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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_ㅎ

Dimension Arbitrator 2(D.A2)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퓨전

로웰크란
작품등록일 :
2017.06.26 21:50
최근연재일 :
2017.07.28 13:41
연재수 :
3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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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글자수 :
159,665

작성
17.07.04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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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고독과 이변 (4)

DUMMY

믿기 어려운 소식이었지만 그것은 모두 사실이었다. 미하엘은 편지를 받자마자 일리아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 여전히 할 일이 많기는 했지만 어렵지 않게 베소인에게 허락을 받을 수 있었다. 그녀 역시 일리아에 대해 잘 알고 있었던 것이다.

그렇게 미하엘이 향한 장소는 바로···

“현자님께서 직접 와주실 줄이야···. 정말 감사드립니다.”

“아닙니다. 제가 마땅히 와야 하는 일이니까요.”

케레미넌스 마을에 위치하고 있는 일리아의 집이었다. 그녀는 총기 오발사고를 일으킨 직후 그대로 기절하여 병원으로 옮겨졌고, 거기에서 크게 이상이 없다는 진단을 받아 우선 집으로 돌아온 상태였다. 원래 있을 곳은 에스터겠으나 이번 소동으로 일주일 동안 정학 처분을 받게 된 결과였다. 총기의 오발사고치고는 처벌이 약한 게 아니겠냐고 하겠으나 실탄이 아니라 고무탄이어서 피해가 적었던 게 그나마 다행이었다.

“상심이 크시겠지만··· 부디 힘을 내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흑, 흐흑···.”

‘역시, 걱정이 많으셨던 것 같군···.’

조심스럽게 말을 건넨 미하엘은 일리아의 어머니가 결국 참았던 눈물을 흘리자 속으로 생각했다.

일리아의 부모님은 일전에 카페에서 하트에게 들은 것처럼 좀처럼 에스터에 적응하지 못 하는 그녀를 걱정했었던 것인지 매우 수척해진 상태였다. 안색 역시 창백하여, 언제 쓰러져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것 같았다.

부모님의 입장에서는 그게 당연한 것이리라. 딸아이가 적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자나 깨나 늘 걱정하고 있었는데 결국 큰 사고가 터졌으니 말이다.

“일리아와 잠시 만날 수 있을까요? 이야기를 나누고 싶습니다만···.”

그래도 지금 가장 중요한 건 당사자였다. 그렇기에 미하엘은 어렵게 화제를 돌려서 말했으나, 그의 희망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게···. 방에 틀어박혀 있어서요.”

“충격이 많이 컸던 것 같습니다. 밖으로 통 나오지를 않네요.”

일리아의 부모님으로부터 이와 같은 말을 듣게 된 것이다. 일리아는 그들의 말마따나 이번 일에 충격을 많이 받은 모양이었다.

‘시간이 약이라는 말처럼 지금은 그냥 혼자 가만히 두는 게 좋을 수도 있어···. 어떻게 한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미하엘은 고민에 잠겼다.

일리아의 현재 심정을 고려하면 무리한 접근은 독이 될 공산이 컸다. 그렇다고 해서 그냥 가만히 두는 것도 좋지는 않았다. 극도로 우울한 사람은 무슨 짓을 저지를지 몰랐다. 특히 일리아의 성격이 약간 심각할 정도로 내성적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지금은···

‘그냥 두는 건 위험해. 직접 만나지는 못 해도 목소리를 들려주는 것 정도라면···.’

“잠시 일리아의 방에 올라가보겠습니다.”

지금 아무 행동도 하지 않는 건 절대로 좋지 않다. 그렇게 판단한 미하엘은 일리아의 부모님에게 양해를 구하고 자리에서 일어나 그녀의 방이 있는 2층으로 올라갔다.

일리아의 방을 찾는 건 별로 어렵지 않았다. 문에 그녀의 이름이 쓰여 있었다.

