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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_ㅎ

Dimension Arbitrator 2(D.A2)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퓨전

로웰크란
작품등록일 :
2017.06.26 21:50
최근연재일 :
2017.07.28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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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9,6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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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6.30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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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달라진 세계 (4)

DUMMY

사라와 함께하는 업무는 아주 순조로웠다. 여태까지는 상시 소강상태이므로 기존에는 모든 걸 직접 뛰어다녀서 해결했지만 사라의 도움으로 헤이실을 쓸 수 있게 되었으니 당연한 결과였다.

다른 건 몰라도 이동할 때 사라의 든든한 탈것인 검은 새를 탈 수 있게 된 게 컸다. 검은 새는 미하엘이 정말 급할 때가 아니면 쓰지 않는 심려 마인드 소드에 버금가는 속력을 지녔다. 그걸 계속 타고 다니는데 평소보다 느리면 말이 되지 않는 것이다.

휘이잉

‘이야, 설마 이렇게 남는 시간이 생길 줄이야~.’

그렇다 보니 미하엘은 오늘 해결해야 하는 모든 업무를 처리하는 데에 성공, 연일로 정시 퇴근 확정은 물론이었고 오히려 시간이 남아서 자유를 만끽하게 되었다. 사라의 검은 새에 몸을 맡긴 채 간만에 전신에 스며드는 시원한 바람을 만끽하던 그는 여유를 가지게 되자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그나저나 이제부터 뭘 한다지?’

미하엘은 문득 스스로에게 의문을 느꼈다.

현자의 자리에 앉게 된 이후로는 언제나 시간에 치여서 살았다. 그런 만큼 취미 같은 건 당연히 없었다. 에르피스 같은 친구를 만날 시간조차 없을 정도였다.

그 탓에 미하엘은 지금처럼 갑자기 시간이 많이 남게 되자 아이러니하게도 좀처럼 무얼 하고 쉴지를 정하지 못 했는데, 그는 그러다가 들을 수 있었다.

“야-! 후배-! 잠깐 저기 좀 들렀다가 가자-!”

그것은 현재 함께 이동하고 있는 사라의 외침이었다.

‘음···. 뭔가 살 거라도 있으신 건가?’

미하엘은 그러한 사라의 요청에 잠시 고민을 하다가도 이내 고개를 끄덕여서 알겠다는 뜻을 보였다.

사라가 가자고 한 곳은 바르테인의 수도인 케메리트였다. 미하엘이 바르테인에 왔을 때 처음으로 당도한 곳이기도 했다. 당시 레이카가 소개했던 것처럼 없는 걸 제외하면 완벽한 곳이기도 했다. 당연히 수도인지라 미하엘의 근무처인 신전도 있었다. 미하엘이 대답에 뜸을 들인 이유가 그 때문이었다. 모처럼 자유 시간을 갖게 되었는데 가자는 곳이 근무지 근처였으니 망설인 것이다.

하지만 어차피 마땅히 할 일도 없었고, 애초에 지금의 시간을 만들어준 게 사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지라 미하엘은 그대로 그녀를 따라 케메리트에 착지했다.

그렇게 미하엘이 가게 된 곳은 예술도구를 주로 취급하는 가게였다.

“연습용 물감이 다 떨어졌거든. 나온 김에 미리 사두려고.”

“하기야, 선배님은 물감이 필수이실 테니···.”

미하엘은 가게에 들어온 사라가 안에 비치되어 있는 물건들을 둘러보면서 말하자 이해가 가는 걸 느꼈다.

사라는 말 그대로 그림을 정교하게 그리는 게 무기라고 할 수 있었다. 연습할 때는 물감이 반드시 필요했다. 그 매개체가 되어주는 게 스스로의 피였으니 함부로 그리는 건 쉽지 않았다. 연습까지 피를 가지고 하면 버틸 재간이 없는 것이다.

“으음~. 이번에는 무슨 색으로 그려볼까~.”

‘이걸 보니 괜히 하트 녀석이 생각나네. 잘 지내고 있을는지···.’

