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무곰곰 님의 서재입니다.

아카데미 고인물이 업적을 다 먹음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게임

공모전참가작 새글

무곰곰 아카데미 작가
작품등록일 :
2024.05.08 11:52
최근연재일 :
2024.07.02 22:00
연재수 :
55 회
조회수 :
111,073
추천수 :
4,343
글자수 :
326,557

작성
24.05.10 18:00
조회
3,288
추천
111
글자
13쪽

스토리, 그 전 4

DUMMY

“요 최근 도련님······, 조금 달라지신 것 같지 않아?”


먼지떨이를 들고 방을 청소하던 시종 한 명이 문득 입을 열었다. 어차피 청소만 하기에도 심심하겠다, 마침 침대를 정돈하던 또 다른 시종 한 명이 옳다구나 화제를 받았다.


“맞아. 저번에는 지나치다가 나한테 인사도 해주셨다니까.”

“깨우지도 않았는데 이미 옷도 다 입고 계시고.”

“시종들한테 꼬박꼬박 존대도 해주시고.”


주거니 받거니 말을 나누던 두 시종이 눈을 마주쳤다. 둘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미리 맞춘 듯 말했다.


“그 브리오트 도련님이!”


그때였다. 방문을 벌컥 열고 사람 한 명이 더 들어왔다.

두 시종은 잽싸게 다시 청소하는 척했지만, 숙련된 시종인 레일리아의 눈을 속일 수는 없었다.


“야니. 그레이. 모시는 주인님의 험담을 나누는 것은 시종으로서 좋은 모습이 아닙니다.”

“레, 레일리아 시종장님.”


건조한 목소리로 이름이 불린 두 시종, 야니 몰로브와 그레이 시니아는 진땀을 빼며 고개를 숙였다.

브리오트 자작가로부터 아즈일을 보필하기 위해 아카데미에 파견된 시종은 이 셋이었다. 자작가의 신분으로는 그래도 부족함 없는 숫자였지만 다른 귀족가는 서른이 넘는 시종을 거느리고 있기도 했으니, 귀족 전체로 보자면 작은 규모인 건 맞았다.


그런 세 시종 중에서도 시종장을 맡게 된 이, 레일리아 논 모라티는 뺀질대는 두 사람을 보고 작게 한숨을 쉬었다. 이 둘은 시종으로서의 실력은 괜찮았지만 마음가짐이 너무 가벼웠다.

지금도 그랬다. 잠시 풀 죽은 척하던 야니가 금세 레일리아에게 다가와 눈을 빛내며 물은 것이다.


“그치만 시종장님도 그렇게 생각하시죠? 그렇죠?”

“무엇이 말입니까.”

“브리오트 도련님 말이에요! 혹시 뭔가 잘못 드신 게 아닐까요? 사람이 착해지는 금단의 약물이라든가!”

“도련님이 바뀌셨든 아니든 우리가 모셔야 할 주인님이심에는 달라지는 게 없습니다. 심신을 단정히 하고 해야 할 일을 하세요.”

“에에이.”


레일리아가 맞장구쳐주지 않자 야니는 입을 비죽 내밀고 터덜터덜 제자리에 돌아갔다.

원래라면 그런 시종의 모습을 야단쳐야 했을 레일리아였지만, 오늘만큼은 쉽게 입술이 떨어지지 않았다. 마음 한구석에서는 두 사람의 말에 공감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전파사항이 있습니다.”


허나 모범이 되어야 할 시종장으로서 그런 시덥잖은 잡담에 어울려줄 수는 없는 법.

대신 그녀는 이곳에 온 이유를 입에 담았다.


“내일부터는 브리오트 도련님의 기상 시간이 1시간 앞당겨집니다. 미리 숙지해서 착오 없도록 하세요.”

“네?”

“그건 왜죠?”


가만 듣던 두 시종이 눈을 크게 뜨고 레일리아를 쳐다봤다.

민감한 문제일 수밖에 없기는 했다. 모시는 주인의 기상 시간이 1시간 앞당겨진다는 건, 당연히 시종들의 기상 시간 또한 그만큼 빨라져야 한다는 소리였으니까.


일하는 시간이 늘어난다는 건 누구에게나 싫은 일일 것이다. 이건 사람의 행복과 직결되어있는 부분이었다.

아무리 주인과 시종 사이라 해도 이유도 알려주지 않은 채 막무가내로 시키면 불만이 쌓이기 마련이었지만.

거기서 레일리아가 말을 이었다.


“대신, 도련님의 일과가 끝나면 푹 쉬어도 좋다고 하십니다.”

“······.”


침묵이 방 안에 맴돌았다. 두 시종은 방금 자신이 들은 말이 사실인지 곱씹는 중이었다.

