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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_ㅎ

Dimension Arbitrator 2(D.A2)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퓨전

로웰크란
작품등록일 :
2017.06.26 21:50
최근연재일 :
2017.07.28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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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7.11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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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죄와 용서 (2)

DUMMY

리벤이 들어간 폐건물의 1층에는 각종 자재가 쓰레기처럼 여기저기에 버려져 있었다. 그 광경으로 보아 폐건물은 예전에 공장으로 쓰이던 것 같았다.

‘조심해서···.’

잠입을 시도한 이상 절대로 들켜서는 안 되었다. 그 부분을 무엇보다 신경 쓰며 조심스럽게 1층 진입에 성공한 리벤은 우선 스스로의 헤이실을 발현시켜서 폐건물을 살폈다.

리벤의 헤이실은 타인의 헤이실을 감지하는 능력이었다. 범위가 그렇게까지 넓은 편은 아니었지만 지금 있는 폐건물 정도는 꼭대기 층까지 너끈하게 탐색이 가능했다.

어찌 보면 단순한 능력이니만큼 헤이실의 소모량은 크지 않았지만 그래도 리벤은 함부로 쓸 수가 없었다. 아직 미성년자인데 성인이 되어야 얻을 수 있는 헤이실을 지니고 있는 모습을 보면 알 수 있듯, 그는 마약에 찌들어서 아르토의 개로 살 때 마하트를 억지로 복용하는 식으로 얻었었다.

그로 인해 소강상태와 관계없이 헤이실을 오래 쓰면 몸이 버티지를 못 했다. 안으로 들어오기 전에 일부러 망원경으로 폐건물 전체를 살핀 것도 그 이유가 컸다.

‘3층에 일곱···. 2층에 넷···. 1층에 둘···.’

헤이실을 발현시킨 리벤은 건물에 있는 사람들을 확인하자마자 얼른 그것을 멈추고는 생각에 잠겼다.

‘3층에 경무과가 있는 건 아까 망원경으로 본 것처럼 확실한 것 같네. 두 명의 헤이실이 움직임이 있는 것으로 보아 이게 보초인 것 같고···. 후우, 3층까지 들키지 않고 가는 게 중요하겠어.’

신속하게 생각을 정리한 리벤은 이내 몸을 낮췄다. 1층에 두 명의 칼마드가 있는 만큼 조심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저벅저벅

-이 짓도 따분하구만···.

-오, 저 새는 꽤 잘 나는데?

엎드려서 이동을 꾀하던 리벤은 2층으로 통하는 계단을 찾게 되자 조심스럽게 그쪽으로 다가가는 과정에서 1층의 보초들이 나누는 잡담을 들을 수 있었다.

‘좋아···.’

1층의 보초들은 가장 아래여서 그런지 몰라도 그저 창밖으로만 시선을 향하고 있었다. 덕분에 리벤은 무난하게 2층으로 진입할 수 있었다.

기척을 최대한 죽이고 바닥 여기저기에 널브러져 있는 자재를 밟지 않도록 조심하니 울리는 소리 같은 건 전혀 없었다. 폐건물이 목재가 아닌 게 천만다행이었다.

-흐아아암···.

-농땡이 피우지 마. 아직 끝난 게 아니라고.

‘여기가 2층···. 1층보다는 나은 것 같지만, 보초가 넷···. 조심하자.’

2층 역시 1층과 마찬가지로 자재가 있긴 했지만 1층보다는 없었다. 리벤은 보초를 서고 있는 칼마드가 1층과 마찬가지로 지루함을 느끼는 모습에 신중을 기해 3층을 노렸다. 역시 거기에는 나는 소리가 하나도 없었다. 그것은 숙련된 암살자처럼 느껴지는 모습이었다.

그리고 리벤은 마침내 목적지인 3층에 도달할 수 있었다.

‘드디어 찾았다.’

리벤은 3층에서도 똑같이 엎드린 채로 있었다. 그런 그의 시선은 밧줄에 묶인 채 철창으로 된 감옥 -칼마드에서 똬리를 트는 과정에서 새로 지었는지 철창이 새 것이었다- 에 갇힌 채 지금의 상황에 절망하고 있는 경무과를 발견했다.