똑똑

“···일리아, 괜찮니?”

지금 상황에서 굳이 자신이 누구인지를 알릴 필요는 없었다. 서로의 사이가 사이인지라 목소리만 들어도 알 수 있었다. 따라서 미하엘은 문을 두드리면서 짧게 물었다. 그런 그의 행동은 일리아를 함부로 자극시키지 않기 위해서인지 매우 조심스러웠다.

‘역시··· 대답은 없군.’

대답이 들려올 확률은 매우 낮았지만 혹시 몰라 일리아의 반응을 기다리던 미하엘은 건너편으로부터 어떠한 기척도 느껴지지 않자 아쉬움을 느꼈다.

“지금은··· 많이 힘들 거라고 생각해. 하지만 기운 차렸으면 좋겠어.”

그러면서도 미하엘은 꿋꿋하게 말을 이었다. 그는 표정은 썩 좋지 않았지만 목소리는 반대로 밝았다. 지금 방에서 침울해 하는 일리아의 기운을 북돋아주려는 의도인 듯했다.

“난 그럼 이만 갈게. 다음에는 웃으면서 볼 수 있으면 좋겠다.”

하지만 그 대화는 아주 짧았다. 당사자가 커다란 혼란을 느끼고 있는 만큼 횡설수설 길게 말해서 좋을 게 없어서였다. 자신이 들렀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다.

미하엘은 다시 1층으로 내려왔다.

“저는 이만···. 나중에 시간이 되면 또 오겠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현자님···.”

“애가 철이 없어서···. 정말 송구스럽습니다.”

그런 다음 일리아의 부모님에게도 인사를 하며 밖으로 나왔다.

원래라면 이대로 다시 말을 타고 근무지인 신전으로 돌아가는 게 맞겠으나 그에게는 볼일이 더 있었다.

“아빠~!”

그것은 바로 하트였다. 케레미넌스 마을에는 일리아만 살고 있는 게 아니라 그도 있었다. 애초에 마을을 관리하는 사람이 친어머니인 나이스트였으니 아들인 하트가 있는 건 당연한 것이다.

사실 미하엘과 하트는 한 가지의 약속을 한 상태였다.

“정말 괜찮은 거야? 나이스트 씨가 허락해주시던?”

“그럼요. 다른 사람도 아니고 아빠랑 가는 건데요. 참, 엄마가 안부 좀 전해달라고 하셨어요. 직접 뵙지 못해서 죄송하다고···.”

“그건 오히려 내가 할 말이지. 내가 먼저 찾아뵈었어야 하는 건데···.”

하트의 말에 미하엘은 난색을 보였다. 그는 아무리 자신이 현자라고는 해도 한 마을의 책임자인 나이스트에게 먼저 찾아가지 못 한 걸 무척 미안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건 어쩔 수가 없었다. 이후의 예정 때문에 도저히 시간을 낼 수가 없어서였다.

“그럼 이만 가자, 하트. 떨어지지 않게 꽉 붙잡고 있어.”

“네, 아빠.”

곧 미하엘은 하트와 함께 말을 타고 출발했다.


*


“워워!”

케레미넌스 마을에서 말을 타고 이동을 꾀한 미하엘과 하트는 오래 걸리지 않아 다시 내리게 되었다. 목적지에 도착한 결과였다.

“제대로 예약한 거 맞지?”

“네, 아빠. 3층의 302호실이라고 했어요.”

미하엘과 하트가 온 곳은 바로 병원이었다. 딱히 어디가 아파서 온 것은 아니었다. 만나고 싶은 사람이 그곳에 있어서였다.

“고무탄이라서 크게 다치지 않은 게 천만다행이네요···.”

“뭐, 그것도 잘못 맞으면 치명상이지만 말이야.”

그렇다. 이 대화를 보면 알 수 있듯 미하엘이 나이스트에게 인사도 하지 못 하고 허겁지겁 움직인 건 바로 이번 총기 오탈사고의 피해자인 폭스와 만나기 위함이었다.

