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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공공 문고전

추리무협(追利無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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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공공
작품등록일 :
2022.05.11 11:06
최근연재일 :
2022.06.29 00:10
연재수 :
7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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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수 :
803
글자수 :
388,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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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6.13 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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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6쪽

소영웅대회 개막(小英雄大會 開幕)-5

DUMMY

“그 패배에 내게 어떠한 이득이 있지?”


“이득은 없지만 더 이상의 손해는 보지 않을 것이오.”


“손해? 내게 그럴 것이 있나?”


봉태석은 자신의 회유 조건에 의문을 표한 벽운경에게 손가락 두 개를 펼쳐 보이며 설득을 이어갔다.


“이 제안을 거부하게 될 때 귀하가 입게 될 손해는 크게 둘로 말할 수 있소. 첫 째는 나를 포함한 다른 사대세가의 원한이오. 두영모는 그저 두씨 세가의 후인이 아닌 지금의 사대세가의 발호를 상징하는 인물이오. 그런 그가 결승이라는 중요한 자리에서 거꾸러지는 것을 바라는 세가의 인물은 없지.”


지난 날 사대세가는 대성파를 비롯한 정파의 명문 대파의 이름값에 짓눌려 오욕의 세월을 보내고 있었다. 지금도 무림맹을 구성하는 원로와 중역들의 출신을 살펴보면 이 중 세가의 인물은 없다시피 봐도 무방했다. 그렇기에 강호 제일 후기지수로 이름난 두영모는 사대세가의 사람들에게 시대의 교체를 단행하는 구심점이라 할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두 번째는 추후 당신의 행보에 걸릴 제약이오. 만일 당신이 두영모를 꺾고 이 비무대회의 우승자가 된다면 앞으로는 정파의 공인된 제일 후기지수라는 이름으로 무림맹의 뜻에 의해 움직임을 강요당할 거요."


“훗, 그건 지금의 당신들도 마찬가지 아닌가?”


“우리 육신성은 당신과는 처지가 다르지. 우리 세가들과 무림맹은 육신성 활동을 통해 서로 원하는 것을 충족하고 있소. 사대세가는 무림맹의 인정을 통해 명예를 얻고 그들은 육신성을 통해 세가에 최소한의 통제를 가하고 있지. 우리야 본가(本家)라는 큰 차양막(遮陽幕) 아래에 서 있지만 자네를 비호해줄 무선 어르신은 이제 없지 않소?”


육신성은 만일 무림맹과 틀어지더라도 관할 지역에 깊게 뿌리내린 세가라는 강대한 세력이 뒷배에 있기에 무림맹이 손을 쓰기 어렵지만 벽운경은 다르다. 무공이 아무리 고강하다 하더라도 개인은 결국 세력을 이길 수 없기에 그는 무림맹의 통제와 지시에 따라야만 할 것이다.


장황한 설명을 마치고 벽운경을 바라본 봉태석의 표정엔 자신의 설득에 대한 절대적인 확신이 드러났다. 그것은 원하는 바를 쟁취하기 위해 상대를 힘으로 또는 모략을 통해 굴복시켜온 힘있는 자의 세상에서 살아온 이의 얼굴이었다. 그리고 벽운경은 그러한 자들을 늘 증오하고 환멸해왔다.


“당신의 말에는 치명적인 결여가 있소.”


“그게 무엇이오?”


입꼬리를 천천히 비틀어 올린 벽운경은 하찮다는 듯이 혀를 차며 말했다. 그리고 그것은 이미 정해진 답을 듣기 위해 준비를 마친 봉태석의 기대를 산산히 무너트린 말이었다.


“애써 강자의 위치로 포장하려해도 느껴진단 말이오. 당신의 논리 기저(基底)에 깔려있는 강자에 굴복당하는 공포의 감정. 하지만 그것은 내게 통용되지 않아. 세가든 무림맹이든 당신이 내게 위압을 주고자 이름을 빌리는 그것들이 나는 전혀 두렵지가 않소."


“내가 사람을 잘못 알았군. 대범한 인물인 줄 알았더니 그저 우연히 얻은 힘에 취해 물정을 모르고 날뛰는 애송이었어.”


체면을 구긴 봉태석은 인상을 팍 쓰더니 몸을 돌려 자리를 벗어났다. 그러나 봉태석은 떠나기 전 벽운경에게 마지막 당부의 말을 남기는 것을 잊지 않았다.


