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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_ㅎ

Dimension Arbitrator 2(D.A2)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퓨전

로웰크란
작품등록일 :
2017.06.26 21:50
최근연재일 :
2017.07.28 13:41
연재수 :
3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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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9,6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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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7.14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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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죄와 용서 (5)

DUMMY

‘하···. 이런 건 소설에서만 있는 일일 줄 알았는데, 왜 나한테 이런 일이···. 그냥 모든 게 꿈이었으면···.’

돌아온 레첼은 밤잠을 설쳤다.

사실 그게 당연한 반응이었다. 아무리 사이가 소원했던 이복자매라고는 해도 자신의 동생을 죽인 사람과 맞닥뜨렸다. 그것은 사람이라면 동요하지 않을 수가 없는 순간이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시간이 약이라는 말처럼, 레첼은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자 증오하는 게 당연한 리벤에 대해 작게나마 의문을 가지게 되었다. 아일리전 묘지에서 봤던 그의 태도가 석연치 않아서였다.

리벤은 용서를 빌지 않았다···. 그는 그저 무릎을 꿇은 채 가만히 있는 게 전부였다. 그 행동은 마치··· 자신에게 죽기를 바라는 사람처럼 보였다.

우선, 거기에서 추론할 수 있는 사실은 하나였다.

‘적어도 복잡한 무언가가 있다는 거겠지. 첼시하고 단순명료한 관계였다면 나한테 그런 태도로 나올 이유가 전혀 없을 테니까···.’

쉽게 설명할 수 없는 뭔가가 있는 게 분명했다. 무엇보다 상대의 나이를 감안해도 그렇게 보는 게 맞았다. 단순한 이유로 살인을 꾀하기에는 너무나도 어린 나이인 것이다.

게다가···

‘그 아이는 그 분이야. 우리 D.A에게 너무나도 큰 도움을 주고 있지. 그런 사람이 아무 이유도 없이 사람을 죽였을 것 같지는 않은데···.’

지금까지의 행보를 감안하면 더욱 단순한 살인귀로 치부하는 데에는 무리가 있었다. 요 근래 바르테인을 위협하고 있는 칼마드는 그렇게까지 강하지는 않지만 엘버스의 난 이후로 D.A의 수가 대폭 줄어들어서 대처가 쉽지 않아 골칫덩이 그 자체였다.

그는 거기에 도움을 주고 있었다. 무고한 주민들이 곤경에 처하면 바람처럼 나타나서 단죄하고 역시 바람처럼 사라진다. 거기에 어떤 대가도 바라지 않았다. 괜히 사람들에게 그 분이라는 고귀한 칭호로 불리는 게 아니었다.

‘실제로 이번에 우리도 구해줬었고···.’

더군다나 폐건물에 갇혔던 자신들을 구해주기도 했다. 다른 동료들은 몰라도 자신이 첼시와 관련이 있는 걸 알고 있었다면 일반적인 살인귀일 경우 그냥 그대로 죽게 놔두려고 할 터였다.

그러나 그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오히려 폐건물에 있었던 칼마드는 기존과 달리 대단히 위협적이었지만 전혀 물러서지 않고 응전하지 않았던가. 그 덕에 부상을 입어 상태가 위험했던 경무과장도 살 수 있었다.

그렇다.

그는··· 그때, 사람을 살렸다.

절대로 아무 이유 없이 살인을 저지른 사람이라고는 볼 수가 없는 모습이었다.

‘···그 애에 대해 알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레첼은 잠시 판단을 유보하게 되자 고개를 갸웃했다. 아일리전 묘지에서 봤던 모습으로부터 감안하면 아무래도 본인의 입을 통해서는 듣기가 어려울 것 같아서였다.

게다가 자신은 그때 두 번 다시 모습을 드러내지 말라고 으름장을 놨었다. 그런 식으로 헤어진 이상 아무렇지 않게 대화를 나누는 건 대단히 어려우리라. 우연히 마주칠 확률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았고···.

