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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senT02 님의 서재입니다.

예지몽을 부르는 불면증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PresenT02
작품등록일 :
2021.07.26 23:37
최근연재일 :
2021.09.18 03:24
연재수 :
53 회
조회수 :
5,415
추천수 :
249
글자수 :
279,149

작성
21.08.20 2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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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39화.

열심히 하겠습니다.




DUMMY

예지몽을 부르는 불면증 39화.







“일어났냐.”


“어.”


“이번에도 좋은 결과는 보지 못했나 보네.”


“그렇게 됐다.”


꿈에서 깬 내 옆에 앉아 있는 친구가 자리를 탈탈 털며 일어났다.


자는 동안에 계속 옆을 지켜주고 있던 걸까?


쭉 펴며 굳어있던 몸을 풀었다.


“포탈 나왔다. 자는 동안에 쌓여 있는 포탈 개수만 3개야. 빨리 가자.”


“그래.”


꿈에 관해 물어보지 않는 친구.


표정을 보자마자 이미 확신하고 있던 거 같다.


꿈의 결과가 최악이라는 사실을.


“어느 등급이야?”


“D등급 2개랑 C등급 하나. D등급 2개는 최고위 등급이고, C등급은 최하위 등급이야.”


“오랜만에 C등급인데. 조금 아쉽네.”


휴식했던 방에서 나오자마자 일하고 있던 사람들이 전부 일어나면 인사했다.


며칠이 지난 것도 아니고 단지 8시간에서 9시간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보여줬었던 내 모습이 그들에게는 매우 무섭게 느껴졌던 게 이렇게 작용하고 있었다.


내가 나오자 일을 열심히 하지 않던 사람들이 전부 일에 매진하기 시작했다.


“대표님도 잠은 자시는구나.”


“일주일에 한 번씩 자신데. 일이 워낙 많으니까 대표님은 잠잘 시간도 없는 거야.”


“실제로 오늘 한숨 주무셨다가 포탈 쌓였잖아.”


“대단하시다. 목숨을 거는 일인데 쉬지 않으셔도 괜찮은 걸까?”


지금 일하고 있는 사원들은 전부 새로 뽑힌 사원들이었다.


정부와 후원해주는 기업이 막대한 자금을 투자한 우리 길드는 새로운 사원을 뽑기로 했다.


양아치 짓을 하던 애들이 일을 효율적으로 할 수 있을 리가 없었다.


그들은 D등급 최하위 등급과 E등급 포탈의 공략을 맡겼다.


15명의 전투원이 확보되자 안정성이 훨씬 생겼고 일을 처리하는 능력도 괜찮게 발전했다.


그리고 사무적인 일을 처리해줄 10명의 사원을 이번에 새롭게 선발했는데.


양아치들이 했던 업무를 손쉽게 끝내는 그들은 엄청난 도움을 주었다.


후배에게 부담이 컸었는데 이번의 계기로 편해질 수 있었던 것 같다.


“가자.”


“그래.”


친구가 재촉한다.


그럴 만했다.


지금 당장도 포탈은 계속해서 생성되고 있다.


나처럼 온종일 활동할 수 없는 친구는 일어나 있는 시간에 최대한 많은 포탈을 제거해야만 한다.


“열심히 하세요. 금방 돌아오겠습니다.”


사원들에게 적당히 인사해주고 재빨리 사무실을 나갔다.


뒤에서 들려오는 응원의 목소리들.


조금 어린 친구들로 뽑았다 보니 이런 감성이 남아있는 모양이다.


“왜 그래?”


“뭐가?”


“그냥 표정이 우울해 보여서.”


“사원들이 응원해주는데 뭐가 우울해 보이냐? 파릇파릇한 여성분들도 상냥한 표정으로 응원해주잖아.”


“그게 아니라. 미친놈아. 아니다. 됐다.”


“빨리 가자.”


사실 우울해 보일 수밖에 없기는 했다.


실제로 우울했으니까.


친구와 내가 같이 지낸 시간이 얼마나 긴데.


저놈이 내 심정을 못 알아볼 수가 없는 노릇이었다.


애초에 친구는 상대방의 감정을 잘 알기로 소문난 사람이기도 했고.


‘재앙. 재난. 성녀.’


생각이 복잡해지고 있었다.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장면들을 꿈에서 알려줬다.


미래의 모습은 어떻게 되는 걸까?


재앙과 재난은 도대체 뭘까?


성녀가 가진 힘은 어떻게 생성되는 힘일까?


궁금한 게 한둘이 아니었다.


매번 꿈에서 내게 새로운 질문을 던진다.


