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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eK 님의 서재입니다.

바이오 바코드(Bio BarCode)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완결

JaeK
작품등록일 :
2018.06.18 12:11
최근연재일 :
2018.11.10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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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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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18.06.2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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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21쪽

사이퍼(2)

DUMMY

" 흐응, 그래, 잘하네. 다음 순서! 시작! "

후아악! 후익!

잠실거점 장교들의 숙소 앞 공터. 오전부터 기합소리와 비명소리의 중간정도의 괴성이 그곳에서 부터 연신 울려퍼졌다.

쌓여있던 모래포대에 걸터앉아 짧은 머리를 찰랑거리며 발을 까닥거리는 선샤인이 권태로운 목소리로 공터를 구르고 있는 김일병과 최상병에게 지시했다. 그들의 그런 모습은 더 이상 구경거리가 못되는지 흙투성이로 훈련을 빙자한 괴롭힘, 얼차려를 당하는 것을 본척 만척 대다수의 병사와 장교들이 지나쳐갔다.

오리걸음으로 공토를 열바퀴돌고 팔굽혀펴기 천회, 모래주머니 20키로들고 스쿼드 백회, 개량된 버피테스트 백회등 도저히 인간이 견딜수 없는 운동량을 소화하고 있었다. 더욱 괴로운 사실은 이것이 오전훈련중 스트레칭일 뿐이라는 사실이었다.

그 둘은 온몸에 땀과 흙이 범벅이 된 상태로 오전 스트레칭을 끝내고 주저앉아 헉헉대며 선샤인이라 불리는 악마를 일그러진 얼굴로 쳐다봤다.

" 뭐야? 아직도 눈깔이 살아있네? 오호라, 이제 할만한가 보네. 좀더 강도를 올려볼까? "

" 히엑! 아닙니다! 지금도 충분합니다. "

여기서 강도를 더 올리면 살아남지 못할 것이라는 공포감에 표정을 풀고 애처로운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김일병이 외쳤다. 처음이야 초능력자가 되었다고 좋아했지. 훈련이 시작되고 매일이 후회의 나날로 점철되었다.

' 이년은 악마야. 지금보다 더 강도가 올라가면 우린 죽는다. '

처음 이론시간을 할때만 해도 좋았다. 에너지를 활용해 자신의 능력을 사용해보고 초인이 된 기분을 마음껏 누려볼 수 있었으니까. 본색을 드러낸것은 불과 하루도 지나지 않아서였다.

그 동안 망가진 자신들의 신체 밸런스를 잡는다고 미친듯이 굴리고 유연함을 명목으로 가랑이를 찢고 허리부터 상체근육을 늘리며 생전 처음 느끼는 고통을 주었다.

그래서 반항을 했다. 그 결과 진짜 뒤지도록 맞았다. 아니 진짜 돌아가신 할머니가 멀리서 손을 흔들고 있는것을 분명히 봤다.

" 김일병! 이새꺄! 저기요, 선생님. 아니 선샤인님, 이 새끼 숨을 안쉬어요! 너 혼자 도망가면··· "

내 가슴을 퍽퍽 치는 고통과 함께 이런말을 언뜻 들은것 같은데 최상병은 아니라고 딱 시치미를 떼었다. 그 이후로는 정신을 놓지 않도록 최대한 신경을 쓰고 있었다.

그리고 이어지는 대련... 을 가장한 구타의 시간이었다. 그나마 육체적으로는 고통이 심하지만 정신적으로는 편했다. 뒈지도록 쳐맞고 기절하면 오전이 끝나 있으니까.

" 여긴 지옥인가? 우리가 뭘 그렇게 잘못했을까? "

" 저···년은 분명히 악마인거죠? 누가 인간세상에 저런 악마를 풀어놨을까요. "

오늘도 어김없이 처맞고 따스한 아스팔트위에 몸을 뉘인채 정신을 차린 둘은 시퍼렇게 푸른 하늘을 올려다보며 절로 나오는 한탄을 했다. 해가 아직 중천에 못미치게 있는걸 보니 예상보다 일찍 일어난듯 했다.

