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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_ㅎ

Dimension Arbitrator 2(D.A2)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퓨전

로웰크란
작품등록일 :
2017.06.26 21:50
최근연재일 :
2017.07.28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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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7.03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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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고독과 이변 (3)

DUMMY

-얼른 일렬로 서라!

-지급받은 총기가 불량인지부터 확인하고!

일리아가 속한 에스터의 4반은 뒷산으로 나온 상태였다. 총기의 실기수업을 위해서였다.

엘버스의 난 이후로 무기들 중에서 총의 입지가 어마어마하게 올라갔다. 당시 영웅으로 추앙받았고, 현재 그 공적을 인정받아 현자로써 바쁘게 움직이는 미하엘이 주로 다룬 무기인 까닭이었다.

본래 총은 대단히 강력한 무기이긴 했지만 거기에 드는 비용이 천문학적이었으며 워낙 구조가 복잡하다 보니 따로 필요한 자격증도 있었다. 그로 인해 말 그대로 쓰는 놈들만 쓰는 귀한 무기였다.

그러나 그건 엘버스의 난 이후로 미하엘 덕에 부각을 받아 확연하게 달라졌다. 우선 교육기관인 에스터에서 총기를 의무적으로 가르치게 되었고, 거기에 드는 비용 또한 대폭 감소했다. 과거 나름 살길을 모색하여 총을 다 배우고도 결정적으로 수중에 돈이 없어서 못 쓰던 미하엘의 입장에서는 우스갯소리로 천지가 개벽하는 수준이었다.

‘총이라···.’

주변을 돌아보던 일리아는 속으로 생각했다. 그런 그녀의 손에는 방금 지급받은 수업용 권총이 쥐여져 있었다.

사실 일리아는 오늘의 수업에 나름 신경을 쓰고 있었다. 사격을 다른 사람도 아니고 무려 미하엘에게서 직접 배웠고, 심지어 좋은 성적을 거뒀으며 무엇보다 무수히 많은 실전 경험이 있었다. 헤이실인 타임스톱에 사격을 곁들이면 백발백중이었다. 아주 잠시라고는 해도 시간을 멈추고 방아쇠를 당기는데 사람이 그걸 피하는 건 말이 되지 않는 것이다.

‘오늘 좋은 모습을 보이면 친구를 사귈 수 있을지도···!’

일리아가 오늘의 실전 사격에 기합이 들어간 데에는 물론 이유가 존재했다. 엘버스의 난 당시 빛을 발했던 사격 솜씨를 한껏 뽐내 서먹서먹한 친구들과 단숨에 거리를 좁히는 게 그녀의 가장 큰 목표였다.

실전으로 하는 사격 수업은 오늘이 처음이었다. 여태까지는 이론으로 많이 배우기는 했지만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아무리 많이 알고 있다고 한들 직접 발포를 하는 게 쉬울 리가 없었다. 바람과 각도, 자세 등등···. 신경 써야 하는 요소가 너무나도 많았다. 우선 평범한 학생이라면 그보다도 반동에 깜짝 놀랄 터였다. 총기의 반동은 굉장히 강한 편에 속했으니 말이다.

그러나 일리아는 달랐다.

‘이 감촉···. 정말 좋구나···.’

이제 그녀는 사격을 거의 즐기는 수준이었다. 두 손이 아니라 한 손만으로 쥔 채 발포해도 능히 맞힐 자신이 있을 정도였다.

그러니까 이번 수업을 기회로 생각하는 것이다. 이미 여학생들은 총이 무서워서 덜덜 떨고 있었다. 여기에서 백발백중으로 멋진 모습을 보여주어 강함을 어필하면, 인기를 끄는 건 말 그대로 시간 문제였다···!

“···네버스!”

망상에 빠져있던 일리아는 멀리서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가 들려오자 그쪽을 보았다. 그는 바로 폭스였다. 최근에 교칙이 바뀌어 지금처럼 이동수업을 할 때는 합반을 하게 되어, 그하고는 이번에 함께 수업을 듣게 되었다.

“이번에 실력 좀 보여줘. 현자님한테도 칭찬받았었잖아.”

“겨우 이런 걸로 무슨···.”

일리아는 곁에 다가온 폭스가 엄지를 치켜세우고는 미소를 지으면서 말하자 말끝을 흐리며 손사래를 쳤다. 그가 자신의 망상에 연관된 말을 해서 그런지 그녀의 표정은 다소 붉어진 상태였다.

-3반! 4반! 이제 다들 모여라!

