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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_ㅎ

Dimension Arbitrator 2(D.A2)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퓨전

로웰크란
작품등록일 :
2017.06.26 21:50
최근연재일 :
2017.07.28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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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9,6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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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7.10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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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죄와 용서 (1)

DUMMY

다각다각

‘분명히 이 근처인데···.’

동부 지구의 경무과가 타 지구의 물자를 받기로 예정된 장소는 제법 가까운 거리에 위치하고 있었다. 그런 만큼 리벤은 당연히 금방 도착했는데, 천천히 말을 몰면서 주변을 둘러보던 그는 고개를 갸웃했다. 스케줄 표가 잘못된 게 아니라면 제대로 도착한 게 맞을 텐데 아무것도 없어서였다.

‘전부 받아서 옮기는 중이었다면 내가 발견하지 못 했을 리가 없어. 무거운 물건을 들고 일부러 우회할 리가 없을 테니까···.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거지?’

동부 지구의 경무과가 외근을 나간 장소는 드넓은 평야였다. 있는 건 나무 몇 그루와 풀 쪼가리가 전부로, 못 보고 싶어도 그럴 수가 없는 장소였다. 그런데 상황이 그렇게 되자 리벤은 제대로 이해를 하지 못 했다. 예상 밖의 사태에 직면한 결과였다.

-푸르륵···.

‘장소가 갑자기 바뀐 게 아니라면 경무과 사람들이 여기에 온 건 확실할 거야···.’

그래도 찾아볼 장소는 지금 도착한 평야를 제외하면 없다고 할 수 있는 만큼, 우선 리벤은 타고 있던 말을 근처에 묶고 조사를 시작했다.

침착하게 조사에 나선 덕분일까. 리벤은 바로 하나의 사실을 확신할 수 있었다.

‘물자가 여기에 있었던 건 확실하구나.’

그것은 타 지구에서 물자가 온 장소가 지금 있는 평야가 맞다는 점이었다. 엎드려서 지면을 자세하게 살피니 조금 전까지 다수의 커다란 무언가에 눌린 자국이 존재했다. 그 길이가 일정한 것으로 보아 상자로 추정되었다. 자연재해로 그런 일이 일어날 리가 없었다. 물자가 놓여있던 게 분명했다.

더군다나 그 덕분에 다른 사실도 알아낼 수 있었다.

‘마차의 바퀴 자국은 하나뿐···.’

다수의 커다란 상자를 옮기는 데에 가장 적합한 수단은 헤이실을 제외하면 마차가 유일했다. 지금은 상시 소강상태로 인해 헤이실을 자유롭게 쓸 수가 없는 만큼 경무과에서도 마차를 준비했는지 동부 지구에서 온 것으로 추정되는 바퀴 자국이 존재했다.

그러나 거기에 다시 돌아간 흔적은 없었다. 동부 지구 쪽으로 이어지는 마차의 바퀴 자국은 하나가 전부였다. 그게 증명하는 건 하나였다. 여기에 도착해서 물자를 챙기는 도중에 무언가 일이 생긴 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하나를 더 알아낼 수 있었다.

‘이쪽으로 간 게 분명해.’

그것은 바로 마차가 전혀 다른 쪽으로 이동한 흔적이었다. 물자를 탈취한 자들은 다른 D.A들의 추격이 붙을 걸 염려했는지 나름 잘 지우기는 했지만 완벽하지는 않았다. 그 흔적은 동부 지구와 정반대 쪽으로 이어지고 있었다.

“······.”

-푸르륵···.

방향을 잡는 데에 성공한 리벤은 묶어두었던 말에 탑승하여 그 숲으로 이동했다. 그는 그 과정에서 또 다른 단서를 발견할 수 있었다.

‘이건···! 핏자국···!’

숲의 잎사귀와 지면에 피가 묻어있는 걸 본 것이다. 사람의 것인지, 동물의 것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하나는 확실했다.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았다는 점이었다. 전혀 변색되지 않은 선명한 붉은색이 그 증거였다.