" 뭐야? 벌써 정신을 차렸네? 빨랑 일어나서 자가치료안해? 누워있으니 따스하니 좋아? 영원히 못일어나게 해줘? "

언제 왔는지 마녀, 아니 선샤인의 목소리에 벌떡 일어나 집중해서 에너지를 돌려 자가치료를 시작했다. 이런 자가치료하는 방법부터 에너지를 활용하는 여러가지를 배웠다. 굉장히 중요한 것이었다.

예를들어 바코드 읽는법, 에너지의 원리 및 활용법, 성장하는 법등 사이퍼에 대한 것외에도 바코드 색깔 구별법, 적색 바코드를 변절자라 부르고 얼마나 위험한지에 대한 것과 각성한 사이퍼는 좀비에게 물려도 감염되지 않는다는 상식까지.. 정말 광범위한 지식들이었다.

이런 것들을 보고 듣고 배우면서 얼마나 오래전부터 이런 초능력자, 사이퍼들이 활동을 했는지 알 수 있었다. 그런 와중에 자신들은 하위계열, 1번부터 3번까지의 계열에 속한다는 것을 알았고 어떤 형식으로 능력이 발현되는지도 알았다.

" 오후에는 예정대로 사냥을 나간다. 밥먹고 준비하도록.. "

그런 말을 남기고 허공에 흩어지듯 모습을 감추는 선샤인의 모습을 멍하니 지켜보던 김일병과 최상병은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었다.

" 우리 진짜 이대로 괜찮은걸까? "

" 최상병님. 그래도 강해지는 것은 확실하잖습니까.. 언제가는 끝이나겠죠. 국방부시계는 거꾸로 매달아도 흘러가니까요.. 크윽.. "

눈물 흘리는 그들에게 다이아 두개를 단 여성중위가 다가왔다. 약간 정신나간 사람을 보는 듯 했지만 할일은 해야하는 군인답게 딱딱한 어조로 말을 전했다.

" 장군님의 호출이다. 정복으로 환복하고 당장 지휘실로 갈 수 있도록 합니다. "

" 네, 충성. "

예전이라면 상상도 못할 삐닥한 자세로 경례를 하며 건성건성 대답하는 최상병을 한번 노려보고는 몸을 돌려 자리를 벗어났다.

" 에효, 우리 근처에 있는 여자들은 왜 전부 저 모양이냐? 나긋나긋한 여자를 보고 싶다고.. "

최상병의 정신나간 소리를 한 귀로 흘리며 의아하듯 김일병이 말했다.

" 갑자기 왜 우리를 찾는 걸까요? 그것도 별두개짜리가? "

자기도 정신이 나갔는지, 겁이 없었졌는지 모르는 김일병은 예전같으면 벌벌 떨면서 긴장했을 명령을 덤덤히 넘기며 궁금해 하고 있었다. 여전히 조신한 여자타령을 하면서 시부렁거리고 있던 최상병이 관심없다는 듯이 대꾸했다.

" 모르지, 그 마녀의 말대로 우릴 해부하려고 준비하는 것일 수도 있고 아니면 구슬러서 말뚝 박으려고 할 수도 있지. "

" 크크큭, 너무 태평한거 아뇨. 그래도 우릴 구속하려 할 수 있는데 말입니다. "

" 크큭, 너는? 뭐 믿고 있는게 있나봐? "

" 최상병님, 아시잖아요. 그래도 그 마녀에게 엄청난 굴림과 구타를 당했지만 우리 능력이 결코 가볍지 않다는 것을요. 솔직히 대대병력이 막아도 도망치려면 얼마든지 도망칠 수 있을껄요. "

" 흐흐, 그래. 네 말이 맞다. 전우를 살해하지 못해도 도망은 얼마든지 가능하지. 여차하면 그 마녀가 말한대로 그 만월회지 뭔지에 투신해도 되고 말야. 비록 그 마녀랑 같이 생활하는게··· "

" 말도 마쇼, 난 죽어도 그 마녀랑은 같이 못사니까. 그냥 여기 말뚝박고 말지. "

" 크크큭, 미친놈. 난 싫다. 도망칠 수 있으면 멀리 어디 촌구석에 가서 평범하게 살란다. 좀비가 못오는 그런 곳에서 말야. "

아스팔트에 앉아 서로를 보며 시시덕거리며 장난스럽게 말하는 그들을 지나다니는 병사들이 미친놈들처럼 쳐다봤지만 더 이상 그런 눈빛들은 신경쓰지 않고 있었다. 그들도 이젠 자신들이 어떤 위치에 있고 일반인들과 다르다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그건 우월의식이나 선민의식과는 달랐다.