물론 거기에는 레첼도 포함되어 있었다. 그녀는 역시 당찬 성격의 소유자라는 것인지 다른 경무과의 직원들과 달리 사려 깊은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 모습으로 보아 지금의 상황이 좋지 않다고 해도 나름 탈출 방법을 찾아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듯싶었다.

‘열쇠는 저 둘이 지니고 있을 거야. 둘을 동시에 처리하는 방법은···.’

경무과가 갇혀 있는 감옥은 남성 두 명이 지키고 있었다. 그 몸집이 상당한 게, 맷집 또한 상당할 것처럼 보였다. 다른 칼마드에게 들키지 않고 처리하기 위해서는 둘 다 단숨에 급소를 노릴 필요가 있었다.

“······”

꽈악

절대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 머리를 계속 굴리니 방법이 없지는 않았다. 차분하게 머리를 굴린 끝에 묘수를 찾아내는 데에 성공한 리벤은 근처에 굴러다니는 돌멩이를 주웠다.

그리고는···


-으억···!?

냅다 그걸 던져서 보초를 서고 있는 칼마드 한 명의 가슴을 맞혔다. 맞자마자 비명을 지르면서 다리가 풀리는 것으로 보아 명치에 제대로 맞은 모양이었다.

-뭐야. 왜 그래?

다른 한 명의 칼마드는 의아한 목소리를 냈다. 동료가 갑자기 이상한 모습을 보이니 당연한 반응인 것이다.

물론 리벤은 그 틈을 놓치지 않았다.

빠각

돌멩이를 던져서 한 명을 처리하고 다른 한 명의 시선을 끄는 데에 성공했는데 주저할 이유는 없었다. 그런 만큼 리벤은 단숨에 앞으로 뛰쳐나가 나머지 한 명의 칼마드의 등을 칼등으로 쳐서 기절시켰다.

그것은 리벤의 목적대로 큰 소리 없이 깔끔하게 보초들을 처리하는 순간이었다.

-뭐지?

-무슨 일이야?

하지만 1층이나 2층은 몰라도 똑같이 3층에 있는 경무과의 직원들이 그 소리를 듣지 못하는 건 말이 되지 않았다. 풀죽은 모습으로 체념하고 있던 그들은 창살 밖에서 요란한 소리가 나자 일제히 그쪽을 보았고,

-허, 헉···!

-설마 그 분인가···!? 나 처음 봤어!

동시에 누가 뭐라고 할 것도 없이 잔뜩 흥분한 어조로 호들갑을 떨었다. 그들이 지금 처한 상황을 생각하면 지극히 자연스러운 반응이었지만 결코 좋은 건 아니었다.

“······.”

-아···.

-그래. 조용히 하자. 여기에서 들키면 죽도 밥도 안 돼.

그렇기에 리벤은 말없이 입가에 검지를 대어 소리를 내지 말 것을 당부했고, 거기에는 경무과의 직원들도 얼른 따랐다. 전투력이 떨어진다고 해서 판단력까지 좋지 못한 건 아닌 것이다. 어쨌든 그들도 D.A였으니 말이다.

‘얼른 열쇠를···.’

이제 경무과의 직원들만 감옥에서 꺼내면 만사형통이었다. 리벤은 서둘러서 보초들의 짐을 뒤져 열쇠를 찾았지만, 그는 곧 낭패를 느끼게 되었다.

‘열쇠가 없어···? 이 자들이 보초가 맞을 텐데···?’

그렇지 않을 수가 없는 게, 보초들이 가진 게 전혀 없어서였다. 아무래도 다른 이가 가지고 있는 것 같았다.

-왜, 왜 그래요?

-열쇠가 없는 거 아니야? 이런 젠장···.

그 광경에 조금 전까지만 해도 밝았던 경무과 직원들의 표정은 급격하게 어두워졌는데, 거기에는 유일하게 다른 반응을 보이는 존재가 있었다.