무언가 일이 생겼다는 건 평야에 남은 부자연스러운 흔적 덕분에 어렵지 않게 짐작이 가능했다. 허나 거기에 핏자국이 얽혀 있다면 결코 가볍게 생각할 수가 없는 일이라고 보는 게 맞았다.

‘서둘러야···!’

“이랴!”

-히히히힝~!

그렇기에 리벤은 움직임에 박차를 가했다. 다시 말에 탑승한 그는 숲에 남아있는 계속 이어지는 흔적을 쫓아 말을 몰았다.


*


‘나 참, 어쩌다가 이런 지경이 된 건지···.’

한편, 리벤이 찾아다니는 보라색 사이드 테일의 여성··· 레첼은 곤경에 처한 상태였다. 그녀는 지금 팔과 다리를 밧줄에 묶인 채 옴짝달싹하지 못 하고 있었다.

시작은 좋았다. 오전에 반가를 내서 용무를 잘 끝마쳤다. 도중에 뜻밖에도 칼마드와 마찰이 있었지만 그 역시 무난하게 해결이 되었으니 괜찮았다. 그리고 늦지 않게 무사히 본부에 출근하여 동료들과 수다를 떨다가 마차를 타고 서부 지구에서 도착한 물자를 받으러 간 것까지는 정말 좋았는데···. 좋은 건 딱 거기까지였다.

요 근래 바르테인에서 가장 골칫덩이로 떠오르는 칼마드에게 습격을 당한 것이다. 경무과에 근무하는 이들은 아무래도 책상에 앉아 있는 일이 잦다 보니 랭크가 낮았다. 동부 지구의 모든 부서들 중 전투력이 낮은 축에 속해, 겨우 B랭크인 레첼이 제일 뛰어날 정도였다. 그래서 칼마드에게 제대로 당하고 말았다. 단순하게 당하기만 한 게 아니라 서부 지구가 보내준 물자까지도 함께 빼앗겨서 최악이었다.

사실 이건··· 좀 의외라면 의외인 일이었다.

‘칼마드가 어떻게 알아냈을까···. 아니, 그것보다도 어떻게 그렇게 강할 수가 있지? 오늘 아침에 마을에서 본 녀석들하고는 천지차이던데···.’

습격을 당한 건 그렇다고 쳐도 칼마드가 너무나도 뛰어난 실력을 선보인 까닭이었다. 아침에 마을에서 봤던 것처럼 사용 무기가 총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압도적으로 밀리고 말았다. 눈 깜짝할 사이에 당하는 바람에 뭘 어떻게 하지도 못 하고 그냥 당했다.

거기에, 끝까지 맞설 수도 없었다.

“···과장님, 괜찮으세요?”

“안 괜찮아···. 피는 멎었다만···.”

과장이 싸우는 과정에서 부상을 당해 인질로 붙잡힌 결과였다. 아무리 물자가 아깝다고 한들 그를 죽게 둘 수는 없었다. 때문에 레첼을 포함한 다른 경무과의 D.A들은 그대로 항복의사를 밝히고 끌려와 지금의 상황에 이른 것이었다.

“우리는 이제 어찌 되는 걸까요···.”

“글쎄···. 다른 부서에서 도움이 오기를 바라야지. 유리아스 씨나 루시아트 씨가 오면 될 텐데···.”

“아무리 그 둘이라고 해도 할 수 있는 일이 있는 거야. 지금 바로 오는 건 어렵겠지. 아직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도 모를 테니···.”

레첼은 함께 붙잡혀 있는 동료 D.A들이 우는 소리를 내자 냉정한 목소리로 말했다.

한 부서가 자리를 장시간 비우고 있으면 이상한 낌새를 알아차리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닐 터였다. 특히 동부 지구에는 아일라와 사라라고 하는 유능한 인재가 둘이나 있었으니 아무리 칼마드가 흔적을 지웠다고 해도 여기까지 당도하는 건 기다리고 있으면 무난하게 볼 수 있는 광경일 터였다.