멍하니 레일리아를 쳐다보던 그레이가 운을 뗐다.


“그 말은······.”

“네 시에 환복하고 자유시간을 갖도록 하세요. 호출하는 일 없도록 하겠다고 도련님께서 당부하셨습니다.”

“······!”


파격적인 행사 앞에 두 시종의 입이 떡 벌어졌다. 주인을 모셔야 하는 시종에게, 그것도 세 사람뿐이라 돌아가며 일할 수도 없는 소규모 시종들에게 자유시간이니 휴식이니 하는 건 사치스러운 소리에 불과했다.

주인이 일어나기 1시간 전부터 주인이 잠든 1시간 후까지. 그게 시종들의 일반적인 일과였다. 그 사이에는 일이 있든 없든 항상 대기 상태였다.


그런데 네 시 후엔 푹 쉬라니. 무려 옷까지 갈아입고서!


“전파사항은 이상입니다.”


말을 마친 레일리아는 단정한 몸놀림으로 방을 나섰다.

달칵, 방문이 닫히자 야니와 그레이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서로를 쳐다봤다.


네 시 퇴근.

그 후 자유.


그런 말들이 두 사람의 머릿속을 빙빙 돈 끝에 나온 결론은 이런 것이었다.


“······브리오트 도련님은 천사야.”


그 후 아즈일은 네 천사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시종들에게 한동안 성 브리오트로 불리게 되었으나, 그 사실을 아즈일이 알게 되는 일은 없었다.


* * *


“그렇게까지 해주실 필요는 없으셨습니다.”


기숙사 방의 책상 서랍을 열어 안쪽을 살피던 도중이었다. 옆에서 레일리아가 그렇게 한마디 툭 던지길래 무슨 이야긴가 하고 잠시 고민하다가 깨달았다.


“아, 네 시 퇴근 말이에요?”

“호의를 당연하게 받아들이게 되면 기강이 해이해질 겁니다.”

“에이, 아닐 거예요.”


이 사람은 이런 데에서 은근 꽉 막혀있다니까. 내가 직장인이어 봐서 아는데 잘해주면 잘해줄수록 회사에 충성한다. 이거 진짜야.


“레일리아도 나중엔 그냥 같이 쉬세요. 하교해서 씻고 옷 갈아입고 그런 거 혼자서도 할 줄 아니까요.”

“시종이 되어서 그럴 수는 없습니다.”


그렇게 권해봤지만 레일리아만큼은 완강하게 거절했다. 원래는 점심시간만 지나면 그냥 다 퇴근시키려 했는데 레일리아의 저런 태도 때문에 그것까지는 차마 말할 수 없었다.

뭐 자기가 싫다는데 내가 억지로 휴식시킬 수도 없는 노릇이지. 이 사람도 점차 익숙해질 거란 생각에 나도 피식 웃고 말았다.


책상 서랍 안에는 트로피 모양 배지들이 모여 있었다. 황동 여러 개와 함께 벌써 은 트로피도 세 개가 된 그것들을 손끝으로 훑은 후 서랍을 닫았다.

그래서, 느닷없이 왜 1시간이나 일찍 일어났느냐.

수련을 하기 위해서였다.


“그럼 갈까요?”


교복 대신 움직이기 편한 복장을 입고서 아카데미 근처 공터로 향했다.

업적 <지식의 행방>과 <용기의 출처>에 이어 어제는 기세를 몰아 4대 천사 업적을 하나 더 클리어했다. 이로써 4개 중 3개를 클리어한 셈이었다.


───


[업적]


<지혜의 결과>

- 세상의 모든 기술을 한 번만 보면 익혔다는 위대한 창사 레미엘. 그런 그녀의 창끝이 무뎌진 건 언제부터였을까.

- 성 레미엘이 남긴 흔적을 확인하기.

- 보상 : 칭호 <미련할 수 없는 자> (은).


───


적의 공격이 붉은 궤적으로 전부 보인다는 능력을 가진 <무너질 수 없는 자>. 그 칭호는 분명 좋기는 하지만 단점이 없진 않았다. 그것만으로는 강해질 수 없다는 점이었다.

다른 4대 천사 업적의 보상인 <잊을 수 없는 자>와 마찬가지였다. 모든 걸 기억할 수 있다고 해도 한 번이라도 공부해두지 않으면 모르듯이, 이 칭호 또한 따지자면 편의성 칭호에 가까웠다. 전투에 도움은 주지만 내가 약하면 도루묵인 것이다.


그걸 보완해주는 게 바로 이번에 얻은 칭호, <미련할 수 없는 자>였다.

말하자면 <무너질 수 없는 자>와 정반대의 능력이었다. 전투에 직접적인 도움을 주진 않지만 나를 강해지게 만드는 칭호.