그러다가 일리아와 폭스는 사격 수업을 담당하는 선생님의 집합에 의해 움직여, 본격적으로 수업을 듣기 시작했다.

“모두 잘 들어라. 총은 그저 방아쇠를 당기는 것만으로 충분히 사람을 죽이고도 남는다. 그만큼 대단히 위험한 무기니 다루는 데에 조심해야 한다. 아무리 탄창이 비어있다고 해도 절대로 총구가 사람을 향하도록 해서는 안 된다. 그 행동 자체가 위험한 것이니까.”

‘스승님께서 했던 말과 같아···.’

일리아는 사격 수업 선생님의 말에 문득 미하엘의 존재를 떠올렸다.

임시 본거지에서 사격을 배울 때 가장 처음으로 그에게서 들었던 말과 같았다. 그 시절은 확실히 절망적이었지만, 그 시간만큼은 좋았다. 어두운 성격으로 인해 평생 가지지 못 했던 자신감을 가질 수 있게 된 시기였다.

“자, 그럼 이제부터 오늘의 수업 내용을 설명하겠다. 수업은 간단하다. 각자 지급받은 총기로 눈앞에 있는 표적을 맞히면 된다. 나눠주는 총알이 고무탄이라고는 하지만 맞으면 굉장히 위험하니 표적 외에는 절대 노리면 말도록!”

‘50m, 100m, 200m···. 생각보다 간단하네. 저 정도면 식은 죽 먹기지.’

일리아는 선생님의 설명에 미소를 지었다.

뒷산에는 약간 투박한 사람 형태의 표적이 일정 거리마다 위치하고 있었다. 그 앞에는 사로가 있어, 해당 학생은 거기로 나가서 쏘는 식이었다.

“그럼 우선 시범부터 보도록 할까?”

-우와~! 선생님이 쏘시는 건가요?

-만발 부탁드립니다! 빗나가면 맛있는 거 사주세요!

선생님의 말에 학생들은 모두가 그를 향해 목소리를 키웠다. 실전 수업은 처음이니만큼 아무래도 참고가 될 만한 모습이 보고 싶은 모양이었다.

그런데 그들은 거기에서 선생님으로부터 의외의 말을 듣게 되었다.

“아니, 시범을 하는 건 내가 아니다. 엄연히 주역이 있는데 내가 나서는 건 말이 안 되지···. 폭스 리메틴! 일리아 네버스! 앞으로 나오도록!”

무려, 똑같은 학생들을 지목한 것이다.

-쟤들은··· 그때 실전에 나섰던 애들 맞지?

-주역이 맞기는 맞네. 실전만한 경험은 없다고 봐야지.

‘설마 이런 식으로 기회가 올 줄이야···.’

선생님의 부름에 따라 자리에서 일어나 폭스와 함께 앞으로 나아가던 일리아는 주변의 친구들이 자신을 향해 속닥거리자 긴장이 되는 걸 느꼈다. 이번에 사격 실력을 부각시켜 인기몰이를 하고 싶었던 건 사실이지만 설마 이런 식으로 시범을 보이게 될 줄은 몰랐기 때문이었다.

‘좋아···!’

하지만, 긴장은 아주 잠시에 불과했다. 그 무엇보다 바라마지않던 순간이었으니 그럴 이유가 없는 것이다. 사격은 특기였다.

“자, 우선 장전부터 하거라.”

철컥

‘흠···. 실탄은 아무래도 그렇겠지. 잘못 쏘면 정말 위험하니까.’

폭스와 함께 사로로 나아간 일리아는 선생님으로부터 받은 고무탄을 탄창에 장전하며 속으로 나지막이 생각했다.

“누가 먼저 할래?”

선생님은 폭스와 일리아가 장전을 끝내자 그들에게 물었고, 거기에는 금방 대답이 들려왔다.

“제가 먼저 쏘겠습니다, 선생님. 네버스가 저보다 더 실력이 좋은지라···. 나중에 쏘면 창피할 것 같거든요.”

-네버스가 그렇게 잘하나···?

-그럴걸? 전에 교장 선생님한테 상도 받았잖아.

‘리메틴···.’

먼저 나선 이는 폭스였다. 일리아는 그가 나서면서 자신을 띄워주자 머쓱한 표정으로 볼을 긁적였다. 뒤쪽에서 수군거리는 학생들의 목소리를 들은 것이다.

“좋아. 그럼 잘 부탁한다.”

“네.”

