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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eK 님의 서재입니다.

바이오 바코드(Bio BarCo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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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JaeK
작품등록일 :
2018.06.18 12:11
최근연재일 :
2018.11.10 10:00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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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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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18.06.2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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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21쪽

쉘터(4)

DUMMY

투투투! 후웅후웅!

일명 수리온이 불리는 한국형 수송 및 다목적 헬기들이 잠실기지를 날아올랐다. 그런 모습이 일상적이기는 하지만 요근래 지휘부에서 어떤 판단을 했는지 그 횟수와 댓수가 눈에 띄게 늘었다. 헬기들 중 일부는 어디서 징발해 왔는지 산림청, 병원표식 그리고 어딘지 모를 문양과 영어들이 세겨져 있었다.

후우~

그런 모습들은 뿌연 담배연기 사이로 응시하며 보초를 서고 있는 김일병은 왜 이렇게 군생활이 꼬였는지 깊은 절망감에 빠져 있었다. 늦은 나이에 하는 군생활이라 결코 쉽지 않을것이라는 각오를 했지만 이 정도까지 꼬일줄은 몰랐다.

" 야, 철수야. 우리 군생활이 이 모양이지만 밖에 있는 것보다는 낫지, 안그러냐? "

김일병은 자신과 같이 초소에서 근무를 서며 담배를 꼬나물고 투덜대듯이 말하는 최상병을 힐끔보고는 대답했다.

" 네, 최상병님. 뭐 저야 늦게 오느라 놀것 다 놀고 즐길거 다 즐기고 왔으니, 후회는 없습니다. "

무려 일년이나 먼저 들어온 최상병을 놀리듯이 말하는 김일병은 철조망 밖의 세상으로 눈을 돌렸다. 지금 이것이 군대의 현실이었다. 공병대에서 좀비 감영자가 발생하고 제1공병여단의 삼분의 일정도가 희생되고 나서야 그 사태가 끝이 난 이후로 뭐랄까? 군대 분위기가 느슨해졌다.

매일하는 알몸점호도 이젠 익숙해졌고 세상이 변했다는 것을 가장 가까이에서 느끼는 군인들은 언제 죽을지 모른다는 사실과 항상 휴대하는 실탄들, 어디서 튀어나올지 모를 좀비들까지 예전의 똥군기는 사라진지 오래였다. 그냥 나이 비슷한 이들끼리 최소한의 예의만 지키면서 친구처럼, 진짜 전우와 같은 동질감을 느끼며 풀어주고 있었다.

김일병과 최상병은 나이도 같고 생일까지 비슷하고 어머니가 없다는 가정사까지 닮아있어 이렇게 둘이 근무를 설때면 격의 없는 장난을 치며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는게 일상이었다.

" 넌 저 바깥에 있다는 여자친구는 걱정안되냐? 그 지갑안에 있던 그 여우같이 생긴 여친말야. "

" 하, 걱정한다고 해결 됩니까? 잘살고 있겠죠. 아님.. 뭐.. "

저 멀리 지나는 좀비 무리속에 포함될 수 있다는 말은 속으로 삼킨 김일병은 처음보는 헬기가 시야에 들어오자 최상병에게 물었다.

" 어, 저런 기종은 첨보는데요? 최상병님. 혹시 저거 무슨 헬기인지 아십니까? "

피던 담배꽁초를 튕겨 끈 최상병이 김일병이 가르키는 방향으로 고개를 올려다보자 특이하게 생긴 헬기가 막 기지 상공에 들어서고 있었다.

" 글쎄, 첨보는 기종인데 블랙호크랑 비슷하면서도 달라, 특히 저기 센터허브의 저런 구조는 미국에도 없는 건데..? 그래서 저렇게 소음이 거의 나지 않는건가? "

최상병이 지적한 대로 헬기는 분명히 머리위에서 기지쪽으로 날아가고 있었는데 헬기 특유의 모터음이 거의 들리지 않고 있었다. 밀덕인 최상병이 뭐라 중얼거렸지만 잘 알지 못하는 김일병은 그냥 대단하구나 생각하면서 저 헬기에는 누가 타고 있을까? 라는 것만 궁금했다.

