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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_ㅎ

Dimension Arbitrator 2(D.A2)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퓨전

로웰크란
작품등록일 :
2017.06.26 21:50
최근연재일 :
2017.07.28 13:41
연재수 :
3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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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9,6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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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7.12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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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속죄와 용서 (3)

DUMMY

‘뭔가 느낌이 좀 이상한데···.’

겉모습만 보면 여태까지 들렀던 방과 다를 게 조금도 없었지만, 느낌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 잠깐 보고 밖으로 나가서 보초들을 두들기려던 리벤은 그 이질적인 감각에 자기도 모르게 그 행동을 멈추고는 다시 등을 돌려 지금의 방에 시선을 고정시켰다.

‘이 부근인가?’

그런 다음 조심스럽게 손을 움직였다. 리벤이 손을 댄 부분은 지극히 평범한 벽이었는데, 거기에는 뜻밖의 전개가 이어졌다.

터엉

‘속이 비어 있어···.’

아주 살짝 두드려 보니 공기가 울리는 소리가 난 것이다. 그게 증명하는 건 하나였다. 그 너머에 무언가가 있다는 게 되었다. 건물 구조상 거기가 비어 있는 건 말이 되지 않아 리벤은 열심히 그 부근을 더듬었다. 숨겨진 장치를 찾아내기 위한 행동이었다.

리벤의 그러한 눈썰미는 아주 정확했다.

쑤욱

‘여기에 있었구나.’

열심히 더듬은 결과 손이 움푹 들어가는 부분이 있었던 것이다. 그 부분은 사람이 붙잡기에 참 알맞은 구조를 띠고 있어, 리벤은 그대로 거기를 손으로 붙잡은 채 힘을 주었다.

그러자 거기에는 리벤이 예상했던 광경이 펼쳐졌다.

드르륵

‘비밀통로···!’

벽이 열리면서 숨겨져 있던 통로가 나타난 것이다. 말 그대로 비밀통로였다.

‘오합지졸인 칼마드한테 설마 이런 게 있었을 줄이야.’

골칫덩이긴 했지만 그다지 위협적이지 않은 세력으로 평가받는 게 칼마드였다. 그들에게서 지금 같은 통로를 발견하게 될 줄은 몰라, 리벤은 혀를 내두르면서도 얼른 안으로 들어갔다.

일부러 비밀통로를 만들어둘 정도면 중요한 물건이 안에 있을 확률이 높았다. 그 범위에는 지금 찾고 있는 감옥의 열쇠 역시 포함되리라.

그런데··· 리벤이 비밀통로에서 찾게 된 건, 전혀 예상치 못 한 다른 물건이었다.

‘···! 이, 이건···!’

익숙한 느낌이 드는 알약이었다. 은은한 녹색의 빛을 띠고 있는 그 물건은, 한 자루에 가득히 담겨 있었다.

리벤은 그걸 보는 순간 동요를 금치 못했다. 그에게는 그럴 수밖에 없는 물건이어서였다.

‘마약···! 이런 게 왜 여기에···!? 칼마드가 이걸 어떻게···!?’

그렇다. 리벤의 지금 반응을 보면 알 수 있듯 그 알약의 정체는 과거 그를 파멸 직전까지 몰아넣은 알약이었다.

아르토에 있던 엘버스는 그것을 더 개량하여 사람을 완전히 세뇌시키는 알약으로 변질, 바르테인의 모든 이들을 자신의 부하로 만들어서 지배를 꾀했었다. 그때 미하엘이 성분을 분석하여 해독제를 제조하지 못 했다면 바르테인은 지금쯤 지옥도로 변했을 가능성이 높았다.

그런 위험한 물건을 칼마드가 가지고 있다···. 이 사실에 놀라지 않는 건 불가능했다.

‘거의 확실하게 보이네. 마약하고 완전히 똑같은 느낌이야···.’

아픈 기억을 가지고 있는 만큼 리벤은 그 알약을 천천히 조사하기 시작했다. 자루에서 그것을 한 알 꺼내서 살피던 그는 이제 마약에 대해 어느 정도 면역을 갖추게 된 만큼 냅다 먹어서 확인하려다가도 이내 그 행동을 멈췄다.