미하엘은 물감을 앞에 두고 고민하는 사라의 모습을 보게 되자 저도 모르게 하트를 떠올렸다. 그녀가 예전에 하트가 다니던 보육원에서 그림을 가르치던 게 생각이 난 것이다.

하트는 여전히 친어머니인 나이스트의 곁에 있었다. 그가 지내던 케레미넌스 마을은 앨버스의 난 당시 앨버스에게 보급로로 쓰여 위기에 봉착했었으나, 모든 게 해결된 지금은 옛날처럼 잘 지내고 있었다.

이제는 친어머니의 곁에 있으니 거리를 두는 게 맞겠지만 그게 쉽지가 않았다. 아무래도 처음으로 애정을 가지고 키웠던 아이다 보니···.

‘···응?’

잠시 속으로 하트에 대한 걸 생각하던 미하엘은 스스로의 눈을 의심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아빠~!”

그렇지 않을 수가 없는 게, 멀리서 자신을 향해 해맑은 미소와 함께 손을 흔들며 달려오는 아이··· 하트의 모습을 보게 된 까닭이었다.


*


잠시 들렀던 가게에서 우연히 하트와 만나게 된 미하엘과 사라는 그대로 인근의 카페로 이동했다. 서로 오랜만에 만난 만큼 나눌 이야기가 많은 까닭이었다.

“먹고 싶은 거 있으면 다 시켜, 꼬마야. 오늘은 이 누나가 쏜다!”

“우와~! 감사합니다!”

‘설마 이렇게 될 줄이야···.’

미하엘은 눈앞에서 두둑한 지갑을 자랑하는 사라를 향해 하트가 눈을 빛내자 미소를 지으면서도 속으로는 지금의 상황에 아이러니함을 느꼈다.

하트가 살고 있는 케레미넌스 마을은 케메리트와 거리가 꽤 있었다. 그걸 감안하면 정말 예상치 못 한 만남인 것이다.

“하트야, 나하고 이렇게 만나는 건 별로 좋지 않아. 무엇보다 호칭도 좀···. 이제 난 네 아빠가 아니잖아. 나이스트 씨도 좋게 생각하지 않으실 거고···.”

반가운 건 사실이었지만 그래도 고칠 건 고쳐야 했다. 그렇기에 미하엘은 조심스럽게 하트를 향해 말했으나, 그의 말은 소용이 없었다.

“엄마는 별로 개의치 않으세요. 애초에 재혼하실 생각도 없으셔서···. 할아버지랑 할머니도 이해하는 눈치시고요. 무엇보다 저도 아빠는 여전히 제 아빠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하트야, 아무리 그래도 그건···.”

“그보다도 이거 좀 보세요, 아빠. 전에 보육원에서 잘했다고 받은 거예요~.”

“역시 우리 아들! 최고다, 최고!”

자신을 향한 호칭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던 미하엘은 하트가 볼펜을 보이면서 말하자 언제 그랬냐는 것처럼 엄지를 치켜세웠다. 그것은 전형적인 아버지의 모습이었다.

“어휴, 저 팔불출···.”

사라가 그 모습을 보고 한심하다는 표정으로 중얼거리는 건, 어찌 보면 자연스러운 반응이었다.

“그나저나 꼬마가 여기에는 웬일이야? 여기는 꽤 멀 텐데?”

사라는 그러다가도 금방 하트에게 의문을 나타냈다. 그의 나이를 감안하면 이렇게나 먼 곳에 혼자 왔을 리는 없었고, 그건 바꿔서 말하면 이유가 있다는 게 되었다.

하트가 말했다.

“네, 일리아 누나 보러 왔어요. 엄마하고 누나네 부모님하고 같이요.”

“일리아···. 그렇구나. 에스터는 이 근처니까.”

