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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senT02 님의 서재입니다.

예지몽을 부르는 불면증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PresenT02
작품등록일 :
2021.07.26 23:37
최근연재일 :
2021.09.18 03:24
연재수 :
53 회
조회수 :
5,405
추천수 :
249
글자수 :
279,149

작성
21.08.13 00:19
조회
47
추천
4
글자
12쪽

30화.

열심히 하겠습니다.




DUMMY

예지몽을 부르는 불면증 30화.







포탈의 세계는 어느 때나 마찬가지로 어두웠다.


괴물들이 사용하는 빛이 없다면 칠흑 같은 어둠 속을 견뎌내야만 했다.


이제는 익숙해졌지만, 빛이 없는 싸움은 언제나 거북하기 마련이다.


‘100코인 사용.’


C등급 포탈은 약간의 거북함, 약간의 이상함, 약간의 컨디션 난조 등 사소한 것들이 목숨을 빼앗는다.


그렇기에 언제나 최고의 몸 상태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


코인을 사용하여 눈에 투시 효과를 부여했다.


어두웠던 동굴 안이 밝게 보이고 지형들이 한눈에 들어왔다.


“이건 또.”


설원에 온 듯한 느낌을 자아내는 얼음과 눈의 풍경은 압도적이었다.


발밑이 미끄러운 이유가 있었다.


방금까지 어두워서 잘 안 보였는데 자세히 보니 입김도 나오고 있었다.


‘육체가 강화하여서 추위에 내성이 생긴 건가?’


입김이 나오고 바위들이 얼어붙어 있을 만큼의 강렬한 추위가 동굴 안을 잠식하고 있다.


한데 춥다는 느낌은 촉각으로 느끼지 못하고 있었다.


시각으로 확인하지 못했다면 이곳에 눈에 뒤덮인 동굴이라고는 절대 생각하지 못했을 거다.


“현실도 곧 겨울이 다가오고 있는데.”


여름이 끝나고 한창 가을이 사람들의 마음을 따듯하게 녹여주고 있을 때였다.


뜨거웠던 여름을 잊게 해주는 햇살이 반가웠고 포근했다.


여름과 겨울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 봄과 가을을 좋아한다.


나도 겨울과 여름보다는 봄과 가을을 더 좋아하긴 한데 겨울을 싫어하는 것도 아니었다.


“추위를 느껴야 비로소 겨울을 느낄 수 있던 건데.”


육체의 강화에 따라 추위에 내성이 생기고 있다는 것은 꼭 좋지만은 않았다.


몸을 짜릿하게 만들어주는 추위를 더는 느낄 수 없다니.


“이상한 생각 하지 말고 괴물에 집중하자.”


포탈 안에서 긴장감을 잃어버린 것도 참 오랜만인 거 같다.


항상 죽음이 도사리는 이곳에서 긴장을 놓아버리다니.


미친 게 분명했다.


그게 아니라면 C급 포탈을 간단히 공략할 수 있을 정도로 강해졌다거나.


“온다.”


동굴 안쪽에서 괴물들의 발걸음 소리가 들렸다.


둔탁하게 들려오는 소리는 천장에 달려있던 고드름을 떨어트리고 있었다.


동굴 곁 면에 대롱대롱 달린 눈들도 괴물들의 발걸음 때문에 무너져 내리고 있다.


“오랜만이네?”


시야의 확보는 충분한 상태.


어두웠던 동굴은 이제 내게 고독한 어둠을 선사해주지 못한다.


어둠에 익숙해져야만 보였던 괴물들의 모습이 이제는 저 멀리에 있어도 명확히 보인다.


“엔트.”


두 번째 꿈에서 봤었던, 친구의 목숨을 앗아갔던 그 괴물이 다가오고 있었다.


이름만 들어보면 개미의 이름으로 들리겠지만, 개미와는 완전히 다른 형태를 띠고 있다.


두 개의 머리를 달고 근육질인 몸을 과시하며 몽둥이를 휘두르는 괴물.


본래 판타지 세계에서는 숲의 수호신이라고 불리는 종족으로 정령이라고 구분되는 종족이기도 했다.


한데 포탈에서 나오는 엔트들은 조금 달랐다.


외형만 같을 뿐이지 아예 다른 습성을 지니고 사람들을 학살한다.


오우거나 오크들과 비슷하게 강한 힘으로 상대를 짓눌러버리는 그들.


정령의 힘이라든지, 숲의 수호신이라든지 하는 설정을 모두 잃어버린 채 모습만 닮았다.


그래서 오크나 오우거들보다 낮은 등급의 괴물들로 측정되어 있었고 실제로 약했다.


하지만, 현재 인간들이 당해낼 수 있는 수준의 괴물이 아니라는 점은 확실했다.


D등급 포탈에도 애먹고 있는 헌터들이 대다수이며 C등급 포탈은 보려고 하지도 않는다.