‘형에게 가져가서 성분 분석을 부탁하면 확실해지겠지.’

이제 그 분야에 있어서는 전문가라고 할 수 있는 미하엘이 있었다. 만약에 먹었다가 다시 그 힘에 억눌리면 말 그대로 끝장이었다. 그렇게 되면 지금 애타게 구조를 기다리고 있는 경무과를 구할 수 있는 사람이 없어지는 셈이었다. 때문에 리벤은 그 알약을 몇 알 챙겨서 호주머니에 넣은 다음 비밀통로를 나왔다.

‘이제 보초들을···.’

그리고는 본래의 목적대로 다시 열쇠를 찾으려고 했는데, 그는 그러다가 입술을 깨물지 않을 수가 없었다.

-다들 조심해! 여기 어딘가에 있어!

-젠장···! 도대체 어떻게 알고 온 거야!

‘들켰구나···.’

바깥에 있는 보초들이 요란한 소리를 내며 일제히 경계태세에 돌입한 걸 확인하게 된 까닭이었다.

그 광경이 의미하는 건 하나였다. 잠입을 들킨 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타탓

-저, 저기다!

-놓치지 마!

지금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건 경무과의 안전이었다. 따라서 리벤은 어차피 들켰으므로 과감하게 감옥이 있는 3층으로 이동했다. 그 과정에서 칼마드의 보초들이 그를 발견했지만 그건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리벤의 몸놀림이 워낙 재빠르다 보니 붙잡지를 못 한 것이다.

‘좋아···!’

3층에 도착한 리벤은 일단 한숨 돌릴 수 있었다. 감옥이 멀쩡한 걸 본 결과였다. 2층에서 계단을 등지고 싸우면 자신이 쓰러지지 않는 한 칼마드가 경무과를 인질로 잡는 건 불가능했다.

-들켰나 봐···!

-신이시여···.

3층에서도 소리는 잘 들렸다. 그래서 아래에서 무언가 일이 생겼음을 짐작하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당연히 그런 만큼 경무과는 탄식을 금치 못 했는데, 거기에는 여전히 변함없는 모습을 유지하는 이가 존재했다.

-부탁해요, 가면 씨! 당신만 믿어요!

물론 그 사람은 레첼이었다. 아무리 그래도 지금 같은 상황에 직면하게 되면 동요 정도는 할 법한데 그녀는 끝까지 리벤을 향해 강한 신뢰를 보였다.

“······.”

끄덕

리벤은 동요하고 있는 경무과를 향해 자신을 믿으라는 것처럼 다시 고개를 끄덕이고는 계단을 타고 아래로 향했다. 그런 그의 뒷모습은 참으로 듬직하게 보였다.


*


“저쪽이야, 저쪽!”

“다들 공격!”

3층까지 급히 올라오느라 몸을 은닉하는 건 의미가 없었다. 2층으로 내려온 리벤은 칼마드가 자신을 향해 달려드는 걸 볼 수 있었다.

하지만 거기에 뜻밖의 전개 같은 건 존재하지 않았다.

뻐억

“욱···!”

빠각

“으억···!”

실력에서 차이가 너무 큰 것이다. 칼마드는 리벤이 검을 한 번 휘두르면 추풍낙엽처럼 쓰러지기 바빴다. 리벤이 불살을 자처하여 칼등으로 공격하는 게 그들에게 있어서는 그야말로 천운이었다. 2층으로 내려오자마자 그에게 덤벼든 칼마드는 전부 다섯이었는데, 그들은 모조리 쓰러진 채 간신히 숨만 부지하는 게 전부였다.

“이···! 죽어라!”

피잉

거기에 지금 폐건물에서 보초를 서던 칼마드에게는 그나마 내세울 수 있는 무기인 총도 없었다. 그 대신에 활을 가지고 있었으나, 리벤에게는 이미 그보다 훨씬 강력한 무기인 총이 통하지 않았다.

‘활 정도는···!’

채앵

당연히 그는 멀리 있던 마지막 칼마드가 화살을 쏘자 침착하게 쌍검으로 그것을 쳐냈다. 총과 마찬가지로 활을 끝까지 주시한 결과였다.

“저, 저런 괴물 같은···.”

