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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jbsaladin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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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왕씨세가 초대가주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공모전참가작

연재 주기
구삼일생
작품등록일 :
2022.05.25 17:28
최근연재일 :
2022.07.08 11:00
연재수 :
4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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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수 :
731
글자수 :
240,503

작성
22.06.08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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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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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글자
13쪽

020 – 출격! 용봉지회

DUMMY

그날 이후 하루 한 시진씩 왕운은 억지로 장 선생의 수업을 들어야 했다.

장 선생이 왕운의 몸에 휴식을 주기 위함이라지만, 왕운에게는 고문의 시간이나 다름없었다.

장 선생도 그걸 알았기에, 왕운에게 공자니 맹자니 하는 것들을 가르치진 않았다. 과거에 있었던 역사 중 왕운이 재미있어할 만한 일들을 골라서 얘기해 주었다.

왕운은 그중에서도 후한 삼국(三國)시대의 이야기를 가장 흥미로워했다. 어느새 장 선생의 역사학 수업은 삼국지 토론회로 변해 버린 지 오래였다.

하루는 왕운이 이런 말을 했다.


“그러니까 이 나라의 사람들은 다들 유비를 편든다는 거네요?”

“모두가 그런 건 아니다. 다만 대다수의 학자들이 유비가 세운 촉한(蜀漢)에 정통성을 부여하고 있으니까 그걸 따르는 사람이 많을 뿐이지. 그러는 네놈은 생각이 어떠하냐?”

“저는 그냥 그 시대의 인물 대부분이 매력적이고 좋은데요? 자신의 신념에 따라 열심히 살다 간 사람들이잖아요. 하지만 여포나 사마의같은 배신자들은 영~ 정이 안 가네요.”


왕운의 말에 장 선생이 웃으며 말했다.


“그래. 우리 서원이 추구하는 교육의 목적도 그거다. 자신이 믿는 길을 똑바로 걸어가라는 것. 인생에 정답이 어디 있겠느냐. 사람마다 가치관이 다른데.”

“응? 보통 이런 서원들은 공자의 사상을 우선적으로 가르치는 거 아니었나요? 이 뒤에 공자 모신 사당도 있잖아요.”

“다른 서원은 그럴지 몰라도 여기는 아니다. 그렇다고 오해는 하지 마라. 공자의 사상을 무시하는 건 아니니까. 그저 다른 사람의 사상이나 철학도 존중하자는 거지.”

“아······ 저한테는 너무 어렵고 복잡한 얘기네요.”

“이럴 때라도 거미줄 친 네 머릿속을 청소해야 하지 않겠느냐?”

“쳇······.”

.

.

.

.

시간은 빠르게 흘러, 어느새 용봉지회가 열리는 12월이 되었다.

왕운이 용봉지회가 열리는 숭산으로 떠나기 전날의 마지막 수업이었다.

장 선생이 진지한 얼굴로 왕운에게 말했다.


“낭중지추(囊中之錐)란 말을 아느냐? 능력이 있는 뛰어난 사람은 어떻게든 사람들이 그것을 알아본다는 말이다.”

“예.”

“원래는 뛰어난 사람을 칭찬하기 위해 쓰는 말이지만, 글쎄······.”

“······?”

“사람들은 생각보다 편협한 구석이 있어서 말이지. 네가 뛰어난 능력을 보이면 보일수록 칭찬을 하기보다는 시기나 질투, 혹은 경계를 하는 사람이 더 많을 게다.”

“처음부터 실력을 다 내보이지 말라는 말씀이군요?”

“수업 오래 듣더니만 이제 척하면 척이구나. 오늘 수업은 여기까지. 내일 일찍 출발해야 하니 너무 무리해서 수련하지 말고 일찍 자도록 해라.”

“알겠어요.”


***


다음날이 되었다.

장 선생이 왕운에게 추천서를 건네자 왕운이 함박웃음을 지으며 받았다.

그런데 추천서를 읽던 왕운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자신의 이름이 ‘왕운(王雲)’이 아니라 ‘이운(李雲)’으로 쓰여 있었기 때문.

