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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senT02 님의 서재입니다.

예지몽을 부르는 불면증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PresenT02
작품등록일 :
2021.07.26 23:37
최근연재일 :
2021.09.18 03:24
연재수 :
53 회
조회수 :
5,408
추천수 :
249
글자수 :
279,149

작성
21.08.18 2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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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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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37화.

열심히 하겠습니다.




DUMMY

예지몽을 부르는 불면증 37화.







드높이 쌓여있는 시체의 산에서 재앙의 기운이 느껴졌다.


너무나 많은 시체 중에서 재앙의 기운은 독보적인 존재감을 표출하고 있었지만, 그는 이미 살아있는 생명체가 아니었다.


미래의 재앙이 남긴 시체에서조차 저런 마력을 보이는데 도대체 왜 죽었을까?


정답은 가까웠다.


“난 재난이다.”


재난?


재난과 재앙은 거의 비슷한 용어로 쓰인다.


하지만, 재앙이 재난을 포괄하고 있는 용어이지 않은가.


이름으로 봤을 때는 재앙이 고작 재난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는 놈한테 질 리가 없다.


그렇게 생각할 수 있지만, 착각이었다.


재앙은 근미래에 인간이 인간에게 붙여준 별명이다.


괴물에 가까운 힘을 두렵게 생각하여 그에게 붙여준 별명.


즉 인간 사이에서 탄생한 이름이 그 이름다운 힘을 가지고 있지는 않을 수도 있다는 거다.


시체의 산 위에서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는 놈은 인간 형태를 하고 있긴 하지만 무조건 괴물이었다.


포탈에서 튀어나온 괴물임은 확정 지을 수밖에 없다.


뒤에 정열하고 있는 괴물들이 그의 눈빛 하나로 오금을 지리고 무릎을 꿇으며 부들부들 떨고 있었으니까.


상위 포식자의 두려움은 괴물들한테도 적용되는 것 같다.


인간에게는 절대 저런 모습을 보이지 않는데, 괴물들 사이에서 이미 신분이 나뉘고 있다.


‘재앙이 패배하다니.’


지금의 미래는 현실 기준 내년도 3월이나 4월.


S급 포탈을 공략하고 괴물들의 침공을 지키기만 한다면 인류의 평화가 다시 찾아온다고 생각했다.


그마저도 막지 못했던 미래는 수도 없이 많았기에 절망적인 상황은 그걸로 종결된다고 생각하고 말았다.


‘젠장.’


자신을 재난이라고 표현하는 괴물은 엄청난 마력을 지니고 있었다.


시체 안에서도 독보적인 마력을 표출하고 있는 재앙의 마력은 그 앞에서 어린애에 불과했다.


“인간 중에서도 쓸모 있는 인간이 있구나. 네놈도 그렇고 자신을 재앙이라 말하는 놈도 꽤 강했었지. 이제 네놈이 인간의 마지막 희망이구나.”


현재 내가 가진 마력은 그렇게 많지 않다.


악마였을 시절의 나였다면 이야기가 좀 달랐겠지만.


어차피 그때도 거인들 손에 죽는 운명이었다.


거인조차 하급 괴물로 만들어버리는 재난을 절대 이길 수 없다.


“당신은 도대체 뭐지?”


“말했지 않은가. 재난이라고.”


“그걸 물어본 게 아니다.”


“음. 그럼 인간의 용어를 빌리자면 괴물들의 기사단장 정도가 되겠군.”


“기사단장?”


“네놈도 마찬가지지만 인간은 우리에 대해서 알고 있는 것이 하나도 없다. 재앙이라는 사내는 조금 알고 있었지만, 티끌에 불과했지.”


기사단장이라고?


그러니까 저놈같이 무식하게 강한 놈이 몇 명 더 있다는 뜻인가?


그리고 왕으로 군림하고 있는 존재도 따로 존재한다는 뜻인가?


모르겠다.


의미심장한 말을 하는 재난.


그의 말을 온전히 받아들이지 못하고 이해하지도 못했다.


“대체 이곳이 뭐길래 전쟁이 일어난 거지?”


재앙과 재난의 필두로 일어난 괴물과 인간의 전쟁.


비록 괴물들의 승리로 막을 내렸지만, 전쟁한 이유가 궁금했다.


괴물과 인간 사이에 전쟁은 필수 불가결하지만, 그래도 한곳에서 이렇게 심하게 일어나는 전쟁은 부자연스럽다.


그 이유를 재난이 알고 있을 거다.


“궁금한가?”


“궁금해.”


“그럼 직접 알아보거라.”


재난이 손을 올리자마자 뒤에 나열되어 있던 괴물들이 일제히 길을 열었다.