화살을 쏜 칼마드는 그 광경에 아연실색했다. 리벤은 그 빠른 화살을 마치 어디로 날아오는지를 미리 알고 있는 것처럼 쳐냈다. 게다가 달랑 혼자 남은 상황···. 전의가 꺾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렇지. 심문을 해볼까?’

리벤은 낙승을 예상하기는 했지만 너무나도 쉽게 승리를 목전에 두게 되자 천천히 마지막 칼마드를 향해 다가가다가도 눈을 빛냈다. 조금 전에 비밀통로에서 발견한 알약을 떠올린 것이다. 성분 분석도 중요했지만, 가장 중요한 건 그것의 유통경로였다.

꽈악

“끄, 끄악···!”

마지막 칼마드는 비명을 질렀다. 리벤이 냅다 자신의 목을 잡고 들어 올린 까닭이었다. 그가 오른손 하나로 그러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정말 어마어마한 힘이었다.

“묻.겠.다. 이.걸.어.디.서.났.나.”

가면을 쓰고 있는 이상 철저하게 자신을 숨길 필요가 있었다. 그렇기에 리벤은 최대한 목소리를 낮추었다. 루체의 예전 모습을 흉내 내는 것이었다.

“모, 몰라···! 그건 그냥 보스가···!”

서걱

“끄아아악-!”

호소하듯 외치던 칼마드는 이내 비명을 질렀다. 리벤이 냅다 쌍검으로 자신의 왼팔을 그어버린 것이다.

확실히 리벤은 불살을 지향하고 있었지만, 지금처럼 심문할 때에 자비 같은 건 금물이었다. 거기에 팔이나 다리 한 짝 없다고 죽는 건 아니었다. 실제로 급소를 절묘하게 피해서 긋기만 했을 뿐, 완전히 잘라버린 것도 아니니 나중에 치료를 받으면 크게 문제가 될 건 없었다.

“크윽···. 진짜 모른다고···.”

털썩

‘유통경로에 대해서는 모르는 것 같네.’

리벤은 고통이 심했는지 칼마드가 마지막까지 처음과 같은 뜻을 고수하며 결국 정신을 잃자 그의 말을 믿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그래도 소득이 전혀 없는 건 아니었다.

‘보스···. 칼마드에 보스라···.’

처음에 말했던 보스라는 단어를 놓치지 않은 것이다.

칼마드에 보스 같은 건 없었다. 애초에 그들은 모두가 미하엘을 인정할 수가 없다면서 뭉친 단체였다. 그들을 규합시킨 존재는 없었다. 그런데 보스라는 단어를 언급했다는 건··· 꽤나 중요한 단서가 되어줄 듯했다.

‘형한테 말해줘야겠··· 어?’

칼마드는 그들의 표적인 미하엘에게 있어 가장 큰 골칫덩이였다. 그에게 이번에 얻은 정보들은 꽤나 요긴하리라 생각하던 리벤은 흠칫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조금 전에 제압했던 다섯 명의 칼마드가 전부 다시 일어난 걸 보게 된 탓이었다.

아니, 그보다도···

‘저, 저건···!’

그들은 모두가 손에 리벤이 조금 전에 비밀통로에서 발견했던 녹색의 알약을 들고 있었다. 그 광경으로부터 예측할 수 있는 다음 전개는 하나를 제외하면 없는지라 리벤은 얼른 그들을 막으려고 했으나, 그건 조금 늦은 감이 없지 않았다.

“크으으···!”

“크아아···!”

리벤이 손을 쓸 틈은 전혀 없었다. 그가 움직임을 꾀하려는 순간 다섯이 동시에 마약을 복용한 것이다. 그들은 일제히 괴성을 지르기 시작했고, 눈에서는 초점이 사라졌다. 과거의 리벤과 전혀 다를 게 없는 모습이었다.

물론 변화는 그게 전부가 아니었다.

채챙

“윽···!”

뻐억

“크앗!”

칼마드의 신체 능력이 몰라보게 상승한 것이다. 마약의 성능이 사실 그거였다. 상황이 그렇게 되자 리벤은 눈에 띄게 밀리기 시작했다. 일대일이라면 모를까, 다섯이 동시에 덤벼서 어쩔 수가 없었다.

‘윽···. 그때 형은 도대체 날 어떻게 잡았지···.’

