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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_ㅎ

Dimension Arbitrator 2(D.A2)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퓨전

로웰크란
작품등록일 :
2017.06.26 21:50
최근연재일 :
2017.07.28 13:41
연재수 :
3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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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글자수 :
159,665

작성
17.07.07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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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진 일상 (3)

DUMMY

‘도대체··· 누가···?’

아일리전 묘지에서 현재 거주하고 있는 오두막집으로 돌아온 리벤은 그대로 안에 틀어박혀 생각에 잠겼다.

자신이 아닌 다른 이가 첼시의 묘에 들렀었다는 사실은 리벤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 그녀에게는 친인척이 전혀 없었기 때문이었다. 나름 관련이 깊은 미하엘이 왔었을 가능성도 없지는 않았지만, 정말로 그가 왔었다면 필시 자신을 불렀을 터이니 아니라고 보는 게 맞았다.

그렇다면 그 사람의 정체는 오리무중에 빠지는 셈이 되는 건데···. 사실, 예상이 가는 사람이 없는 건 아니었다.

‘그 머리를 옆으로 묶은 사람···. 그 사람일까?’

이 생각처럼 리벤은 자신이 시장에서 인질로 마주했었고, 이어서 묘지에서도 스쳐 지나갔던 여성을 첼시의 묘에 들렀던 사람으로 추측하고 있었다.

물론 거기에는 나름 이유가 존재했다. 혹시 몰라 아일리전 묘지의 모든 묘를 돌아본 결과, 그녀가 들렀을 것으로 예상되는 묘는 첼시를 제외하면 없었다. 넓은 규모답게 다른 묘에 꽃이 없는 건 아니었지만 전부 시간이 꽤 지나서 상한 상태였다. 멀쩡한 꽃은 첼시의 묘에 있는 게 유일했다.

‘만나고 싶은데···. 내가 만나려고 하는 게 옳은 행동일까?’

상황이 이렇게 되자 리벤은 고민에 잠기지 않을 수가 없었다.

속죄를 하고 싶은 마음은 분명히 있었다. 그렇기에 놓았던 검을 염치불구하고 다시 들었다. 그렇게 곤경에 빠진 사람들을 돕기 시작했다.

그러나 유족의 입장에서는 그 어떤 것도 용납되지 않을 게 분명했다. 어쩌면 이쪽에서 만나려고 하지 않는 게, 오히려 피하는 게 더 나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만나야··· 만나야 해. 만나서 직접 사과를 해야···. 그게 도리야···.’

그렇다고 해도 만나고 싶었다. 만나서 용서를 빌고 싶었다. 어떤 폭언을 들어도 좋았고, 그냥 폭행을 당해도 괜찮았다. 부모님이 이 말을 들으면 까무러치겠지만 그대로 죽임을 당한다고 해도 능히 받아들일 생각 역시 있었다. 그저 그 사실에 대해 밝히고 싶은 게 솔직한 심정이었다.

‘문제는 그 사람과 어찌 다시 만나느냐는 것인데···.’

많은 고민 끝에 그 여성을 찾는 쪽으로 결론을 내린 리벤이었으나, 그는 그러다가도 다시 고민에 잠겼다.

아는 건 생김새를 제외하면 전무했다. 보라색의 머리카락을 옆으로 묶은 독특한 머리 스타일과 털털한 성격, 그 성격에 걸맞게 남성스러운 느낌의 옷차림 정도가 전부였다.

‘그러고 보니 그 사람은 시장에 있었지···. 다시 가보면 만날 수 있을지도 몰라.’

그러다가 리벤은 그 여성과 처음으로 만난 장소를 떠올렸다. 곧 그는 오두막집을 나와 다시 마을로 내려갔다.


*


‘역시 바로 보이지는 않는구나···.’

허겁지겁 마을로 내려온 리벤은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자 진정이 된 시장을 돌아다니면서 속으로 생각했다.

