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무곰곰 님의 서재입니다.

아카데미 고인물이 업적을 다 먹음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게임

공모전참가작 새글

무곰곰 아카데미 작가
작품등록일 :
2024.05.08 11:52
최근연재일 :
2024.07.02 22:00
연재수 :
55 회
조회수 :
111,038
추천수 :
4,343
글자수 :
326,557

작성
24.05.25 22:00
조회
2,335
추천
91
글자
13쪽

기말고사의 에이스 3

DUMMY

3학년 1학기 기말고사. ‘생존 실습’.

처음에는 13조로 배정되었던 피리스의 다른 조원이 누구인지 게임에 드러난 적은 없었다. 그야 그건 주인공 칼라일이 알 바도 아니었고, 무엇보다 피리스는 실습 3일째가 되면 그 조를 뛰쳐나오니까.


3일째의 숲에서 칼라일과 루펠카리야는 홀로 남은 피리스와 만나게 된다. 그녀가 그렇게 낙오된 이유는 단 한 마디로 묘사된다.


- 조원이 열받게 굴어서 후려패고 나왔다. 왜.


“그 열받는 조원이 나였냐고······.”


기숙사 방에 앉아 거울을 보다가 마른세수를 했다. 조금이라도 쉽게 가나 싶으면 꼭 이 모양 이 꼴이 난다니까.

심지어 피리스는 내게 능력을 요구하기까지 하고 있었다. 중간고사에서 성적 잘 나왔으니 이번에도 잘해보란 거다.


도대체 피리스가 내 성적 같은 건 왜 알고 있는지 모르겠다만······, 이렇게 된 이상 내게 빠져나갈 구석은 없었다.

기말고사는 얌전히 낙제만 안 하려고 했던 계획은 이미 버렸다. 애초에 내가 놀면 점수가 나올 수 있는 조 편성이 아니다.


뭐라도 해야 했다. 그러니.

책상 서랍에서 어음과 <달의 눈물>을 꺼내 기숙사를 나섰다. 부지런히 걸어서 향한 곳은 이 아카데미 부지 내에서 유일하게 허락된 유흥의 거리.

상업 지구였다.


* * *


세계관 설정상 카탈마이어 제국은 15세부터 신민을 성인으로 인정한다. 그때부터 결혼도 할 수 있고 술도 마실 수 있으며, 뭐 필요하다면 은행에서 예적금 통장을 개설할 수도 있었다.

그건 아카데미에 다니는 학생들 또한 예외는 아니었다. 학생이라고 불리기는 하나 1학년 신입생이 15세인 이상 모두 성인이었다.

그 말은 곧 나도 돈 정도는 관리할 수 있다는 뜻이었으니.


“또 오십시오, 쟝 드 아즈일 브리오트 님!”


은행에 들러 지금 막 어음을 돈으로 바꾸고 나온 참이었다.

두둑한 돈 자루를 챙겨 든 채 거리에 나서자 너무나도 인간적인 소음들이 먼저 반겼다.


“신상 보석 보고 가세요!”

“중간고사가 끝난 기념! 오늘 저녁은 특별 세일합니다!”

“이런 검 어딜 가도 없어! 와서 한 번 쥐어 봐!”


밤이 늦었는데도 거리에는 호객하는 상인들과 돌아다니는 학생들로 북적였다.

옷과 보석, 음식과 무구, 책과 잡화, 그리고 술과 도박까지.

자그마한 마을이라 부를 만한 이곳이 바로 아카데미 내에 자리 잡은 상업 지구였다.

어지간히 이름 있는 상인 가문은 아마 다 들어와 있을 거다. 단순히 물건을 팔고 돈을 버는 걸 넘어서서, 이 아카데미에선 귀족들과의 연줄을 그 어디보다 쉽게 만들 수 있으니까.


1챕터 중간고사가 끝나고 나면 칼라일에게도 이 상업 지구가 열리게 된다. 마침 첫 장학금도 받을 타이밍이니 여기서부터 게임의 자유도가 조금 늘어난다고 보면 될 것이다.

음식점에서 버프를 얻어도 되고, 도박장에서 돈을 불려도 되고. 뭐 아니면 대장간에서 무기를 바꾸거나 주점에서 소문 스크립트를 수집할 수도 있었다. 할 수 있는 건 많았다.


다만 나로서는 돈 쓸데가 따로 있었다. 이 곤란해진 기말고사를 무사히 헤쳐나가기 위해서는 내 되도 않는 검술 같은 걸 믿을 게 아니었다.

기억하는 길대로 뒷골목으로 들어갔다. 시끌시끌하던 대로변에서 벗어나자 순식간에 거리가 조용해졌다.

지나다니는 사람도 얼마 없고 있는 몇몇마저도 퀭한 눈으로 외부인인 나를 불편하게 바라보는 장소.