그러면 어떻게 강해지느냐.

전투 스킬을 쉽게 배울 수 있게 된다.


“후······.”


그리하여 이렇게 아침에 나오게 되었다. 방 한 켠에서 먼지만 쌓이던 수련용 목검을 꺼내와서는 호흡을 골랐다.

수련은 단순했다.


“흐읍!”


냅다 휘둘렀다. 그게 끝이다.

게임에선 그것만으로도 충분했거든.


───


[칭호]


<미련할 수 없는 자>

- 천재라는 말이 있다면 그건 분명 성 레미엘을 위한 말이었을 겁니다. 창을 주로 다뤘다지만 엄밀히 말해 다루지 못하는 무기가 없을 만큼 재능으로 흘러넘치던 그녀. 그런 그녀조차도 끝내 창을 떨어뜨려야만 했습니다.

- 그녀의 흔적을 발견하고 재능을 물려받았습니다. 당신에게 알 수 없는 기운이 도사립니다.

- 세상의 모든 기술이 당신에겐 너무나도 쉬워집니다.


───


이 칭호를 얻고 나면 그냥 숨만 쉬어도 전투 스킬들을 얻을 수 있었다. 검을 들면 검술이 생기고 창을 들면 창술이 생기고 뭐 그런 식이다.

물론 그렇다고 그 스킬들이 빠르게 성장하는 건 아니고, 그냥 얻을 수만 있다 정도.


나한테 있어선 그게 어디야 싶지. 그러니 발 빠르게 칭호 따고 이곳에 나왔던 건데.


“후욱, 후욱······!”


한 백 번, 온 힘을 다해 휘둘러 봤으나 바뀌는 건 없었다.

시스템 메시지도 뭣도 들려오지 않았다.


“후우욱!”


그냥 팔만 떨어지게 아팠다.


“······하아.”


한숨을 푹 내쉬면서는 소매로 땀을 닦았다. 이게 아닌가? 게임 주인공은 쉽게도 검술 익히던데.

마음 같지 않아서 조금은 답답함을 느끼고 있었다. 이걸 어쩐다. 검술 전공 교수라도 찾아가서 뭐라도 가르쳐달라고 부탁해야 하나.


“브리오트 도련님.”


그런 생각을 하고 있던 차였다. 먼발치에서 바라보던 레일리아가 어느새 다가와서는 물을 내밀어주었다.

고맙게 받아들어 마시고 있으려니 묘한 시선이 느껴졌다. 레일리아가 나를 빤히 쳐다보고 있던 것이다.


“왜 그러세요?”


함께 밤길을 거닐던 날. 그때 희미한 미소를 보여준 후 이 캐릭터는 원래 모습으로 고스란히 돌아갔다. 좀처럼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수가 없던 것이다.

나한테 <독심술> 같은 스킬이라도 있었으면 좀 편했을 텐데. 뭐가 됐든 알 수 없었으니 가만히 시선을 받고 있던 때였다.


“수련은······, 이게 전부십니까?”

“그, 그건 갑자기 왜요.”


사레가 걸릴 뻔한 물을 억지로 집어삼키고 레일리아를 쳐다봤다.

솔직히 인정하자. 쪽팔렸다.

아니 나 한평생 공부만 하고 컴퓨터만 만졌어. 갑자기 칼 들어보려고 해도 뭐 해봤어야 알지.

하다 못해 그냥 아즈일 이놈의 새끼가 뭐 아무거나 검술 하나만 알고 있었으면. 그러면 그냥 그거나 수련했으면 될 거 아냐, 나 참 진짜. 아카데미 2년 다닐 동안 놀고먹기나 하고.


그렇게 괜한 탓을 하며 시선을 피하는 동안에도 레일리아는 날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다.


“아뇨, 그게.”

“······?”


헌데 레일리아는 내 상상과 조금 다른 반응을 보였다. 날 놀리거나 비웃는 것과는 좀 거리가 먼, 그러니까.


“······그 수련을 계속하실 겁니까?”


어디까지나 진지하게 내 눈을 보고 묻고 있었다.


거기서는 어떻게 대답해야 할까 하다가, 잘 모르겠어서 그냥 멋쩍게 웃어나 보였다. 이런 거 숨기고 둘러대고 하는 건 성미에 맞지 않았다.


“더 좋은 방법이 있으면 좋겠는데요······. 이제 와서 시작하려니 뭘 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하하.”

“······.”

“하하, 하······. 음.”


말하다 보니 머쓱해져서 그냥 목검이나 다시 들었다. 방법은 나중에 찾고 일단 한 시간은 채워야겠다 싶었다.

검술 전공 교수 중에 쓸만한 인간이 있던가. 다 정신 나간 놈들뿐 아니던가. 그런 생각 속에서 다시 자세를 잡으려는데.