‘아, 그 사람이라면 혹시···?’

그러다가 레첼은 불현 듯 떠올렸다. 그녀가 떠올린 사람은 바로 아일라였다. 일반적으로 S랭크의 D.A가 그런 일을 그냥 할 리가 없었다. 그런데도 쪽지를 건네줬다는 건, 바꿔서 말하면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다고 보는 게 맞았다.

‘만날 수 있을까? 제발 만났으면 좋겠는데···.’

현재 레첼은 밤을 지새웠지만 엄연히 사회인이므로 아침 일찍 집을 나와서 경무과장의 병문안을 다녀오는 길이었다. 이대로 동부 지구에 들러서 폐건물에서 있었던 일에 대한 조서를 꾸밀 예정이었다.

아일라가 외근을 나간 게 아니라면 만날 여지는 충분했다.

그렇게 판단한 레첼은 목적지인 동부 지구를 향해 발걸음을 서둘렀다.


“수고하셨습니다.”

조서 작성은 순조로웠다. 애초에 전부 형사과에서 처리해야 하는 일이었으니 피해자 입장에서는 크게 어려울 게 없는 것이다.

“네, 수고하세요.”

레첼은 자신을 담당한 직원의 인사에 마찬가지로 고개를 숙여 인사하고는 그대로 형사과를 나왔다.

‘자, 그럼···.’

그런 다음 그녀는 자신의 진짜 목적을 위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물론 그것은 아일라를 찾는 것이었다.

하지만 절대 쉬운 건 아니었다.

‘음··· 다짜고짜 수사과에 찾아가서 말한다고 한들 들어줄 리가 만무하고···.’

아일라가 자신과 마찬가지로 C나 B 정도의 흔한 D.A라면 어려울 리가 없겠으나 그녀는 D.A의 수가 대폭 줄어든 지금 귀하디귀한 S랭크의 요원이었다. 동부 지구에 배속되고 나서 모든 부서에서 데려가려고 가위바위보를 통해 안간힘을 쓴 결과 현재 수사과에서 어렵게 확보에 성공, 거의 신처럼 떠받들고 있었다.

그런 만큼 같은 부서여도 만나기가 쉽지 않을 터인데 다른 부서에서 볼일이 있다면서 그냥 찾아간다···? 문전박대를 당하지 않으면 기적이었다. 소문에 따르면 수사과장조차도 아일라의 비위를 거스르지 않기 위해 무척이나 조심한다고 한다. 그뿐만이 아니라 아일라가 좋아하는 건 뭐든지 해주려고 안간힘을 쓴다고도 했다.

생각은 좋았지만··· 역시, 바라는 대로 만남을 성사시키는 건 어려울 것 같았다.

헌데, 레첼이 이렇게 생각하던 그 순간이었다.

-아일라~. 조금만 더 쉬었다가 가자~.

-이제 정말 가셔야 해요, 사라 님. 과장님께서 기다리고 계실 거예요.

-에이, 이 정도는 괜찮다니까~.

‘어···! 기적이라는 게 정말로 있는 거였구나!’

레첼은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 그러지 않을 수가 없는 게, 야외 직원용 휴게실에서 휴식을 즐기고 있는 아일라의 모습을 보게 된 결과였다.

게다가 아일라는 혼자 있는 게 아니었다. 동부 지구의 또 다른 자랑인 사라 루시아트도 있었다. 동부 지구의 실세를 지금 눈앞에서 정면으로 목격한 것이다.

“저, 저기~! 잠시 괜찮으신가요~!”

지금 같은 천재일우의 기회를 놓칠 수는 없었다. 때문에 레첼은 허겁지겁 아일라와 사라에게 다가갔는데, 그녀는 곧 깜짝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웃···!”

막 거리를 좁히려는 찰나에 지면에서 검은 무언가가 갑자기 튀어나오더니 자신을 위협한 탓이었다. 목에 칼처럼 날카로운 무언가를 대고 있어서 조금만 더 가까이 갔으면 정말 위험했을 것 같았다.

