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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삼일생 님의 서재입니다.

왕씨세가 초대가주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구삼일생
작품등록일 :
2022.05.25 17:28
최근연재일 :
2022.07.08 11:00
연재수 :
4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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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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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1
글자수 :
240,503

작성
22.06.04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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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016 - 자네의 아들은 훌륭히 자랐네

DUMMY

요녕성 심양. 모용세가의 집무실.

왕운이 심양을 떠나고 며칠 후, 무림맹 회의 때문에 자리를 비웠던 모용세가의 가주 모용천이 세가로 복귀했다.

자신이 자리를 비운 사이에 심양에서 벌어진 모든 일을 전해 들은 모용천이 자신의 동생, 모용명을 안타까운 눈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이보게 아우······, 어쩌자고 그런 짓을 저질렀는가. 자네답지 않았네.”

“송구합니다, 형님. 상이마저 그자에게 패배하면 어쩌나 싶어서 그만······.”

“뭔가······ 수작을 부린 것이 정말 아니었는가? 그자가 갑자기 기습을 했다던가······.”


모용천의 물음에 모용명이 차마 자신의 형을 볼 면목이 없었는지 고개를 푹 숙인 채 말했다.


“······기습은 오히려 제가 했습니다.”


모용천이 깊은 한숨을 내쉬더니 자신의 딸, 모용금에게 말했다.


“금이 네가 그래도 마지막에 현명하게 잘 대처해 주었구나. 네 숙부마저 상대가 안 됐던 자라면 상이가 맞붙어서도 결과는 뻔했겠지.”

“아닙니다, 아버님. 그자를 아버님이 오시기 전까지 어떻게든 잡아 놨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습니다. 용서하십시오.”

“그 상황에서 네가 무엇을 할 수 있었겠느냐. 신경 쓰지 마라.”


모용천이 주위를 둘러보며 물었다.


“그자의 이름이 뭐였는지 기억하느냐?”


모용천의 물음에 모용욱이 대답했다.


“왕운이라고 했습니다.”

“어느 문파의 사람인지는 모르고?”

“딱히 문파가 없다고 했습니다.”

“문파가 없는데 네 숙부를 꺾을 정도로 강하다고? 이제 겨우 15세의 애송이가? 혹시나 다른 세가나 구파일방에서 보낸 기미는 없었느냐?”

“그자가 자신의 입으로 직접 그리 말했는지라······, 그리고 다른 세가나 구파일방의 무공이었다면 소자나 숙부님께서 알아봤을 것이옵니다. 하지만 그자가 펼치는 무공에 그런 흔적은 없었습니다. 그것 말고는 더 자세한 것을 알아낼 수 없었습니다. 죄송합니다.”


모용천이 고개를 끄덕이더니 집무실에 모인 사람들에게 다시 말했다.


“모두 들으시오.”

“예.”

“이미 벌어진 일을 되돌릴 수는 없는 법. 더는 이곳 요녕성에서 우리 가문의 입지가 흔들리지 않도록 주변 단속에 각별히 신경쓰도록 하시오.”

“예, 가주님.”

“그리고 소가주 후보인 상이와 욱이는 앞으로 이런 일이 다시 벌어지지 않도록 더욱 수련에 전념하도록 하고.”

“예, 아버님.”

“이만 다들 나가보도록 하게.”


사람들은 전부 내보낸 모용천은 홀로 앉아서 심각한 얼굴로 무언가를 생각하고 있었다.


‘왕씨? 설마······ 아니겠지. 그자와 관계가 있다면 분명 검을 다루었을 터.’


***


왕운은 합비를 향해서 가고 있었다.

심양을 떠나기 전, 모용금과의 대화를 통해서 남궁세가의 근거지가 합비에 있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이었다.


- 그 오대세가인지 뭔지에 남궁세가란 곳도 들어가나요?

- 네? 아, 네. 남궁세가도 저희 가문과 마찬가지로 오대세가 중 하나입니다. 그런데 그것을 왜······?

- 남궁세가는 어딜 가야 만날 수 있나요?

- 안휘성 합비에 있습니다.

- 어느 방향이죠?

- 저희 가문에 며칠 머물러 주신다면 저희가 마차로 직접 모셔다 드릴······

- 아, 됐어요. 구질구질하게 진짜. 당신들 하고는 더는 얼굴 맞대고 말 섞기 싫어요. 시간은 많으니까 내가 직접 물어물어 가면 되겠죠.