경찰들의 신고를 받고 이곳에 찾아온 길드가 왜 공략 시도를 안 했는지 충분히 알겠다.


“근데 너는 좀 맞아야겠다.”


지금까지 말한 것들은 보편적인 사실들이다.


나라는 이레귤러에게는 포함되지 않는 상식들이었다.


미래라고는 하지만, 절대 일어나지 않는 일이라고는 하지만 저놈들은 친구를 죽였다.


내 소중한 동료를 죽음으로 인도한 괴물들을 절대 용서할 수 없었다.


물론 허울 좋은 핑계일 수도 있겠지만, 저들의 죽음은 확정된 것이나 다름없었다,


친구를 죽였다는 좋은 핑계가 없었어도 괴물들은 멸종해야 했다.


그게 내 목적이었으니까.


칭!


허리춤에 잠들어 있던 검이 일어나며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마력이 깃든 검은 추위만 가득했던 동굴을 따듯하게 녹였고 아름다운 빛으로 주변을 밝혔다.


“가보자고.”


한 번의 휘두름이 찬란한 빛을 내뿜으며 괴물들의 사지를 절단했다.


하체와 상체로 분리된 괴물들은 자신의 몸이 갈라진 것을 막을 수 없었다.


반응은 했지만, 막강한 공격력 앞에 무릎 꿇었다.


“확실히 좋네.”


마력을 전부 사용해야만 했던 그 기술을 이제는 부담 없이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검의 효능은 뛰어났고 마력을 증폭시키는 효과는 가히 압도적이라 말할 수 있었다.


괴력을 자랑하는 괴물들이 무너지는 모습을 볼 때마다 이 짜릿한 감각을 잊을 수가 없다.


“그럼 빨리 끝내볼까?”


푸른 빛을 뿜어내는 검이 움직일 때마다 괴물들은 죽어 나갔고 동굴은 크게 울었다.


동굴이 울릴 때마다 엄청난 수의 괴물들이 시체로 변해버렸고 사라졌다.


그렇게 몇 시간이 흘렀다.


“아무리 그래도 이건 좀.”


공략을 한창 진행 중인 지금 난감한 상황에 놓여버렸다.


“추위 내성을 뚫어버리네.”


그렇다.


강화된 육체조차 감당할 수 없는 추위를 만나버렸다.


포탈을 관리하는 보스가 얼마나 대단한 존재이길래 지금의 나를 추위만으로 억압하려고 하는 걸까?


자신이 키우고 보살핀 가여운 부하들이 죽어 나가는 모습이 보기 싫었던 걸까?


갑작스레 몰려오는 강한 냉풍이 공략을 더디게 했다.


“코인을 사용해야 하나?”


공략을 진행할 때마다 코인을 쓰는 버릇은 고쳐야 한다.


언제나 말하지만, 코인의 사용처는 거의 무한대.


효율적이고 사용할 때 사용해야만 멸망을 막을 수 있다.


코인이 할 수 있는 일이 아직 다 밝혀지지 않는 현재 남용은 금물이다.


“어쩔 수 없군.”


강한 추위를 견디기 위해 새로운 방책을 마련했다.


쓰러져 있는 괴물의 가죽을 벗겨내 바람막이를 만들었다.


허접한 모습의 옷이었다.


옷이라고 부리도 참 애매한 부분들이 많았지만, 일단은 추위를 조금 버틸 수 있게 되었다.


확실히 추운 곳에서 생활하는 생물들의 가죽이다 보니 따듯했다.


“엄청 넓네.”


공략을 진행할수록 느꼈다.


포탈의 등급이 상승할수록 크기가 장난 아니게 커진다는 사실을.


저번 개미 포탈도 그렇고 이번 엔트 포탈도 어마어마한 크기를 자랑하고 있었다.


분 단위로 없어져 가는 괴물들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끊임없이 튀어나왔다.


“시간이 좀 걸리겠는데?”


물량 공세에 위험을 느끼고 있지는 않다.


포탈 안에 들어오면 불안해 보였던 나의 상태는 완벽해지니까.


몸의 피로, 정신적 스트레스, 불면증으로 인한 짜증들은 하나같이 다 없어진다.


평범한 사람도 이만한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서라면 힘든 노력이 필요하다.


컨디션 조정을 위해 힘듦을 강요해야 한다는 것도 모순이었지만.


한 시간, 두 시간, 세 시간, 시간은 흐르고 또 흘렀다.


코인은 쌓여만 갔고 괴물들의 시체는 동굴의 모습을 바꿀 정도로 많아져 갔다.


추위로 가득한 냉풍은 없어지고 피비린내로 가득한 기분 나쁜 바람이 동굴을 장악했다.


“슬슬 나올 때가 된 거 같은데?”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는 몰랐다.


포탈 안에서 시간이 흐르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수단이 극히 제한적이었기 때문이다.


대충 감으로 때려 맞추는 느낌?


감이 거의 다 맞아서 괜찮았지만, 지금은 전투에만 집중해서 그런지 아예 모르겠다.