하트의 대답에 미하엘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일리아와 하트는 앨버스의 난 이후로 꽤나 돈독한 사이였다. 나이는 제법 차이가 났지만 서로 같은 마을에 살고 있었고, 무엇보다 케레미넌스 마을을 해방시킬 당시 함께 힘을 합쳤으니 친분이 생길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렇지만 일리아는 케레미넌스 마을에 없었다. 앨버스의 난이 끝난 이후로 그녀는 다시 본래 자신이 있어야 하는 장소라고 할 수 있는 에스터로 돌아간 상태였다. 에스터는 기숙사 제도로 운영이 되고 있었으니 면회를 온 것 같았다.

헌데 미하엘은 그러다가 눈썹을 꿈틀거리게 되었다.

“저기···. 실은, 아빠한테도 들를 예정이었어요. 일리아 누나 관련으로 꼭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었거든요.”

하트로부터 이와 같은 말을 들은 결과였다.

미하엘은 말없이 그를 응시하는 것으로 대신 대답을 했고, 거기에는 하트가 말을 이었다.

“아무래도 누나가 에스터에서 적응을 하지 못 하고 있는 것 같아요. 혼자 외로이··· 그렇게 지내는 것 같더라고요.”

“적응이라···.”

“오히려 좀 나아졌을 줄 알았는데···.”

의외의 말이었다. 미하엘과 사라는 하트에게서 그러한 소식을 접하게 되자 각각 심각한 표정으로 한 마디씩을 중얼거렸다.

일리아 네버스는 내성적인 성격의 소유자였다. 대개 그 나이대의 여자아이들이 다 그런 편이지만 그녀는 특히 더 심한 편이었다.

그러나 그것은 앨버스의 난을 겪으면서 많이 나아졌었다. 행방이 묘연한 부모님을 찾겠다는 일념으로 참전한 일리아는 자신의 헤이실인 타임스톱으로 혁혁한 공을 세웠었다. 당시 산전수전을 겪어서 옛날과 달리 에스터에서도 무리 없이 지낼 줄 알았는데, 그건 아닌 모양이었다.

“뭐가 문제일까요, 아빠? 누나는 정말 착한데···.”

“미안해, 나도 그건 잘 모르겠어. 일리아하고는 요즘 만난 적이 없어서···.”

하트의 물음에 미하엘은 난처한 표정을 지었는데, 거기에는 그를 향한 다른 종류의 시선이 존재했다.

“······.”

그것은 바로 사라였다. 그녀는 미하엘을 뚫어져라 응시하고 있었다. 그 모습은 무언가를 간파한 것처럼 보였다.

“하긴··· 아무리 아빠라고 해도 그건 좀 힘드시겠죠. 저 때문에 곤란하셨다면 죄송해요, 아빠.”

“에이, 아들은 원래 아빠한테 그러는 거야. 신경 쓰지 마. 이따가 일리아한테 안부나 좀 전해줘.”

“네, 아빠.”

셋의 대화는 거기까지였다. 하트는 이제 일리아를 만나러 에스터에 가는 만큼 오래 있을 수가 없는 것이다. 곧 그를 데리러 나이스트가 카페로 왔고, 그들은 그렇게 서로 인사를 나누며 헤어졌다.

‘흠, 아직도 시간이 남았네···.’

하트를 배웅한 미하엘은 제법 이야기를 나눴음에도 아직 시간이 남은 게 보이자 기지개를 켜며 속으로 생각했는데, 그는 그러던 중에 듣게 되었다.

“후배, 후배는 알고 있는 거지? 일리아가 왜 그렇게 적응을 하지 못하는지···.”

그것은 정말 갑작스럽게 핵심을 찌르는 사라의 질문이었다. 그녀는 하트를 보낼 때만 해도 웃고 있었건만 지금은 언제 그랬냐는 듯이 딱딱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음···. 그게··· 짐작이 가는 게 있기는 한데···.”

미하엘은 사라의 물음에 그저 뒷머리를 긁적이며 말끝을 흐리는 게 전부였다. 허나 그는 얼른 항복하고 말았다.

“당장 말해주지 않으면 이대로 후배네 집으로 따라가서 루체 에인 님한테 달라붙을 거야.”