“사라 님! 무슨 짓이세요!”

“으아아! 미안해요! 잠시 그림 풀어놓은 걸 잊었네요!”

다행히 그건 오래가지 않았다. 그 광경을 목격한 아일라가 경악을 금치 못 했고, 그 옆에 있던 사라 역시 당황하는 반응을 보인 것이다. 그 모습으로 보아 일종의 실수인 듯싶었다.

“아하하···. 괘, 괜찮습니다.”

레첼은 허둥지둥 스케치북을 꺼내 지금 자신을 위협한 그림을 회수하는 사라를 향해 손사래를 치면서 말했다.

꽤 많이 놀란 건 사실이지만 어쨌든 다치지는 않았다. 그러면 되었다.

“어···? 혹시 그저께 뵈었던 분 아니신가요?”

“아일라하고 아는 사람이었구나···. 안녕하세요. 사라 루시아트라고 해요.”

“반갑습니다. 저는 레첼 일라드라고 해요.”

“그럼 저도 다시···. 아일라 유리아스라고 해요. 전에는 경황이 없어서 인사를 못 드렸네요.”

이후 전개는 아주 순조로웠다. 이틀 전에 만났던 만큼 아직 얼굴을 잊지 않은 것인지 아일라가 아는 눈치를 보여, 셋은 아주 자연스럽게 서로 통성명을 나눌 수 있었다.

“그나저나 무슨 일로 그러시는 건가요? 혹시 쪽지를 주신 분과 만나지 못 하신 건가요?”

“사실은 그것 때문이에요. 그··· 혹시, 그 쪽지를 제게 남긴 사람하고 아는 사이신지 궁금해서요.”

아일라가 여전히 아름다운 미소를 발하면서 묻자 레첼은 조심스럽게 본론을 말했다.

그런데 거기에는 의외의 전개가 펼쳐졌다.

“···사라 님, 잠시 자리 좀 비켜주실 수 있을까요?”

아일라가 옆에서 하품을 크게 하면서 따분함을 토로하는 사라를 향해 돌연 이와 같은 말을 꺼낸 것이다. 그런 그녀의 표정은 굳어져 있어, 조금 전까지 상냥한 미소를 보이던 사람이 맞나 싶을 정도였다.

“알았어. 먼저 올라갈게. 만나서 반가웠습니다.”

“아, 네···.”

사라는 역시 오랫동안 알고 지낸 사이답게 무언가가 있음을 직감한 모양이었다. 그녀는 순순히 아일라의 말에 따라 레첼에게 인사하고는 본관으로 향했다. 소속 부서인 수사과로 향하는 것처럼 보였다.

“무엇이 궁금하신 건가요? 제가 대답할 수 있는 것이라면 다 말해드릴게요.”

“···단도직입적으로 물을게요. 그 애가 어떤 아이인지 궁금해요.”

지금 상황에서 길게 나눌 대화 따위는 없었다. 그렇기에 레첼은 아일라가 응답의 뜻을 보이자 곧바로 핵심을 던졌다.

아일라가 말했다.

“리벤 니하트 님은 좋은 분이십니다. 그건 제가 보증할 수 있어요. 불운하게도 과오를 범하셨지만, 그것을 속죄하기 위해 정말 많은 노력을 하셨죠. 지금도 계속 그러시는 중이고요.”

‘리벤 니하트···. 그게 그 애의 이름이구나. 그나저나 불운이라고···?’

레첼은 아일라의 단언에 자신이 아직 상대의 이름을 모르고 있었다는 걸 깨닫다가도 의문을 느꼈다. 과오를 불운이라고 표현한 걸 놓치지 않은 것이다.

레첼이 말했다.

“···괜찮으시거든 그 과오에 대해 말해주실 수 있을까요?”