하지만 말단 사병인 자신들은 어짜피 여기 근무를 서다 복귀해서 장구류 정리하고 언제든지 출동할 수 있게 대기해야 하는 존재였기에 금세 신경을 껐다. 여전히 저 헬기가 얼마나 대단하고 오버테크놀로지인지 침을 튀기며 설명하는 최상병의 말을 한귀로 흘리며 담배불이 필터까지 닿은 담배를 비벼끄고 호주머니에서 다시 담배 한대를 물며 고개를 돌렸다.

그런 김일병의 눈에 막 육공을 타고 어디론가 나가고 있는 병력들과 장갑차들이 보였다. 아마도 어제부터 시작한 민간인 구출작전을 하기 위해 출발하는 인원인듯 했다.

김일병은 혹시나 어제 복귀하면서 데려온 일반인들 중에 자신의 여자친구나 가족이 있을까 하는 마음에 찾아가봤지만 자신과 비슷한 생각을 하는 병사들로 인해 중도에 포기하고 돌아섰다. 그리고 그 후에 명단이 발표되어 확인해 봤지만 희망은 그냥 희망으로 끝이 났다.

오늘도 다시 구조대가 출정하는 모습에 부디 이번에는 꼭... 이런 기도를 마음속으로 외고 있을때 초소 근처에 군화소리가 들려왔다. 근무교대자인 자신들의 소대 병사들이었다.

" 충성! 근무교대를 명받았습니다. "

작대기 하나를 달고 긴장한 얼굴의 김이병은 여전히 이런 상황에 적응하지 못하는 병사들 중 하나였다. 그래서 소대 최고참인 김병장과 항상 조를 짜서 근무를 서고 있었다.

" 충성, 김뱀 오늘도 고생하지 말입니다. "

" 그랴, 휴우.. 말년에.. 그만 가봐, 어제 구한 인원들 중에 아이돌이 있었나봐. 위문공연인가 한다더라. 제1체육관으로 가면 볼 수 있을꺼야. "

" 크크크, 걔들 남자아이돌 아닙니까? 무슨 게이도 아니고, 누가 보긴 한답니까? 참 하여튼 윗대가리들은 서류만 보고 민심은 못본다는 말이 딱 맞지 말입니다. "

" 그래도 거기서 초코파이 나눠준다니까, 그거라도 챙겨놔. 우리것도 알지? "

" 쳇, 그게 목적입니까? 그럼 당근 가야죠! 우리의 희망! 궁극의 간식! 나눌수 있는 정! 초코파이가 기다리신다는데. 김일병 빨랑 가자고! "

오바하는 최상병과 피식거리는 김병장의 근무교대가 끝이 나자 당직사관에게 근무복귀를 신고하고 서둘러 체육관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무겁던 철모를 벗고 가벼운 베레모를 쓰고 서둘러 걸음을 옮기고 있던 그들과 비슷한 동선에 한무리의 인원들이 움직이는게 보였다.

가까워진 그들의 맨 앞에서 안내하는 인물이 자신들의 대대장이라는 것을 확인한 두명은 서둘러 삐딱하게 쓴 베레모를 제대로 고쳐쓰고 경례를 올렸다.

" 충성! "

" 어, 그래. 충성. "

대대장은 정신이 없는지 그런 두명을 대충 흘기며 경례를 받고는 뒤따라오는 인물들에게 근엄하던 평소답지 않게 뭔가를 열심히 설명하고 모습이었다. 그렇게 그 일행들이 지나가기를 기다리며 멈춰선 그 둘, 김일병과 최상병을 유심히 보고있던 한 소녀, 휠체어를 타고 있었다, 가 손을 들어 모두를 멈추게 한 후에 조용히 입을 열었다.

" 잠시만요. 거기에 두분.. "

갑작스런 돌발행동에 당황한 듯 대대장이 그녀가 지목한 두 병사를 쳐다보며 물었다.

" 왜.. 그러십니까? 혹시 이 두명 중 아는 사람이..? "

얼마전 군용채널로 방문을 알리며 먼저 대량의 물자를 지원한 조직에서 오늘 이렇게 방문을 했다. 그런 조직의 수장이 직접 방문한다는 사실을 이 거점의 사령관인 최호득 소장이 직접 지시해 이렇게 대대장이 직접 수행하고 있던 도중이었다.