그러나 거기에 시간이 오래 걸리는 건 안 되었다. 다친 과장 때문이었다. 간신히 지혈은 됐다지만 부상이 워낙 치명적이어서 한시라도 빨리 병원에 가야 했다. 기다릴 수 있는 시간은 별로 없었다.

‘하지만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지···.’

물론 그런 만큼 탈출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하지 않은 건 아니었다. 그러나 마땅한 방법이 없었다. 전원이 손과 발이 꽁꽁 묶여 있었고, 무기는 모조리 압수당했으며 거기에는 조금만 손을 쓰면 날붙이가 되어주는 도구 역시 포함되어 있었다. 어떻게든 헤이실을 활용하려고 해도 손과 발을 묶고 있는 밧줄의 소재가 헤이실을 완벽하게 차단하는 만드리어의 넝쿨이어서 불가능했다.

한 마디로, 경무과는 누군가가 구하러 와주지 않으면 하릴없이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었다.

‘아니면 그 분이 와주기를 바라야 하나···?’

최악의 상황에 직면하게 되자 첼시는 자기도 모르게 오늘 시장에서 조우했던 그 분을 떠올렸다.

생각보다 어린 나이여서 놀랐다. 정체가 알려지면 곤란한 것인지 얼굴은 가면으로 철저하게 가리고 있었지만 신체를 보면 어렵지 않게 짐작이 가능했다. 많게 잡아도 20살 정도일 듯했다.

‘그 분 역시 마찬가지로 사람인데 도움을 바라는 건 어렵겠지. 어휴, 내 팔자야···.’

레첼은 막연하게 그 분의 도움을 희망하다가도 한숨을 내쉬었다.

앞서 아일라, 사라의 도움을 바랄 수 없다고 했던 것과 동일하게 일이 생긴 걸 알아야 돕든지 말든지 하는 것이다.


*


‘여기인 것 같은데···?’

갑자기 사라진 경무과의 존재를 찾아 평야에서 숲으로 이동하게 된 리벤은 이내 그들이 붙잡힌 곳으로 추측되는 장소를 찾을 수 있었다.

언제 무너져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낙후된 건물이었다. 미세하게 남은 마차의 바퀴 흔적이 꾸준하게 이어지고 있었으며 길이 외길이었고, 무엇보다 그 앞에는 보초가 한 명 있었다. 다른 건 몰라도 보초가 있다는 사실은 안에 중요한 무언가가 있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미리 말을 묶어놓고 오기를 잘 했네···.’

리벤은 타고 있던 말은 도중에 길이 험해져서 그 근처에 묶어놓았었다. 지금의 광경으로 보아 그 행동은 정답이었던 듯했다. 말이 울음소리를 내면 그 즉시 보초에게 들킬 터이니 말이다.

‘또 칼마드인가···.’

동시에 리벤은 속으로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바깥에 있는 보초의 어깨 부근에서 이제는 익숙하게 느껴지는 칼마드의 문장을 확인하게 된 까닭이었다.

‘우선 살펴보자.’

끼리릭

잠시 보초의 움직임을 주시하던 리벤은 자신의 가방에서 망원경을 꺼내 그것으로 폐건물을 살피기 시작했다. 안에 레첼을 포함하여 경무과가 없으면 헛물을 켜게 되는 셈이니 신중을 기하기 위함이었다.

다행히 리벤의 지금까지의 노력은 수포로 돌아가지 않게 되었다.

‘다들 저기에 감금되어 있었구나.’

폐건물의 3층 쪽에서 인상적인 보라색의 머리카락을 목격한 것이다. 거기에서 살짝 위치를 옮기자 레첼을 포함한 다른 경무과의 D.A까지 전부 찾을 수 있었다.

그들은 모두가 밧줄에 묶인 채 아무것도 하지 못 하고 있었다. 헤이실을 쓰려고 했던 흔적이 전혀 없는 것으로 보아 밧줄의 소재는 만드리어의 넝쿨인 모양이었다.

‘좋아. 이제 가볼까.’

