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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jbsaladin 님의 서재입니다.

표지

독점 왕씨세가 초대가주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공모전참가작

연재 주기
구삼일생
작품등록일 :
2022.05.25 17:28
최근연재일 :
2022.07.08 11:00
연재수 :
44 회
조회수 :
30,521
추천수 :
724
글자수 :
240,503

작성
22.06.11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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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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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글자
14쪽

023 - 용봉지회 둘째 날(1)

DUMMY

“처음 뵙겠소이다. 척유신이오. 운이와 피는 섞이지 않았어도 친할아버지나 마찬가지인 사람이외다.”

“안녕하십니까. 이문환이라고 합니다. 왕 소협과 같은 서원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그곳에서 글을 가르치고 있지요.”


왕운이 일행을 데리고 객잔으로 들어가자 유신과 이문환이 인사를 나누었다.

유신이 말했다.


“우리 운이를 돌봐주신 것에 대해 감사 인사를 드리고 싶어서 이렇게 무례를 무릅쓰고 불쑥 찾아오게 되었소.”

“돌보다니, 당치도 않으십니다. 오히려 우리가 왕 소협의 도움을 많이 받고 있습니다.”

“허허, 그렇소이까? 어쨌든 덕분에 우리 운이가 그동안 외롭게 지내지 않았다니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소.”

“별말씀을 다 하십니다, 어르신.”


인사치레가 끝나자 유신이 다시 말했다.


“이 선생······이라고 부르면 되겠소?”

“편하신 대로 하십시오.”

“이 선생만 괜찮다면 잠시 자리를 옮겨 우리 둘이서만 얘기하고 싶소만.”

“그렇게 하시지요.”


이문환이 수락하자 유신이 왕운을 보고 말했다.


“나는 이 선생과 따로 할 얘기가 있으니 저녁은 너희들끼리 알아서 해결하도록 해라. 나는 대화가 끝나면 바로 돌아갈 것이니까 기다리지 말고.”

“무슨 얘기를 하시려고요?”

“별일 아니니까 걱정하지 말거라.”


왕운이 고개를 끄덕이자 유신이 손녀인 척영에게 말했다.


“오랜만에 만나서 할 얘기가 많겠지만 운이는 내일 시합도 있으니 편히 쉴 수 있도록 저녁만 먹고 돌아오너라.”

“네, 할아버지.”

.

.

.

이문환은 유신을 자신의 방으로 안내했다.

이문환이 차를 내오고 자리에 앉자마자 유신이 바로 본론부터 얘기하기 시작했다.


“듣자 하니, 서원에 장 선생이란 분께서 운이의 이름을 바꾸고 변장까지 시켰다고 하던데······ 무슨 연유로 그리 하셨는지 혹시 들은 것이 있으시오?”


이문환이 차를 한 모금 마시더니 솔직하게 말했다.


“장 선생님께 직접 무언가를 들은 것은 없습니다. 다만······”


이문환이 잠시 뜸을 들이더니 말을 이어갔다.


“어르신이 지금 예상하고 계신 것과 제가 예상하는 것이 크게 다르지는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역시······ 그 장 선생이란 분께서 운이의 아비를 알고 있는 것이 틀림없는 모양이구려. 그리고 그놈의 죽음에 얽힌 자세한 내용까지도.”

“죽음에 관한 것은 제가 자세히 아는 바가 없사오나, 어르신과 가깝게 지내던, 왕 소협을 꼭 빼닮은 젊은 표국주라면 저도 오래전에 본 적이 있습니다.”

“······.”


잠깐 말이 없던 유신이 입을 열었다.


“내 하나뿐인 제자였소.”

“그러셨군요.”

“장 선생이란 분이 어떻게 내 제자놈을 알게 되었는지 혹시 아시오?”

“자세한 것은 저도 모릅니다. 다만 장 선생님은 평소에 사람을 가까이하지 않고 농담 같은 것도 잘 하지 않으시던 분이었습니다.”


이문환이 계속해서 말했다.


“하지만 장 선생님께서 서원의 다른 이에게는 한 번도 보여준 적이 없던 웃음까지 보이시며 유일하게 가깝게 지내던 이가 바로 그 젊은 표국주였지요.”

“······.”

“그 표국주가 서원에 더는 오지 않게 된 이후로 10년이 넘도록 다시 웃음을 보이지 않으시던 분이 올해 왕 소협을 만나고 나서는 다시 웃기 시작하셨습니다. 잘 하지 않던 농담까지 하시면서 말입니다.”


