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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jbsaladin 님의 서재입니다.

표지

독점 왕씨세가 초대가주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공모전참가작

연재 주기
구삼일생
작품등록일 :
2022.05.25 17:28
최근연재일 :
2022.07.08 11:00
연재수 :
44 회
조회수 :
30,889
추천수 :
731
글자수 :
240,503

작성
22.07.02 10:53
조회
572
추천
11
글자
13쪽

040 - 미인 대 미인(1)

DUMMY

공진과 헤어진 왕운은 찝찝한 기분을 애써 털어버리고 객잔으로 부지런히 발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어느덧 시야에서 공진과 대화를 나눈 정자(亭子)가 보이지 않게 되었을 즈음이었다.

갑자기 두 사람이 나타나 왕운이 가는 길을 가로막았다.


“잠시 실례해도 될까요, 소협?”


왕운이 이번엔 또 뭔가 싶어 두 사람을 바라보니 아는 얼굴들이었다.

한 사람은 자신과 심양에서 비무를 했던 모용세가의 둘째 놈.

나머지 한 사람은 모용세가로 자신을 초청하려고 무지하게 애를 쓰던 모용세가의 딸.

이것들은 또 왜 왔지?


- 아무래도 우리 소림 말고도 시주에게 관심이 있는 사람이 또 있는 것 같아서 말이오.


왕운은 그제서야 공진이 헤어질 때 자신에게 해줬던 말이 무슨 뜻인지를 이해할 수 있었다.

공진과의 대화 때문에 기분이 별로 좋지 않았던 왕운이 까칠한 목소리로 말했다.


“뭐에요?”

“찾아뵙고 드릴 말씀이 있었는데 저희가 맹주님께 선수를 뺏겼네요. 그래서 두 분의 대화가 끝나길 지금까지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래서요?”

“잠시 저희에게 시간을 내어주실 수 있으신지요?”


오늘따라 잠시 시간을 내어달라는 사람이 참 많다.

그러나 조금 전 공진의 ‘잠시’도 잠시가 아니었다.

왕운이 피곤한 기색을 하며 말했다.


“미안한데, 다음에 하죠. 오늘 이런저런 일이 많아서 조금 피곤해서요.”


왕운이 그대로 두 사람을 지나쳐 걸음을 계속했다.

그러자 왕운의 뒤에서 모용금이 말했다.


“이대로 가시면 후회하시게 될지도 모릅니다, 이 소협. 아니, 왕 소협.”


두 사람을 무시하고 갈 길을 가던 왕운이 걸음을 멈춰섰다. 그러고는 한숨을 내쉬면서 중얼거렸다.


“하······ 이거 면구를 쓰고 다녀도 다 걸리네, 다 걸려. 어디 가서 목소리 바꾸는 기술이라도 배워야 하나?”


고개를 돌린 왕운이 모용금을 바라보았다.


“그래, 후회할 일이라는 게 대체 뭐죠?”


모용금은 자신의 말을 들은 왕운이 충격에 빠진 얼굴을 하거나 혹은 당황해 주길 기대했다. 그런데 아무렇지도 않은 태연한 얼굴을 하고 뭐 어쩌라는 식으로 나오니 오히려 당황한 것은 모용금 쪽이었다.

왕운이 다시 말했다.


“묻잖아요. 후회할 일이라는 게 뭐냐고.”


당황한 마음을 애써 추스른 모용금이 말했다.


“소협. 저희가 소협의 정체를 알았음에도 다른 곳에 알리지 않고 이곳에 찾아온 것은······”

“아~ 난 또 뭐라고. 그거였어요? 그럼 가서 알리세요. 내 이름도 얼굴도 모두 다 가짜라고.”

“······.”


모용금이 대화의 주도권을 잡아보려고 했으나 이번에도 실패였다. 할 말을 잃은 모용금이 멍하니 서 있자 이번엔 모용욱이 말했다.


“자네가 정체를 숨긴 것이 알려진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몰라서 그러는 것인가? 용봉지회 통합우승자의 자격은 박탈될 것이고 자네의 모든 명예가 물거품처럼 사라질 것이다. 정말 그것을 바라는가?”