철그럭

망원경으로 경무과의 위치를 확인한 리벤은 그 즉시 가방에서 쌍검을 꺼내 손에 쥐었다. 그는 혼자서 폐건물에 뛰어들 생각을 하고 있었다.

적의 전력을 명확하게 알지 못 하면서 단독으로 거기에 뛰어드는 건 대단히 무모하다고 볼 수 있겠지만 달리 방도가 없었다. 가장 확실한 방법은 D.A에 신고를 넣는 것이겠지만 그건 어려웠다. 지금 있는 곳에서는 전서구를 부를 수가 없어서였다. 전서구를 부르려면 인근의 마을로 가야 했는데, 그 마을에는 D.A의 동부 지구가 버젓이 위치하고 있어서 의미가 없었다.

시간이 오래 걸려도 다녀오는 게 현명하지 않느냐고 하겠지만, 그건 일종의 도박이었다. 그때까지 경무과가 무사하리라는 보장이 없었다.

물자를 전부 얻고도 굳이 생포했다. 몸값이 목적일 확률은 낮다고 보는 게 맞았다. 게다가 D.A가 출동하면 경무과가 인질로 붙잡힐 가능성이 대단히 높았다. 그런 점을 고려하면 그냥 홀로 잠입을 꾀하는 게 몇 배는 더 나았다.

스윽

리벤은 가방으로부터 쌍검에 이어서 가면을 꺼내 착용했다. 곤경에 빠진 사람들을 돕는 만큼 언제 나설지 몰라서 항상 지니고 다녔는데, 지금은 정말 챙기기를 잘했다고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리벤은 그런 다음에 행동에 나섰다.

빠각

정말 눈 깜짝할 사이에 벌어진 일이었다. 보초의 사각지대에 몸을 숨겨서 빠르게 거리를 좁히는 데에 성공한 리벤은 그대로 그의 등을 칼등으로 쳐서 기절시킨 다음 쓰러지는 소리가 나지 않게 몸을 붙잡아서 조심스럽게 눕혔다. 이제부터 잠입을 해야 하는데 소리가 나면 들킬 가능성이 농후한 것이다.

“······.”

잠시 고개를 들어 말없이 폐건물을 응시하던 리벤은 이내 그 안으로 진입,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작가의말

=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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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암운이 감돌다 (1) 17.07.24 83 0 12쪽
25 속죄와 용서 (12) 17.07.23 74 0 12쪽
24 속죄와 용서 (11) 17.07.20 82 0 12쪽
23 속죄와 용서 (10) 17.07.19 75 0 11쪽
22 속죄와 용서 (9) 17.07.18 76 0 12쪽
21 속죄와 용서 (8) 17.07.17 79 0 12쪽
20 속죄와 용서 (7) 17.07.16 77 0 12쪽
19 속죄와 용서 (6) 17.07.15 64 0 13쪽
18 속죄와 용서 (5) 17.07.14 79 0 11쪽
17 속죄와 용서 (4) 17.07.13 75 0 12쪽
16 속죄와 용서 (3) 17.07.12 86 0 12쪽
15 속죄와 용서 (2) 17.07.11 71 0 12쪽
» 속죄와 용서 (1) 17.07.10 110 0 12쪽
13 달라진 일상 (4) 17.07.08 75 0 12쪽
12 달라진 일상 (3) 17.07.07 80 0 12쪽
11 달라진 일상 (2) 17.07.06 94 0 12쪽
10 달라진 일상 (1) 17.07.05 76 0 12쪽
9 고독과 이변 (4) 17.07.04 88 1 11쪽
8 고독과 이변 (3) 17.07.03 86 1 13쪽
7 고독과 이변 (2) 17.07.02 79 1 12쪽
6 고독과 이변 (1) 17.07.01 82 1 12쪽
5 달라진 세계 (4) 17.06.30 94 1 12쪽
4 달라진 세계 (3) 17.06.29 127 1 13쪽
3 달라진 세계 (2) 17.06.28 183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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