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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부 님의 서재입니다.

취업무림(就業武林)

무료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현대판타지

촌부
작품등록일 :
2016.01.29 12:11
최근연재일 :
2016.03.20 15:58
연재수 :
5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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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4,434
추천수 :
28,471
글자수 :
281,137

작성
16.03.04 15:35
조회
9,8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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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5
글자
9쪽

<제13장> 욕망의 시대 (4)

DUMMY

장현민은 힘없는 손길로 어깨를 어루만졌다.

얼핏 보면 피륙의 상처에 불과한 것으로 보이나, 상대의 검기가 남긴 잔흔은 결코 작지 않았다. 상처의 벌어진 틈 사이로 선홍색이 아닌, 검붉은 색의 살점이 보였다.

사실, 냉정히 따지고 보면 이매탈의 검기를 피한 것 자체가 기적이라 할 수 있었다. 주화입마로 인한 성취가 없었더라면 그렇게 짧은 순간에 운리미풍보를 펼치지 못했으리라.

장현민은 어깨에서 손을 떼고는 비틀대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잠깐의 시간동안 신체가 어느 정도 회복되었던 것이다.


“20억… 아니, 30억이라고 했었지?”


사지가 부러진 채로 꿈틀대는 이매탈에게로 다가간 장현민이 그의 가면을 벗겼다.

이매탈의 인상은 평범했다. 깡말랐다는 점, 눈이 조금 작다는 점을 제외하면 길거리에서 흔히 보이는 중년의 회사원 같은 얼굴이다.


“내 놔, 30억. 입금해.”

“허! 위선도 이런 위선이 없군. 크으윽… 더러운 돈 따위는 만지지 않겠다는 듯이 굴더니, 왜, 이제 와서 욕심이라도 생기는가?”

“도군 사질이었다면 그 돈, 안 받았겠지…….”


장현민이 가면을 바닥에 버리며 말했다.

군자는 남을 속여 이득을 취하지 않으며, 굶어 죽을지언정 삿된 돈은 탐하지 않는다. 정파 무림인들이 가난하게 사는 것은 말 그대로 그들이 정파이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스승님이었다면 받았을 거야.”


그러나 스승님은 군자라기보다는 마음이 가는 길을 자유롭게 좇는 자유인에 가까웠다. 스승님이었다면 틀림없이 돈은 돈대로 받고 정작 일은 하고픈 대로 했을 터였다.

그렇다면, 그 제자인 자신이 그렇게 못할 이유가 어디 있겠는가?


‘나도 마음대로 해 버릴 테다.’


장현민이 문득 옅은 미소를 지었다.

제갈경이 장현민의 생각을 알았다면 통탄을 금치 못했을 터였다. 정파가 되기를 그토록 바랐는데, 누가 천괴의 제자 아니랄까봐 장현민은 정사지간의 고수가 되어가고 있었던 것이다.


“어쨌든 돈 줘. 30억 말고 더 줘.”

“큭큭, 강호에 작은 천괴가 나타났구나, 작은 천괴가 나타났어!”


장현민에게서 한재선의 모습을 본 중년 사내가 웃음을 터뜨렸다.


“하지만 학생, 지금 달라고 해봐야 무용한 일이야. 처음에 받았다면 모를까, 지금 상황에 내가 입금을 해 줄 것 같나?”

“시끄럽고 돈 줘. 사자림이랑 고속도로에서 다친 사람들에게 입금해줄 거야.”


장현민은 문득 벙어리장갑을 낀 여자아이를 떠올렸다.

실소를 짓고 있던 장현민의 표정이 차갑게 변해갔다.


“농담이 과하군. 게다가 아무래도 치료비를 받아야 되는 건 내 쪽인 것 같은데. 큭큭.”


중년 사내가 웃는 것을 본 장현민이 이를 악물었다.

폭탄을 터뜨려 사람들을 죽이고 고속도로에서 총을 난사하던 자들이다. 가족을 가지고 끔찍한 협박을 일삼던 자들이다. 엄마에게 암세포를 주입하겠다는 협박을 떠올리니 피가 거꾸로 솟는 기분이 들었다.