“도련님.”


그때 레일리아가 내게 빈 손을 내밀었다.


“······?”


그 뜻을 알지 못해 가만 보고 있었다. 잠시 기다리던 그녀는 아예 손을 뻗어서는 부드러운 손길로 내게서 목검을 가져갔다.


그리고, 레일리아는 발 너비를 벌렸다.

양손으로 목검을 쥐고 텅 빈 정면을 바라봤다.


“······.”


그러고 보면 나는 이 캐릭터를 몰랐다. 게임 주인공이나 메인 캐릭터들처럼 늘 보던 애들은 설정을 줄줄 외울 수도 있었지만, 이렇게 게임에 등장한 적도 없는 인물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아는 게 없었다.

크게 관심 가져본 적도 없는 것 같았다. 일단 내가 살아남는 게 우선이었으니까. 다른 캐릭터에게 신경 쓸 시간에 당장 앞일부터 고민해야 했으니까.


하지만.


“한낱 시종의 과도한 참견을 용서하시길.”


그녀는 천천히 목검을 들었다.


숨을 가두고, 근육을 긴장시키고.


일검.

베어 내렸다.


“······!”


잠시 목검이 흐릿하게 보인 것 같았다.

바람을 가르며 경쾌하게. 자신의 길을 아는 검은 그저 올곧은 궤도로 순식간에 떨어져 내릴 뿐.


아름다운 궤적이었다. 내 첫 감상은 그러했고.


그 다음은 놀라운 일의 연속이었다.

그저 시종에 불과하다고 생각한 레일리아가 검을 휘두를 줄 안다는 것. 놀라웠다. 그 검술 실력이 척 봐도 예사롭지 않다는 것. 그 또한 놀라운 일이지.

하지만 다른 무엇보다도 깜짝 놀란 건.


[묘리가 실린 궤적을 목격했습니다.]

[스킬 <산화비천검>을 획득합니다!]


그런 시스템 메시지가 들려왔기 때문이었다.


작가의말

50일간의똚 님 후원 감사합니다! 소중한 후원금, 좋은 글로 보답해드릴 수 있도록 힘내보겠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4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아카데미 고인물이 업적을 다 먹음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30 낙제생이 힘을 숨김 1 +5 24.06.04 1,849 65 12쪽
29 엑스트라 스토리 4 +7 24.06.03 1,872 83 12쪽
28 엑스트라 스토리 3 +8 24.06.02 1,888 79 12쪽
27 엑스트라 스토리 2 +2 24.06.01 1,912 78 14쪽
26 엑스트라 스토리 1 +4 24.05.31 1,954 82 13쪽
25 반데가르의 피리스 4 +6 24.05.30 2,008 79 15쪽
24 반데가르의 피리스 3 +3 24.05.29 2,041 84 14쪽
23 반데가르의 피리스 2 +10 24.05.28 2,134 81 14쪽
22 반데가르의 피리스 1 +6 24.05.27 2,179 85 13쪽
21 기말고사의 에이스 4 +3 24.05.26 2,280 92 13쪽
20 기말고사의 에이스 3 +4 24.05.25 2,339 91 13쪽
19 기말고사의 에이스 2 +6 24.05.24 2,384 88 12쪽
18 기말고사의 에이스 1 +5 24.05.23 2,461 87 13쪽
17 라우레아의 밤 5 +5 24.05.22 2,475 97 13쪽
16 라우레아의 밤 4 +1 24.05.21 2,603 92 14쪽
15 라우레아의 밤 3 +3 24.05.20 2,561 100 12쪽
14 라우레아의 밤 2 +2 24.05.19 2,666 93 12쪽
13 라우레아의 밤 1 +2 24.05.18 2,778 101 13쪽
12 호수가 그래봐야 6 +6 24.05.17 2,775 100 13쪽
11 호수가 그래봐야 5 +1 24.05.16 2,776 95 13쪽
10 호수가 그래봐야 4 +4 24.05.15 2,841 102 14쪽
9 호수가 그래봐야 3 +4 24.05.14 2,916 97 12쪽
8 호수가 그래봐야 2 +5 24.05.13 2,955 115 13쪽
7 호수가 그래봐야 1 +1 24.05.12 3,054 105 13쪽
6 스토리, 그 전 5 +3 24.05.11 3,156 110 13쪽
» 스토리, 그 전 4 +4 24.05.10 3,289 111 13쪽
4 스토리, 그 전 3 +4 24.05.09 3,447 114 14쪽
3 스토리, 그 전 2 +6 24.05.08 3,625 120 13쪽
2 스토리, 그 전 1 +8 24.05.08 3,978 130 12쪽
1 그냥 죽는 엑스트라 +10 24.05.08 5,453 133 16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