있는 것은 확실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꿈에서 일어났었던 일들을 공유할 수 있다는 것.


미래에서 혹은 과거에서 발생했던 사건들에 간섭할 수 있는 재앙은 나보다 더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을 확률이 높았다.


애초에 나보다 먼저 미래의 정보를 알고 대응하고 있었을 거다.


“성녀는 나에 대해 어떻게 말했는가?”


“인류의 적이 아니라고 했다.”


“적이 아니라······”


성녀의 말을 바로 긍정하지 않고 잠시 고민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재앙.


성녀의 말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걸까?


간담이 서늘해지는 느낌이 기분을 오싹하게 했다.


식은땀이 흐르는 걸 막을 수 없어 빠르게 화제를 전환했다.


“네가 왜 지금 여기서 나오는 거지?”


“네놈을 돕기 위해서다.”


“나를 도와? 너의 도움 없이도 이놈을 이길 수 있었어.”


“대신 코인을 사용해야만 했겠지. 그건 솔직히 좋지 않거든.”


맞다.


심지어 코인을 사용하려고 형상화까지 했었다.


재앙이 나타나지 않았다면 필시 코인을 사용했을 거다.


하지만, 이해가 되지 않았다.


코인을 사용한다고 해도 그와는 상관없는 일이 아닌가?


재앙은 말했었다.


이 정도 코인은 아무런 가치를 지니지 못한다고.


자신이 가지고 있는 코인과 비교하면 하찮은 쓰레기에 불과하다고 분명 말했었다.


실제로 꿈에서 운용했었던 코인의 양을 따져봤을 때 하찮다고 생각할 수 있었다.


“근데 당신은 어떻게 여기에 들어올 수 있던 거지?”


“당연한 걸 왜 묻나? 포탈 안으로 들어오려면 포탈을 통해 들어올 수밖에 없지 않은가?”


“어? 방금 뭐라고 했어?”


“포탈로 들어왔다고 했다.”


잠깐만. 뭐라고?


포탈을 통해 들어왔다고?


그럼 재앙은 포탈로 발생한 괴물들이 아니라는 것인가?


확실히 인간을 멸종시키려는 목적을 지닌 괴물들과는 달랐다.


그렇지만, 원래 인간 속에서 생활하고 있었던 존재라고?


인간과 비슷한 모습을 지니고 있지만, 아무리 그래도 저자를 인간이라고 볼 수가 없었다.


꿈에서 봤었던 모습이 충격적이라 고정관념을 만들어 버린 것일까?


생각해보니 재앙이 괴물이라고 말한 적은 없었던 것 같기도 하다.


그리고 그가 인간이라는 증거가 하나 또 있기는 했다.


꿈에서 봤던 재앙의 강함과 지금 보이는 강함은 차원이 달랐다.


재앙을 봤었던 꿈에서 그가 학살했던 헌터들은 하나같이 쟁쟁한 강함을 지니고 있었다.


S급 포탈은 무리더라도 최소 B급 포탈은 공략할 수 있는 정도의 강함을 지니고 있었던 사람들.


그들을 아무렇지 않게 쓸어버리는 존재가 재앙이었으니까.


“너는 그럼 인간인가?”


“당연한 것을 왜 묻나? 내가 인간이 아니라면 괴물이라는 거냐? 혹시 나를 그렇게 생각하고 있던 것이냐?”


그대로 받아치고 싶었다.


당연한 걸 왜 묻냐고.


그리고 지금도 그를 괴물이라고 생각한다.


그와 나의 격차가 좁혀지지 않는다면 괴물이라는 생각은 변치 않을 거다.


“너도 그럼 미래의 정보를 알 수 있는 수단이 있던 건가?”


“그렇다. 네놈과는 다른 방법이지만, 나도 미래의 정보를 알 방법이 있다.”


“S급 포탈을 막을 수 있겠나?”


“방법이 보이지 않는다.”


“역시나.”


재앙은 강했다.


확실한 강함을 보여줬다.


하지만, 그도 S급 포탈을 공략할 방법을 찾지 못한 것 같다.