“당신이 마음을 돌리길 바라겠소. 나 역시 당신만한 무인에게 수를 쓰는 것은 그리 달갑지 않은 일이니.”




비무대회가 열리는 칠곡의 아침은 결승전을 보기 위해 모인 군중들로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견식을 넓히고자 하는 군소 방파들의 젊은 무인과 이 기회를 이용해 돈을 만지고자 하는 장사치들이 저마다 치열하게 자리를 다투며 관중석은 아수라장이 되어 있었다.


다행히 남정욱은 벽운경의 일행 자격으로 시야가 탁 트인 안쪽의 자리에서 관람할 수 있었지만 그의 표정은 그리 밝아 보이지 않았다. 그때 그의 어깨를 두드린 사내가 있었다.


“뭐가 그리 걱정이오?


“아, 이 의원이시군요.”


사내는 무림맹의 의방을 총괄하는 수석의원 이중래(李重鯠)였다. 그는 무대에 올라간 벽운경을 안쓰럽게 바라보며 혀를 찼다.


“쯧, 상처가 아물만하면 다시 싸우게 하고 그러고 다치면 또 치료를 받으러오고. 무림인이란 작자들 중에는 정신머리가 제대로 박힌 사람이 없다니까.”


“말은 그렇게 하셔도 이 의원님께서는 상처가 덧나지 말라고 아침에 따로 시동(侍童)을 보내 붕대를 갈아주시지 않았습니까?”


“그게 무슨 소리요? 시동이라니.”


남정욱의 말에 이중래는 순간 눈을 휘둥그레 떠 마치 유령 이야기라도 들은 듯 황당한 표정을 하고 있었다.


“어차피 대회가 끝나면 이기든 지든 다시 다쳐서 오게 될 것인데 내 뭐하러 두 번 일을 하게 했겠소?”


“그럼 그 시동은 의원님이 보낸 사람이 아니란 말이십니까?”


“대회를 주관하는 집화단에서 따로 아이를 보낸 것인지는 몰라도 나는 보낸 일이 없소.”


이중래의 말에 괜시리 불안해진 남정욱은 초조한 눈길로 벽운경을 바라보았다. 다행히도 벽운경의 표정에는 별다른 변화가 없었고 이에 안도한 남정욱은 한숨을 길게 내쉬었다.


‘산공독(散功毒)이군.’


그러나 벽운경은 상처를 감싼 붕대에서 불길하게 스며오는 독 기운에서 누군가의 악의를 분명하게 느낄 수 있었다. 흉수가 누군지 곰곰이 생각하던 그는 자신과 마찬가지로 맞은편에서 비무를 준비 중인 두영모와 눈을 마주치게 되었다. 그 눈빛은 흥분과 긴장을 그대로 드러내는 순수한 무인의 것이었다.


‘그렇다면 봉태석인가... 꽤나 좀스런 수를 썼군.’


아니나 다를까 상석에서 관람을 준비하는 봉태석은 섭선을 펴 입가를 가리고 있었지만 초승달처럼 휘어진 그의 눈꼬리에서 비열함이 뚝뚝 묻어나고 있었다. 봉태석의 눈웃음은 마치 거봐 내가 뭐라고 했어 라고 말하는 듯 보이기까지 했다.


그러나 봉태석이 연영공에 대해서 조금이라도 잘 알고 있었다면 이러한 독수는 쓰지 않았을 것이다. 독공을 느낀 벽운경이 가볍게 연영공을 운용하자 그의 단전에서 뿜어져 나오는 극양의 기운이 혈로에 자리잡은 사악한 산공독을 순식간에 몰아냈고 동시에 봉태석의 계획은 모두 허사로 돌아갔다.


“두 사람은 무대에 올라 마주보시오!”


마침내 벽운경과 두영모가 심판의 지도에 따라 비무대에 올랐고 기대에 가득 찬 군중들의 함성이 폭발했다. 사람들의 환호에 두영모는 한껏 고양되었고 그의 전신에서는 벽운경의 연영공 못지않은 뜨거운 열기가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두 사람 중 먼저 입을 연 것은 벽운경 쪽이었다.


“많이 기대하고 있었나 보오?”


“지난 석 달 동안 이 날만 기다리고 있었으니까.”


“부디 실망하지 않았으면 좋겠군.”


“그러길 바라오. 지난 석 달간의 고행이 의미가 없지 않게 당신도 최선을 다하시오.”