운이 좋으면 마을에서 바로 만날 수 있지 않을까 했는데 그런 기막힌 우연은 역시 상상에서만 존재했다. 무려 총격이 가해졌지만 요즘 칼마드가 그렇게 활개 치는 경우가 꽤나 잦아서 그런지 사람들은 언제 그랬냐는 듯이 시장에 모여들어 평소와 같은 광경을 연출하고 있었다.

-자자~! 다시 세일 들어갑니다! 무조건 선착순!

-어디를 가셔도 이런 물건 다시 보는 건 힘드실 겁니다~!

‘보라색 머리···. 보라색 머리···. 어디에도 없네···.’

보라색의 머리카락은 희귀한 축에 속했다. 그렇기에 리벤은 시장 중심에 선 채 열심히 주변을 돌아다니는 사람들을 살폈지만 그 모든 행동은 수포로 돌아가고 말았다. 보라색은커녕 비슷한 색깔의 머리카락조차도 보이지 않은 것이다.

그런데 리벤은 그 과정에서 또 만날 수 있었다.

“아니···? 니하트?”

“아···. 히터 씨.”

그가 유일하게 친분이 있다고 할 수 있는 정육점의 주인인 아를칸 히터와 만난 것이다. 리벤은 놀란 표정을 짓고 있는 그의 모습에 작게 목례로 대답했다.

“웬일이냐. 네가 이 시간에 또 오다니?”

“그게··· 잠시, 일이 좀 생겨서요.”

아를칸은 끼니를 해결하러 잠시 나온 것인지 입에 이쑤시개를 물고 있었다. 리벤은 그의 물음에 적당하게 말을 아끼며 다시 그 여성을 찾기 위해 움직이려다가도,

‘아니지···. 히터 씨라면 알고 계실지도···?’

그 행동을 멈췄다. 자신이 지금 마주친 아를칸에 대해 다시 생각을 한 결과였다.

아를칸은 분명히 평범한 정육점의 주인이었지만 그 속내는 전혀 달랐다. 청산유수와 같은 달변을 지녔고 처음 보는 사람에게도 거리낌 없이 다가갈 수 있을 정도로 친화력이 뛰어났다. 실제로 보유하고 있는 단골의 수도 어마어마한 수준이었고, 내성적인 자신 역시 그와 안면을 트게 되지 않았던가. 그 여성까지 그러리라는 보장은 없었지만 이 시장에 있었던 만큼 가능성은 높았으니, 아무튼 시도를 해봐서 나쁠 건 없었다.

“저, 히터 씨. 사실은 찾고 싶은 사람이 있어서 그런데요···.”

“찾고 싶은 사람? 누구길래 그러는 거냐?”

아를칸은 리벤이 살짝 머뭇거리면서 말을 꺼내자 고개를 갸웃했다. 그 표정이 꽤나 놀란 것으로 보아 그는 리벤으로부터 지금의 말을 듣게 된 게 꽤나 의외인 듯싶었다.

리벤이 말했다.

“여성이에요. 저보다 조금 연상인 것 같고, 보라색의 머리를 옆으로 묶고 있었고···. 청바지에 하얀색 셔츠를 입고 있었어요. 약간 남자 같은 옷차림이었는데, 오늘 혹시 손님들 중에 보신 적 없으신가요?”

“음···.”

아를칸은 리벤의 설명에 눈을 감은 채 생각에 잠겼다. 제법 구체적인 설명을 듣게 된 만큼 기억을 더듬으려는 의도인 것 같았다.

‘어쩌면···!’

리벤은 아를칸의 그 모습에 일종의 기대감을 가졌으나, 그는 그러다가 실망을 금치 못 했다.

“미안하구나, 니하트. 그런 손님은 본 적이 없는 것 같아. 전혀 떠오르는 게 없어.”

아를칸에게서 이와 같은 대답을 들은 것이다. 말을 하는 그는 약간 난해한 표정으로 어깨를 으쓱하고 있었다.

“그런가요···. 그래도 감사합니다, 히터 씨. 저는 이만···.”

리벤은 낙담하다가도 어쨌든 아를칸이 도움을 주려고 했던 만큼 그에게 인사를 하고는 다시 그 여성을 찾기 위해 움직이려고 했는데, 그는 그러려던 찰나에 듣게 되었다.