왕운이 추천서를 다시 장 선생에게 건네며 공손하게 물었다.


“영감님? 이거 이름이 잘못되었는데요.”

“응? 뭐가? 똑바로 썼는데?”


장 선생이 추천서를 훑어보더니 천연덕스러운 얼굴을 하고 말했다.

그러자 왕운이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속을 억누르며 말했다.


“영감님, 그동안 제 이름도 모르셨습니까? 제 이름은 ‘이운’이 아니라 ‘왕운’이라구요.”

“아이고, 내가 다른 사람이랑 착각을 했나 보다. 근데 어쩔 수 없지 않느냐. 이왕 이렇게 된 거 그냥 ‘이운’이란 이름으로 출전해라.”


장 선생이 계속 능청을 떨자 결국 폭발한 왕운이 버럭 소리를 질렀다.


“영감님!!!”

“아이, 깜짝이야. 나 귀 안 먹었다, 이놈아.”

“부모님께서 지어주신 귀한 이름을 왜 바꿔서 나가란 거에요?”

“이름은 안 바꿨다. 성만 바꿨지.”

“지금 누구 놀리세요?”


장 선생은 귀를 후비적거리며 심드렁한 표정으로 말했다.


“어쩌겠냐. 지금 원장님이 출타 중이시라 다시 써 줄 수도 없다. 그냥 나가는 수밖에. 아, 그리고 저번에 만들어 놓은 인피면구 있지? 그것도 쓰고 나가라.”

“······.”


장 선생의 마지막 말에 왕운은 할 말을 잃고 말았다.

화는 홀로 다니지 않는다더니.

자신의 이름도 못 쓰는데 얼굴까지 가리고 나가라니.

왕운은 ‘지금이라도 다 집어치울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그럴 수는 없었다. 용봉지회 때문에 어머니 가슴에 대못을 박고 가출까지 감행해서 여기까지 왔는데.

왕운은 울며 겨자 먹기로 인피면구를 얼굴에 뒤집어썼다.


“이 선생이 같이 갈 게다. 이 선생, 혹시라도 저놈이 면구를 벗거든 추천서 당장 찢어버리게.”

“허허, 알겠습니다.”


추천서를 받아든 이문환은 태평스러운 얼굴을 하며 웃고 있었다. 평소엔 그렇게 존경스러워 보이던 사람이 오늘따라 그렇게 얄미울 수가 없었다.

왕운은 면구를 쓴 얼굴에도 드러날 정도로 인상을 잔뜩 쓴 채로 이문환의 뒤를 따랐다.

왕운이 서원에서 준비해준 마차를 타려는데 이미 마차 안에 누군가가 앉아 있었다. 왕운이 보니 서원의 주방에서 일하는 요리사로 일하는 종원이라는 사내였다. 종원은 왕운보다 네 살이 많은 19살이었다.


“응? 종 형 아니세요? 형님이 여기 웬일이세요?”


왕운의 말에 이문환이 대신 대답을 해주었다.


“종 숙수도 용봉지회에 나갈 겁니다, 왕 소협.”

“헤에? 종 형도 무공을 하시는 줄은 몰랐네요. 아무튼 잘 해봐요, 우리.”

“잘 해봅시다.”


평소에도 말수가 적었던 종원은 짧게 대답했다.

마차가 막 출발하려던 순간이었다.


“어이~! 운아!”


누군가가 자신을 부르기에 마차에서 고개를 빼니 관회가 찾아와 있었다.


“관 형!”

“이 녀석아. 인사도 없이 가려고 했냐?”

“난 형 근무 중인 줄 알았지.”

“가서 잘하고 와라. 나한테 이겨놓고 다른 놈들한테 지는 건 아니겠지?”

“걱정 붙들어 매셔. 다른 분들한테 인사 못하고 간다고 미안하다고 전해줘. 좋은 소식 가지고 돌아올게!”

“그래, 몸조심하고!”


두 사람의 인사가 끝나자 마차는 왕운 일행을 싣고 숭산으로 떠났다.


***


한편, 1년이 다 지나가도록 왕운의 소식을 알 수 없었던 유신의 일행은 속이 새까맣게 타들어가고 있었다.