유신은 아무런 말도 없이 이문환의 말을 경청하고 있었다. 이문환이 계속해서 말을 이어갔다.


“아마도 왕 소협의 성(姓)과 얼굴을 바꾸게 한 이유는 왕 소협과 그 젊은 표국주의 관계를 드러나지 않게 하기 위함이다······ 저는 그렇게 예상할 뿐입니다.”


유신이 잠시 눈을 감고 무언가를 생각하더니 다시 눈을 뜨고 말했다.


“대회가 끝나면 그분을 직접 찾아뵙고 감사의 인사를 드려야겠구려.”

“직접 찾으러 가실 필요도 없으십니다. 마지막 날에 이곳으로 직접 오실 겁니다. 그때 말씀을 나누시지요.”

“마지막 날이라고 하셨소?”

“최종 결승전이 열리는 날입니다. 왕 소협의 실력이라면 아마 최종전까지 무리 없이 올라갈 것이라고 생각하시는 것이겠지요.”

“그렇군.”


말을 마친 유신이 자리에서 일어서면서 다시 말했다.


“이 늙은이의 갑작스러운 요청에 응해 주셔서 고맙소이다.”

“별말씀을요. 저도 아는 게 많지 않아서 제대로 된 대답을 해드렸는지 모르겠습니다.”

“충분한 대답이 되었소이다. 그럼 쉬시오. 내일 봅시다.”

“살펴 가십시오.”


***


밤이 지나가고 날이 밝으며 용봉지회 이틀째의 날이 되었다.

오늘도 왕운은 두 시합, 종원은 한 시합이 예정되어 있었다.

대진표를 확인한 왕운이 말했다.


“종 형은 오늘도 한 시합이시네요.”

“그렇습니다.”

“이 선생님 말씀대로 확실히 을(乙)조는 다른 조에 비해 참가자 수가 작나 보네요.”


그러자 이문환이 말했다.


“확실히 그렇지요. 갑(甲)조는 한 사람당 하루에 세 시합씩이나 잡혀 있는 거에 비하면 을(乙)조가 여유로운 건 분명한 사실입니다.”

“세, 세 시합이요?”


왕운이 고개를 돌리더니 척영에게 말했다.


“누나가 같이 나왔으면 좋았겠다고 했던 말 취소.”

“어제 지켜봤는데, 사람이 많은 것에 비해 눈에 띄는 사람은 잘 없더라.”

“나처럼 실력을 숨기고 있을 수도 있잖아.”

“그럴 수도 있겠네.”


왕운은 이문환이 해줬던 말이 생각이 났다.


“지난 대회 갑(甲)조 우승자가 여자라던데, 누나랑 붙는 거 보고 싶다.”

“난 별로······ 내 지금 목표는 오직 너야.”


그러자 옆에서 사걸이 맞장구를 쳤다.


“나도 마찬가지.”

“내가 어제 말했지? 둘이서 승부 먼저 가리고 오라고.”

“재수 없는 자식 같으니라고······.”

.

.

.

잠시 뒤에 오늘의 왕운의 첫 시합이 시작되었다.

눈앞의 상대는 역시나 자신의 문파와 무공에 대해 장황한 설명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왕운은 오늘이 지나면 잊어버릴 거라서 아예 듣지도 않았다.

어제의 두 시합을 장난스럽게 이긴 탓에 ‘운 좋은 사내’라는 별명이 붙어버린 왕운이었다. 그래서 오늘은 그 오명을 씻고자 장난을 치지 않기로 마음먹은 상태.

물론 그렇다고 바로 자신의 실력을 드러내지는 않았다. 어제와 마찬가지로 초반에는 적당히 맞상대를 해주다가 적절한 때가 되자 가슴에 일장을 명중시켜 상대를 쓰러뜨렸다.

어제에 비하면 깔끔한 승리였지만 들려오는 응원 소리는 역시나 ‘운 좋은 사내’, ‘운 좋은 이운’이었다.

그것을 본 척영과 사걸은 배꼽을 잡고 왕운을 비웃고 있었고, 왕운은 좌절하여 고개를 푹 숙이고 있었다.

그러자 유신과 이문환이 왕운을 달랬다.


“괜히 실력을 다 드러냈다가 경계의 대상이 되는 것보다는 낫다. 네 진정한 실력을 보면 입을 다물 자들이니 신경쓰지 말거라.”

