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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_ㅎ

Dimension Arbitrator 2(D.A2)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퓨전

로웰크란
작품등록일 :
2017.06.26 21:50
최근연재일 :
2017.07.28 13:41
연재수 :
3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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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59,665

작성
17.06.28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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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달라진 세계 (2)

DUMMY

마지막으로 루네일의 관찰을 끝낸 미하엘은 그 길로 루이스가 있는 곳으로 돌아가 함께 마차를 타고 자신의 사무실로 복귀했다. 그는 현재 유일무이의 현자답게 동서남북 어느 지구에도 소속되어 있지 않았다. 미하엘의 사무실은 그 자신에게 있어 원래의 근무처라고 할 수 있는 레이어드의 신전에 있었다. 그는 그곳에서 베소인의 아래에 위치하여 열심히 일하는 중이었다. 현자는 맞았지만 현재 D.A가 앨버스의 난 이후로 인력부족이 극심한 탓에 S랭크로써의 D.A의 임무도 같이 도맡아서 하고 있었다.

말 그대로 몸이 두 개여도 모자랄 정도로 바빴지만, 그래도 미하엘은 그럭저럭 자신의 역할을 잘 수행하고 있었다.

“오셨습니까.”

“네, 안녕하세요.”

미하엘은 베소인의 바로 아래에 있는 만큼 모든 이들이 행동에 조심을 기해야 하는 대상이기도 했다. 그것은 당연히 지금의 대화를 보면 알 수 있듯 누구에게나 무뚝뚝한 신전의 문지기에도 적용되었다.

덜컹

“베소인 님, 저희 복귀했습···.”

문지기와 가볍게 인사를 나누고 루이스와 함께 신전에 들어간 미하엘은 베소인에게 복귀를 알리려다가도 말끝을 흐렸다. 그녀의 사무실에 사람이 없는 걸 본 것이다.

‘하기야, 지금 같은 시간에 신전에 계신 게 더 이상하겠지.’

당연한 사실이겠지만 베소인은 바르테인의 통솔자라고 할 수 있는 만큼 미하엘보다 바쁘면 바빴지 한가하지는 않았다. 무력의 현자로써 은신처로 마련한 오두막에서 한가롭게 지내던 그녀는 이제 없었다.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게 일상이었다. 아예 그냥 집으로 돌아가지 않고 신전에서 밤을 새는 경우도 허다했다. 그렇기에 미하엘은 자신에게 주어진 무지막지한 업무에 어떠한 불평도 하지 않았다. 상관인 베소인이 그토록 고생하는데 자신이 그럴 수가 없다고 판단한 행동이었다.

“루이스, 난 내 사무실로 올라갈 테니 너는 네 자리로 돌아가. 베소인 님 오시면 바로 알려줘.”

“네, 라버드 님.”

미하엘은 우선 비서인 루이스에게 명령을 내리고 그 자신의 사무실로 향했다.

미하엘은 현자의 사무실답게 난이나 그림 등이 장식되어 화려하기가 그지없었다. 물론 그 자신이 원한 건 아니었고, 전부 취임할 때 받은 선물들이었다.

“······.”

스윽

루이스를 돌려보내고 홀로 사무실에 들어간 미하엘은 잠시 주변을 살피듯 말없이 눈을 빛내다가 자신의 책장으로 다가가서 거기에 꽂혀 있는 책 한 권을 꺼냈다.

그러자 거기에는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드르륵

책장이 요란한 소리와 함께 옆으로 움직이기 시작하면서 입구를 드러낸 것이다. 그것은 바로 비밀통로였다.

미하엘은 그 안으로 즉시 들어갔고, 거기에서 보게 되었다.

‘이것만 쓸 수 있게 되어도 정말 좋을 텐데···.’

비밀통로에 숨겨져 있는 건 작은 은색의 팔찌였다. 그건 바로 앨버스의 난 당시 주모자였던 앨버스가 맹렬한 무위를 떨칠 수 있게 해주었던 미래의 과학의 정수인 겟 어빌리티였다.

마지막에 샤이넬스에 의해 구출될 때 우연찮게 그것까지 함께 가지고 나오게 된 미하엘은 당연히 그걸 써먹으려고 했다. 겟 어빌리티는 착용자의 헤이실 소모를 최소화시켜주고 한 번 본 헤이실은 그대로 흉내 낼 수 있게 해주는 어마어마한 기능을 탑재하고 있는데 쓰지 않고 그냥 두는 게 더 말이 안 되는 것이다.

그러나 그건 불가능했다. 라그나로크에서 겪었던 것처럼 겟 어빌리티에게 거부를 당해서가 아니었다.

“······.”

‘젠장, 역시 반응이 없군.’

혹시 모르는 법인지라 기대감을 가지고 겟 어빌리티를 왼팔에 착용한 미하엘은 평소와 마찬가지로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자 낙심에 빠졌다.

그렇다. 겟 어빌리티는 앨버스의 난 이후로 완전히 먹통이 된 상태였다. 그냥 약간 예쁜 팔찌에 불과했다. 사용자였던 앨버스의 사망이 원인일 수도 있었고, 당시 라그나로크가 폭탄에 의해 엄청난 폭발이 일어났으니 거기에 휘말리는 바람에 고장이 났을 가능성도 있었다.