기이하게 바뀐 장현민의 흉성이 또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장현민은 중년 사내의 종아리를 꾹 밟았다.


“욕망을 좇아서 외면하라고? 삶을 방해받으면 너도 무릎 꿇게 될 거라고?”

“큭! 크으윽!”

“난 외면하지 않아. 아니, 이젠 먼저 나서서 막을 거야.”


장현민이 차가운 어조로 중얼거렸다.


“입금해. 그리고 너네 본부도 어디 있는지 말해.”

“끄으으. 아프긴 한데… 끄읍! 고문은 영 어설프군. 크으윽! 싸울 때는 야차 같더니 지금은 강호초출 티가 나. 우습구나, 우스워.”

"시끄러워. 묻는 말에 대답이나 해. 너네 본부 어디 있어?”

"이런 어설픈 놈이 우리를 막겠다고? 큭큭, 사자림이 어떻게 됐는지 기억 나? 같은 일이 또 벌어지면 그 알량한 무공으로 막을 수 있겠나? 자네 어머니와 여동생은… 끄으읍!”


중년 사내가 격렬하게 몸부림치며 신음을 토해냈다. 압력을 이기지 못한 종아리 살이 터져나간 탓이었다. 동시에 혀로 이를 쓸어 만지기도 했는데, 이는 숨겨둔 독단을 찾기 위함이었다. 배화교에서는 무림맹이나 국정원에 체포될 경우를 대비해 자결용 독단을 항상 어금니에 숨기고 다니라는 명령을 내린 바 있다.

중년 사내의 표정이 순식간에 어두워졌다.


‘젠장…….’


어금니에 숨겨두었던 독단이 없다.

알고 보면 중년 사내는 장현민의 일장에 당했을 때 피와 함께 독단을 토해냈던 것이다.


“막을 수 있어.”


힘이 없었다면 중년 사내의 말처럼 굴복했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자신에게는 선문의 무공이 있다.

핵을 맞아도 죽지 않는, 천하제일인의 무공이.

장현민이 차가운 어조로 읊조렸다.


“아니, 반드시 막는다.”


장현민의 표정이 단호하게 변해갔다.

이전까지는 휘말리기만 한 입장이었다면 이제는 본격적으로 마교와 대적하기로 뜻을 세운 셈.

어쩌면 마교는 가장 큰 적을 만들어버린 것일지도 모른다.


“어쨌든 돈 줘. 그리고 너네 본부 어디 있어? 너… 으음.”


장현민이 말을 하다 말고 신음을 토해내었다.

헬스클럽 밖에서 인기척이 느껴진 탓이었다.

장현민은 허리를 굽혀 근처에 떨어져 있던 정글도를 쥐어들었다.


‘누구지?’


장현민이 차가운 얼굴로 문가를 바라보았다. 2층의 헬스클럽으로 올라오는 속도가 쾌속한 것이 경공을 펼치는 것이 분명했다. 범인이 아니라 무림인이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마침내 정체 모를 인물이 헬스클럽 안으로 들어왔다.

쐐애액!


“엇?”


장현민이 정글도를 날리자 새로 들어온 인물이 재빨리 고개를 숙였다. 간발의 차로 정글도가 그의 머리카락을 스치고 지나갔다.

새로 들어온 인물이 다급히 목청을 돋워 외쳤다.


“학생! 나야! 나! 서일중!”


새로 들어온 인물은 바로 서일중이었다. 그는 장현민의 호위팀과 연락이 끊기자마자 곧바로 헬스클럽으로 달려왔던 것이다.

지금쯤 무림맹 쪽에서도 허겁지겁 헬스클럽으로 달려오고 있을 터였다.

동시에 창 밖에서 사이렌 울리는 소리가 났다.

때는 늦었지만, 뒤늦게나마 경찰이 온 모양이었다.


“아… 국정원 아저씨.”


장현민이 안도한 듯 어깨를 늘어트렸다.