척영이 신경질을 부리며 말했다.


“이 철없는 자식은 도대체 어디 처박혀 있는 거야!”


그러자 사걸이 척영을 달랬다.


“누나, 진정해요. 인상도 좀 펴고. 이쁜 얼굴에 주름살이······”

“이 상황에도 그딴 농담이 나와!? 어휴······.”


긴 한숨을 내쉬고 자신을 진정시킨 척영이 다시 말했다.


“아주머니가 걱정되네요. 혹시나 무작정 이곳으로 달려오시는 건 아니겠죠?”


유신이 말했다.


“내가 유 노인네에게 잘 지켜보라고 신신당부하고 왔다. 그리고 엽이 자네가 종종 서연이에게 연락을 했지?”

“예, 어르신. 백두산을 통해 조선을 드나드는 상인들 편으로 아직 나쁜 소식은 없으니 걱정하지 말라고 주기적으로 서찰을 보냈습니다.”

“이젠 대회가 얼마 안 남았으니 다른 곳을 돌아다녀 보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다. 다들 이곳을 지키고 있는 수밖에 없구나.”

“제 생각도 그렇습니다.”


심각한 대화가 오가던 중에 사걸이 불쑥 말을 꺼냈다.


“저, 그 용봉지회 말인데요. 듣자 하니 스무 살이 안 된 사람들은 다 나갈 수 있다고 하던데······.”


사걸의 말에 다들 고개를 돌려 사걸을 바라보았다.


“저도 그 대회 한 번 나가보면 안 될까요?”


***


유신 일행이 숭산 입구에서 자신을 기다리며 걱정을 하는 것은 전혀 상상도 못 한 채, 왕운은 달리는 마차 속에서 잔뜩 들떠 있었다.

왕운이 종원에게 말했다.


“난 형님 고기요리가 그렇게 맛있을 수가 없더라니까요. 이곳 중원 음식은 기름지고 향이 세서 영 안 맞았는데, 형님 고기는 제 입맛에 딱이더라구요.”

“왕 소제의 입맛에 맞았다니 다행입니다.”

“에이, 형님. 소제라고 하지 마시고 정겹게 이름으로 불러 주세요. 말씀도 편히 하시구요.”

“차차 그리하리다.”


그런 두 사람을 지켜보던 이문환이 말했다.


“아직 도착하기까지는 시간이 남는데, 용봉지회에 대해서 좀 자세히 설명을 드려도 되겠습니까? 종 숙수는 잘 아시겠지만 왕 소협은 잘 모르실 테니 말입니다.”

“정말요? 그래 주시면 저야 감사하죠.”


왕운이 흔쾌히 요청하자, 이문환이 설명을 시작했다.


“용봉지회는 갑(甲)조에서 무(戊)조까지 총 5개 부문에서 예선을 치릅니다. 조를 나누는 기준은 어떤 무기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정하게 됩니다.”

“검(劍)이나 도(刀), 봉(棒) 뭐 그런 걸로 나눈단 말이네요.”

“그렇습니다. 갑(甲)조가 검, 을(乙)조가 도, 병(丙)조가 창이나 봉과 같은 긴 무기, 정(丁)조가 암기나 활, 그 외의 기타 특수무기를 쓰고 마지막으로 무기가 없이 겨루는 곳이 무(戊)조입니다. 그리고 각 조의 우승자는 자신이 쓰는 무기를 앞에 붙여서 사내가 우승하면 룡(龍), 여인이 우승하면 봉(鳳)자를 붙여 4년간 그 별칭으로 불린답니다.”


왕운이 말없이 고개만 끄덕이자 이문환이 계속해서 설명을 이어갔다.


“그 중 갑(甲)조의 경쟁이 가장 치열하지요. 화산파를 비롯한 오악검파에 종남파, 무당파, 청성파 등과 같은 구파일방은 물론이고 세가 중에서 남궁, 모용. 거기에 기타 중소문파 까지 헤아린다면 거의 백도 세력의 절반 가까이가 검을 사용한답니다.”

“절반이나 된다고요?”