그가 왜 나를 도와주려 하는지는 이제야 알 거 같았다.


“너는 내가 모르는 정보를 가지고 있다.”


“그건 나도 마찬가지잖아.”


“우리가 정보를 교환한다면 막을 수 있는 확률이 올라간다.”


그의 표정은 씁쓸했다.


미래를 알고 있는 사람들이 협력한다고 가정해도 거인들을 잡을 수 있는 확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절망적인 미래를 바꿔보기 위해 발버둥 치고 있는 자신이지만, 명확한 답이 보이지 않기에 답답해하고 있는 것 같다.


고요한 동굴 속 어색한 침묵이 흐른다.


미래를 알고 있는 자들끼리의 대화가 만들어낸 침묵이었다.


미래에 대한 확신이 없기에, 절망만이 가득한 세계가 기다리고 있음을 알기에 서로가 서로의 마음을 알고 있었다.


어색한 침묵은 곧 무거운 분위기를 만들어냈고 어깨가 축 처지는 듯한 무게감을 선사했다.


“나중에 다시 이야기하도록 하지.”


어색한 침묵, 무거운 분위기를 좋아하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나든 재앙이든 결국 다 똑같은 사람이라 더 버티기 힘들었다.


보스가 죽어 이미 생성된 포탈을 타고 현실로 넘어간 재앙.


급히 따라가 보지만, 이미 없어진 후였다.


‘재앙이 인간에게 이로운 결과를 가져올 거라는 게 이런 뜻이었을 줄이야.’


성녀의 말을 다시 생각해봤다.


재앙은 인간의 적이 아니다.


그래서 인간의 동료이다.


라고 결론을 짓고 있었는데, ‘인간의 동료는 인간이다.’라는 결론까지는 도달하지 못했었다.


재앙이 인간이라는 정보는 매우 큰 수확이었다.


재앙을 물리치기 위해서 많은 고민과 역경을 견딜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일단 이걸로 만족할까.”


코인도 벌 수 있는 만큼 확실히 벌 수 있었고 사건도 해결했다.


“벌써 아침이네.”


날짜를 확인하니 이틀이 지나있었다.


새벽에서 시작한 공략이 다다음날 아침까지 이어졌다.


약 50시간의 혈투가 끝난 것이었다.


C급 포탈부터 이런 시간이 소모된다는 것은 좋은 소식이 아니었다.


그래도 공략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고 있다.


괴물들의 침공 중 큰 걱정이 하나 줄었다.


“집에 가자.”


무거운 몸을 이끌고 집으로 향하기 시작했다.


“아. 근데 학교 가야 하는데.”


세계가 이 지경에 이르렀는데 학교 가는 게 필수라니.


정부가 헌터들의 지원 정책은 기막히게 만드는데 왜 이런 건 보지도 않을까.


그냥 안 가는 것도 방법인데 부모님들이 허락해주시지 않는다.


학생이 학교에 안 가면 어딜 가냐고 하시니 할 말이 없었다.


현재 내 상황을 확실히 알려주고 싶었지만, 꿈에 대해 이야기는 할 수 없는 노릇이다.


“힘들다.”


지친 몸을 이끌고 집으로 가던 나를 억지로 학교 쪽으로 돌렸다.


이미 포탈 공략 때문에 하루 안 갔는데, 또 뭐라고 하시지는 않겠지?


불행 중 다행히도 내 상황을 소문으로 알고 계시는 선생님은 내게 아무런 말도 하시지 않는다.


또 내가 수업 시간 때 졸아본 기억도 없으니 선생님들에게 나는 착실한 학생으로 인식되고 있을 거다.


불면증이 심해서 강제로 못 잔 거이긴 한데, 뭐 좋은 인식을 굳이 깨뜨릴 필요까지는 없다.


“계획도 바꿔야 하고. 할 게 많네.”


학교 가는 길에 공책을 꺼내고 그동안 정리했던 계획들과 고민을 쭉 훑어보았다.


내가 어떤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었고 어떤 흐름으로 세계를 이끌어 갈 것인지 적혀있는 공책.