심판의 시작 신호와 함께 두 사람의 대화는 끝나고 누가 먼저라 할 것 없이 동시에 움직였다. 본격적인 공격의 선(先)을 차지한 것은 두영모였다. 벽운경의 요혈들을 노리는 그의 공격은 이제껏 그가 대회에서 선보이지 않았던 속도였고 이는 그가 처음으로 전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말이었다.


두영모를 그리 얕보았던 것은 아니었지만 자신이 생각한 것 이상의 속도로 몰아치는 두영모의 공격에 벽운경은 일단은 방어적인 초식을 이용해 수세를 취했다.


끝을 모르고 이어지는 엄청난 두영모의 연격. 그러나 그 모든 공격은 벽운경의 단단한 방어 앞에 모두 무위로 돌아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영모 역시 쉽게 반격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듯 공격의 마지막 동작을 자연스레 방어의 자세로 연결해 보였다.


청년 고수라 믿기 힘든 수준 높은 공방은 그렇게 계속 이어졌고 이에 객석의 모두가 숨을 죽여 지켜보는 것으로 말없이 화답했다.


두영모의 손바닥이 벽운경의 어깨를 향해 빠르게 날아들었다. 바위도 순식간에 가루로 만들 위력이 담긴 손에 위기에 처한 벽운경은 살짝 움츠려 그것을 피해낸 뒤 어깨를 이용해 공격해온 팔을 튕겨내며 재빨리 두영모의 품으로 파고 들었다.


서로의 간격을 두 뼘 가량으로 좁힌 벽운경은 어깨와 팔꿈치, 손목 등을 이용해 두영모의 복부에 순식간에 수십 번의 공격을 성공시켰고 일 수에 큰 손해를 보게 된 두영모는 결국 다섯 걸음 이상 뒤로 물러나게 되었다.


“크윽, 대단하군!”


“이제 시작에 불과하오.”


내력이 담긴 공격을 허용해 입가에 피를 조금 흐르는 두영모였으나 안색이 아직 핼쓱해지지 않은 걸 보아 실제로 입은 내상은 거의 없다 해도 무방해 보였다. 결국 공격을 먼저 허용한 두영모는 벽운경을 공략하기 위해서는 보다 상승의 수법이 필요하단 것을 깨달았다.


두영모의 몸이 더욱 과격한 움직임을 보이며 좌우로 크게 흔들리기 시작했는데 이것은 두씨 세가 상승의 보법인 횡진보(橫振步)였다. 방향을 제대로 예측하기 힘든 큰 움직임에 사각지대에서 돌연 들어오는 강력한 연타 공격은 두씨 세가가 자랑하는 장기 중 하나이기도 했다.


퍽- 퍽-


좌우 양 방향에서 시작된 불규칙적인 강한 공격에 벽운경은 팔과 다리를 올려 이를 수월하게 방어해냈다. 그러나 그 위력이 매우 대단했기에 공격을 막아내는 부위가 뼛속까지 몹시 시큰한 것이 이런 방식으로는 오래 막아내지 못할 것을 짐작했다.


결단을 내린 벽운경의 손과 발이 바쁘게 움직였고 이에 맞춰 엄청난 숫자의 권영이 허공을 향해 날아가 무엇인가와 충돌하며 격렬한 타격음이 울려 퍼졌다. 그리고 그 타격음이 사라짐과 동시에 두영모가 나타났고 그의 의복은 거센 바람에 휘말린 듯 여기저기 손상되어 있었다.


이전과 달리 두영모의 입가에 걸린 미소는 온 데 간 데 없이 사라져 있었고 대신 그의 얼굴엔 당혹감이 자리 잡고 있었다. 횡진보에 더한 천원장의 화우만각(譁牛萬角)의 수법으로 몰아칠 때만 해도 조금씩 승기를 잡아가고 있다 생각했지만 적지 않게 밑천을 보인 자신과 달리 그것을 뿌리쳐낸 벽운경에겐 여전히 여유가 흘러 넘쳐 보였기 때문이다.


사실 두영모는 벽운경이 준결승전에서 무명의 어린 여고수에게 자상을 많이 입은 것에 크게 실망하고 있었는데 막상 직접 손을 나누어 본 뒤에야 그가 약한 것이 아닌 그녀가 강했음을 깨닫게 되었다.


본가에서 그 지옥 같은 고행을 견뎌냈던 것은 모두 이 날만을 위해서 였음에도 내심 상대를 얕보고 있었다는 것에 두영모는 크게 자책하게 되었다. 부끄러움에 얼굴을 붉힌 두영모는 무대 너머 상석에 가슴을 졸이며 벽운경을 바라보는 공완정을 발견한 뒤에야 비로소 이 비무에 걸린 것들에 대해 다시금 떠올리게 되었다.