그렇게 심양을 떠난 왕운은 사람이 보이는 족족 길을 물어서 남쪽을 향해 가고 있었다.

왕운이 남궁세가를 찾는 이유는 7년 전, 유신과 척영의 대화 중에 우연히 밖에서 들었던 유신의 한 마디 때문이었다.


- 남궁세가······ 이 찢어 죽여도 시원찮을 것들······.


남궁세가.

유신의 입에서 나왔던 이름.

물론 왕운은 남궁세가가 아버지를 직접 해한 자들인지, 혹은 무슨 관련이 있는지 정확히 알 수는 없었다.

그러나 그것이 자신의 아버지를 해친 자들에 대한 유일한 단서.

그렇게 왕운은 남궁세가를 찾아서 안휘성 방향으로 가고 있었다.

.

.

.

왕운의 걸음 속도는 그렇게 빠르지 않았다.

가는 길에 한적한 곳이 나오면 수련을 틈틈이 하면서 갔다. 용봉지회가 있는 12월까지는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아서 그렇게 서두를 필요가 없었기 때문.

그렇게 여유를 부리며 가던 왕운이 하북을 지나서 하남에 진입했을 때였다.

어느 한적한 산길을 천천히 걸어가던 왕운의 눈에 길을 막고 있는 사람들이 보였다. 한 무리의 사람들이 어떤 노인을 둘러싸고 있었다.

노인을 둘러싸고 있는 자들이 몸에는 동물의 가죽들을 걸치고 큰 칼을 들고 있는 것이 영락없는 산적들이었다. 보아하니 노인이 혼자서 길을 가다가 산적을 만난 모양이었다.

그것을 두고 볼 수 없었던 왕운은 맨 앞에 서서 칼로 노인을 위협하고 있는 산적을 향해 곧장 신형을 던졌다.

왕운이 발길질 한 방으로 맨 앞에 있던 놈을 저 멀리 날려버리자, 나머지 놈들은 왕운에게 덤빌 생각을 못 하고 모조리 도망을 치고 말았다. 아마도 맨 앞에 있던 놈이 두목이었던 모양이었다.

산적을 쫓아버린 왕운이 노인에게 다가가 말을 걸었다.


“영감님, 어디 다친 데 없으세요?”


노인이 놀란 듯 왕운의 얼굴을 빤히 쳐다보더니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고맙네, 젊은이. 덕분에 위기를 모면했어.”

“이렇게 나이 드신 몸으로 산을 혼자서 다니시는 건 위험해요.”

“허허, 이렇게 대낮에도 산적이 출몰할 줄은 내 꿈에도 몰랐다네.”

“어디까지 가세요? 제가 가는 길에 영감님 목적지가 있다면 모셔다드릴게요.”

“난 개봉으로 가던 중이었네.”

“저는 합비로 가는 중인데, 제가 가는 길에 개봉이란 곳이 있나요? 제가 이곳 중원 지리는 잘 모르는지라······.”

“길을 약간 돌아가면 되네만······ 내가 자네에게 그런 수고를 부탁해도 되겠나?”


노인의 물음에 왕운이 흔쾌히 수락을 했다.


“그럼요. 많이 돌아가는 것만 아니면 괜찮아요. 그렇게 급한 일이 있는 건 아니니까요.”


***


천천히 여유를 부렸던 왕운과는 달리 부지런히 움직인 유신의 일행은 어느덧 소림사가 있는 숭산의 입구에 당도했다.

하엽이 일행들에게 말했다.


“여기까지 오는 동안 도련님의 소식을 찾을 수 없었던 것을 보면 아마 길이 엇갈렸거나, 아니면 도련님께서 여기저기 여행을 하신다고 이쪽으로 오시고 계시지 않은 것으로 추정됩니다.”


다들 하엽의 말에 동의한 듯 고개를 끄덕이며 하엽의 말을 경청하고 있었다.

하엽이 계속 말을 이어갔다.


“보통 이곳 중원에서 사람을 찾을 때 이용할 수 있는 조직이 두 곳입니다. 개방과 하오문. 하지만 저희는 이 두 곳 모두를 이용할 수는 없습니다.”


유신이 물었다.


“어째서 그런가?”

“일단 개방은 국주님께 누명을 씌운 백도의 무림맹 소속입니다. 여기에 의뢰를 한다는 것은 국주님의 아들인 도련님에 대한 정보를 무림맹에 넘겨주는 거나 다름이 없습니다.”

“그렇군. 그럼 나머지 하나는?”