지금까지 느꼈던 모든 답답함을 일거에 해소할 수 있는 순간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레첼의 목소리에는 묘하게 힘이 붙어 있었는데, 그녀의 표정은 곧 실망으로 바뀌게 되었다.

“그건 죄송하지만 말씀드릴 수 없습니다. 그 분께 실례되는 행동이라고 할 수 있기에···.”

아일라가 무척이나 조심스러워하면서 이와 같은 말을 한 까닭이었다.

‘그렇겠지. 그건 그 애한테 있어 아킬레스건이라고 할 수 있을 테니···.’

아쉬웠지만 이해는 되었다. 그렇기에 레첼은 아일라를 재촉하지는 않았다. 그녀에게도 입장이 있다는 걸 잘 아는 것이다.

레첼과 아일라의 대화는 거기까지였다. 수사과장이 직접 휴게실까지 와서 아일라를 데리고 간 탓이었다. 제 3자의 입장에서는 거의 모셔가는 것처럼 보였지만···.

‘결국 알아낸 건 없는 건가···.’

레첼은 단서를 쥐고 있는 아일라와 만났음에도 불구하고 진상을 알아내는 데에 실패하게 되자 난감한 표정으로 뒷머리를 긁적였다.

‘아니, 그런 건 아니구나. 아예 없는 건 아니었네.’

그녀는 그러다가도 금방 생각을 바꿨다. 조금 전에 아일라에게서 들은, 불운하게 범한 과오라는 표현을 다시금 떠올린 결과였다. 그건 역시 뭔가가 있다는 걸 간접적으로 말한 것과 다를 바가 없었다.

‘그 아이와··· 리벤 니하트하고 만나야 해. 어떻게 만나야 하지···?’

이렇게 되면 리벤의 입을 통해서 전말을 듣는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레첼은 그의 거주지를 모르는 터라 다시 고민에 잠겼는데,

따악

‘그래! 그렇게 하면 되겠구나!’

그녀는 그러다가도 손가락을 튕겼다. 순간 기가 막힌 묘수가 머리에 떠오른 결과였다.


작가의말

;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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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암운이 감돌다 (4) 17.07.27 71 0 13쪽
28 암운이 감돌다 (3) 17.07.26 80 0 12쪽
27 암운이 감돌다 (2) 17.07.25 87 0 12쪽
26 암운이 감돌다 (1) 17.07.24 85 0 12쪽
25 속죄와 용서 (12) 17.07.23 75 0 12쪽
24 속죄와 용서 (11) 17.07.20 83 0 12쪽
23 속죄와 용서 (10) 17.07.19 76 0 11쪽
22 속죄와 용서 (9) 17.07.18 77 0 12쪽
21 속죄와 용서 (8) 17.07.17 80 0 12쪽
20 속죄와 용서 (7) 17.07.16 79 0 12쪽
19 속죄와 용서 (6) 17.07.15 66 0 13쪽
» 속죄와 용서 (5) 17.07.14 81 0 11쪽
17 속죄와 용서 (4) 17.07.13 76 0 12쪽
16 속죄와 용서 (3) 17.07.12 87 0 12쪽
15 속죄와 용서 (2) 17.07.11 72 0 12쪽
14 속죄와 용서 (1) 17.07.10 112 0 12쪽
13 달라진 일상 (4) 17.07.08 76 0 12쪽
12 달라진 일상 (3) 17.07.07 83 0 12쪽
11 달라진 일상 (2) 17.07.06 97 0 12쪽
10 달라진 일상 (1) 17.07.05 78 0 12쪽
9 고독과 이변 (4) 17.07.04 90 1 11쪽
8 고독과 이변 (3) 17.07.03 87 1 13쪽
7 고독과 이변 (2) 17.07.02 80 1 12쪽
6 고독과 이변 (1) 17.07.01 83 1 12쪽
5 달라진 세계 (4) 17.06.30 96 1 12쪽
4 달라진 세계 (3) 17.06.29 128 1 13쪽
3 달라진 세계 (2) 17.06.28 186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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