그 질문들은 하나같이 허무맹랑한 질문들이었다.


지금의 나는 절대 알 수 없는 질문들.


그런 질문들이 답을 요구하고 강제한다.


문제의 답을 풀지 못하면 현실은 멸망의 길로 갈 테니까.


멸망을 막기 위해서는 답이 없는 문제의 답을 풀어내야만 했다.


‘갑갑하네.’


꽉 막힌 감정이 느낌이 마음 구석을 차지한다.


응어리가 맽혔다고 해야 할까?


현재 재앙과 성녀가 우리에게 도전장을 내밀었다.


왜 재앙은 그런 선택을 했을까?


그도 내가 봤던 미래를 봤을 거다.


미래에 대한 정보가 있다면 내게 싸움을 걸 필요는 없는 거 아닌가?


애초에 동료로 섭외하려고 했던 재앙이다.


‘그때 모습도 살짝 이상했고.’


꿈에서 봤던 재앙의 모습은 이상했다.


현실이나 과거의 꿨었던 꿈에서 봤던 재앙과의 모습은 아예 달랐다.


냉정한 그가 이번 꿈에서 보여줬던 모습은 마치 괴물과도 같았다.


전투를 갈망하고 앞에 있는 적을 죽이기만을 생각하는 무식한 본능만이 남아있는 미친 사람 같았다.


불가능한 싸움인 재난과의 전투를 피하지 않고 몇 번이고 도전하고 또 도전했다.


처음에는 성녀를 지키기 위해 도전하는 듯했으나 후반에 가서는 이성을 상실한 듯 무턱대고 덤벼대기만 했다.


재난이 그런 재앙의 모습을 보며 한숨을 쉬기도 하고 그를 낮게 평가하기도 했다.


인간 중에서 가장 강하다고 내게 말했던 재난은 자신이 했던 말을 철회했다.


하찮고 무능한 인간이라고 다시금 평가했었다.


마지막이 다가오자 재앙은 주변 건물을 파괴하고 시체들을 집어삼키는 듯 인간으로서 절대 해서는 안 될 행위들을 서슴지 않게 행했다.


주변 생물들에 위협을 표했고 일부 괴물들은 몸을 떨었었다.


그리고는 가장 해서는 안 될 행위를 해버렸다.


죽어서도 따듯하고 성스러운 빛을 방출하는 성녀에게 위해를 가한 거다.


그를 막기 위해 나는 재앙과 전투했고 결과는 패배했다.


죽으면서 강해지는 재앙의 전투력은 엄청났고 내가 감히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


아무리 많은 코인이 있어봤자 격이 다른 존재를 이길 수 없다.


S급 포탈에서 나오는 거인들을 죽일 수 없었던 것처럼 나는 재앙을 이길 힘이 없었다.


내 죽음을 지켜보고 있었던 재난이 재앙을 바로 죽여버리고 코인으로 그를 봉인했다.


코인으로 그런 것까지 가능할 줄이야.


나를 측은하게 바라보며 그는 이렇게 말했다.


‘인간의 마지막 등불이여.’


재난의 말을 끝까지 듣지는 못했지만, 처음 부분만 들어도 괜찮았다.


‘환청도 그때 말고는 들을 수 없었으니까.’


아리따운 여성의 목소리가 집중력을 잃은 나를 일깨워줬었다.


덕분에 성녀의 고결한 신체에 훼손을 막을 수 있었다.


만약 집중력을 잃어버린 채로 전투를 지켜봤으면 재앙의 폭주를 한순간 놓쳐버렸을 거다.


‘그건 환청이 아닌데.’


명백히 들려왔던 그녀의 목소리.


처음에는 환청이라 생각했지만, 달랐다.


포탈을 처음 들어갔을 때와 이번 꿈에서 들렸던 환청의 목소리가 완전히 일치했다.


‘하.’


쾅. 쾅.


지금 나와 친구는 C급 포탈을 공략하고 있었다.


어마어마한 크기를 자랑하는 C급 포탈은 공략하려면 최소 하루는 걸리는데.


“미안해.”


“어?”


“스트레스 좀 풀게.”


이번 공략하고 있는 동안에 쌓였던 스트레스 좀 풀기로 했다.


팅.


머리 위에서 코인이 하나 새롭게 형상화되었다.


지금까지 모아왔던 코인.


그 어마어마한 숫자가 적힌 코인은 그대로 내 몸속에 흡수되었다.


쾅!! 쾅!!


검을 한 번 휘두를 때마다 동굴이 울었다.


“와우.”