철컥

이윽고 폭스가 사격에 임했다. 선생님의 말에 가벼운 고갯짓과 함께 그는 총기를 양손으로 쥔 채 모든 신경을 표적에 집중한 뒤,

타앙

타앙

이내 방아쇠를 당겼다. 폭스의 총이 불을 뿜을 때마다 표적에는 강렬한 파열음이 들려오기 바빴다. 그는 실전을 경험한 사람답게 반동에도 전혀 당황하지 않고 침착하게 방아쇠를 당겨서 10발 중에 무려 9발을 맞혔다. 빗나간 1발도 200m의 표적을 아깝게 종이 한 장 차이로 놓친 것이었다.

“···다들 리메틴에게 박수!”

짝짝짝

-멋있다! 멋있어!

-진짜 잘하네!

선생님은 폭스가 사격을 끝마치자 학생들과 함께 연신 박수갈채를 보냈다. 무려 10발 중에 9발을 명중시켰다. 비록 백발백중은 아니었지만 폭스의 실력은 나무랄 데가 없었다. 박수를 받기에 부족함이 없는 모습이었다.

“다음은 네버스! 리메틴보다 잘한다고? 기대하고 있으마!”

-만발! 만발!

-전부 명중시켜!

다음 주자인 일리아에게 시선이 집중되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전개였다. 폭스보다 더 뛰어난 실력의 소유자라면 만발이 나와야 정상이니만큼 학생들은 너도나도 일리아에게 더 큰 퍼포먼스를 기대했다.

“하하···.”

일리아는 그러한 그들을 향해 어색한 웃음을 흘리며 폭스의 뒤를 이어 사로에 서는 게 전부였다.

철컥

“······.”

하지만 그건 아주 잠시에 불과했다. 총을 쥔 그녀의 표정은 언제 그랬냐는 것처럼 진지했다. 거의 무아지경처럼 보이는 모습이었다.

타앙

타앙

-우, 우와···!

-진짜 장난 아니네···!

이윽고 일리아의 사격이 진행되었고, 그녀의 사격에 학생들은 모두가 감탄을 연발했다. 아직 다 쏜 것도 아닌데 왜 그러는 것이냐면 일리아의 총알은 전부 표적의 머리에 명중되고 있어서였다. 폭스는 거기까지는 아니었다. 그는 말 그대로 표적을 맞히는 게 전부였다. 그러나 일리아는 전부 머리였다. 그야말로 차원이 다른 실력이었다.

타앙

‘이제 한 발···!’

9발 모두가 노렸던 부위인 표적의 머리에 명중했다. 그렇기에 일리아는 잠시 숨을 골랐다. 마지막 한 발까지 정확하게 명중시켜야 완벽한 것이다.

그런데 바로 그 순간이었다.

[네 안에 억압된 추악한 본능과··· 증오, 절망을 잊지 마라···.]

‘······!?’

일리아는 소름이 끼치는 걸 느꼈다. 돌연 머릿속에 묘한 목소리가 울려 퍼진 까닭이었다.

[너는 이런 걸 원하지 않았잖아···. 본심을 속이지 마라···. 고독을 즐겨라···. 네가 있을 곳은 거기가 아니다···!]

“그만···! 그만-!”

“네, 네버스! 왜 그래!?”

-무슨 일이지?

-갑자기 왜 저런대?

마지막 한 발을 남긴 일리아가 머리를 감싸 쥔 채 비명을 지르자 폭스는 깜짝 놀라 그녀를 불렀고, 학생들은 모두가 웅성거렸다.

헌데 바로 그 순간···. 그 장소에는 어느 누구도 예상하지 못 한 장면이 연출되었다.

“······.”

철컥

일리아가 마지막으로 남은 한 발의 총알이 장전된 총기를 들어 올린 것이다. 그런 그녀의 눈에는 초점이 존재하지 않았다.

사실 거기에는 그보다 더 큰 문제가 존재했다.

“네버스···!?”

그것은 바로 일리아의 총구가 목표물이 아닌 폭스를 향하고 있었다는 점이었다. 폭스가 그 광경에 아연실색하는 건 지극히 당연한 반응이었다.


*


‘그럴 리가 없는데···.’

한편, 미하엘은 고민에 잠긴 상태였다. 오전에 신전을 기습한 이로 추정되는 사진을 본 여파였다.

‘엘버스 리드먼이··· 살아있다고···?’