신경 끄고 쭉 걸어간 끝에 다 녹슨 초록색 문 앞에 도착했다.

틀림없었다. 예의상 두어 번 문을 두들기고서는 바로 열고 들어갔다.


“······.”


가장 먼저 나를 반긴 건, 어두컴컴한 공방에서 안개처럼 피어나는 먼지.


“······뭡니까?”


이어진 건 참 간만에 듣는 무뚝뚝한 목소리였다.


“잡상인은 돌아가세요.”


손님이 찾아왔는데도 공방의 주인은 돌아보지도 않았다. 그저 구석에 앉아 작은 몸을 잔뜩 굽힌 채 뭔가를 만들고 있을 뿐.

묘한 초록빛이 감도는 머리카락이 수더분하게 자란 그가 바로 내가 찾던 NPC.

‘공돌이’ 살로메였다.


변함없는 그 태도와 외모를 보자 나도 모르게 피식 웃음이 나왔다. 이제 와서 얘기하는 거긴 하지만, 난 [Goddess & Bravers]에 나오는 모든 캐릭터를 통틀어 얘를 제일 좋아했다.

이유는 단순했다. 능력이 좋았거든.


“잡상인 아니고, 의뢰할 게 있어서 왔는데.”

“······의뢰라고요?”


그제야 내게 관심이 생겼는지 살로메는 겨우 등을 펴고 이쪽을 돌아봤다.

씻겨놓으면 제법 미소년이라고 부를 법한 외모였다. 날이 선 이목구비는 특유의 머리카락 색과 만나 신비한 분위기를 자아낼······, 뻔했다.

그래, 씻겨놓으면 말이다.


“제가 뭐 하는 사람인지는 알고 왔습니까?”


먼지와 검댕, 그리고 기름기로 번들거리는 얼굴은 빈말로라도 호감이 가는 외모는 아니었다. 게다가 그런 모습으로 고객한테는 쌀쌀맞게 구니, 그가 상인으로서 성공할 가능성은 아마 없을 거다.

그 점마저도 나는 좋았다. 요령도 없고 딴짓도 모르고 심지어는 자기관리도 내다버린 채 그저 해야 할 일만 하는 천재라니. 아주 취향에 딱 맞아.


그런 천재 살로메가 취급하는 게 도대체 무엇이냐.

은행에서 어음을 내밀고 바꿔온 돈뭉치를 그의 작업대에 툭, 올려두며 말했다.


“당연히 알고 왔지. 완드 제작 의뢰다.”

“······.”


완드. 그건 막대기에 마법을 담은 단순하면서도 오묘한 도구.

그것만이라면 대체 뭐가 대단한가 싶겠지만, 이 물건의 기가 막힌 점은 바로 그 단순함에 있었다. 이거 마법이 들어있을 뿐 그냥 막대기라니까.

완드만 들면 마법의 미음도 모르는 인간도 마법을 쓸 수 있게 되는 거다.


심지어 완드는 제작 의뢰를 넣을 수도 있었다. 이건 당연히 게임에서도 구현된 기능이었다.

필요한 마법과 막대기의 성능을 직접 지정해서 나만의 완드를 만들 수 있는 것이다.

그렇게만 하면 지금 단계에서는 배우기 어려운 중상위 마법도 손쉽게 펑펑 쓸 수 있게 됐다.


“화염구 마법이 담긴 완드가 필요해.”


이를테면 1챕터 기말고사에 등장할 보스, <더럽혀진 숲의 주인>. 걔는 불 속성이 약점이었다. 새로 합류하는 메인 캐릭터인 피리스를 잘 써먹으라는 게임사의 배려지.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렇게도 해석해볼 수 있었다.

화염구가 담긴 완드 하나면 나도 보스 따위 구워 먹고도 남는다는 뜻.


물론 그렇다고 내가 보스를 잡진 않을 거고, 그냥 마주치는 마수나 좀 구워버리면 그걸로 만족했다. 나의 좌우명은 안전제일, 생존우선이다.

그러니 이 완드 하나만 있으면 만사해결.

······그래야 할 테지만.


“그리고.”


거기서 떠나지 않고 잠시 서 있었다. 고민 끝에 눈 딱 감고 결국 돈뭉치 하나를 더 꺼내 올려뒀다.


“빙결구가 담긴 완드도.”

“······.”

“발동 가능 횟수가 조금 깎여도 좋아. 이걸 써서 마법의 출력을 높여줘.”


그리고 주머니에서 <달의 눈물>을 꺼내 그것까지도 살로메의 작업대에 내려두었다.

어디에 넣든 효과를 증폭시켜주는 이 게임 최고의 촉매제. 물약에 넣으면 물약이 좋아지고, 무기에 넣으면 무기가 좋아지고.

당연히 완드에도 넣을 수 있었다. 이 또한 제작이니까.