뒤에서 감탄을 연발하는 친구는 자연스레 손을 공손히 모았다.


직감한 거다.


지금 건들면 죽는다고.


전진하는 나의 뒷모습을 묵묵히 따라오는 친구.


현재 가장 강한 헌터들이 모여도 최소 하루 정도 걸리는 C급 포탈을 고작 8시간 만에 공략해버렸다.


그것도 혼자서.


경이로운 강함을 가지고 있는 나였지만, 지금의 나조차도 재앙을 이길 힘이 없다.


재앙은 그토록 강한 사람이었으니까.


“다음. 가자.”


“그래.”


나와 친구는 그렇게 남아있는 포탈을 전부 공략하기 시작했다.


이미 C급 포탈과 D급 포탈로는 나를 죽일 수 없었다.


공략 속도가 말도 안 되게 빨라졌고 그에 따라 포탈의 개수가 부족했다.


빠르게 공략되는 포탈을 자료화해 받는 사원들이 기겁했다.


“하루 주무셨다고 속도가 이렇게 빨라지다니.”


“그러게요.”


“우리도 열심히 해야겠네요!”


열심히 하는 대표님의 모습을 본 사원들은 자기들도 덩달아 더욱더 열심히 했다.


일의 능률이 높아지고 처리하는 속도가 매우 빨라졌다.


그래도 부족했다.


부족함을 언제나 느끼고 있었지만, 이런 초조함은 처음 느껴보는 것 같았다.


사원들이 열심히 해주고 친구와 포탈을 공략하는 인원들도 열심히 해주고 있었다.


이토록 빠른 일 처리는 다른 길드에서 부러워하고 있었다.


우리 길드의 소문이 다른 길드는 물론이고 일반 시민들에게도 쫙 퍼져 있었다.


새롭게 후원하겠다는 회사들이나 단체들도 나오고 정부의 지원이 강해지기도 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우리가 감당해야 할 구역도 덩달아 같이 늘어났다.


포탈을 공략할 수 있는 구역 자체가 늘어났다는 건 아주 좋은 소식이었다.


그런데도 부족함을 느끼고 있었다.


아무리 빨리 포탈을 공략해도 사람들이 열심히 일해도 초조함은 사라지지 않았다.


나의 초조함은 길드 전체를 뒤흔들었다.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지나고 날짜가 바뀔 때마다 빨라지는 공략 속도에 따라오지 못하는 사원들이 지쳐 쓰러졌다.


꿈을 꾼 지 벌써 나흘이나 지났는데도 불구하고, 이토록 가파른 성장 속도를 보여주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가속을 붙였다.


중간중간 친구의 중재가 없었다면 길드를 탈퇴하는 사람들도 생겼을 거다.


“꿈이 너에게 미치는 영향이 너무 커. 걱정을 너무 하는 거 아니야?”


내 초조함을 알아봤는지 친구가 걱정스러운 말투를 섞으며 말했다.


“일단 좀 진정해. 빠른 페이스 때문에 다들 지치고 있다고. 이대로 가면 자멸하고 말 거야.”


“진정할 수가 없어.”


“도대체 뭘 봤길래 그러는 거야.”


“멸망한 세계의 모습.”


“그건 항상 보는 거잖아.”


“다음에 말해줄게.”


“하. 일단 알겠으니까 도전장부터 해결하자고. 지금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데 먼 미래의 일을 고민하고 있냐.”


“알겠어.”


재앙의 도전장.


성녀와 재앙이 같이 내민 도전장을 아직도 대응하지 못하고 있었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그랬다.


“일단 받아보지, 그래? 만나봐야 뭐라도 풀리지.”


친구의 권유는 옳았다.


아무것도 하고 있지 않으면 진전도 없다.


재앙과 성녀를 일단은 만나보자.


그들도 생각하고 있는 게 있을 거다.


“다녀와.”


“그래.”


꿈에 관한 이야기는 아직 친구에게 할 수 없다.


재앙과 성녀에게는 꿈에 관해 이야기할 수밖에 없어서 친구는 길드에 두고 가기로 했다.


“들어오세요.”


그들이 지내고 있는 길드에 도착하자마자 기다렸듯이 수녀가 나를 안내해주었다.


성녀를 처음 봤을 때처럼 수녀에게 안내받자 기분이 묘했다.


“이곳입니다.”


정중히 물러나는 수녀에게 적당히 인사해주고 문을 열고 방에 들어갔다.


“왔는가.”


“오셨네요.”


문을 연 방에서는 재앙과 성녀가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한데 재앙의 모습이 조금 많이 이상해 보였다.


재앙의 몸은 만신창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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