덜컹

“혀, 현자님···.”

“괜찮으니까 그냥 누워있어. 무리하지 말고.”

미하엘과 하트는 어렵지 않게 폭스와 접촉할 수 있었다. 미하엘은 누워있던 그가 억지로 몸을 일으키려고 하자 그 행동을 제지했다. 딱히 그런 걸 신경 쓰는 성격도 아니었고, 상대가 환자라는 걸 잊지 않은 것이다.

“안녕하세요, 형. 오랜만에 뵙네요.”

“하하···. 여전히 야무지구나, 너는.”

여담이지만 지금의 대화를 보면 알 수 있듯 하트와 폭스는 구면이었다. 둘 다 엘버스의 난에서 실전을 경험했던 만큼 면식이 있었던 것이다. 하트는 직접 참전했던 건 아니었으나 일리아를 잘 따르다 보니 자연히 거기에서 동료인 폭스하고도 안면을 트게 되었다. 애초에 며칠 전에 일리아에게 면회를 갔을 때 폭스에게 전언을 부탁한 게 바로 하트였다.

“몸은 좀 어때? 괜찮아?”

“네···. 다행히 고무탄이니까요. 피멍이 들기는 했지만, 며칠 안정을 취하면 금방 나을 거라더군요.”

미하엘의 물음에 폭스는 입고 있는 환자복의 왼팔 소매를 걷어 보이면서 말했다. 그의 왼쪽 팔뚝에는 멍이 들어 있었다. 색이 살짝 검붉은 것으로 보아 상태가 꽤나 심각한 듯했다.

그런데 미하엘과 하트는 거기에서 뜻밖의 말을 듣게 되었다.

“사실 이건 의외에요···. 원래는 이것보다 더 크게 다치는 게 정상이었거든요.”

“그게 무슨 소리야?”

“더 크게 다치다니요?”

미하엘과 하트는 폭스의 말에 각자 의문을 나타냈다. 고무탄이라고는 하지만 근거리에서 제대로 맞았다. 그런 만큼 지금도 충분히 고통스러울 터인데 놀랍게도 당사자인 폭스는 오히려 다행이라는 듯이 말하고 있었으니 이해가 어려운 것이다.

“일리아의 실력을 감안하면 그렇다는 소리에요. 둘 다 네버스의 실력은 알고 있죠?”

“물론이지. 내가 가르쳤으니까.”

“잘 알죠. 기가 막혀요.”

폭스의 물음에 미하엘과 하트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폭스가 말했다.

“실제로 네버스는 실기에서 10발 중 9발을 모든 표적의 머리에 맞혔어요. 의심의 여지가 없는 실력이죠···. 하지만 그보다 훨씬 더 가까운 거리에 있던 저는 머리가 아닌 팔에 맞았어요. 더군다나 제가 있던 위치는 표적과 정반대였고···. 현자님, 뭔가 이상하지 않나요?”

“본인의 의지로 한 게 아니다···. 그렇게 말하는 싶은 거야?”

설명을 하던 폭스의 물음에 미하엘은 그의 주장을 축소하며 물었다.

폭스는 미하엘의 말에 고개를 천천히 끄덕이고는 이어서 말했다.

“저는 그렇게 보는 게 오히려 더 정상이라고 생각해요. 빗나갈 수가 없는데 빗나간 거니까요. 당시 네버스의 모습도 좀 이상했고···.”

“일리아 누나···. 도대체 왜···.”

하트는 고개를 숙인 채 처연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아무래도 그는 지금의 상황이 안타까운 것 같았다.

‘논리적으로 설명이 되지 않는 일이라···. 설마···.’

잠시 속으로 생각을 정리하던 미하엘은 이내 속으로 하나의 결론에 도달했다.

그러나 그 결론은 그 자신도 아니기를 간절히 바라는 일이라 차마 입 밖으로 말을 꺼내지는 못 했다.