마중나간 대대장은 막상 그들이 타고온 최첨단 헬기와 무장정도를 보고 한번 놀라고 이어 내린 휠체어 소녀가 수장이라는 소리에 다시 놀랐다. 별다른 호위없이 단 두명의 남녀가 수행하고 있었기에 의심을 했다. 과연 이 소녀가 그 조직의 수장이 맞는지 말이다.

의심은 의심일뿐 정중하게 성의를 다해 모시라는 지시가 있었기에 대대장은 그녀일행를 데리고 사령관실로 이동중에 이런 일이 발생한 것이다.

그런 대대장보다 더 당황한 것은 김일병과 최상병이었다. 생전 처음보는 소녀, 그것도 예쁘게 생긴 그녀가 자신들을 불러 세운 것이었다. 그것도 대대장 앞에서 말이다. 평상시라면 말도 못붙일 정도로 까마득한 계급의 차이는 그둘을 더욱더 얼어붙게 만들었다.

" 아뇨. 흐음.. 일단 이 두 병사들도 같이 가는게 어떨까요? "

" 네? 갑자기.. 무슨.. 이 두 병사를.. "

갑작스런 소녀, 회주의 제안에 당황한 대대장이 뭐라 말을 잇지 못하고 있었다. 조용히 그의 결정을 기다리는 회주를 잠시 응시한 대대장은 이내 고개를 끄덕이며 명령했다.

" 너희 둘, 합류해서 따라온다. "

" 네? 네! "

그둘은 다행히 어느정도 자각은 있는지 초코파이니, 아이돌이니 하는 말은 입밖으로 내뱉지 않았다. 상명하복의 군인답게 의문은 있지만 지시에 따르는 그들이었다. 그런 모습에 휠체어에 앉아 무슨 생각을 하며 고개를 끄덕인 회주는 멍한 표정으로 따라오는 그 둘을 향해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말없이 그녀의 휠체어를 밀어주고 있는 천둥도 그 옆에 비서처럼 따라오는 선샤인도 의미를 알 수 없는 시선으로 병사들을 바라보고는 이내 걸음을 옮겼다.


" 하하하, 어서 오십시오. 그, 만월회라는 곳에서 받은 지원품은 정말로 큰 힘이 되고 있어요. 대표로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싶네요. "

군인답지 않은 후덕한 얼굴에 얄팍한 입술, 작은 눈을 쉴새없이 굴리며 앞에 앉은 회주, 임나연을 재단하듯이 바라보고 있는 이 인물이 이 잠실거점을 책임지고 있는 최호득 소장이었다. 욕심많고 돈을 밝히는 인물이지만 자기 사람은 제법 잘챙겨줘서 인맥이 나쁘지 않은 군인. 또 겁이 많고 소심해서 적극적인 대처보다는 지시 받는 것에 익숙한 사람이라는 것이 그에 대한 전략분석부의 평가였다.

어떻게 이 자리까지 왔는지 환히 보이는 인물이었다. 나름 근엄하게 보이려고 정복에 별이 두개 박힌 옛날 전투모까지 착용하고 가장 상석에 앉아서 회주일행을 맞이하였다.

" 설마 그곳의 책임자가 이렇게.. 젊은 분이시줄은 몰랐소이다. 허허허, 그것도 여자분일 줄이야. 허어.. "

최소장의 말투에 살짝 빈정이 상했는지 천둥이 한걸음 나서려 하자 회주가 막아서며 입을 열었다.

" 지원품을 잘 받았다니 다행이네요. 부디 잠실거점을 중심으로 서울을 탈환하시길 부탁드립니다. 최소장님. "

" 크음, 그건 당연한 일이오. 우리가 할 일이니 너무 걱정하지 마시오. "

최소장은 지원품을 빌미로 자신의 군대를 움직이려는 시도나 의도를 사전에 차단하듯이 단호하게 말했다. 동석하고 있던 별 하나를 달고 있던 준장과 대령도 역시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 아마 사전에 무슨 말들이 오고간듯 했다.

그런 기미를 눈치챘지만 회주는 당연하다는 듯이 입을 열었다.

" 그렇죠. 제가 걱정할 일은 아니죠. 그런데 대통령님과 장관님은 입국을 하셨나요? "

그녀의 조용한 물음에 짐작을 못한듯 흠칫한 최소장이 미간을 찌푸리며 되물었다.