이런 정신교육도 선샤인이 의도한 것이라는 것을 모르는 두 병사는 시시덕거리며 옷을 갈아 입으러 막사로 들어갔다.


" 그래, 자네들이 그 사이퍼 각성을 했다는 군인들이군. 반갑네. "

김일병과 최상병의 이젠 웬만한 일에는 놀라지 않을 것이라는 장담은 지휘실에 입장하면서 깨어졌다. 바짝 군기가 들어 부동자세를 취하는 그들을 맞이한 사람은 이 나라의 수장, 대통령이었다.

예전 티비에서만 몇번 봐왔던 인물이 떡하니 그들의 앞에 나타난 이 상황이 믿기지 않는듯 경례를 할 생각도 못하고 눈만 껌벅거리고 있는 둘이었다.

" 뭐하나! 대통령님께 인사드리지 않고!? "

" 추,충성! 일병.. "

" 됐네. 뭘 그리 긴장시키고 그러나. 이미 신상명세는 보고서를 통해 받아봤네. 일단 여기에 앉지. "

대통령이 권하는 자리는 최호득 소장의 맞은편, 상석에 앉은 대통령과 그리 멀리 떨어지지 않은 자리였다. 더듬더듬거리며 어찌할 바를 몰라하는 두 병사에게 최소장이 다시 다그쳤다.

" 어서 앉으라는 말씀 못들었나? 허어.. "

반쯤 정신나간 둘이 자리에 착석하자 본격적으로 대화들이 오고갔다.

" 자네들에 대한 보고를 받고 이천에서 바로 날라왔네. 장관 자료를.. "

황송하게도 국방부 장관으로 보이는 중년인이 두 병사에게 직접 프린트물을 나눠주었다.

" 자네들이 보는 것은 극비일세. 하지만 그건 자네들에 대한 얘기이니 자네들에게는 극비라 하기 애매하군. 여튼, 지금 세계는 좀비들에게 공격을 당하고 있고 많은 나라들이 거기에 무너져 내리고 있는 중이네. 그러던 중 하늘의 뜻인지 신의 계시인지 자네들과 같은 초능력자, 사이퍼가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네. 아마 더 이전부터 있었지만 모두 쉬쉬했겠지. 물론 그들 개개인보다 국방력이 훨씬 강하고 폭력적이지. 하지만 파괴만을 목적으로 하는 우리 국방력보다 좀비들을 상대하기에는 훨씬더 강력하다는 사실이야. 특히 이런 도심속 국민들이 얼마나 숨어 생존하고 있을지 모르는 곳에서는 우리도 성급하게 작전을 시행하지 못하는 형편일세. 특수전 부대등 정예병사를 운용해서 작은 도시를 좀비들에게 탈환하는 것을 성공했지만 그 피해가 만만치 않아. 지금까지 겨우 확보한 호남평야 지역에 위치한 도시 몇개와 원자력 발전소등 기반시설이 존재하는 도시 몇 개가 지금까지의 가장 큰 성과야. 휴우, 가장 시급한 일은 38선을 기점으로 남진하고 있는 좀비들일세.. 지금 북한은 이미 멸망했고 그 위쪽은 전부 좀비들에게 먹힌 상태네. 중국에서 핵폭탄이 몇기 터졌다는 소문만 있을뿐 더 이상 접근이 불가능할 정도일세. "

기나긴 말을 잠시 끊은 문대통령은 김일병과 최상병을 지그시 보며 물었다.

" 자네들은 왜 내가 이런 말을 하는지 알겠나? "

" ... 저희들이 군대, 아니 대한민국을 위해 앞장 서서 싸우라는 말이십니까? "

잠시동안 상황파악을 한 김일병이 대답했다. 최상병도 정신차렸는지 순순이 고개를 끄덕이며 그런 김일병의 말에 동의하는 표정이었다.