솔직히 고민 많이 됐다. 쓸지도 아닐지도 모르는 완드에 이 귀한 재료를 태우는 게 맞나 싶어서. 심지어 안 쓸 가능성이 더 높은데.

그런데도 눈을 감으면 계속해서 불길부터가 펼쳐졌다.


칼라일은 알아서 잘할 거다. 난 그렇게 믿어. 옆에 똑똑한 루펠카리야도 있고, 그리고 피리스도 붙어준다면.

하지만 중간고사 때처럼 어딘가 틀어진다면?

정말 천에 하나, 만에 하나 배드 엔딩을 밟아버린다면. 고대의 악마 <발락>을 마주해버린다면.


그러면 발버둥 칠 무기 하나 정도는 가지고 있어야겠다 싶어서.


“······.”


‘공돌이’ 살로메는 작업대에 올라온 돈과 재료들을 말없이 바라보고 있었다.

잠시 후엔 그 고개를 들어 나를 바라봤다. 수더분한 앞머리 사이사이로 비치는 파란 눈동자가 인상적이었다.


비록 외모는 지저분한데다 모니터 너머로는 알 수 없었던 쿰쿰한 냄새도 좀 나는 것 같고, 심지어 완드는 한 번 제작할 때마다 돈을 어마어마하게 잡아먹기까지 했지만.

그래도 난 이 건조한 NPC를 좋아했다. 다른 곳은 몰라도 게임에서라면 성능은 그 어떤 이유보다도 앞서는 법이었다.


이번 기말고사 실기시험. 실력이 후달리는 만큼 나는 두 개의 완드를 들고 참여하려고 한다. 거기에 보스 약화 포션까지 더해진다면 어지간해선 문제 될 일 없을 거다.

다만.


“돌아가세요.”


오래 기다린 끝에 살로메의 입으로부터 나온 말은 그런 것이었다.


“······.”


그렇게까지 당황하지는 않았다. 어느 정도는 그럴 가능성도 예상하고 오기는 했다. 이쯤 되면 나도 학습 능력이라는 게 생긴단 말이지.

칼라일로서 게임을 진행할 때와는 나를 대하는 태도가 모두 달랐다. 교수부터 메인 캐릭터에 이어 NPC들까지 싹 다.


하지만 살로메가 의뢰를 거절하는 이유는 나로서도 좀처럼 예상되지는 않았다. 오히려 얘만큼 일에 있어 사적인 감정을 덧붙이지 않는 캐릭터도 드물었다.


풀네임, 살로메 드 살드마이어.

위대한 대현자이자 성 가브리엘 아카데미의 학장이기도 한 살드마이어의 피를 잇고 태어난 이.

모두가 살로메를 두고 ‘진리 탐구’의 대를 이어주기를 기대했으나, 정작 본인은 어째선지 마법이 아닌 공학의 길로 빠져버림.

아카데미에도 작년에 입학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기숙사에도 모습을 비치지 않는다고 함. 그저 기계와 도구가 빚어내는 완전성에 푹 빠져 있을 뿐.

추측컨대, 완드를 만드는 것 말고는 관심이 없는 인물.


“흠. 왜지?”


거기까지 기억을 되짚어보고선 천천히 입을 열었다. 결국 이유를 알지 못하면 어떤 수도 뻗어나가지 못한다.


“돈은 충분할 텐데. 당장 완드를 만들지 못하는 이유라도 있어?”


게임에서는 아무런 대꾸도 없이 부탁하면 바로바로 만들어줬으면서, 왜 아즈일인 나에게는?

그 이유에 대해서는 금방 알게 되었다. 살로메의 파란 눈동자가 무심하게도 날 꿰뚫어 보며 입을 열었다.


“왜라니요. 반대로 묻고 싶습니다. 제가 당신한테 왜 만들어드려야 합니까? 당신이 제 완드를 써본다고 해서 제게 도움이 될 것 같지는 않은데요.”

“······.”

“당신은 여신에게서도 버림받지 않았습니까. 단순히 돈이 필요해 이 일을 하고 있는 게 아닙니다. 돌아가세요.”


그리고 거기서. 나는 솔직하게 놀라고 있었다.

대현자 살드마이어의 피를 이었느니, 놀라울 만한 마법의 재능이 있다느니.

솔직히 다 설정 놀음에 불과한 줄 알았다. NPC한테 대단한 재능이 있네 마네 해봐야 체감할 수 있는 것도 아니잖아.


근데 지금 보니 살로메 얘, 남이 받은 여신의 축복을 감지할 수 있는 모양이었다.

정령사들이 색을 ‘보는’ 것처럼 수준 높은 마법사들은 마나를 ‘느낀다’고 표현한다. 게임에서도 칼라일로 마법의 길을 갈고 닦으면 관련 업적을 깰 수 있었다.