“아···! 잠깐만, 니하트! 생각났다!”

“예···?”

그것은 정말 벼락같은 외침이었다. 자리를 떠나려던 리벤은 아를칸이 돌연 소리를 지르며 자신을 붙잡자 의아함을 느꼈고, 거기에는 아를칸이 말을 이었다.

“조금 전에 난리 났을 때 가게 치우다가 봤었다. 보라색의 머리를 왼쪽으로 묶은 여자였지. 네 말마따나 청바지를 입고 있었고···. 머리색도 독특했고, 여성치고는 의외로 장신이어서 그런지 기억에 남는구나. 내가 본 사람이 맞는지는 모르겠다만···.”

‘보라색 머리에 장신···. 그러고 보니 그 사람은 키가 컸었지. 확실해.’

“그 사람이 맞을 거예요, 히터 씨. 어디에서 보셨나요?”

리벤은 아를칸이 자신의 말에 여성치고는 키가 큰 것까지 언급하자 확신을 가지고는 이내 물었다.

아를칸이 말했다.

“꽃집에서 봤었다. 들어가는 것만 봤지, 나오는 건 못 봐서 무슨 꽃을 샀는지는 모르겠다만···.”

‘꽃집···. 그렇구나. 그 사람도 여기에서 꽃을 샀었던 거였어.’

아를칸의 말에 리벤은 자신이 까맣게 잊고 있었던 사실을 깨달았다.

물론 그것은 꽃이었다. 자신이 첼시에게 바친 것과 동일한 종류의 꽃···. 아일리전 묘지에서 가장 가까운 꽃집은 지금 있는 시장에 있었다. 당연히 그곳에 들를 수밖에 없으리라. 시장에 왔던 것도 그 꽃집에 들르기 위함이 분명했다.

“감사합니다, 히터 씨. 덕분에 찾을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래. 다음에 또 보자꾸나.”

리벤은 중요한 걸 깨닫게 해준 아를칸을 향해 공손하게 인사하고는 그대로 발걸음을 옮겼다. 물론 그가 향한 곳은 아를칸이 언급한 꽃집이었다.

덜컹

“어서 오세··· 어, 또 오셨네요?”

“안녕하세요.”

꽃집에 도착한 리벤은 가게의 여성 점원이 자신을 알아보자 고개를 숙여 인사하고는 이내 물었다.

“저기, 혹시 오늘 저와 똑같은 종류의 꽃을 산 사람이 있지 않았나요? 얼마 되지는 않았을 텐데···. 보라색 머리를 옆으로 묶고, 청바지에 하얀 셔츠를 입고 있는 여성이요. 키가 꽤 컸을 거예요.”

리벤은 점원이 확실하게 기억을 더듬을 수 있도록 조금 전에 아를칸에게서 알게 된 부분을 포함하여 자신이 아는 모든 걸 설명했고, 다행히 그의 노력은 보답 받을 수 있었다.

“아~. 맞아요. 그런 분이 계셨어요. 손님이 똑같은 꽃을 사셔서 기억에 더 남았었죠. 그 꽃은 잘 안 팔리는 거거든요.”

점원이 이와 같은 대답을 한 것이다. 대답이 곧바로 튀어나온 것으로 보아 기억에 남은 듯했다.

“역시 그랬군요···. 그 손님은 제가 개인적으로 찾는 분이라 그런데, 혹시 뭔가 들으신 것 없으신가요?”

여기에서 수확이 없으면 다시 제자리걸음과 다를 게 없었다. 그렇기에 리벤은 점원에게 간절한 목소리로 물었다.

간절함을 담은 덕일까. 리벤은 이내 들을 수 있었다.

“딱히 들은 건 없어요. 음···. 아, 맞다. 휴가랬어요. 휴가를 나오셔서 오랜만에 간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아주 큰 도움이 되는 이야기였다. 점원의 대답에 리벤은 마찬가지로 공손하게 인사한 다음 밖으로 나왔다.