" 아니, 그 일은 극비인데.. 어떻게 알고 있는 거요? 그리고 저 병사들은 왜 데리고 온거고? "

" 아직 입국안하셨나 보네요. 별다른 지침이 떨어지지 않은 것을 보니 말이죠. 그럼 아직 초능력자들에 대한 얘기도 듣지 못하셨겠군요. "

그녀의 말에 집중하며 듣고 있던 준장이 호통치듯이 외쳤다.

" 어허! 지금 여기가 장난하는 곳이오. 갑자기 무슨 초능력이니 뭐니 한단 말이오! "

최소장도 비슷한 표정을 지으며 회주를 짜증스럽게 바라봤다. 유일하게 침착하게 대령직급의 군인만 조용히 그녀를 응시했다. 대략적인 그들의 성향을 파악한 회주는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

" 그럼, 보여드려야 겠네요. 팀장님. "

파츠츠츠..

회주의 말에 기다렸다는 듯이 앞으로 나서며 손바닥을 들어올렸다. 얼마전 3단계를 돌파한 천둥의 새로운 스킬인 썬더볼이 하얗게 백색빛을 뿌리고 방전을 일으키며 손바닥위로 떠올랐다. 저게 던져지면 EMP폭탄처럼 충격과 함께 주변 전자기기들이 고압전류에 노출된 것처럼 터져나갈 정도의 위력이라는 것을 몰라도 장내에 있는 모든 군인은 눈 앞에 보이는 충격적인 광경에 입을 벌리고 보고 있었다.

잠시후 꺼지듯이 썬더볼이 사라지자 한동안 아무말 못하던 군인들중에 대령이 간신히 입을 열었다.

" 저,저게.. 휴우, 세상이 바뀌었군요. 좀비에 초능력에.. 이제 뭐가 더···? 저기.. "

" 회주라고 부르면 됩니다. 이대령님. "

이선우 대령, 이 거점에서 유일하게 군인스럽다는 말이 어울리는 군인. 여기 앉아 있는 인물들은 군인이라기보다는 정치인이 맞을 것이다. 회주는 그렇기에 군인대접을 해줬다.

" 하아, 네. 회주님. 설명을 부탁드려도 되겠습니까? "

" 네, 어렵지 않아요. 초능력자는 이렇게 실존하고 있고 차후에 있는 전투에서 큰 힘이 될것이라는 거죠. 그런 의미에서 이 두병사의 신원에 대해 알 수 있을까요? "

그 동안 딱딱하게 차렷자세로 굳어 있던 두 병사, 김일병과 최상병은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상상조차 되지 않았다. 갑자기 나타난 갸날픈 소녀가 대화를 주도하며 하늘같은 장군님과 대화를 나누더니 번개를 만들지 않나 극비라면서 이런저런 얘기를 자신들이 있는 상태에서 나누고 있어 정신을 제대로 차리지 못하고 있었다.

이제 자신들에게 그 관심이 몰리자 더듬거리며 관등성명을 댔다. 도저히 맨정신으로 상황판단이 안되었다.

" 그렇군요. 김일병님과 최상병님. 두분은 이 전쟁이 끝날때까지 전역이 힘드시겠죠? "

" 이 두 사병뿐 아니라 모든 군인들잉 최전방에서··· "

" 아, 네. 하지만 이 두 분은 조금 특별해서요. 예비초능력자라고 할까요? "

" 그게 무슨..? 아까 저 청년처럼 초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말인가요? "

" 아뇨, 아직은 초능력이 없어요. 하지만 가능성이 있다는 거죠. "

" 휴, 회주. 당신의 말을 백번 이해한다고 쳐도.. 그런 갑작스런 말은 도저히.. "

어느새 대화를 주도하고 있는 이대령과 회주 사이에 끼어들 타이밍을 찾지 못하고 있던 최소장이 책상을 탁치며 주의를 끌었다.

" 도대체 무슨 말을 하려고 하는거요? 이런 엄청난 사실을 알려주고 단순히 자랑하시려 하는거요? "

" 뭐가 오해를 하시는것 같네요. 일단 대통령님이 입국하시면 모든 사실을 아실 수 있을꺼에요. 이건 그냥 미리 보여준 것일뿐.. 그리고 정부에 선물을 드리려고 하는 거죠. "

그렇게 말을 마친 회주가 김일병과 최상병을 돌아보며 물었다.