“상관없으니까 가서 알리세요. 그깟 우승이 뭐라고.”

“뭐, 뭐라고?”

“나는 우승자의 자리가 탐이 나서 대회에 나간 게 아니에요. 그저 대회에 나가보고 싶었을 뿐이지. 나가서 원 없이 싸워봤고 이제 됐으니까 가서 말하든 말든 마음대로 하세요.”

“······.”


이번에는 모용욱이 말문을 잃었다.

다시 모용금이 나섰다.


“소협께서는 용봉지회가 백도의 후기지수들에게 얼마나 명예로운 자리인지 설마 모르시는 것인지요? 혹시나 저희가 협박을 한 것처럼 보였다면 사과드리겠습니다. 절대로 그럴 의도가 아니었습니다.”

“글쎄, 난 그 명예 따위에 관심이 없다구요.”


왕운이 짜증이 났는지 머리를 벅벅 긁더니 다시 말했다.


“좋아요. 하고 싶은 얘기가 뭔가요?”


모용금의 표정이 밝아졌다.


“감사합니다, 소협.”

“대신!”

“······?”

“짧게 끝내주세요. 피곤하다고 한 건 농담이 아니니까.”


모용금의 얼굴에 난감한 기색이 떠올랐다. 모용금은 모용세가의 가주인 자신의 아버지에게 왕운을 데려갈 생각이었던 것.

모용금이 뭐라고 설득을 할지 고민을 하느라 입을 열지 못하고 있자, 모용욱이 대신 말했다.


“우리 아버지께서 자네를 보자고 하신다.”

“······짧게 끝내달라고 한 말을 못 알아들은 모양이군요. 얘기는 다음에 하죠.”

“모용세가의 가주이신 내 아버지가 부르시는데 감히 그것을 거절할 셈인가?”


모용욱의 말에 모용금의 표정이 썩어들어갔다.


‘아······ 오라버니. 저자에게 그런 협박이 통할 리가 없잖아요.’


실수였다.

혼자 왔어야 했는데.

혼자서는 위험하다고 자신을 보호하겠답시고 괜히 나섰던 오라버니를 어떻게든 두고 왔어야 했다.


사실 모용욱이 모용금을 따라온 이유는 따로 있었다.

아직 모용세가의 소가주는 결정되지 않았다. 다시 말해서 자신의 형과의 소가주 경쟁도 끝나지 않았다는 말이었다. 그런데 자신은 지난번 심양에서의 비무로 아버지에게 점수를 많이 잃은 상태.

그러나 자신의 형이 나섰어도 상대가 되지 못할 정도로 왕운이 강하다는 사실이 이번 용봉지회를 통해서 증명되었다. 그러니 자신이 지는 것이 크게 문제가 아니었던 셈이다.

게다가 이런 상황에서 자신이 왕운을 모용세가로 끌어들이는 데 공을 세운다면?

자신이 심양에서 잃었던 점수를 만회할 수도, 아니 어쩌면 소가주 경쟁에서 앞서 나갈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계산을 마친 모용욱은 모용금 혼자서는 위험하다고 여동생을 보호하겠다는 것을 핑계로 모용금을 따라나섰다.

그리고 지금.

모용금이 왕운을 설득할 말을 고르는 동안 공을 세우겠다는 욕심에 괜히 먼저 나섰다가 이 사달을 낸 것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왕운의 표정이 순식간에 차갑게 식었다.

왕운이 말했다.


“그래, 그놈의 잘난 오대세가를 또 들먹이려고?”

“소협, 그것이 아니라······”


화들짝 놀란 모용금이 다급히 왕운을 달래보려 했지만 이미 때는 늦은 뒤였다.


“당신들 구파일방과 오대세가의 인간들은 대가리 속에 몹쓸 생각 하나가 박혀 있어.”

“뭐라고? 이자가 감히······”


모용욱은 한심하게도 아직도 분위기 파악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왕운이 계속해서 말했다.