일사불란한 괴물들의 움직임은 마치 훈련된 군인들과 같아 보였다.


그가 왜 기사단장이라고 말했는지 이제야 조금 알 거 같기도 하다.


“직접 보고 직접 생각하고 직접 느끼거라.”


괴물들이 길을 여는 데까지 몇 초도 안 걸렸다.


길이 열리자마자 재난의 마력이 일대를 집어삼켰다.


주변을 장악한 마력이 내게로 집중되더니 육체의 권한을 빼앗아 가버렸다.


내 의지로 움직이지 않는 육체가 재난의 의지에 따라 움직이기 시작했다.


길을 따라 걸어가는 나의 몸이 괴물들을 두렵게 했다.


그들에게는 내가 재난의 가호를 받은 사람으로 인식되고 있는 거 같다.


하지만, 그들뿐만 아니라 나 또한 엄청난 두려움과 공포 속에서 이동하고 있었다.


재앙에 이어서 재난까지 몸의 소유권을 강제로 탈취하는 힘은 두려울 수밖에 없었다.


‘재앙은 코인을 사용했었는데.’


자신이 가진 마력으로만 상대방의 육체 소유권을 가질 수 있다니.


얼마나 방대한 힘을 사용하고 있길래 이런 일을 아무렇지 않게 행하는가.


괴물들이 만든 길로 천천히 걸어갔다.


역시나 주변에는 파괴된 건물들과 싸늘하게 죽어있는 시체들이 보였다.


그동안 봐왔던 풍경과 다를 바 없는 거리를 걸으며 점점 나의 몸은 도시의 중심으로 가고 있었다.


“크윽.”


중심으로 가면 갈수록 재난의 마력이 밀도가 올라간다.


왜인지는 모르겠으나 그의 마력이 점점 격렬해지고 있었다.


한데 마력이 지닌 의지는 나를 헤치려는 목적을 지니고 있지 않았다.


오히려 무언가로부터 나를 지키려고 하는 듯했다.


‘재난은 왜 내게 잘해주는 걸까?’


문득 고민이 하나 생겼다.


재난은 괴물이고 나는 사람이다.


즉 재난과 나는 적일 수밖에 없는 노릇인데도 불구하고 선의를 베풀고 있다.


물론 도망칠 수도 없게 구속하고 자기 마음대로 조종하고는 있지만, 죽이지 않고 있다는 것만 해도 아량을 베풀고 있는 거였다.


‘재앙은 분명 나를 알고 있었다. 꿈에서는 재앙과 나는 그때 처음 만났었는데, 재난도 나에 대해 무언가 알고 있는 걸까?’


재앙과 나의 첫 만남을 생각해보면 이상한 점이 하나 있었다.


재앙이 나를 알고 있었다는 점.


미래의 정보를 알고 미래에 다녀올 수 있는 재앙일지라도 재앙과 나는 한 번도 만나지 않았었다.


물론 그가 다른 미래에서 나를 먼저 찾아서 알고 있었을 확률도 있긴 하다,


하지만 그는 분명 이렇게 말했다.


여기는 현실이 아니라고.


내가 꿈을 꾸고 있는 것을 알고 있는 듯한 말투였다.


현실이 아니기에 미련을 버리는 듯한 재앙의 행동은 이상해도 너무 이상했다.


그 세계에서는 그는 현실이지 않은가.


‘재난이 나에 대해 무언가 알고 있는 확률이 높다.’


재앙과 재난.


이름부터 비슷하다.


분명 불면증에 대해 무언가 알고 있을 거다.


마음 같아서는 물어보고 싶은데 입을 열 수가 없었다.


방대한 마력을 감당하기에는 아직 내가 너무 약했다.


‘코인을 사용해야 하나.’


지금껏 시체들을 모두 확인하며 코인을 모아두었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코인을 모아두기는 했다.


‘지금 사용해야 할까?’라는 생각이 잠깐 들었지만, 그만두기로 했다.


재난이 말하는 비밀을 알기 전까지는 그의 의지대로 움직여주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곧 도착이군.”


뒤에서 따라오고 있던 재난이 작게 읊조렸다.


그 말이 들리자마자 찬란한 빛이 눈을 가렸다.


밝게 빛나는 빛이 눈을 강타했으며 빛의 강함은 너무나 막강했다.


“저게 인간이라니. 지금도 믿기지 않는구나.”


그 빛을 보고서도 눈을 뜨고 있는 재난이 감탄하고 있었다.


힘겹게 눈을 뜨고 앞을 바라봤다.


“저 건물은 뭐야.”


“인간의 나약함이다.”


“인간의 나약함?”