양팔을 늘어뜨린 자세로 상체를 낮춘 두영모는 오직 상대하는 벽운경 만이 들을 수 있을 만한 작은 목소리로 그에게 말했따.


“지금부터 내가 쓸 초식은 두씨 세가의 절초인 천지쌍관수라고 하오. 이것마저 당신이 막아낸다면 나는 깨끗하게 패배를 인정하겠소.”


“기대가 되는군.”


“미리 말해두는 데 이전까지 당신이 받아냈던 공격과는 전혀 다른 위력이니 가급적이면 피하길 바라오. 고작 비무대회에서 살상을 하고 싶지는 않으니.”


두영모의 온 몸에서 강렬한 내기가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너덜거리는 그의 의복이 크게 부풀어 올랐고 공기를 울리는 떨림은 점차 두영모의 양 손에 몰리기 시작했고 마침내 고정된 강력한 기운이 한 차례 포효와 함께 앞으로 쏟아져 나왔다.


파파팟-


대기를 찢는 큰 파열음에 일부 관객들은 얼굴을 찡그리며 귀를 막게 되었으며 해일처럼 쏟아진 강대한 기운이 벽운경의 온 몸을 덮쳤다. 자신을 공격해온 막대한 경력을 향해 벽운경은 두 손을 한 데 모아 앞으로 내밀며 그에 못지 않는 강력한 장공으로 답했다. 그렇게 벽운경이 무선에게 사사받은 권장팔식 중 위력이 둘째가라면 서러운 낙일포(落日砲)가 펼쳐졌다.


꽝!


두 장공이 마주치며 엄청난 폭음이 울렸고 그 여파가 바닥을 휩쓸며 한 차례 모래 바람을 일으켰다. 자욱하게 퍼진 먼지는 사람들의 눈을 가렸고 잠시 후 먼지 속에서 두 인영(人影)이 보이기 시작했다. 한 사람은 서 있었고 다른 한 사람은 쓰러져 있었다. 마침내 먼지가 바닥에 완전히 가라앉았고 두 사람을 발견한 누군가 크게 소리쳤다.


“앗! 두영모닷! 두영모가 이겼다!”


두영모는 기운을 너무 많이 소모했는지 핼쑥한 몰골을 하고 있었지만 부르르 떨리는 몸을 추슬러 간신히 서 있었고 비교적 멀쩡한 안색이었지만 벽운경은 이미 의식을 잃고 쓰러져 있었다. 승리는 마지막에 서있는 자의 것, 승부의 행방은 두영모의 승리로 돌아갔다.


“승자는 두씨 세가의 두영모 소협이오!”


“개수작 부리지마!”


심판의 승자 발표와 동시에 무대 위로 한 사람이 난입하였다. 그 사람은 바로 준결승에서 벽운경에게 패배한 매산문의 탁미루였다. 그녀는 비무대회의 우승자가 된 두영모에게 삿대질을 하며 비난을 쏟아냈다.


“고작 그정도 실력으로 네가 황옥을 이겼다고? 분명 뒤에서 무슨 수작을 부린게 분명해!”


“소저, 이게 무슨 행패요. 당장 내려가시오!”


심판은 흥분한 탁미루를 제지하며 무대 아래로 끌고 내려가려 했지만 그녀는 단 한 번의 수법으로 심판을 뿌리치고는 두영모에게 달려들었다. 두영모는 자신을 공격해온 탁미루에게 손을 내밀어 반격했다.


탁미루는 자신의 양 손을 마주 대었다 재빨리 떼어 한 손으로 두영모의 공격을 막아낸 뒤 다른 한 손으로 무방비 상태인 두영모의 가슴 부근을 세게 후려쳤다.


“크헉!”


경쾌하고 가벼운 춤과 같은 동작임에도 불구하고 탁미루의 일장을 얻어맞은 두영모는 한참을 날아간 뒤 한 되나 되는 피를 토해냈다. 한 눈에 보아도 심각한 내상이지만 탁미루는 이는 거들떠보지도 않은 채 웅성대는 군중들을 향해 소리쳤다.


“봤지? 고작 이 어린 여자애 손짓 한 방에 나가떨어지는 게 소영웅은 무슨. 나한테도 지는 녀석이 어떻게 날 이긴 놈을...꺅!”


“이 간악한 년!”