그렇다면 특유의 뛰어난 머리를 살려 수리에 나서면 되지 않겠냐고 하겠으나, 그것 역시 불가능했다. 다름 아닌 미래의 자신이 혼신의 힘을 기울여서 개발에 임했음에도 불구하고 간신히 하나를 만든 게 전부인데 그걸 어찌 함부로 건드리겠는가. 괜히 분해했다가 완전히 망가질 수도 있어 미하엘은 이도저도 못하고 그냥 지금처럼 겟 어빌리티를 비밀통로에 숨겨놓고 하루에 한 번씩 막연한 기대감을 가지고 껴보는 게 전부였다.

이 일은 베소인도 알고 있었다. 애초에 사무실에 비밀통로를 마련할 수 있게 해준 게 그녀였다. 어찌 보면 이 역시 하나의 일이었다. 베소인은 겟 어빌리티를 다시 쓸 수 있게 되거든 즉시 알리라고 했었다.

‘겟 어빌리티를 쓸 수 있게 되면 정말 많은 걸 할 수 있는데···. 아쉬울 따름이군.’

미하엘은 착용했던 겟 어빌리티를 벗어다가 내려놓으면서도 아쉬움을 금치 못 했다.

그건 어찌 보면 당연한 반응이었다. 바르테인은 현재 샤이넬스의 이탈로 인해 상시 소강상태가 적용되고 있었다. 그런데 겟 어빌리티는 거기에 전혀 구애받지 않을뿐더러 모든 종류의 헤이실을 마음대로 쓸 수 있었다.

그건 무엇보다 원래의 주인인 앨버스가 실제로 직접 보였었다. 괜히 미하엘이 수틀리게 되자 마지막에 폭탄을 모조리 터트리는 방식으로 동귀어진을 택했던 게 아닌 것이다.

드르륵

‘다음에는 쓸 수 있게 되기를···.’

아무튼 미하엘은 아직 할 일이 많이 남아있는 만큼 비밀통로를 닫고 사무실로 돌아갔는데, 거기에는 묘한 현상이 일어났다.

우우웅

비밀통로에 놓여 있는 겟 어빌리티가 돌연 미세한 떨림과 함께 발광을 보인 것이다.

하지만 그건 아주 잠시에 불과했다. 곧 겟 어빌리티는 언제 그랬냐는 것처럼 평범한 팔찌처럼 그 자신의 자리를 지켰다.


*


‘후우···. 오늘도 힘들었다···.’

루네일에 이어 겟 어빌리티의 관찰, 그리고 본래 남은 일까지 전부 끝낸 미하엘은 녹초가 되었지만 간신히 정시에 퇴근했다. 여지없이 야근을 하게 될 판국이었지만 비서인 루이스가 기지를 발휘해준 덕에 겨우 벗어날 수 있었다.

그러한 미하엘을 집에서 반갑게 맞이해주는 이가 존재했다.

덜컹

“···어서 와.”

그 사람은 바로 루체였다. 앨버스의 난 이후로 모든 걸 내려놓고 은퇴를 결심한 그녀는 여전히 미하엘과 공동명의로 구매한 집에서 동거하고 있었다.

여전히 얼굴은 그 감정을 좀처럼 짐작하기가 어려울 정도로 무표정 그 자체였지만 세 달이 지난 지금은 여러모로 많이 나아져, 특유의 경계 대상에게만 보이던 말을 끊는 버릇은 거의 사라졌으며 또래의 여자아이들처럼 외모를 가꾸는 데에도 관심이 많아진 상태였다. 지금 그녀는 머리를 굉장히 많이 길러서 그 길이가 풀면 허리까지 닿을 정도였다. 또한 꾸준히 관리를 받은 덕분에 머리카락은 굉장히 길었음에도 불구하고 한 올 한 올이 매우 아름답게 찰랑였다.

루체는 D.A를 그만두고 나서 그 동안 무관심했던 가사에 열중하고 있었다. 그 덕에 주변의 다른 주부들하고도 친하게 지내 미하엘이 신전으로 출근을 하면 그들과 지내는 식으로 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루체 씨, 잘 계셨어요?”

미하엘은 루체가 옅은 미소와 함께 자신을 맞이해주자 그 자신도 미소로 화답했다. 그는 일이 많았던 만큼 피곤하긴 했지만 그걸 겉으로 고스란히 드러낼 정도로 미숙하지는 않았다.

루체가 말했다.

“가방 이리 줘. 저녁 준비했어. 얼른 씻고 와.”

“네~.”

고아 출신인 미하엘에게 있어 지금과 같은 순간은 기쁠 수밖에 없었다. 그는 루체가 자신의 가방을 대신 받아들면서 말하자 여전히 미소를 지은 채 세면실로 가서 씻은 다음 그대로 부엌으로 향했다.

“이야, 오늘 진수성찬이네요~.”