‘휴가···. 내가 너무 경황이 없었구나. 정말 중요한 단서를 직접 두 눈으로 봐놓고도 까맣게 잊어버리다니···.’

밖으로 나온 리벤은 이내 자책했다. 자신이 생각해도 너무 멍청해서였다.

점원의 휴가라는 단어를 듣는 순간 떠올렸다. 그건 바로 칼마드와 싸울 때 그 여성이 보여주었던 D.A의 엠블렘이었다. 그만한 단서는 어디에도 없다고 할 수 있는데 그걸 잊고 시장을 뛰어다녔다. 바보라고 놀림을 받아도 할 말이 없을 정도였다.

어쨌든 만족스러운 결과였다. 마을에서 수확을 얻은 리벤은 우선 숲에 있는 자신의 오두막집으로 다시 돌아갔다.

‘나이는 20대 초반. 장신의 여성. 보라색의 옆으로 묶은 머리···. B랭크의 D.A. 오늘은 휴가···. 단서는 이게 전부인가.’

오두막집으로 돌아온 리벤은 자신이 알고 있는 그 여성에 대한 모든 걸 다시 한 번 정리했다.

얼핏 보면 썩 도움이 되지 않는 정보처럼 보였지만 결코 그렇지 않았다. 그 모든 걸 조합하면 특정 인물을 추려내는 건 아주 쉬웠다. 우선 외모에서 크게 걸러질 터이고, 거기에 휴가 기간과 랭크가 합쳐지면··· 다수의 사람이 동일한 조건에 부합될 확률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형의 도움을 받으면 금방 알아낼 수 있겠지만, 형은 지금 아주 바쁘다···. 게다가 그 사람이 정확하게 첼시 씨와 어떤 관계인지를 모르는 만큼 말하는 건 시기상조야···. 이건 내가 직접 발로 뛰는 게 낫겠지.’

차분하게 생각을 정리한 리벤은 이내 발걸음을 향했다. 그런 그가 향하는 곳은 지금 있는 오두막집에서 가장 가까운 D.A 지구였다.


작가의말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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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암운이 감돌다 (4) 17.07.27 70 0 13쪽
28 암운이 감돌다 (3) 17.07.26 78 0 12쪽
27 암운이 감돌다 (2) 17.07.25 86 0 12쪽
26 암운이 감돌다 (1) 17.07.24 84 0 12쪽
25 속죄와 용서 (12) 17.07.23 75 0 12쪽
24 속죄와 용서 (11) 17.07.20 82 0 12쪽
23 속죄와 용서 (10) 17.07.19 75 0 11쪽
22 속죄와 용서 (9) 17.07.18 76 0 12쪽
21 속죄와 용서 (8) 17.07.17 80 0 12쪽
20 속죄와 용서 (7) 17.07.16 77 0 12쪽
19 속죄와 용서 (6) 17.07.15 64 0 13쪽
18 속죄와 용서 (5) 17.07.14 79 0 11쪽
17 속죄와 용서 (4) 17.07.13 75 0 12쪽
16 속죄와 용서 (3) 17.07.12 86 0 12쪽
15 속죄와 용서 (2) 17.07.11 71 0 12쪽
14 속죄와 용서 (1) 17.07.10 111 0 12쪽
13 달라진 일상 (4) 17.07.08 75 0 12쪽
» 달라진 일상 (3) 17.07.07 81 0 12쪽
11 달라진 일상 (2) 17.07.06 97 0 12쪽
10 달라진 일상 (1) 17.07.05 77 0 12쪽
9 고독과 이변 (4) 17.07.04 89 1 11쪽
8 고독과 이변 (3) 17.07.03 86 1 13쪽
7 고독과 이변 (2) 17.07.02 80 1 12쪽
6 고독과 이변 (1) 17.07.01 82 1 12쪽
5 달라진 세계 (4) 17.06.30 94 1 12쪽
4 달라진 세계 (3) 17.06.29 127 1 13쪽
3 달라진 세계 (2) 17.06.28 184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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