“어르신의 말씀이 옳습니다. 기운 내십시오, 왕 소협. 그리고 저기 곧 종 숙수의 경기가 시작됩니다. 응원이나 하러 가시지요.”


드디어 종원의 무기가 뭔지 확인할 수 있다고 생각한 왕운이 반색을 하고 대답했다.


“그래요? 어서 가요.”


종원의 시합이 예정된 제 三 비무대에는 이미 많은 수의 사람이 몰려 있었다.

왕운이 말했다.


“뭐야, 여기 왜 이렇게 사람이 많아?”


왕운은 곧이어 주변에서 사람들이 시끄럽게 떠드는 것을 듣고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이번 시합이 바로 팽석규의 시합이라네.”

“팽가 가주의 셋째 아들 말하는 거지?”

“이번이 도룡(刀龍)이 될 유력한 후보라며?”

“유력이 뭐야, 이 사람아. 확정이야, 확정!”


사람들이 시끄럽게 떠드는 와중에 왕운의 눈에 차분하게 비무대 위로 오르는 종원이 보였다. 그리고 반대편에서 종원과는 대조적으로 거만하게 올라오는 화려한 복장의 사내도 보였다.

올라오는 사내를 본 사걸이 어이없다는 듯이 말했다.


“나 참, 저런 허접한 자식이 우승 후보라고?”

“너 쟤 알아?”


왕운의 물음에 사걸이 대답했다.


“북경에서 영이 누나한테 치근덕거리길래 내가 손 좀 봐줬지.”


그러자 왕운이 건수를 잡았다는 듯이 척영을 보며 장난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누나, 백두산의 추종자들도 모자라서 이제 북경까지 영역을 넓힌 거야?”

“죽을래?”


반면, 왕운의 일행과는 반대로 단상 위 귀빈석에 있는 팽가 가주 팽진오는 기대감에 가득 찬 눈빛으로 비무대 위의 자신의 아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단상 위의 누군가가 팽진오에게 말했다.


“이번에 셋째 아드님마저 도룡이 되신다면 3연속으로 도룡을 배출하는 게 아닙니까?”

“오, 그렇구먼. 8년 전의 첫째, 4년 전 둘째에 이어 이번에 셋째도 도룡이 된다면 가문의 경사가 아니오? 미리 감축드리겠소, 팽 가주.”


그러자 팽진오가 마음에도 없는 겸손을 떨며 말했다.


“대회가 끝나지도 않았는데 다들 너무 성급한 판단을 내리시는 게 아니오?”

“내가 들은 바로는 세 아들 중에 저 아이가 가장 재능이 넘친다고 들었소. 무슨 어려움이 있겠소?”


비무대 위의 팽석규가 자신의 도집에서 선이 매우 아름다운 곡도를 뽑아 들었다.

뒤이어 종원도 품 안에서 무언가를 꺼냈는데 그것은 놀랍게도 두 자루의 식칼이었다. 구경꾼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저, 저게 뭐야? 요리할 때 쓰는 식칼 아냐?”

“저걸로 무슨 도법(刀法)을 펼친다는 거야?”

“아냐, 나 어제 봤는데 저자의 몸놀림이 예사롭지 않더라니까.”

“맞아, 나도 봤어. 순식간에 승부를 내더라고.”


왕운 역시 놀라기는 마찬가지였다.


‘저래서 안 보였던 거구만?’


팽석규가 눈앞에서 식칼을 들고 서 있는 종원을 조롱하기 시작했다.


“이거 뭐 장난하자는 것도 아니고. 주방에서 무나 썰 것이지 여기가 어디라고 그따위 것을 들고 올라오느냐.”

“······.”


팽석규의 도발에도 종원은 무표정으로 일관할 뿐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팽석규가 도발하는 것을 본 사걸이 말했다.


“쟤는 아직 정신을 못 차렸나 봐?”


곧이어 심판의 신호와 함께 시합이 시작되었다.

팽석규가 의기양양한 표정을 하고 팽가의 절기인 오호단문도(五虎斷門刀)의 초식을 선보이며 종원에게 신형을 날렸다. 앞으로 구르듯이 공중에서 신형을 한 바퀴 회전시킨 팽석규는 자신의 곡도를 종원의 어깻죽지를 노리고 수직으로 내려쳤다.