순식간에 지면에 처박힌 리벤은 머리가 빙빙 도는 걸 느끼며 속으로 생각했다.

치명상은 면했다지만 공격을 허용한 만큼 충격이 없지는 않았다. 마약의 효과는 실로 놀라웠다. 본래 검술이 뛰어난 자신이 저걸 복용했다면 상대가 정말 어려웠을 터인데···. 새삼 미하엘의 존재가 놀랍게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크아아!”

“캬하하!”

그러나 리벤은 여유를 부릴 틈이 없었다. 칼마드가 계속 덤벼오는 것이다.

‘어쩔 수 없지···!’

리벤은 결국 뜻을 접었다. 그런 그는 어느 샌가 거꾸로 쥐고 있었던 칼을 제대로 잡은 상태였다.

서걱

“크하학!”

푸욱

“크헉···!”

칼마드는 리벤의 쌍검이 한번 훑고 지나가자 모조리 피를 분수처럼 뿜으며 쓰러졌다.

그렇다. 리벤은 그들을 전부 죽이는 쪽으로 노선을 바꾸었다.

평소라면 도망이라도 치겠지만 이번 싸움에는 경무과의 안전이 걸려서 어쩔 수가 없었다. 자신이 지면 그들이 위험했다. 살인이 불가피하다면 두려워하지 말고 정면으로 마주봐야 했다. 그것이 그 사람을 죽인 이로써 차려야 하는 최소한의 예의인 것이다.

철그럭

‘···열쇠는 역시 보초들이 지니고 있었구나.’

어쩔 수 없었다지만 사람을 죽였다. 기분이 절대 좋을 수가 없는 만큼 리벤은 굳은 표정으로 보초들의 몸을 뒤져 열쇠를 획득, 그대로 3층으로 향했다.

하지만 리벤이 그러면서 전혀 모르는 게 있었다.

“······.”

그것은 멀리서 자신을 우두커니 응시하고 있는 이의 존재였다. 그는 전신을 검은 로브로 감싸고 있었다. 그나마 특징이 있다면 왼팔에 은색의 팔찌를 착용하고 있는 점이었다.

“미치광이···. 성장했구나···.”

그게 전부였다.

리벤을 응시하던 그는 혼잣말을 중얼거리더니 그대로 모습을 감추었다.


작가의말

ㅇㅅ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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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암운이 감돌다 (3) 17.07.26 78 0 12쪽
27 암운이 감돌다 (2) 17.07.25 86 0 12쪽
26 암운이 감돌다 (1) 17.07.24 84 0 12쪽
25 속죄와 용서 (12) 17.07.23 75 0 12쪽
24 속죄와 용서 (11) 17.07.20 83 0 12쪽
23 속죄와 용서 (10) 17.07.19 75 0 11쪽
22 속죄와 용서 (9) 17.07.18 76 0 12쪽
21 속죄와 용서 (8) 17.07.17 80 0 12쪽
20 속죄와 용서 (7) 17.07.16 78 0 12쪽
19 속죄와 용서 (6) 17.07.15 65 0 13쪽
18 속죄와 용서 (5) 17.07.14 79 0 11쪽
17 속죄와 용서 (4) 17.07.13 75 0 12쪽
» 속죄와 용서 (3) 17.07.12 87 0 12쪽
15 속죄와 용서 (2) 17.07.11 71 0 12쪽
14 속죄와 용서 (1) 17.07.10 111 0 12쪽
13 달라진 일상 (4) 17.07.08 75 0 12쪽
12 달라진 일상 (3) 17.07.07 81 0 12쪽
11 달라진 일상 (2) 17.07.06 97 0 12쪽
10 달라진 일상 (1) 17.07.05 77 0 12쪽
9 고독과 이변 (4) 17.07.04 89 1 11쪽
8 고독과 이변 (3) 17.07.03 87 1 13쪽
7 고독과 이변 (2) 17.07.02 80 1 12쪽
6 고독과 이변 (1) 17.07.01 82 1 12쪽
5 달라진 세계 (4) 17.06.30 94 1 12쪽
4 달라진 세계 (3) 17.06.29 128 1 13쪽
3 달라진 세계 (2) 17.06.28 184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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