어느새 무대 위로 올라온 무림맹 부맹주 공단이 날뛰고 있는 탁미루의 목덜미를 잡아 순식간에 제압해냈다. 그러나 그것은 단순한 난동을 제지하는 수준을 넘어서 살의가 감도는 위력적인 공격이었다. 그리고 그는 충혈된 눈으로 탁미루의 목을 움켜쥐며 크게 소리쳤다.


“네년은 대체 마교와 어떤 관계이길래 마선의 음양반합장(陰陽半合掌)을 쓰는 것이냐? 어서 말하지 못할까!”


“으으으...”


너무 흥분한 탓에 공단이 힘 조절을 못한 탓인지 그의 손에 잡힌 탁미루는 어느새 하얗게 뒤집힌 눈으로 침까지 흘리고 있었다. 절체절명의 순간 어디선가 보이지 않는 암경(暗勁)이 날아와 공단을 적중시켰고 내상을 입은 그는 손에 힘이 풀려 탁미루를 놓치고 말았다.


의식을 잃은 탁미루가 그대로 바닥에 쓰러질 찰나 바닥에서 솟은 것처럼 순식간에 나타난 한 중년의 사내가 그녀를 안고 있었다. 긴 흑발에 푸른 눈을 띤 사내는 공단은 뒤로한 채 정신을 잃은 탁미루의 머릿결을 안쓰러운 표정으로 가지런히 정돈하고 있었다.


마침내 자리에서 일어난 무림맹주 심헌창이 중년의 사내를 향해 나직하게 손을 들어 인사를 건넸다.


“이게 얼마만인가, 만나서 반갑네, 월한탁마라(月韓濁魔羅)”


“당신같은 필부가 무림맹주라니, 중원도 이제 볼장 다 봤군.”


전설로 남은 무선과의 비무 이후 이십여 년의 세월이 흘러 마침내 중원 무림에 마선(魔仙)이 강림하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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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 사자귀환(死者歸還)-1 22.06.27 131 6 10쪽
69 대연회(大宴會)-3 22.06.22 140 5 10쪽
68 대연회(大宴會)-2 +2 22.06.21 138 7 14쪽
67 대연회(大宴會)-1 +2 22.06.20 142 7 13쪽
66 마선 강림(魔仙 降臨)-4 +2 22.06.18 140 7 10쪽
65 마선 강림(魔仙 降臨)-3 +5 22.06.16 150 7 12쪽
64 마선 강림(魔仙 降臨)-2 +5 22.06.15 146 6 13쪽
63 마선 강림(魔仙 降臨)-1 +2 22.06.14 159 6 9쪽
» 소영웅대회 개막(小英雄大會 開幕)-5 +4 22.06.13 145 7 16쪽
61 소영웅대회 개막(小英雄大會 開幕)-4 +3 22.06.12 144 7 9쪽
60 소영웅대회 개막(小英雄大會 開幕)-3 +1 22.06.11 140 6 10쪽
59 소영웅대회 개막(小英雄大會 開幕)-2 +1 22.06.10 150 6 10쪽
58 소영웅대회 개막(小英雄大會 開幕)-1 +1 22.06.09 158 5 9쪽
57 소영웅집결(小英雄集結)-5 +2 22.06.08 170 5 11쪽
56 소영웅집결(小英雄集結)-4 +2 22.06.07 147 7 9쪽
55 소영웅집결(小英雄集結)-3 +2 22.06.06 153 8 9쪽
54 소영웅집결(小英雄集結)-2 +2 22.06.05 165 6 9쪽
53 소영웅집결(小英雄集結)-1 +3 22.06.04 169 6 13쪽
52 무림맹행(武林盟行) +3 22.06.04 166 6 17쪽
51 탐부순재(貪夫殉財)-7 +2 22.06.03 152 6 13쪽
50 탐부순재(貪夫殉財)-6 +2 22.06.03 156 6 9쪽
49 탐부순재(貪夫殉財)-5 +1 22.06.02 163 5 10쪽
48 탐부순재(貪夫殉財)-4 +2 22.06.02 168 6 11쪽
47 탐부순재(貪夫殉財)-3 +2 22.06.01 155 6 11쪽
46 탐부순재(貪夫殉財)-2 22.06.01 162 5 9쪽
45 탐부순재(貪夫殉財)-1 +4 22.05.31 164 8 11쪽
44 귀서역로( 歸西域路)-5 +2 22.05.31 165 7 12쪽
43 귀서역로( 歸西域路)-4 +2 22.05.30 175 8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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