그러자 종원이 두 자루의 식칼을 머리 위로 오(㐅)자의 형태로 교차시켜 팽석규의 곡도를 막았다. 그리고 그 상태로 식칼을 미끄러트리며 앞으로 돌진했다.

깜짝 놀란 팽석규가 뒤로 몇 발자국 물러나더니 자신의 곡도를 횡으로 크게 갈랐다. 이번에는 종원이 그것을 피해 뒤로 물러났다.

뒤이어 두 사람이 서로에게 달려들어 함께 어우러졌다. 팽석규가 휘두르는 곡도는 크기가 큰 만큼 한 방이 위력적이었고 반면에 종원이 휘두르는 식칼은 크기가 작은 대신에 매우 빠르게 움직여 팽석규보다 더 자주 공격할 수 있었다. 두 사람 모두 각자의 무기의 장점을 최대한 활용하고 있었다.

그렇게 두 사람은 서로가 물러나지 않고 백여 합을 넘게 겨뤘다.

상대방이 식칼을 가지고 나와서 우습게 봤던 팽석규는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뒤이어 종원의 낮게 깔린 목소리가 팽석규의 귀에 들렸다.


“그 좋은 도를 가지고도 무나 써는 식칼 하나를 당해내지 못하는 건가.”


그 말에 흥분한 팽석규의 동작은 점점 더 커지고 단조로워졌다. 그리고 종원이 그 틈을 놓치지 않고 팽석규의 한쪽 어깨와 허벅지를 식칼로 찍어버렸다.


“큭!”


어깨와 허벅지에 큰 상처를 입은 팽석규는 뒤로 주춤거리며 물러났다. 지켜보던 구경꾼들은 승기를 잡은 종원이 곧바로 달려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그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종원은 평정심을 유지한 채 식칼을 빙글빙글 돌리며 팽석규의 주변을 빙빙 돌고 있을 뿐이었다.

마치 맹수가 먹잇감을 두고 살피듯이.

그리고 팽석규는 그것에 위축된 듯 몸을 떨고 있었다.

그 광경을 본 단상 위의 팽진오가 큰 목소리로 고함을 질렀다.


“석규 이놈! 또 근본도 모르는 놈에게 패배할 셈이냐? 당장 정신 차리지 못할까!”


팽진오는 종원의 평정심을 흐트러뜨릴 요량으로 한 말이었지만 종원은 별 반응이 없었다. 오히려 그 말에 반응한 것은 엉뚱하게도 구경꾼 틈에 있던 사걸이었다.


“저 아저씨가 말한 ‘근본도 모르는 놈’에 나도 들어가는 거지? 감히 누구더러······”

“참아, 참아. 담에 기회가 오면 또 혼내주면 되잖아.”


옆에서 왕운이 그런 사걸의 등을 토닥이며 달랬다.

곧이어 종원의 표정이 바뀌었다. 마치 이제 끝장을 내겠다는 듯이.

종원이 공중으로 뛰어오르며 식칼 하나는 횡으로, 나머지 하나는 수직으로 가르자 푸른빛의 도기(刀氣)가 십(十)자 형태로 뿜어져나와 팽석규를 덮쳤다.

팽석규가 곡도를 마구잡이로 휘둘러 종원의 도기를 간신히 쳐냈다. 도기를 쳐내고 다시 앞을 주시한 팽석규의 눈에 어느새 자신의 바로 앞까지 접근한 종원이 보였다.

종원은 식칼을 쥔 양손을 아까보다 훨씬 빠르게 움직였다. 겉보기에 마구잡이로 휘두르는 것처럼 보였지만 종원의 공격은 하나하나가 매우 위협적이었고 초식의 연계 또한 부드러웠다.

종원의 기세에 눌린 팽석규의 몸에 상처가 점점 늘어났다. 얼마 지나지 않아 종원의 식칼이 팽석규의 손목을 스치고 팽석규는 그 통증을 이기지 못하고 자신의 무기를 그만 떨어뜨리고 말았다.

종원이 그런 팽석규의 목에 식칼을 갖다 대더니 심판을 쳐다보았다. 곧이어 심판의 시합종료를 알리는 외침이 들렸다.


“상대방 전투 불능! 자교서원 종원 승!”


그렇게 종원이 왕운보다 한발 앞서 이번 대회의 파란을 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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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024 - 용봉지회 둘째 날(2) +3 22.06.12 625 15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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