별의별 게 다 적혀있는 공책에서 한가지 확인할 수 있었던 건 타락한 자신의 모습?


부끄럽지만, 당장 지워버리고 싶지만 지울 수 없었다.


또 내가 망각에 빠져, 도취에 빠져 그런 생각을 할 수도 있으니까.


새로운 페이지에 새로운 생각과 새로운 정보, 새로운 계획을 적어 내려갔다.


길을 걸으면서 공책에 집중하고 보니 벌써 학교에 도착해 있었다.


반에 들어가니 나를 쳐다보는 눈빛이 심상치 않다.


‘그러고 보니 나 안 좋은 소문이 확 퍼져 있다고 했지?’


두려워하는 눈빛은 물론이며 부정적인 눈빛들이 알고 보니까 많이 보인다.


“왔냐?”


하지만, 모두가 그렇지는 않았다.


유일하게 긍정적인 눈빛을 보내는 인물이 기다리고 있다는 듯 나를 반겼다.


물론 그에게도 비슷한 눈빛들이 몰아치고 있었지만.


“옷 보니까 또 한바탕하고 왔구만?”


“말할 게 많다.”


“또 뭔가 알아냈구만?”


“나중에 조용한 곳에서 말하자.”


“그래. 어차피 알려달라고 해도 지금은 절대 안 알려줄 거잖아. 보는 눈이 너무 많아.”


“사태가 조금 심각하긴 하네.”


꿈을 꾸기 전까지는 이들이 어떻게 생각하든 상관없었는데.


생각이 바뀌고 보니 참으로 안타까운 상황이다.


근데 언제나 변수는 갑자기 발생하는 법.


생각하지도 못한 변수가 작용하기 시작했다.


“선배!”


“어?”


한 여성이 우리 반 문을 활짝 열며 큰 소리로 나를 불렀다.


그녀의 목소리는 반을 크게 울렸고 모두의 눈빛이 돌아갔다.


부정적이었던 눈빛들이 조금은 수그러들었다.


“뭐야? 여친이야?”


“제발 닥쳐줘.”


친구의 말을 듣자마자 애들의 눈빛이 또 변했다.


소문으로 장황해진 나의 이미지가 이번에도 또 망하게 생겨버렸다.


미치겠네.


쾅!


“또 뭐야?”


운동장에 흙먼지가 흩뿌려진다.


자욱한 먼지가 학교들 잡아 삼켰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예지몽을 부르는 불면증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공모전 종료, 앞으로의 연재. 21.08.25 71 0 -
53 53화. 21.09.18 36 0 12쪽
52 52화. 21.09.16 27 0 11쪽
51 51화. 21.09.14 30 0 11쪽
50 50화. 21.09.09 25 0 11쪽
49 49화. 21.09.07 25 0 11쪽
48 48화. 21.09.04 23 0 11쪽
47 47화. 21.09.02 30 0 11쪽
46 46화. 21.08.31 30 0 12쪽
45 45화. 21.08.28 30 0 11쪽
44 44화. 21.08.26 44 0 11쪽
43 43화. 21.08.24 27 0 11쪽
42 42화. 21.08.23 27 0 12쪽
41 41화. 21.08.22 40 0 11쪽
40 40화. 21.08.21 34 0 11쪽
39 39화. 21.08.20 37 0 11쪽
38 38화. 21.08.19 34 0 11쪽
37 37화. 21.08.18 31 0 11쪽
36 36화. 21.08.17 42 0 12쪽
35 35화. 21.08.16 37 1 11쪽
34 34화. 21.08.15 39 1 11쪽
33 33화. 21.08.15 43 1 11쪽
32 32화. 21.08.15 50 1 12쪽
» 31화. 21.08.14 49 3 11쪽
30 30화. 21.08.13 48 4 12쪽
29 29화. 21.08.12 55 4 12쪽
28 28화. 21.08.11 46 2 11쪽
27 27화. 21.08.10 42 2 11쪽
26 26화. 21.08.10 49 3 12쪽
25 25화. 21.08.09 46 4 1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