“하오문 또한 위험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개방과는 경쟁 관계이고 일단 무림맹 소속이 아니긴 하지만, 도련님과 관련된 것이 무림맹에 소속된 문파나 세가의 귀에 흘러들어가지 않는다는 보장을 할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어떤 방법을 써야 운이를 찾을 수 있겠는가? 용봉지회인가 뭔가가 열린다는 12월까지 마냥 기다릴 수밖에 없다는 말인가?”

“일단 이곳에서 기다리기는 해야 합니다, 어르신. 어쨌든 도련님이 용봉지회를 나가고 싶어 하신 건 분명한 사실이니까요. 다만, 기다릴 땐 기다리더라도 할 수 있는 것은 하면서 기다려야지요.”

“우리가 이곳에서 무엇을 할 수 있겠는가?”

“하오문의 방식을 흉내 내어 볼까 합니다. 하오문이 중원의 정보를 모으는 방식은 주점, 기루에 하오문도를 점소이나 기녀로 위장시켜서 그곳을 오가는 사람들에게부터 이야기를 듣는 것입니다.”

“그럼 이곳에서 객잔을 운영하자는 말이군. 우리가 기루를 하는 것은 아무래도 무리일 테니······.”

“바로 그겁니다, 어르신. 그래서 말인데······.”


하엽이 진만을 보며 얘기했다.


“자네가 나를 좀 도와줄 수 있겠나?”

“무엇이든 말씀하십시오.”

“자네가 여기서 자네 모친과 같이 객잔을 하나 운영해 보는 건 어떤가? 여기에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최대한 도와주겠네.”


북경에서 같이 몸을 내빼면서 모든 자초지종을 들었던 진만이었다. 어차피 자신의 모친과 어딘가 정착을 해야겠다고 생각했기에 흔쾌히 하엽의 제안을 수락했다.

그렇게 하엽의 제안대로 하기로 한 뒤, 각자의 역할이 나누어졌다. 하엽은 객잔에 머물고, 유신과 나머지 일행들은 객잔을 거점으로 삼아서 하남 일대를 돌아다니면서 정보를 수집하기로 하였다.

처음에 객잔을 잘 운영할 수 있을까 걱정했던 진만은 하엽의 도움을 받아서 객잔을 잘 꾸려나갈 수 있었다. 애초에 해왕표국의 총관을 맡았던 시절에도 표국의 살림을 모두 도맡아 처리했던 하엽이었다. 그런 그에게 조그만 객잔 하나 운영하는 것은 일도 아니었다.

그렇게 그들은 각자의 역할에 충실하면서 왕운을 찾고 있었다.


***


왕운과 노인이 서로 말동무를 해주며 가던 중에 밤이 되었다. 혼자 다닐 때는 길에서 어렵지 않게 노숙을 했던 왕운이었지만 노인을 길에 재울 수는 없었기에 객잔이 보이자마자 객잔 안으로 들어섰다.

그날따라 객잔에 방이 없어서 두 사람은 같은 방을 써야만 했다. 왕운이 잘 준비를 마치고 보니 노인이 어디선가 술을 구해 왔는지 침대 앞 탁자에서 홀로 잔을 기울이고 있었다.


“밤이 늦었는데 안 주무세요, 영감님?”

“원래 나이가 들면 잠이 줄어드는 법이야. 자네 먼저 자게나. 난 한잔 걸쳐야 잠이 잘 올 듯하네.”

“그럼 먼저 잘게요.”


왕운은 침대에 누운 지 얼마 되지 않아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술을 홀짝거리던 노인이 문득 잠이 든 왕운을 보더니 홀로 중얼거렸다.


“그렇게 네 아비랑 닮은 얼굴을 하고 남궁세가의 앞마당으로 가는 것은 너무 위험하다, 이 녀석아.”


한참 동안 왕운을 바라보던 노인이 고개를 돌려 이번에는 창밖의 달을 쳐다보더니 다시 중얼거렸다.


“자네의 아들은 훌륭히 자랐네, 왕 국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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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024 - 용봉지회 둘째 날(2) +3 22.06.12 678 15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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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021 - 용봉지회 첫째 날 22.06.09 688 17 13쪽
20 020 – 출격! 용봉지회 22.06.08 719 13 13쪽
19 019 - 지금 네게 필요한 건 휴식과 마음의 여유다 22.06.07 737 16 12쪽
18 018 – 전신(戰神)의 후예 +2 22.06.06 741 17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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