“기본적으로 당신들이 다른 사람들 보다 위에 있다고 생각하니까 이렇게 사람을 우습게 보고 함부로 대하는 것이겠지. 잘난 오대세가인 당신들 가주가 보자고 그럼 내가 무조건 가줘야 해? 그런 거냐고?”

“아닙니다, 소협. 부디 노여움을 가라앉히시고······”

“아니면 뭐, 내 비밀 하나 감춰 주는 거로 나를 어떻게 마음대로 해볼 수 있을거라 생각한 거야?”


모용금과 모용욱은 정곡을 찔렸는지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했다.

물론 그렇게까지 마음대로 해볼 수 있으리라 생각한 것은 아니었다. 다만, 어느 정도는 대화를 유리하게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 여겼을 뿐.

왕운이 말했다.


“마지막으로 경고하지. 잘난 가문에서 태어난 거 하나 믿고 한 번만 더 나댄다면 더는 참지 않아.”

“이, 이놈······.”


모용욱이 분노로 눈밑이 파르르 떨렸다. 그러나 그가 왕운을 상대로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그리고 그 옆에 있던 모용금도 마찬가지였다. 이미 화가 머리끝까지 오른 왕운에게는 자신이나 자신의 오라버니 모용욱이나 아마 똑같은 사람으로 보였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모용금이 섣불리 나섰다가는 역효과만 날 수 있었다.

왕운은 몸을 돌려 다시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잠깐 걷던 왕운이 잠시 걸음을 멈추더니 마지막으로 한마디를 덧붙였다.


“혹시나 무제 영감 믿고 까분다고 생각할지도 몰라서 말하는 건데 그 영감님이랑은 아무 상관 없어. 불만이면 언제든지 와. 가문의 무사들 다 끌고 와도 나 혼자서 상대해줄 테니까.”


***


왕운이 객잔에 도착하고 나서 보니 이미 무제와 종원이 왕운보다 먼저 돌아와 있었다.

돌아온 왕운을 본 무제가 말했다.


“우리보다 먼저 출발한 녀석이 왜 이제야 오는 것이냐?”

“아, 그냥 여기저기 산책 좀 하다가 왔어요.”


그러자 유신이 말했다.


“피곤하지 않았더냐? 오늘 두 시합이나 치렀는데.”


유신의 말에 옆에서 척영이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걔가 뭘 했다고 피곤하겠어요? 오늘 시합도 전혀 힘들이지 않고 일방적으로······ 아, 미안해요, 종 숙수.”


말하다가 옆에 있는 종원을 발견한 척영은 종원에게 실례를 저질렀다고 생각하고 급히 사과를 했다.

종원이 말했다.


“아닙니다. 그리고 틀린 말도 아니지요.”

“그래도 그렇게 말하면 안 되죠. 죄송합니다. 무례를 용서하세요.”

“괜찮습니다. 신경 쓰지 마십시오.”


그 장면을 말없이 지켜보던 무제가 유신을 보며 말했다.


“손녀분 교육을 참으로 잘 시키신 것 같소.”

“과찬이시오.”

“과찬이 아닙니다. 누구나 할 수 있는 말실수였는데도 저렇게 바로잡으려 하지 않소이까?”


무제가 약간 노기가 어린 표정을 하면서 말했다.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기는커녕 오히려 적반하장으로 나오는 인간들이 이 세상에는 꽤 많이 존재하오. 특히 무공을 익힌 자들일수록 그런 자들이 많지. 예전엔 흑도에서나 보였는데 요즘은 백도에서도 그런 놈들이 부지기수(不知其數)라오.”


북경에서 만난 팽석규를 비롯하여 용봉지회에서 예의가 없던 많은 이들을 보았던 유신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무제가 왕운을 보며 말했다.


“그러고 보니 이놈아. 너 가출한 거라면서? 이런 철딱서니 없는 놈 같으니라고······”

“가출이 아니라 그, 그게 저······”


왕운이 가출을 대신할 다른 말을 열심히 생각했으나 도무지 떠오르지를 않았다.

무제가 말했다.


“내일 서원에 돌아가면 약속대로 비급 몇 개 챙겨줄 테니까 당장 집으로 돌아가거라.”