하지만, 보스가 나올 타이밍이 온 것은 알 수 있었다.


그렇게 튀어나오던 괴물들이 자취를 감췄으니까.


보스 방에 거의 다다른 것을 상황이 말해주고 있었다.


“어떨까?”


포탈 깊은 곳으로 들어갈수록 괴물들의 수준은 높아지기 마련이다.


자신들의 주인을 지키기 위해서 강한 괴물들을 보스의 경호를 위해 안쪽에서 생활하는 것은 당연했으니까.


처음 봤었던 엔트들은 단 한 번의 휘두름으로 죽일 수 있었다면, 최심부에 있었던 엔트들은 치열한 공방이 필요했다.


거칠게 단련된 그들의 근육과 가죽은 좀처럼 뚫리지 않았고 단단한 갑옷은 뛰어난 공격력을 만들어준다고, 한 번 한 번의 공격이 위협적이었다.


“보스의 강함이 생각한 거보다 더 높을 가능성도 있겠어.”


몇 시간 동안 동굴을 장악했던 상당한 추위를 가진 바람을 만든 존재는 아무리 생각해봐도 보스일 수밖에 없다.


이변은 없다.


보스가 아니라고 생각할 수가 없으며 그럴 가능성도 제로다.


‘힘을 많이 소모했겠지.’


지금이 가장 좋은 기회일 수도 있다.


보스가 바람의 생성을 멈춘 이유는 체력 회복을 위해서겠지.


체력을 회복한다는 뜻은 다시 말해 그만한 체력을 잃었기 때문이다.


지성을 갖춘 괴물들은 코인의 사용법도 터득하고 있지만, 엔트들은 지성이 없었다.


코인의 힘을 사용하여 체력을 회복한다는 그런 변수는 일어날 일이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되게 크네.”


그리고 보스는 내 예상처럼 몸의 회복을 위해 숙면에 들어가 있었다.


상당한 크기를 가지고 있는 보스는 마치, 거인을 보는 듯했다.


S급 포탈에서 나왔었던 거인보다는 작았지만, 그래도 크기는 대단했다.


몸의 크기가 강함을 그대로 표시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저런 크기는 살인적인 무기가 될 수 있다.


회복을 위해 움직이고 있지 않을 때 가장 효과적인 공격을 넣어야 한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최강의 공격으로 보스를 물리쳐야 했다.


느껴지는 마력의 양은 상상을 초월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게 C급 포탈에서 나오는 괴물이라니.”


공략했던 개미 포탈은 C급 포탈 중에서도 약한 부류에 속하고 있었던 것 같다.


생각에서 존재했던 괴물들의, 포탈의 기준점이 높아졌다.


“후우.”


온몸에 담긴 마력을 검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세포 하나하나에 있는 모든 마력까지 끌어모으는 느낌.


저번 개미 포탈에서 사용하였던 그때와 비슷한 느낌이 전신을 지배했다.


탈진하는 듯한 느낌과 처지는 느낌이 나태함을 만들었다.


반강제적으로 발생하는 느낌이지만, 대응하기 쉽지 않았다.


“이걸로 죽어라!”


내 외침을 듣자마자 깜짝 놀란 듯 고개를 돌리는 보스.


그가 돌린 곳에는 방대한 마력의 폭풍이 날아오고 있었다.


이미 피할 수 없는 상태임을 알고 방어를 해보는 보스지만, 그의 가죽은 마력의 폭풍을 막을 수 없었다.


팔이 절단되고 가슴에 큰 상처가 입게 된 보스는 비명을 질렀다.


“이걸로도 안 죽냐?”


쓰러지려고 하는 몸을 검에 기대며 가까스로 버티고 있었다.


‘코인을 사용해야 한다.’


보스가 고통에서 해방하고 나를 공격하기 시작한다면 곧바로 위험해진다.


코인을 사용하여 움직일 수 없을 때 확실히 끝내야만 했다.


코인을 일회성으로 사용하는 게 싫었지만, 어쩔 수 없다.


팅!


코인이 형상화되고 몸으로 흡수되려 할 때!


“뭐야?”


보스의 육신이 갑자기 타들어 가며 푸른 빛에 휩싸였다.


마력의 폭풍으로 만든 현상이 아니었다.


“여어.”


보스의 몸은 재가 되어 사라졌고 그 뒤에 사람의 형체를 띈 무언가가 손을 들며 내게 인사했다.


그리고 그 존재는 나도 익히 알고 있는 존재였다.


“재앙.”


“나를 그렇게 부르는가?”


성녀의 말로는 인간에게 도움이 된다는 재앙이 나를 구해준 것이었다.


작가의말

오늘도 1화라 죄송합니다. 면목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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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39화. 21.08.20 36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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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29화. 21.08.12 54 4 12쪽
28 28화. 21.08.11 46 2 11쪽
27 27화. 21.08.10 42 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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