-내 말 침착하게 잘 들어요, 가면 씨. 열쇠는 아마 이곳 어딘가에 있을 거예요. 언제 우리를 꺼내야 할지 모르니까···. 좀 뻔뻔하게 들릴 수도 있겠지만 그걸 좀 찾아주세요. 이 철창을 부수는 건 아무리 당신이라고 해도 무리일 테니까요.

그 사람은 바로 레첼이었다. 일종의 희망고문을 당한 셈이므로 누구라도 지금 같은 상황이 되면 절망하기 마련일 터인데 그녀는 조금도 당황한 기색 따위는 없이 침착하게 리벤에게 향후 행동을 지시했다.

리벤이 검을 가지고 있으므로 그걸 이용하여 자신들을 속박하고 있는 만드리어의 넝쿨을 끊는 것도 생각해 볼 법한 방법이었지만 애석하게도 그건 불가능했다. 서로를 차단하고 있는 철창이 너무 촘촘한 까닭이었다. 칼은 아예 들어갈 수가 없을 정도였다.

‘이 사람의 말이 맞아. 열쇠는 이곳 어딘가에 있을 거야.’

끄덕

지금의 상황을 냉정하게 분석한 말이었다. 따르지 않을 이유가 조금도 없었다. 리벤은 레첼을 향해 고개를 짧게 한 번 끄덕여 알겠다는 뜻을 보였다.

-그리고 지금 우리 과장님이 많이 다치셔서 그런데···. 혹시 약이 있거든 좀 주실 수 있을까요? 부탁드려요.

‘그 피의 주인이 경무과장님이었구나···.’

리벤은 그제야 감옥의 구석에서 신음을 흘리고 있는 경무과장의 존재를 인지할 수 있었다. 그는 야생의 근원지인 숲에서 지내는 만큼 가방에 외상약을 가지고 있어 그것을 넘겼다. 철창이 촘촘하긴 했지만 외상약은 그보다 더 작아, 다행히 경무과장은 한시름을 덜 수 있었다.

-과장님을 얼른 병원에 모셔야 해요···. 염치불구하고 꼭 좀 부탁드릴게요, 가면 씨.

외상약을 발랐다고 해도 그건 응급처치에 불과했다. 그렇기에 레첼은 리벤을 향해 간절한 목소리로 당부했다.

“······.”

끄덕

리벤은 그러한 레첼의 당부에 말없이 고개를 끄덕인 다음 열쇠를 찾아 다시 2층으로 내려갔다.


*


‘열쇠는 어디에 있을까.’

보나마나 감옥의 보초가 가지고 있을 줄 알았건만 실상은 그렇지가 않았다. 그로 인해 2층으로 내려온 리벤은 고민에 잠겼다. 수색범위가 비약적으로 넓어진 만큼 생각이 많아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예전에 형이 했던 것처럼 하기에는 너무 위험하고···.’

그러다가 리벤은 문득 미하엘이 일전에 법원에 침투했을 때 보였던 걸 떠올렸다.

노리던 금고가 마치 털린 것처럼 꾸며서 적들에게 그걸 열게 한 다음 제압하는 것. 금고를 감옥으로 생각하면 그대로 흉내는 낼 수 있었다. 이상이 생기면 당연히 칼마드의 시선은 3층의 감옥으로 향할 거고, 열쇠를 가진 자가 감옥을 열 테니 말이다.

하지만 그건 정말 위험했다. 다른 경무과의 직원들도 문제였지만 무엇보다 경무과장이 부상을 입어서 대응이 어려웠다. 감옥이 열린다고 한들 경무과장이 칼마드에게 인질로 잡힌다면··· 영락없이 당할 수밖에 없었다.

‘우선 방을 찾아보자. 그런 다음 보이지 않으면··· 그때는 어쩔 수 없지. 하나씩 처리하는 수밖에.’

폐건물에는 많은 방이 존재했다. 칼마드의 조직원이 직접 가지고 있는 게 아니라면 열쇠는 그 방 어딘가에 있을 확률이 높았다. 방에서 열쇠를 찾는 게 최상의 시나리오였다. 아무래도 인원이 많다 보니 끝까지 들키지 않는 건 어렵겠지만 적어도 보호하면서 싸울 수는 있을 테니···.