왕운이 눈을 반짝였다.


“제가 원하는 대로 주실 건가요?”

“네놈에게 필요한 거로 내가 골라주마.”

“헤헤헤, 감사해요!”

“네놈이 지금 비급 때문에 좋다고 헬렐레 거릴 때냐? 집에 돌아가거든 어머니께 사죄드리거라. 그리고 한동안은 싸돌아다닐 생각 말고 챙겨준 무공 연마하면서 어머니 옆에 있어 드려라.”

“안 그래도 그럴 생각이었어요, 쳇!”


유신이 투덜거리는 왕운을 웃으며 바라보더니 하엽을 가리키며 말했다.


“엽이는 내일 먼저 백두산으로 떠날 것이다.”

“아저씨 혼자서요?”

“네 어머니가 애타게 널 기다리고 있을 텐데 하루빨리 소식을 전해줘야 하지 않겠느냐.”


순간 자신의 어머니에게 죄책감이 든 왕운이 고개를 푹 숙이더니 말없이 고개만 끄덕거렸다.

유신이 무제를 바라보았다.


“나머지 아이들은 좀 더 여행을 하고 싶어하는 것 같은데, 내일 서원까지 동행해도 괜찮겠소, 무제?”

“물론이오. 안될 게 있겠소이까?”


그런데 갑자기 밖에서 진만의 목소리가 들렸다.


“어르신, 손님이 찾아왔습니다.”

“누가 찾아왔는가?”

“젊은 여인인데, 이운이라는 사람을 만나러 왔다고 합니다.”


왕운이 짜증스러운 얼굴을 하면서 중얼거렸다.


“하······ 이 여자가 아직도 포기를 못 했나?”


척영이 궁금한 얼굴을 하고 물었다.


“여자? 왜, 무슨 일인데?”

“별일 아니야. 저 잠시 나갔다 올게요.”


왕운은 도착하자마자 벗어 던졌던 인피면구를 다시 뒤집어쓰고 밖으로 나갔다.

.

.

.

모용금이 다시 찾아온 줄 알고 잔뜩 화가 났던 왕운이었다.

그런데 나가보니 모용금이 아니었다.

처음 보는 여인이 밖에서 왕운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복장은 처음 보는 복장이 아니었다.

검은 무복에 가슴에 수 놓인 매화문양. 그리고 허리춤에 차고 있는 검 한 자루.


여인이 왕운을 보자마자 반가운 얼굴을 하고 말했다.


“와우! 이제야 만나게 되네. 반가워요. 난 영호혜라고 해요. 화산의 제자랍니다.”


처음에 어안이 벙벙했던 왕운은 순간 영호승이 자신에게 해줬던 말이 생각이 났다.


- 자네, 내 딸이 지난 용봉지회에서 검봉(劍鳳)이 되었다는 것은 알고 있지? 그 아이는 강한 사람만 보면 무조건 도전하는 버릇이 있다네. 내가 그러지 말라고 하는 데도 막무가내야. 자네를 찾아가거든 너무 심하게 하지 말고 적당히 상대해주게.


왕운이 포권을 하면서 인사를 했다.


“장문인의 따님이시군요. 안녕하세요. 이운이라고 합니다.”

“어라? 나를 알아요?”

“장문인께서 말씀해 주셨어요.”

“그렇다면 얘기가 빠르겠네.”


영호혜가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아버지가 이미 얘기해 주셨다면 짐작하고 있겠네요. 우리 비무 한 번 해요.”

“지금이요?”

“안될 거 있나요?”

“그럼 저 일단 들어가서 어른들께 말씀부터 드리고······”


그런데 갑자기 왕운의 뒤에서 누군가의 날카로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너무 예의가 없으시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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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037 - 무림맹의 연회(4) +1 22.06.29 581 14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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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032 - 용봉지회 최종전(3) +1 22.06.22 578 1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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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028 - 그날을 기다리고 있겠소 22.06.16 606 15 14쪽
27 027 - 이런 식으로 나온다 이거지? +1 22.06.15 591 15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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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024 - 용봉지회 둘째 날(2) +3 22.06.12 633 15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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