" 반만 맞았네. 솔직히 말하지. 본래라면 자네들을 설득해 여러가지 실험을 통해 초능력자가 어떻게 만들어지고 어떤 알고리즘으로 움직이는지 알아보자고 여러 과학자들이 의견을 내놓았네. 하지만 그 만월회라는 조직에서 자신들의 정보를 무상으로, 아니지 받아갈껀 다 받아갔으니까.. 여튼 정보를 우리에게 넘겨주었네. 쓸데없는 짓을 하지 말라면서 말일세. 허허허. "

어떤 방식으로 협상을 하고 결론을 내놓았는지 약간 허탈한 표정의 문대통령은 이내 다시 표정을 가다듬고 말을 이었다.

" 그래서 최종 결정은 사이퍼 특수부대를 운용하는 것으로 바뀌었네. 자네들과 같은 사이퍼들을 찾아 하나의 부대를 만들자는 의견이지. 어떤가? "

" 네? 뭐를.. 좋은 생각인것 같습니다. 대통령님. "

" 허허, 그런 얘기가 아니고, 자네들이 그 특수부대에 들어오는 것을 말하는 걸세. "

" 어, 음.. 글쎄요. 하하, 저희가 그런 부대에··· "

" 저도.. 뭐 응원은 하겠지만··· "

김일병과 최상병은 대통령의 제안에 단순한 애국심으로 받아들일 생각이 전혀 없는 표정이었다. 자신들이 왜 위험곳에 들어가 언제 죽을지 모르는 작전들을 수행해야 한다는 말인가? 힘에는 책임이 따른다는 말은 개나 줘버리라는 표정으로 뻔뻔하게 대답했다.

그런 그들을 보며 최소장이 울그락불그락 표정을 바꾸며 소리쳤다.

" 이놈들이..! 너희는 지금 군인신분이야. 명령하면 당장 따라야 한다는 말이다! "

" 아, 네.. 네. 명령하면 따라야지요. 그럼 전출명령서를 내리시면 되지 뭐하러 저희를 만나자고 하셨습니까? "

왠지 김일병은 막가나고 있었다. 아니 자신감이라고 해야 하나, 자신의 위치가 어느정도인지 깨달은 표정으로 최소장에게 지지 않고 마주보며 대거리했다. 예전같으면 상상도 못할 일이었다.

" 뭐? 이 자식들이..! "

" 그만! 최소장은 흥분을 가라앉히게. 김일병의 말이 틀린것도 아니니까. "

그렇게 최소장을 진정시킨 문대통령은 관자놀이를 꾹꾹 누르며 잠시 말을 끊었다 다시 입을 열었다.

" 그래, 그 만월회에서 나온 사이퍼의 훈련을 받고 있다고 들었네. 그리고 만월회측에서 얘기를 하더군. 자네들을 설득시켜 고용하는 것을 말리지 않겠다고.. 자네들이 받은 훈련법과 지식들을 이용하라고 말일세. "

그 말에 김일병과 최상병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결국 자신들을 팔아넘기는 것에 동의했다는 말이었다. 화가 났지만 꾹 참았다. 아직 문대통령의 말이 끝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 그래서 참모진과 회의를 했네. 군참모들 대부분은 강압적으로 명령을 통하야 한다고 했지만 나머지 참모들의 얘기와 나는 생각이 다르네. 지금 어설픈 군대식 명령으로 자네들을 붙잡아 둬서는 과연 진정으로 우리를 따를 것인지는 회의적이었네. 그래서 자네들에게 조건을 제시하겠네. "

김일병은 두눈을 감고 있었고 최상병은 아직도 지금 상황을 못따라가 혼란스런 얼굴이었다. 그런 그들을 잠시 응시한 문대통령이 제안을 했다.

" 먼저 자네들의 계급을 대위로 승급시키고 연봉을 각각 1억씩 주겠네. 그리고 위험수당 또한 그에 준해 지급하도록 하겠네. 또 필요하다면 어떠한 요구도 필요하다면 즉시 들어줄 용의도 있네. 가령 군용 장비나 무기, 후방 지원까지 모두 말일세. 그리고 단독작전까지 할 수 있는 명령권도 주지. "

문대통령이 제시하는 조건은 유래가 없을 정도로 대단했다. 단순히 돈을 떠나 군에서 할 수 있는 거의 모든 것을 주는 것과 다름없었다. 이 정도면 별을 달고 있는 장군들의 권한을 뛰어넘을 정도였다.