평범하게 생긴 건물에서 밀도 높은 강한 빛이 방출됐다.


지금은 잠재워졌지만, 방금 봤었던 빛은 성스러웠다.


‘성녀?’


스쳐 지나가는 인물인 성녀.


이런 성스러운 빛을 생성할 수 있는 인물은 성녀밖에 없다.


하지만 눈에 보이는 건 건물밖에 없는데.


저곳 안에 성녀가 있기라도 한 걸까?


“들어가 볼 테냐.”


재난이 나를 보며 물었다.


그러자마자 몸이 자유를 되찾았다.


억압하던 마력을 없앴다는 소리다.


“들어가 보겠다.”


“알겠다.”


한 치의 고민도 없었다.


궁금한 건 못 참는다.


또 저곳 안에 성녀가 있다면 문제가 심각하기도 했다.


괴물들이 성녀를 방치하고 있는 이유를 모르기 때문이었다.


성스러운 기운으로도 아무런 피해를 보지 않는 재난.


인류의 희망이라 할 수 있는 존재를 방치할 만큼 괴물들은 착하지 않다.


아마도 재앙은 재난으로부터 성녀를 지키기 위해 싸우고 목숨을 잃었겠지.


“들어가라.”


재난은 어느새 건물 입구에 들어가 문을 열고 있었다.


마치 자신이 이 건물의 주인인 것처럼 말이다.


“이곳에 나는 혼자 들어가는 것인가?”


“맞다. 말했지 않은가? 직접 느끼라고.”


“알겠다.”


도대체 뭐가 있길래.


슬슬 불안감이 닥쳐오고 있었다.


성녀의 존재.


재앙의 존재.


재난의 존재.


괴물의 존재.


인간의 존재.


존재들의 비밀이 풀릴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다.


인간의 육감이라는 게 이런 걸까?


싸늘한 기운이 가득 풍기는 건물 내부.


칠흑 같은 어둠으로 침입자를 막고 있는 것 같았다.


그곳으로 나는 망설임 없이 발을 들었다.


건물 내부로 들어오자마자 재난은 문을 닫았고 곧바로 암흑이 다가왔다.


야간 투시의 효과로 가까스로 시야는 확보되고 있었다.


건물 내부는 특이했다.


일자로 된 복도에서 방 하나 존재하지 않았다.


그저 앞으로만 나아갈 수 있도록 만들어진 건물.


복도가 인도하는 곳으로 나는 이동하기 시작했다.


“뭐지.”


앞으로 이동할수록 긴장감이 고조된다.


벽에 붙어있는 이상한 기계들과 장식품들.


인간이 만든 기계라고는 생각할 수 없을 만큼 기괴했다.


무엇을 위해 만들어진 기계들일까?


정체를 알 수 없는 물건들이 계속해서 뛰쳐나왔다.


“괴물들이 만든 건물인가? 아니야. 이건 인간이 만들었다.”


분명, 이 건물은 인간의 기술로 만들어진 건물이었다.


괴물들이 인간의 기술을 흉내 낼 수 있다면 이야기가 좀 달라지겠지만.


“도대체 뭐가 있는 거지?”


끊임없이 이어져 있는 통로.


계속 걸으며 전진하고 있었지만 끝이 보이지 않았다.


한숨만 나오는 상황.


이상한 기계들에 정이 들 무렵.


갑작스럽게 또 그때 봤었던 빛이 뿜어져 나왔다.


저 깊은 곳에서 뿜어져 나오는 성스러운 빛이 마음을 정화해줬다.


“이건 무조건 성녀다.”


저번 꿈에서 성녀의 빛을 경험해본 적이 있다.


그때 느꼈던 기운보다 훨씬 더 강한 기운을 담고 있었다.


성녀가 저런 암흑 속에서 무엇을 하고 있길래 주기적으로 빛을 방출하는 걸까?


사람들에게 희망을 살아갈 수 있는 의지를 만들어주었던 성녀이다.


이런 곳에서 도대체 뭘 하는 거야.


궁금증에 못 이겨 나는 마력을 발에 집중하며 뛰어갔다.


그렇게 한 시간, 두 시간, 하루, 이틀이 걸리도록 뛰었다.


지치지 않는 신체임에도 불구하고 땀이 폭포수처럼 흘렀다.


그런데도 나의 다리는 멈추지 않았고 어둠을 헤치며 나아갔다.


그리고 마침내 3일째 되는 날에 도달했다.


건물의 끝부분을.


그리고 그곳에서 도저히 상상하지 못했던 풍경이 기다리고 있었다.


“성녀?”


무언가의 기계에 잡혀 실험당하고 있는 성녀가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되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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