사라가 아무렇지 않게 이와 같은 말을 한 결과였다.

자신에게 있어 유일한 안식처인 집에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폭탄과 같은 그녀를 들이는 건 생각만으로도 아찔했다. 때문에 미하엘은 금방 스스로가 내놓은 결론을 밝혔다.

“그건 아마··· 얼굴에 난 상처가 원인일 거예요.”

“상처? 아···.”

사라는 미하엘이 조금도 생각하지 못 한 부분에 초점을 맞추자 순간 고개를 갸웃하다가도 이내 알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미하엘이 말했다.

“평범한 사람이 그런 걸 보고 태연하게 있는 건 쉽지 않아요. 더군다나 일리아는 성격이 내성적이죠···. 그 두 가지가 합쳐져서 따돌림을 당하는 게 아닐까 싶어요.”

미하엘과 사라가 언급한 상처는 바로 일리아가 앨버스의 난 당시 얼굴에 입은 기다란 흉터를 의미했다. 꽤나 중상이었지만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다.

문제는 바로 흉터였다. 얼굴 전체를 대각선으로 가로지르는 끔찍한 흉터···. 남자라고 해도 그런 건 신경이 쓰일 터인데 일리아는 외모가 생명이라고 할 수 있는 여자였다. 주변은 물론이고, 본인도 내색하지 않는 게 쉽지는 않으리라.

“정말 그런 거면 너무 슬픈데···. 방법이 없을까?”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괜찮을 거예요. 어디까지나 제 예상이고, 그걸 위해서 오늘 하트가 온 거니까요···. 일리아라면 극복할 수 있을 겁니다.”

안타까운 일이었지만 사라와 미하엘의 입장에서는 어찌 개입할 수 있는 방도가 없었다. 사라는 이제 외부인이었고, 미하엘은 현자이니만큼 뭔가를 하려면 할 수는 있겠지만 그로 인해 만약에 일리아를 향해서만 특혜가 간다는 이야기가 나올 경우 오히려 역효과였다.

둘은 말 그대로, 가만히 있는 게 도와주는 것이었다.


작가의말

ㅇㅅ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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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암운이 감돌다 (4) 17.07.27 70 0 13쪽
28 암운이 감돌다 (3) 17.07.26 78 0 12쪽
27 암운이 감돌다 (2) 17.07.25 86 0 12쪽
26 암운이 감돌다 (1) 17.07.24 84 0 12쪽
25 속죄와 용서 (12) 17.07.23 75 0 12쪽
24 속죄와 용서 (11) 17.07.20 83 0 12쪽
23 속죄와 용서 (10) 17.07.19 76 0 11쪽
22 속죄와 용서 (9) 17.07.18 77 0 12쪽
21 속죄와 용서 (8) 17.07.17 80 0 12쪽
20 속죄와 용서 (7) 17.07.16 78 0 12쪽
19 속죄와 용서 (6) 17.07.15 65 0 13쪽
18 속죄와 용서 (5) 17.07.14 79 0 11쪽
17 속죄와 용서 (4) 17.07.13 75 0 12쪽
16 속죄와 용서 (3) 17.07.12 87 0 12쪽
15 속죄와 용서 (2) 17.07.11 72 0 12쪽
14 속죄와 용서 (1) 17.07.10 111 0 12쪽
13 달라진 일상 (4) 17.07.08 76 0 12쪽
12 달라진 일상 (3) 17.07.07 81 0 12쪽
11 달라진 일상 (2) 17.07.06 97 0 12쪽
10 달라진 일상 (1) 17.07.05 78 0 12쪽
9 고독과 이변 (4) 17.07.04 89 1 11쪽
8 고독과 이변 (3) 17.07.03 87 1 13쪽
7 고독과 이변 (2) 17.07.02 80 1 12쪽
6 고독과 이변 (1) 17.07.01 83 1 12쪽
» 달라진 세계 (4) 17.06.30 95 1 12쪽
4 달라진 세계 (3) 17.06.29 128 1 13쪽
3 달라진 세계 (2) 17.06.28 184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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