서일중이 믿을 수 없다는 듯 주위를 둘러보았다.

헬스클럽은 그야말로 개판이었다. 운동 기구들은 온통 뒤집어져 있고, 바닥에는 권총이 떨어져 있었다. 진각을 밟았는지 바닥의 여기저기가 움푹 패어 있으며, 누가 작정하고 부딪히기라도 한 건지 벽면 역시 움푹 패여 갈라져 있다.

무엇보다, 여섯 명의 사람들이 사지가 기이한 방향으로 꺾인 채 널브러져 있다.


“도대체 이게 어떻게 된… 마교도?”


믿을 수 없다는 듯 주위를 둘러보던 서일중이 장현민의 옆에 떨어진 이매탈을 발견하고는 다급한 어조로 외쳤다.


“학생! 어금니부터 확인해! 그 놈들, 자살한다!”


크게 놀란 서일중이 보법을 펼쳐 장현민에게로 달려왔다.


“엇?!”


깜짝 놀란 장현민이 다시 한 번 유운각을 펼쳐 중년 사내의 얼굴을 후려쳤다.

중년 사내의 이빨이 우수수 밖으로 튕겨져 나갔다.


“끄으읍!”


중년 사내가 비명을 토해내는 동안, 서일중이 장현민의 옆에 당도했다. 서일중은 얼른 중년 사내의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아서 그의 이빨부터 확인했다.

다행히 독단은 없었다.


“드디어 꼬리를 잡았군. 드디어.”


서일중의 얼굴에 희열 어린 미소가 떠올랐다. 지난 몇 개월간 요원들을 총 동원했음에도 찾지 못했던 마교의 흔적이 예상치 못한 곳에서 드러났다. 더군다나 산채로 포획하기까지 했으니 큰 성과를 거둔 셈이다.


“잘 했어, 학생! 훌륭해!”


서일중은 만족스러운 얼굴로 자리에서 일어나며 주위를 한 번 더 훑어보았다.

새삼스레 주변의 풍경이 살풍경하게 느껴진다.


“잘 하긴 했는데… 와, 이건 완전히 개판인데? 학생. 이거 다 학생이 한 거야?”

“네. 갑자기 와서 엄마와 여동생을 죽이겠다고 협박하길래 일단 제압했어요.”


장현민이 다시 중년 사내의 종아리를 꾹꾹 밟으며 대답했다.

서일중이 당혹스러운 얼굴로 되물었다.


“일단 제압했다고……?”


이게 무슨 제압이야.

팔 다리를 다 부러트려놨잖아.

하고 싶은 말이 여러 개 있었지만, 서일중은 그것을 입 밖으로 꺼내지 않았다. 그 역시 장현민에게서 천괴의 모습을 보았던 것이다. ‘일단 제압했어요’ 라는 순진한 말투에서 ‘시비를 걸길래 몇 대 두들겨 줬다’ 라고 말하는 천괴의 모습이 연상되었다.

심지어, 장현민은 천괴의 가장 끔찍한 모습마저 닮아 있었다.


“야, 돈 줘. 돈 달라고.”


장현민이 중년 사내의 종아리를 짓밟으며 중얼거렸다.


작가의말

사부의 부(父)는 말 그대로 아버지를 뜻하죠.