*


‘나는··· 도대체 왜···.’

일리아는 속으로 생각했다. 그것은 그녀 자신이 총기 오발사고를 일으키고 나서 꾸준히 하는 생각이었다.

어찌 된 일인지 영문을 알 수 없었다. 마지막 10번째 표적을 노리던 그 때에··· 뭐라 형언하기가 어려운 묘한 감각이 전신을 덮쳤다.

그리고 결국 사고가 발생했다.

고무탄이어서 망정이지, 만약에 실탄이었다면···.

‘내가 원해서 한 일이 아니야···. 그렇다면 어째서? 왜 그랬던 걸까?’

자신이 아닌 것 같았다. 너무 무서웠다. 다른 이와 만나는 게 두려웠다. 그래서 조금 전에 바쁜 시간을 쪼개서 와준 스승 미하엘에게도 나가지 못 했다. 그뿐만이 아니라 한 마디의 말도 못 했다. 어쩌면··· 이번에는 그에게 피해를 입힐지도 모르니까···.

일리아는 그러다가 또 듣게 되었다.

[일리아 네버스···. 너에게는 어둠이 어울린다···.]

“······!”

그것은 실기수업 때 들었던 목소리였다. 오한이 드는 듯한 섬뜩한 목소리···. 사람의 목소리가 아니었다.

괴물··· 괴물의 목소리였다.

[나의 곁에 와라···. 나의 힘이 되는 거다···. 나는 너의 힘이 필요하다···.]

“······.”

거기까지였다. 또 다시 그 목소리를 듣는 순간 일리아의 눈으로부터 초점이 사라진 것이다.

덜컹

그와 동시에 일리아는 자리에서 일어나 창문을 통해 밖으로 나가 모습을 감추었다.

그것이 일리아의 마지막 모습이었다. 그녀는 그 이후로 정학이 끝날 때까지 행방이 묘연하여, 결국 에스터에서 퇴학 처분을 받고 말았다.


작가의말

;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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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암운이 감돌다 (3) 17.07.26 78 0 12쪽
27 암운이 감돌다 (2) 17.07.25 86 0 12쪽
26 암운이 감돌다 (1) 17.07.24 84 0 12쪽
25 속죄와 용서 (12) 17.07.23 75 0 12쪽
24 속죄와 용서 (11) 17.07.20 82 0 12쪽
23 속죄와 용서 (10) 17.07.19 75 0 11쪽
22 속죄와 용서 (9) 17.07.18 76 0 12쪽
21 속죄와 용서 (8) 17.07.17 80 0 12쪽
20 속죄와 용서 (7) 17.07.16 77 0 12쪽
19 속죄와 용서 (6) 17.07.15 64 0 13쪽
18 속죄와 용서 (5) 17.07.14 79 0 11쪽
17 속죄와 용서 (4) 17.07.13 75 0 12쪽
16 속죄와 용서 (3) 17.07.12 86 0 12쪽
15 속죄와 용서 (2) 17.07.11 71 0 12쪽
14 속죄와 용서 (1) 17.07.10 111 0 12쪽
13 달라진 일상 (4) 17.07.08 75 0 12쪽
12 달라진 일상 (3) 17.07.07 80 0 12쪽
11 달라진 일상 (2) 17.07.06 97 0 12쪽
10 달라진 일상 (1) 17.07.05 77 0 12쪽
» 고독과 이변 (4) 17.07.04 89 1 11쪽
8 고독과 이변 (3) 17.07.03 86 1 13쪽
7 고독과 이변 (2) 17.07.02 80 1 12쪽
6 고독과 이변 (1) 17.07.01 82 1 12쪽
5 달라진 세계 (4) 17.06.30 94 1 12쪽
4 달라진 세계 (3) 17.06.29 127 1 13쪽
3 달라진 세계 (2) 17.06.28 184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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