-······.

-어후, 지루해···.

여전히 보초들은 따분해서 죽으려고 하고 있었다. 뭐, 폐건물의 위치가 워낙 인적이 드문 곳에 있었으며 현장에서도 철저하게 흔적을 지웠으니 D.A의 급습을 예상하는 건 어려운 것이리라.

‘이 방부터 시작할까.’

그것은 리벤에게 있어서는 절호의 기회였다. 다시 엎드린 채 열쇠의 수색을 시작한 그는 가장 먼저 보이는 방부터 들어갔다.

방은 감옥과 달리 열쇠로 잠긴 곳이 없었다. 잠그려도 해도 열쇠장치 자체가 고장이 나서 불가능했다.

그렇게 리벤은 열심히 방을 뒤지기 시작했으나···

‘역시 쉽지 않구나.’

애석하게도 거기에는 성과가 존재하지 않았다. 방에는 괜히 폐건물이 아니라는 것인지 있는 게 전무했다. 안에 있는 건 끽해야 자재의 부스러기 정도가 전부였다.

‘그냥 하나씩 처리하는 게 더 낫겠는데···.’

칼마드를 덮치는 쪽으로 마음이 기우는 건 어쩔 수가 없었다. 자재 때문에 소리가 나지 않도록 문을 여는 게 쉽지가 않아서였다.

‘이 방을 마지막으로 하자.’

결국 리벤은 인내심의 한계를 느꼈다. 그래도 2층은 전부 뒤졌고 1층까지 내려와서 상태였다. 그 과정에서 용케 보초들에게 들키지 않았다. 오히려 칭찬을 받아야 마땅했다.

스윽

‘이 방도 마찬가지인 것 같네.’

마찬가지로 보초들의 눈을 절묘하게 피해 방에 들어선 리벤은 다른 방들과 마찬가지로 안에 있는 게 없자 이제 초점을 보초들에게 맞추려고 했는데, 그 순간이었다.

‘어? 저건···?’

그 방에서 지금까지와 다른 걸 보게 된 것은 말이다.


작가의말

ㅇ_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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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암운이 감돌다 (4) 17.07.27 70 0 13쪽
28 암운이 감돌다 (3) 17.07.26 78 0 12쪽
27 암운이 감돌다 (2) 17.07.25 86 0 12쪽
26 암운이 감돌다 (1) 17.07.24 84 0 12쪽
25 속죄와 용서 (12) 17.07.23 75 0 12쪽
24 속죄와 용서 (11) 17.07.20 83 0 12쪽
23 속죄와 용서 (10) 17.07.19 76 0 11쪽
22 속죄와 용서 (9) 17.07.18 77 0 12쪽
21 속죄와 용서 (8) 17.07.17 80 0 12쪽
20 속죄와 용서 (7) 17.07.16 78 0 12쪽
19 속죄와 용서 (6) 17.07.15 65 0 13쪽
18 속죄와 용서 (5) 17.07.14 79 0 11쪽
17 속죄와 용서 (4) 17.07.13 75 0 12쪽
16 속죄와 용서 (3) 17.07.12 87 0 12쪽
» 속죄와 용서 (2) 17.07.11 72 0 12쪽
14 속죄와 용서 (1) 17.07.10 111 0 12쪽
13 달라진 일상 (4) 17.07.08 76 0 12쪽
12 달라진 일상 (3) 17.07.07 81 0 12쪽
11 달라진 일상 (2) 17.07.06 97 0 12쪽
10 달라진 일상 (1) 17.07.05 77 0 12쪽
9 고독과 이변 (4) 17.07.04 89 1 11쪽
8 고독과 이변 (3) 17.07.03 87 1 13쪽
7 고독과 이변 (2) 17.07.02 80 1 12쪽
6 고독과 이변 (1) 17.07.01 83 1 12쪽
5 달라진 세계 (4) 17.06.30 94 1 12쪽
4 달라진 세계 (3) 17.06.29 128 1 13쪽
3 달라진 세계 (2) 17.06.28 184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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