“아무래도 검이 무림인들에게 만병지왕(萬兵之王)이라 불리기 때문에 그런 것 같습니다. 참고로 지난번의 갑(甲)조는 화산파 장문인의 딸이 우승을 하고 검봉(劍鳳)이 되었답니다.”


아쉽다, 우리 영이 누나. 4년 전에 나가봤음 좋았을 것을.

아니면 2살만 어렸어도 나랑 같이 지금 나가는 건데.

척영을 잠시 생각한 왕운이 다시 물었다.


“그렇군요. 다른 조들도 설명해주실 수 있나요? 어떤 문파가 있는지 궁금해요.”

“알겠습니다.”


이문환이 설명을 계속했다.


“을(乙)조는 제일 싱거운 조라고 볼 수 있겠군요.”

“어째서 그렇나요?”

“하북팽가가 오랫동안 독주를 하는 모양새입니다. 사실 도는 흑도문파나 녹림에서 많이 쓰지 백도에서는 팽가 말고는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지난번도 현 팽가주의 차남이 우승을 하고 도룡(刀龍)이 되었지요.”

“음, 그렇군요.”

“정(丁)조는 아무래도 봉을 쓰는 소림, 개방이나 창을 다루는 산동악가의 사람들이 유력합니다만 최근에는 산동악가의 가세가 많이 기운 탓에 소림과 개방이 겨루는 추세입니다. 병(丙)조는 암기를 주로 다루는 사천당가가 강세를 보이고 있고요. 마지막으로······.”


잠시 숨을 고른 이문환이 계속해서 말했다.


“무(戊)조가 갑(甲)조 다음으로 치열한 곳입니다. 나한권의 소림, 항룡장의 개방, 태극권의 무당파가 가장 유력하다고 할 수 있겠군요. 왕 소협께서도 이쪽으로 출전하시지요?”

“저 말고도 종 형께서도 여기로 나가시지 않나요?”

“아닙니다. 저는 다른 조로 나갑니다.”

“엥? 어떤 무기를 쓰시는데요?”

“······.”


종원의 손에 아무런 무기가 보이지 않아서 의아하게 생각한 왕운이 물었다. 하지만 종원은 웃기만 할 뿐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다.

왕운은 종원이 대답하고 싶지 않은 것 같아서 더는 묻지 않았다. 어차피 나중에 대회장에서 알게 될 일이었으니까.

왕운이 다시 이문환에게 물었다.


“그럼 그렇게 다섯 명의 우승자만 가리고 끝인가요?”

“아닙니다. 마지막엔 다섯 명이 한 번에 싸워서 최종우승자 한 명을 가리게 됩니다.”

“그거 왠지 공평하지 않은 거 같은데요? 치열한 조가 있고 날로 먹는 조가 있는데. 거기에 혹시나 5명 중에 아는 사람이 있으면 합공을 할 위험도 있고 말이죠.”

“잘 보셨습니다, 왕 소협. 사실 용봉지회의 취지가 그런 것입니다. 영웅은 실력만으로 되는 게 아니라 어느 정도 운도 필요하다는 것이라는 말이지요. 하지만 최근에는 오대세가나 구파일방의 담합이 많이 심해진 상황입니다. 어쩌면 소협께 불리하게 작용할지도 모르겠네요.”

“뭐 세상에 쉬운 게 어디 있겠어요? 다 이겨내야지 별수 있나요.”


이문환이 그런 왕운을 바라보며 쓴웃음을 지으며 덧붙였다.


“소협께 불리한 점은 그것만이 아닙니다.”

“또 있어요?”

“시합마다 반 시진(1시간)이라는 제한시간이 주어집니다. 아무래도 5일 안에 대회를 마쳐야 하니 그런 것이겠지요.”

“그럼 그 안에 승부가 나지 않으면요?”

“심사위원들의 판정으로 승패가 결정됩니다. 다만······”

“그 잘난 구파일방이나 오대세가의 사람들이 심사위원석에 앉아 있겠군요.”

“맞습니다.”


왕운이 주먹을 불끈 쥐며 웃었다.


“판정으로 가기 전에 때려눕혀야 되겠네요. 허허, 이거 피가 끓어오르는데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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