그것은 엘버스의 생존이었다. 전신을 로브로 가리고 있어서 얼굴을 본 건 아니지만 팔뚝에 있는 화상 자국을 감안하면 그라고 볼 수밖에 없었다. 무엇보다 그 화상 자국을 보게 된 이유가 가장 컸다. 겟 어빌리티가 은은한 빛을 내고 있어서 볼 수 있었다. 화상을 입은 건 라그나로크에서 마지막에 폭탄에 휘말린 탓이 가장 클 터이고, 만일 그때 기적적으로 살아남아서 어딘가에 숨어 체력을 회복한 다음 겟 어빌리티를 탈취한 것이라면 모든 게 맞아떨어졌다.

게다가 한 가지 까맣게 잊고 있었던 사실이 존재했다.

‘겟 어빌리티는 스스로 주인을 정한다. 여태까지 나를 주인으로 인정하지 않았던 것은··· 원래의 주인인 엘버스가 살아있었기 때문에···?’

바로 겟 어빌리티의 특성이었다. 겟 어빌리티가 지금까지 먹통이었던 건 원래의 주인인 엘버스가 생존한 영향으로 봐야 할 것 같았다. 실제로 라그나로크에서 그로부터 겟 어빌리티를 강탈하여 착용했을 때도 거부당하지 않았던가?

그러나··· 여기에도 의문은 존재했다.

‘하지만 엘버스가 어떻게 살아있는 거지? 그 이후로 미래에서 건너온 이들은 모두가 존재를 부정당해 사라지고 말았어···. 그건 엘버스에게도 해당되는 부분일 터인데?’

당시 붙잡아 교도소에 구금시킨 가니스트와 멜트, 카르테는 몸이 서서히 옅어지며 사라졌다. 그것은 명확하게 설명할 수 없는 현상이었지만 미래에서 건너와 과거를 바꿔서 결과적으로 참담했던 미래가 긍정적으로 바뀐 만큼 그들은 어디에도 있으면 안 되는 존재가 되어 소멸했다고 보는 게 그나마 설명이 되었다. 그러니 엘버스만 멀쩡한 건 말이 되지 않는 것이다. 그 역시 미래에서 건너온 이였다.

‘조금 더···. 더 많은 단서가 필요해···.’

사진에서 발견한 건 화상 자국이 전부였던 터라 미하엘은 이 부분에 대해서는 베소인을 포함하여 어느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았다. 우선 더 조사를 해보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미하엘에게는 그럴 여유가 없었다.

푸드득

“···! 이게 무슨···!?”

때마침 전서구를 통해 편지가 날아와 읽었는데, 거기에서 뜻밖의 소식을 접하게 된 결과였다.

미하엘이 지금 받은 편지에는, 일리아 네버스가 에스터에서 실전 수업을 받는 중에 총기 오발 사고를 일으켜서 폭스 리메틴이 부상을 입었다는 소식이 적혀 있었다.


작가의말

=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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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암운이 감돌다 (3) 17.07.26 78 0 12쪽
27 암운이 감돌다 (2) 17.07.25 86 0 12쪽
26 암운이 감돌다 (1) 17.07.24 84 0 12쪽
25 속죄와 용서 (12) 17.07.23 75 0 12쪽
24 속죄와 용서 (11) 17.07.20 83 0 12쪽
23 속죄와 용서 (10) 17.07.19 75 0 11쪽
22 속죄와 용서 (9) 17.07.18 76 0 12쪽
21 속죄와 용서 (8) 17.07.17 80 0 12쪽
20 속죄와 용서 (7) 17.07.16 78 0 12쪽
19 속죄와 용서 (6) 17.07.15 65 0 13쪽
18 속죄와 용서 (5) 17.07.14 79 0 11쪽
17 속죄와 용서 (4) 17.07.13 75 0 12쪽
16 속죄와 용서 (3) 17.07.12 86 0 12쪽
15 속죄와 용서 (2) 17.07.11 71 0 12쪽
14 속죄와 용서 (1) 17.07.10 111 0 12쪽
13 달라진 일상 (4) 17.07.08 75 0 12쪽
12 달라진 일상 (3) 17.07.07 81 0 12쪽
11 달라진 일상 (2) 17.07.06 97 0 12쪽
10 달라진 일상 (1) 17.07.05 77 0 12쪽
9 고독과 이변 (4) 17.07.04 89 1 11쪽
» 고독과 이변 (3) 17.07.03 87 1 13쪽
7 고독과 이변 (2) 17.07.02 80 1 12쪽
6 고독과 이변 (1) 17.07.01 82 1 12쪽
5 달라진 세계 (4) 17.06.30 94 1 12쪽
4 달라진 세계 (3) 17.06.29 128 1 13쪽
3 달라진 세계 (2) 17.06.28 184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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