" 김일병, 최상병님. 혹시 초능력자가 되고 싶은가요? 동의하시면 바로 각성시켜 드리죠. "

" 네? 무슨 말인지..? 도저히 이 상황이 이해가 안.. "

그녀의 제안에 최상병은 아직도 현실파악이 안되는듯 중얼거리듯이 대답했다. 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김일병이 나서며 크게 외쳤다.

" 네! 하겠습니다! "

김일병은 지금 상황이 무엇이든 자신 인생의 변곡점에 서 있다는 것을 느꼈다. 누구나 어릴때 생각한다, 자신이 초능력을 가지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것을 말이다. 물론 이런 상황이 거짓일 수도 있지만 그래도 무슨 상관이랴, 1%의 진실이라도 도전해 보고 싶은 것은 인간의 심리니까.

옆에서 확고한 목소리로 의견을 말하는 김일병을 보고 최상병도 얼른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 그도 당연히 될 수 있다면 초능력자가 되고 싶은 것이리라.

그들의 동의를 받고 옆에 서 있던 선샤인에게 눈짓을 주자 그녀가 두 병사에게 다가가 말했다.

" 흐응. 조금 아플꺼야. 참을 수 있지? "

홀린듯 선샤인의 말에 고개를 끄덕인 김일병과 최상병에게 각각 아트로핀 주사기와 비슷한 물건을 꺼내 그들의 뒷목에 그대로 꽂았다. 순식간에 눈에 초점이 사라지고 바닥에 널부러진 두 군인을 보며 대령이 급히 입을 열었다.

" 무,무슨 짓이요? 회주, 두 병사는 괜찮은거요? "

그런 질문에도 아무말없이 쓰러진 두 병사를 지켜보는 회주의 두눈은 벗겨진 베레모로 인해 드러난 두 병사의 이마에 세겨진 바코드였다. 서서히 흰색이 푸른색으로 바뀌는 것을 보고 있는 중이었다.

그렇게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는 사령관실 내부의 공기가 쓰러진 병사들이 힘겹게 일어서는 모습에 다시 예전모습을 찾아가고 있었다.

" 휴우, 설명이 필요할 것 같군요. 회주. "

" 설명보다는 직접 보시는게 좋을꺼 같네요. "

회주는 금방 막 일어나 얼떨떨한 표정을 짓고 있는 김일병과 최상병에 물었다.

" 어때요? 기분이.. 괜찮나요? "

" 모,모르겠습니다. 이,이건.. "

그런 그들에게 다가가 이마에 손을 댄 선샤인이 고개를 돌려 말했다.

" 언니, 얘들 1번이랑 2번인데요. 잠재력은 50대. 가르치면 그럭저럭 쓸만하겠는데요. "

선샤인이 무슨말을 하는지 몰라 장내인물들은 회주를 보며 상황을 설명해달라는 듯이 침묵하고 있었다.

" 1번계열은 강화계열을 말해요. 주로 신체강화가 많고 가장 흔한 능력이죠. 2번계열은 사물계열인데, 주로 무기등을 강화해서 타격을 주는 유형이죠. 잠재력은 1부터 100까지로 나누고 주로 성장시 능력이 얼마나 강화되고 더 많은 에너지를 쓸 수 있는지 판가름하는 말이에요. 이런 내용은 대통령이 오시면 전 군대에 통보될 내용이니 그때 확인하시면 될꺼에요. 아, 참고로 초능력자를 해부해서 그 비밀을 파헤친다는 헛수고는 하지 말라고 전해주세요. 이미 그 짓을 미국과 일본이 해서 아무런 소득이 없었으니까요. 무엇보다 내가 화가 날것 같네요. 무슨 말인지 아시겠죠? "

회주의 마지막말에 실린 박력에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끄덕인 장성들은 마른 침을 삼키며 물었다. 미래에 일어날 일이었다. 일기장에 적혀 있던 반인륜적인 연구에 대해 경고를 하면서 고개를 돌려 두 병사에게 말을 이었다.

" 두분에게 주어진 능력은 어쩌면 인류, 아니 당신들의 지인과 사람들을 지키라고 생긴 것일지 몰라요. 부디 그 힘을 올바른 곳에 써주시길 당부드릴께요. "

물론 그게 아닌줄 알고 있는 회주였지만 이런 상황에서 목적의식을 심어준다는 것이 얼마나 큰 힘이 되고 하나의 기둥, 버팀목이 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그렇게 말을 전했다. 아직 정확히 자신이 어떤 힘을 가지고 있는지 파악하지 못한듯 알송달송한 표정을 짓고 있는 그들에게 회주가 다시 입을 열었다.