그리고 자식은 아버지를 닮...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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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 <제17장> 가면의 시대 (2) +124 16.03.19 7,432 366 14쪽
50 <제17장> 가면의 시대 (1) +143 16.03.18 7,074 383 13쪽
49 <제16장> 존재 의의 (4) +113 16.03.17 7,185 375 9쪽
48 <제16장> 존재 의의 (3) +187 16.03.16 7,877 447 15쪽
47 <제16장> 존재 의의 (2) +114 16.03.15 7,761 382 12쪽
46 <제16장> 존재 의의 (1) +133 16.03.13 8,438 406 12쪽
45 <제15장> 괴협 (3) +165 16.03.12 8,396 403 9쪽
44 <제15장> 괴협 (2) +150 16.03.11 8,279 402 16쪽
43 <제15장> 괴협 (1) +124 16.03.10 8,872 421 16쪽
42 <제14장> 무인에게 나이는 중요한 것이 아니다 (4) +108 16.03.09 8,592 417 11쪽
41 <제14장> 무인에게 나이는 중요한 것이 아니다 (3) +119 16.03.08 9,168 453 11쪽
40 <제14장> 무인에게 나이는 중요한 것이 아니다 (2) +123 16.03.07 9,955 475 8쪽
39 <제14장> 무인에게 나이는 중요한 것이 아니다 (1) +133 16.03.05 9,956 490 13쪽
» <제13장> 욕망의 시대 (4) +213 16.03.04 9,892 545 9쪽
37 <제13장> 욕망의 시대 (3) +217 16.03.03 10,179 535 15쪽
36 <제13장> 욕망의 시대 (2) +165 16.03.02 10,425 498 13쪽
35 <제13장> 욕망의 시대 (1) +159 16.03.01 10,619 479 12쪽
34 <제12장> 기연(奇緣) (4) +133 16.02.29 11,055 492 9쪽
33 <제12장> 기연(奇緣) (3) +175 16.02.28 10,880 501 15쪽
32 <제12장> 기연(奇緣) (2) +209 16.02.27 11,440 498 12쪽
31 <제12장> 기연(奇緣) (1) +143 16.02.25 11,208 490 9쪽
30 <제11장> 회복(回復) (4) +115 16.02.24 11,584 484 7쪽
29 <제11장> 회복(回復) (3) +188 16.02.23 11,301 578 8쪽
28 <제11장> 회복(回復) (2) +125 16.02.22 11,250 545 11쪽
27 <제11장> 회복(回復) (1) +125 16.02.21 11,911 549 13쪽
26 <제10장> 소천괴(小天怪) (2) +135 16.02.20 12,327 499 11쪽
25 <제10장> 소천괴(小天怪) (1) +109 16.02.19 12,147 517 12쪽
24 <제9장> 검을 뽑기 전에…… (2) +117 16.02.18 12,199 561 12쪽
23 <제9장> 검을 뽑기 전에…… (1) +139 16.02.17 12,652 561 14쪽
22 <제8장> 화약고(火藥庫) (3) +107 16.02.16 12,791 562 17쪽
21 <제8장> 화약고(火藥庫) (2) +102 16.02.15 12,600 571 14쪽
20 <제8장> 화약고(火藥庫) (1) +85 16.02.14 13,026 603 16쪽
19 <제7장> 사자림(獅子林) (3) +89 16.02.13 13,359 585 13쪽
18 <제7장> 사자림(獅子林) (2) +132 16.02.12 13,604 655 14쪽
17 <제7장> 사자림(獅子林) (1) +123 16.02.11 13,982 579 16쪽
16 <제6장> 회자정리(會者定離) (2) +77 16.02.10 13,737 593 10쪽
15 <제6장> 회자정리(會者定離) (1) +81 16.02.09 13,894 626 15쪽
14 <제5장> 21세기 수련법 (3) +117 16.02.08 13,864 616 18쪽
13 <제5장> 21세기 수련법 (2) +47 16.02.07 14,015 607 9쪽
12 <제5장> 21세기 수련법 (1) +38 16.02.07 14,544 551 10쪽
11 <제4장> 배사지례(拜師之禮) (2) +58 16.02.06 14,335 578 7쪽
10 <제4장> 배사지례(拜師之禮) (1) +63 16.02.05 14,931 608 15쪽
9 <제3장> 중년(中年) 호구 (2) +57 16.02.04 15,154 614 14쪽
8 <제3장> 중년(中年) 호구 (1) +63 16.02.03 15,877 620 10쪽
7 <제2장> 노인(老人) 한재선(韓再善) (3) +108 16.02.02 16,612 670 11쪽
6 <제2장> 노인(老人) 한재선(韓再善) (2) +89 16.02.01 17,420 719 11쪽
5 <제2장> 노인(老人) 한재선(韓再善) (1) +72 16.01.31 18,913 717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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