여신의 축복이란 것도 근본을 따지자면 내 몸에 깃든 힘이었다. 은은한 마나가 계속해서 발산되고 있을 테니 마나를 느낄 수 있는 사람은 그것도 알아챌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난 그 축복이 전혀 없고 말이지.


“······.”


팔짱을 끼고 생각을 이어갔다. 내게 재능 따위 없다는 건 이미 들켜버렸으니 둘러대거나 속일 수도 없었다. 살로메는 벌써 나한테 관심이 다 식었는지 이미 등 돌려버렸고. 거 사람 참 메마르긴.

잠시 고민해봐도 다른 방법이 떠오르질 않았다. 기말고사를 무사히 치르려면 완드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였고, 그 완드를 만들어줄 수 있는 건 여기 살로메뿐이었다.

어떤 방법을 써서라도 설득해야 했다. 그래.


미래를 팔아서라도.


“거기. 토파즈 갈아 넣은 완드.”

“······.”


턱짓으로 살로메의 작업대 옆에 놓여있는 완드 하나를 가리켰다. 내게 등 돌리고 있던 살로메는 애써 내 말을 무시하려는 듯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었다.

미안한데 나는 저 완드가 뭔지 알고 있거든. 네가 개량을 거듭해 미래에 완성하게 될 완드고 이 게임에서 가장 강력한 완드 중의 하나가 되겠지만.


나지막한 코웃음과 함께 내가 입을 열었다.


“완성도가 좀 떨어지는 거 아니냐?”


거 완드 그렇게 만드는 거 아닌데.


그 한마디에 살로메는 바로 반응했다. 참을 수 없다는 듯 고개를 홱, 돌리며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날 바라봤다.


“······지금 뭐라고 했습니까?”


목소리를 낮게 까는 그를 보고 있자니 미소가 절로 지어졌다.

천재니 뭐니 해도 그래봐야 애는 애구만.


작가의말

백윤 님, 반짝바람 님, 50일간의똚 님까지 무려 세 분이나 후원을 보내주셨습니다 ! 너무 기쁜 마음에 토요일 아침부터 동남서북으로 절을 올렸습니다. 그러나 자만하지 않고 늘 겸손한 마음으로 쓰겠습니다.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4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아카데미 고인물이 업적을 다 먹음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30 낙제생이 힘을 숨김 1 +5 24.06.04 1,848 65 12쪽
29 엑스트라 스토리 4 +7 24.06.03 1,871 83 12쪽
28 엑스트라 스토리 3 +8 24.06.02 1,887 79 12쪽
27 엑스트라 스토리 2 +2 24.06.01 1,911 78 14쪽
26 엑스트라 스토리 1 +4 24.05.31 1,954 82 13쪽
25 반데가르의 피리스 4 +6 24.05.30 2,008 79 15쪽
24 반데가르의 피리스 3 +3 24.05.29 2,041 84 14쪽
23 반데가르의 피리스 2 +10 24.05.28 2,132 81 14쪽
22 반데가르의 피리스 1 +6 24.05.27 2,179 85 13쪽
21 기말고사의 에이스 4 +3 24.05.26 2,279 92 13쪽
» 기말고사의 에이스 3 +4 24.05.25 2,336 91 13쪽
19 기말고사의 에이스 2 +6 24.05.24 2,381 88 12쪽
18 기말고사의 에이스 1 +5 24.05.23 2,461 87 13쪽
17 라우레아의 밤 5 +5 24.05.22 2,475 97 13쪽
16 라우레아의 밤 4 +1 24.05.21 2,603 92 14쪽
15 라우레아의 밤 3 +3 24.05.20 2,560 100 12쪽
14 라우레아의 밤 2 +2 24.05.19 2,665 93 12쪽
13 라우레아의 밤 1 +2 24.05.18 2,777 101 13쪽
12 호수가 그래봐야 6 +6 24.05.17 2,775 100 13쪽
11 호수가 그래봐야 5 +1 24.05.16 2,776 95 13쪽
10 호수가 그래봐야 4 +4 24.05.15 2,841 102 14쪽
9 호수가 그래봐야 3 +4 24.05.14 2,916 97 12쪽
8 호수가 그래봐야 2 +5 24.05.13 2,955 115 13쪽
7 호수가 그래봐야 1 +1 24.05.12 3,054 105 13쪽
6 스토리, 그 전 5 +3 24.05.11 3,154 110 13쪽
5 스토리, 그 전 4 +4 24.05.10 3,287 111 13쪽
4 스토리, 그 전 3 +4 24.05.09 3,445 114 14쪽
3 스토리, 그 전 2 +6 24.05.08 3,624 120 13쪽
2 스토리, 그 전 1 +8 24.05.08 3,978 130 12쪽
1 그냥 죽는 엑스트라 +10 24.05.08 5,453 133 16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