" 일단 그 힘이 익숙해지고 자체적으로 훈련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 수 있도록 여기 선샤인이 남아서 지도를 할꺼에요. 참고 견딜 수 있겠죠? "

회주의 일방적인 통보에 최소장은 미간을 찌푸렸지만 잠시 골돌히 생각한 끝에 오히려 잘 되었다는 듯이 흔쾌히 동의를 해주었다. 거기에 더해 숙소까지 장교급으로 마련해 주기로 약속했다.

뭔지 모르지만 선샤인의 귀여운 얼굴을 보면서 같이 훈련을 받는다는 사실에 헤벌쭉 웃음을 참는 김일병과 최상병은 장밋빛 미래를 꿈꾸는듯 했다. 그런 그들을 보면서 애도한 천둥은 이제 볼일이 끝났다는 회주의 손짓에 휠체어를 밀며 사령관실을 나섰다.

그뒤로 줄줄이 나오는 김일병과 최상병의 모습 뒤로 이 대령이 문밖에 대기중이던 장교에게 뭔가를 지시하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급히 회주를 따라오며 다시 헬기장으로 안내를 맞은 대대장이 더욱 공손해진 자세로 일행을 안내했다.

그렇게 헬기 방향으로 휠체어를 밀던 천둥이 궁금하다는 듯이 회주에게 물었다.

" 회주. 왜 정부와 군대에 각성제와 싸이퍼의 존재를 공개한 겁니까? 그들은 분명히 우리를 찾으려 안간힘을 쓸 것이 분명합니다. 더욱이··· "

" 어짜피 뉴질랜드의 정상회담이 끝나면 모든 사실이 공개되요. 조금 일찍 공개된다고 큰 문제는 없어요. 단, 우리라는 존재를 알림으로써 정부가 할 예정인 미친짓거리는 막을 수 있죠. 바로 눈앞에서 초능력자를 만들어 줬으니 말이에요. "

잠시 생각에 잠긴채 휠체어를 밀고 있는 천둥은 이내 깨달았다. 자신이 한국정부의 수뇌라면 초능력자를 대량으로 양상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것이다. 마치 예전의 일본의 초인프로젝트, 미국의 MK울트라 프로젝트, 구소련의 초능력자 프로젝트처럼 말이다. 그런 인간을 대량으로 만들수 있다면? 지금 상황뿐 아니라 전세계를 쥐고 흔들 수 있는 권력을 가질 수 있다는 사실은 짐작하고도 남았다.

그런 이유로 초능력자들은 생체실험등 온갖 실험을 당할 것이다. 그것을 회주는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성공하면 다행이지만 실패가 예상되었고 거기에서 탈출한 싸이퍼들이 정부와 군대에 증오를 품고 대항하기라도 한다면.. 세상은 파국을 맞이할것이 분명했기 때문이었다.

그런 시선을 자신들에게 돌린 것이다. 우리가 비밀을 알고 있다. 협상을 하든 협박을 하든 우리를 통해서 해결하라는 메시지. 이젠 정부도 조심해야 할 입장이었다.

" 너무 걱정말아요. 그렇게 단순히 돌아가지 않으니까. 우리의 미래는··· "

어딘가를 바라보는 회주의 눈은 먼 미래를 보고 있는듯 초점이 없었다. 그런 그녀의 모습을 가끔씩 보아온 천둥은 마음이 아팠다. 저런 고뇌와 아픔, 같이 나누고 싶었지만 차마 내색하지 못하는 천둥이었다.

그저 바로보고 옆을 든든히 지키는 것외에는.. 어느새 헬기에 도착해 대기하고 있던 일행과 합류해 자신들의 거점으로 돌아갈 시간이 되었다. 또 다른 미래를 만들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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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사이퍼(1) 18.06.26 1,083 22 20쪽
28 쉘터(7) 18.06.25 1,071 27 20쪽
27 쉘터(6) +2 18.06.24 1,192 24 20쪽
26 쉘터(5) 18.06.23 1,067 22 22쪽
» 쉘터(4) 18.06.22 1,067 21 21쪽
24 쉘터(3) +1 18.06.21 1,111 22 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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