상상을 뛰어넘는 조건들을 들은 최상병은 입을 떡 벌리고 말을 잇지 못했다. 평소 밀덕인 그은 대통령이 무슨 말을 하는지 제대로 알아 들었기 때문이었다. 거기에 단독작전권이라니.. 정말 꿈과 같은 일이었다.

하지만 김일병은 여전히 눈을 감은채 생각에 잠겨 있었다. 문대통령이 말하는 것이 대략 어떤 권한인지는 알았지만 그는 현실적인 고민에 빠져 있었다. 과연 우리가 이번 전쟁터의 최전방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이런 전쟁이 얼마나 길어지려는 것인가?

마침내 눈을 뜬 김일병은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최상병을 바라봤다. 이미 최상병은 결론을 내린듯 초롱초롱한 눈으로 김일병을 보고 있었다. 그런 모습에 피식 웃음지은 김일병은 마음의 결정을 내렸다.

" 좋습니다. 받아들이겠습니다. 단, 지휘계통은 대통령님 산하 직속조직으로 편입시켜 주십시오. "

김일병은 정치에 대해 잘은 몰랐지만 그동안 보아온 최소장의 작전과 지휘가 그다지 신통치 않고 얼마나 자신의 보신을 위해 움직였는지 보아왔기에 모든 장군이 유능한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어설프게 맞지도 않는 누군가의 명령을 듣기보다는 유능한 지휘관을 택하고 싶었다.

그 말에 잔뜩 찌푸린 얼굴을 한 최소장이었지만 나서지 않았다. 아무래도 사전에 무슨 조율이 있었는 듯 했다.

" 사이퍼부대는 내 산하 직속부대로 편입될 예정이고 그 지휘관도 이미 정해졌네. 그 만월회에서 부끄럽게도 추천 명단과 이유, 실적등을 보내왔지. 우리가 파악하지 못한 정보들로 말이야. 그래서 그들 중 자네들이 알고 있는 인물을 선택했네. 들어오라고 하게. "

문대통령이 보좌관에게 지시를 하자 지휘실로 한명의 군인이 걸어들어왔다. 김일병과 최상병도 잘 알고 있는 자신들의 직속상관이었던 이선우 대령이었다. 아니 이제 1계급 특진해서 이선우 준장이었다.

" 여기 이준장이 사이퍼 부대장으로 취임할걸세. 그를 통해 모든 요구나 필요한 장비, 작전을 수립하도록 하면 될걸세. 어떤가? "

평소 이선우 대령이 자신의 병사를 아끼고, 또 존경받는 거의 유일한 상관이었다는 것을 알고 있는 김일병과 최상병은 흔쾌히 동의했다.

" 그럼 내가 빨리 빠져야 부대장과 대원들 서로 인사하겠지? 내가 워낙 바빠서 말야. 허허허, 다시 이천으로 돌아가야해. 먼저 명령서를 작성해서 보내주겠네. 아마 많은 것이 바뀔꺼이야. 모두들 대한민국을 부탁하네. "

대통령은 특수작전사령부가 있는 이천으로 돌아가기 위해 전용헬기에 올랐고 그를 배웅하기 위해 장교급 인사들이 모두 나와 경례를 올렸다. 누가 뭐래도 그는 대한민국의 마지막 남은 희망이었다.

그렇게 한참을 헬기가 사라질때 까지 바라보던 김일병과 최상병은 이선우 준장이 최소장과 무슨 얘기를 나누고 자신들에게 다가오자 경례를 올렸다.

" 충성. 이준장님 축하드립니다. "

" 충성. 잘부탁합니다. "

" 그래, 자식들.. 우리 한번 잘해보자. 일단 내 막사 회의실로 갈까? "

마치 자신의 아들을 바라보듯이 본 이준장은 그들을 이끌고 자신의 막사로 향했다. 야전막사를 숙소 겸 작전실로 쓰는듯 한쪽에 비치된 야전침대와 중앙에 마련된 탁상위에 경기도 전도가 깔려 있었다. 이런 모습에 병사들이 그를 존경하는 것이었다. 화려한 최소장의 그것과 달리 말이다.