그리고 진심으로 감탄했다. 상다리가 휘어질 정도로 식탁에 차려져 있는 밥상을 보게 된 결과였다. 그 메뉴가 전부 루체가 좋아하는 음식인 볶음밥이라는 건 약간 슬픈 현실이었지만, 어디까지나 자신을 위해 차려준 만큼 기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미안해. 다른 메뉴는 아직 도전 중이어서···.”

“에이, 맛있으면 되는 거죠. 매일 볶음밥이어도 상관없어요. 저도 볶음밥 엄청 좋아하거든요~.”

식탁에 앉은 미하엘은 루체가 맞은편에 앉으면서 면목이 없다는 듯이 말끝을 흐리자 황급하게 손사래를 쳤다.

그렇게 둘은 저녁을 먹기 시작했다.

“참, 오늘 낮에 베소인을 봤었어.”

“쩝쩝···. 베소인 님이요? 이 근처에 오셨었구나···.”

일이 많았던 만큼 허기를 느끼고 있었던 터라 허겁지겁 볶음밥을 먹던 미하엘은 루체에게서 베소인의 소식을 접하게 되자 살짝 놀라는 반응을 보였다. 그녀가 오늘 신전에 돌아온 건 퇴근 직전이어서였다.

“하지만 말을 걸지는 못 했어.”

“네? 왜요?”

“굉장히 바쁘게 보였거든. 금방 다른 데로 가기도 했고···,”

“아···. 그런 거라면 어쩔 수 없겠네요.”

베소인은 무력의 현자로 지내던 시절 샤이넬스와 함께 루체의 보호자 역할을 맡고 있었다. 그런 만큼 루체는 오늘 베소인을 직접 봤는데도 대화를 나누지 못 해서 그런지 표정이 그리 밝지 못 했다.

헌데, 미하엘은 그러다가 듣고 말았다.

“역시··· 나도 D.A로 복귀하는 게 좋지 않을까···.”

그것은 루체의 많은 고민이 묻어나는 혼잣말이었다. 그녀는 다소 혼란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기도 했다.

“아니, 그건 아니에요. 그럴 필요는 없어요, 루체 씨. 루체 씨는 그 동안 정말 많은 걸 해주셨잖아요. 이제 루체 씨만의 인생을 살아야죠. 그건 베소인 님도 같은 마음일 거예요.”

미하엘은 그러한 루체를 향해 금방 말을 해주었다. 그가 극심한 인력부족을 겪고 있는데도 그렇게 말하는 데에는 다 이유가 존재했다.

그 이유는 지금 한 말 그대로였다. 루체가 이제 스스로의 인생을 살 수 있기를 바라는 것···. 이건 그녀의 과거를 아는 미하엘과 베소인의 공통된 생각이었다.

루체가 D.A로 복귀하면 엄청난 도움이 되는 건 자명한 사실이었다. 전혀 쓸모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심두멸각이라는 헤이실을 가지고도 유일무이의 SSS랭크에 오른 게 그녀였으니 말이다.

그러나 그렇게 되면 모든 게 허사로 돌아갔다. 그렇기에 미하엘과 베소인은 자신들이 더 많은 일을 하게 되는 한이 있더라고 루체가 평범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했다. 사실 그게 그들의 일이 바쁜 가장 큰 이유이기도 했다.

“그래···. 고마워. 설거지는 내가 할게. 이리 줘.”

루체는 현장 복귀를 진심으로 바란 건 아닌 모양이었다. 그녀는 미하엘이 반대의 뜻을 표명하자 고마움을 표시하고는 빈 식기를 들고 부엌으로 향했다.

‘더 열심히 해야겠다···. 루체 씨를 위해서···.’

미하엘은 그러한 루체의 뒷모습을 보며 재차 다짐했다. 그런 그의 표정으로부터는 강한 결의가 느껴지고 있었다.


작가의말

루체는 주부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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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암운이 감돌다 (1) 17.07.24 84 0 12쪽
25 속죄와 용서 (12) 17.07.23 75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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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속죄와 용서 (8) 17.07.17 80 0 12쪽
20 속죄와 용서 (7) 17.07.16 77 0 12쪽
19 속죄와 용서 (6) 17.07.15 64 0 13쪽
18 속죄와 용서 (5) 17.07.14 79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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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속죄와 용서 (3) 17.07.12 86 0 12쪽
15 속죄와 용서 (2) 17.07.11 71 0 12쪽
14 속죄와 용서 (1) 17.07.10 111 0 12쪽
13 달라진 일상 (4) 17.07.08 75 0 12쪽
12 달라진 일상 (3) 17.07.07 80 0 12쪽
11 달라진 일상 (2) 17.07.06 97 0 12쪽
10 달라진 일상 (1) 17.07.05 77 0 12쪽
9 고독과 이변 (4) 17.07.04 88 1 11쪽
8 고독과 이변 (3) 17.07.03 86 1 13쪽
7 고독과 이변 (2) 17.07.02 80 1 12쪽
6 고독과 이변 (1) 17.07.01 82 1 12쪽
5 달라진 세계 (4) 17.06.30 94 1 12쪽
4 달라진 세계 (3) 17.06.29 127 1 13쪽
» 달라진 세계 (2) 17.06.28 184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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