" 커피? 녹차? 뭐 마실래? "

나이도 거의 오십대에 가까운 자신들의 아버지뻘인 원스타에게 그런 질문을 받을 것이라고 생각지 못한 둘은 허둥대며 말했다.

" 아닙니다. 제가··· "

" 편하게 해. 어짜피 니들이 우리 부대의 전부야. 계급도 대위를 단다며? 그냥 우리끼리 있을땐 편하게 하자. "

" .. 네, 전 커피로 하겠습니다. "

" 저도 커피로.. "

한쪽에 비치된 커피포트로 믹스커피를 만들어 나눠주며 이준장이 물었다.

" 기분은 어때? 단번에 장교가 된 기분 말야. 거기에 웬만한 쓰리스타 봉급에 위험수당까지.. 니들 봉잡았다. 물론 그만큼 위험할 수도 있지만 지금 안 위험한 곳은 없어. 알지? "

이 준장의 말에 수긍하듯이 끄덕이며 최상병이 물었다.

" 네, 그럼 이제 우리는 어떻게 움직이는 겁니까? "

" 일단 장비가 와야.. 아, 일단 특수부대 얘들이 쓰는 장비를 빌렸다. 나중에 커스텀 제작해 줄테니까 그때까지 참아. 당분간은 쉬면서 훈련을 해. 아직 명령이 떨어지려면 시간이 있어야 하니까. "

달달한 믹스커피를 한모금 마시는 이준위를 보며 김일병이 물었다.

" 그럼 만월회라는 조직에서 나온 선샤인이란 여자는 어떻게 합니까? 계속 우리를 도와주기로 한 겁니까? "

" 글쎄, 아마 그 여자는 이미 돌아갔을껄.. 대통령님이 여기에 온 이후로 안보인다는 것을 보니 말이야. "

그 말에 서로를 바라보며 비로소 안도의 미소를 지은 둘은 자신들이 생각한 바를 말했다.

" 후우··· 일단 제 생각을 말씀드리겠습니다. 가장 먼저 해야 할일은 미각성자, 하얀색 바콛드를 찾아야 합니다. 아마 군인들 중에도 분명히 어딘가에 존재할겁니다. 그리고 그들을 우리 부대로 예속시켜 전력을 강화하는 것이 가장 먼저해야 할 일입니다. "

" 저도 김일병의 생각에 동의합니다. 군인뿐 아니라 민간인들 중에서도 분명히 그런 사람들이 있습니다. 먼저 그들을 찾아야 합니다. "

그 둘이 하는 말을 정확히 알아들은 이준위는 생각에 잠겼다. 백번 생각해도 맞는 말이었지만 한가지 의문이 남았다.

" 좋아, 근데 말야. 그들을 찾을 수는 있는건가? 그리고 찾았다 하더라도 각성은 시킬 수 있나? "

" 찾는건 할 수 있지만··· 각성제는.. "

역시라는 표정으로 이준위가 말문을 열었다.

" 그렇군. 결국은 그들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는 말이지? 자네들에게 정확히는 말하지 못하지만 이미 그 만월회란 조직에게 우리는 많은 양보를 했다네. 그것만으로도 꽤 큰 출혈이야. 또 다시 우리가 원하는 것을 요구하면 얼마나 더 양보를 해야할지.. "

그런 이준위의 말을 들으며 선샤인이 속한 조직이 얼마나 악독한지 알 수 있었다. 과연 그 여자가 속해 있는 조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곰곰히 생각을 정리한 이준위는 결정을 했다.

" 일단 자네들의 의견이 타당하다고 생각하네. 그 각성제인지 뭔지 당장은 얻을 수 없을지라도 나중을 생각해서 미각성 사이퍼들을 모으는게 좋겠지. 당장 오늘은 쉬고 내일부터 전부대를 돌면서 그 미각성 사이퍼찾기를 시작하도록 하지. 어떤가? "

그것이 가장 합리적인 결정이라고 생각했는지 그 둘은 아무런 반론을 제기하지 않고 동의하며 식어버린 커피를 홀짝이며 각자 깊은 생각속으로 빠져들었다. 아마 이제부터 벌어질 미래에 대한 생각인 듯 했다.

과연 이 전쟁의 끝에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지에 대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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