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ㄴㅁㄴㅇㄹㅇㄴㄹ

천창무신(天窓武神)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퓨전

매지컬백정
작품등록일 :
2024.01.31 02:41
최근연재일 :
2024.04.14 14:15
연재수 :
32 회
조회수 :
3,985
추천수 :
42
글자수 :
215,581

작성
24.03.29 14:15
조회
74
추천
1
글자
16쪽

일장(一章) – 3

DUMMY

각자 튼튼한 배낭을 메고 성보를 나서는 우리의 등에 뜨거운 시선이 꽂혔다.


“···뭘 알긴 아나?”

“뇌공의 고수에다가 이 방면 전문가로 보이니까 뭐 짐작 가는 게 있을 거 아냐.”

“우리도 따라가자고.”

“저 총각이 진짜 금 찾으면 어떡해? 손가락 빨어?”

“씹, 그건 그때 가서 생각하자고.”


꽤 거리를 두고 각각의 흑도무리들이 우리의 뒤를 따라왔다. 이미 구봉채를 도륙했기에 놈들의 수는 많지 않으나 날파리가 꼬인다는 자체로 일이 틀어질 가능성이 있었다.


“이거 큰일입니다요. 오늘은 대충 눈속임만 하고 내일 제대로 하시는 건 어떻습니까?”

“그럴 시간 없어. 후딱 해치우고 뜰 거야.”

“알겠습니다요.”


초심자의 표식을 따라 산을 걸은지 한 식경, 빛기둥이 내려앉은 산중 공터에 멈춰 섰다.


“다들 연장 꺼내.”

“예? 여기는 아닐 텐데···.”


이미 이곳에서 몇 번 삽질을 했었던 모양인지 막손이 고개를 저었다.


“다들 여기가 아니라 저 고개 너머에 무덤이 있다고 예상합니다요.”

“여기 맞아. 군소리 말고 삽이나 들어.”

“···옙, 어두우니 우선 횃대부터 세우겠습니다.”


나야 상태창의 빛이 환하기에 밤의 어둠 속에서도 별 상관이 없었다만, 다른 이들은 상태창의 빛을 느낄 수 없었다.


횃대를 세워 작업준비를 마친 뒤, 높이 치켜든 곡괭이를 바닥에 내리찍었다.


“어어이, 하!”


내가 굳은 땅을 작살 내면 막손파가 부드러워진 흙을 사정없이 퍼냈다. 쉬지 않고 땅을 파내려 가는 내 속도에 맞춰 삽질을 하느라 벅찬 기색이 역력했으나, 내가 성질을 내는 게 두려웠는지 불평불만 없이 잘 따라왔다.


그렇게 한 시진이 흐르고, 내가 구덩이 안에 잠기다시피 땅을 깊이 파냈을 때···.


퉁!


곡괭이 끝에 단단한 무언가가 닿았다. 시뻘건 흙 사이로 드러난 것은 견고한 석관이었다.


“찾았네.”

“오오오. 대체 어떻게 단박에 찾아내신 겁니까요? 전설로 내려오는 도굴의 신이 있다더니, 혹시 그 후계라도 되십니까?”

“뭐야 그건, 잡소리는 그만하고 빨리 나머지 삽질이나 해.”

“예이예이. 알겠습니다요.”


구덩이 바깥으로 나와 주변을 경계했다. 저쪽 육 장 너머에는 여차하면 달려들 것처럼 박도를 꼬나쥔 흑도들이 대기하는 중이었다.


구덩이 옆에 횃대를 세웠다곤 하나 거리가 있기에 이곳 상황을 제대는 모를 것이고, 도굴의 성공을 두 눈으로 확인하게 되면 우리를 습격하려는 계획이겠지.


“거 아저씨들, 뒈지기 싫으면 다 꺼지라고!”

“어이, 씨.”

“젠장···.”


곡괭이를 까딱여 멀리 떨어지라는 신호를 보내자 놈들이 잠시 술렁이더니 수풀로 몸을 숨겼다.


제 딴에는 야음에 몸을 감춘다고 감췄겠지만 지도상에 놈들의 위치가 정확하게 표시되어 있기에 별다른 걱정은 없었다.


퍽! 덜컹!


구덩이 안쪽에서 석관의 뚜껑을 부수고 따는 소리가 들렸다.


슬쩍 안쪽을 보니 정말로 관짝 안에 보물로 치장한 족장의 송장과 금은과 보옥으로 만든 부장품이 가득 들어있었다.


“오, 진짜 금이 있잖아?”

“황금이다. 진짜 황금이야.”

“우오오오!”

“쉿, 이 등신아.”


엄마와 할머니의 귀걸이 같은 자그마한 금붙이가 아니라 허리띠와 보도 같은 제대로 된 보물이었다. 그 옆에도 작은 단지에 자잘한 금전과 금반지 같은 패물이 든 걸로 보아 이 족장이 정확히 누구인지는 몰라도 생전에 깨나 힘 좀 쓰고 다닌 사람인 모양이었다.


이런 보물들 속, 내 눈길을 강렬하게 사로잡은 게 있었으니 그건 바로 말라붙은 송장이 낀 볼품없는 반지였다.


송장에서 스며나온 추깃물 탓에 퍼런 녹이 슬었음에도 반짝이는 빛알갱이를 흩뿌리며 아름답게 빛나고 있었다.


“저거, 저 반지 줘 봐. 손에 낀 거.”

“예? 금반지도 아니고 이걸?”

“우선 줘 봐.”


막손이 합장을 하고는 송장의 손가락을 단도로 찍어 부러뜨렸다. 거무튀튀하고 너덜너덜한 쪼가리를 깨끗하게 닦은 후에 내게 건넸다.


“여깄습니다요.”

“좋아.”


손이 워낙 크고 마디가 굽고 불거졌는지라 어지간한 손가락에는 맞지 않았다. 겨우 새끼손가락에 반지를 끼우자 반가운 알림음이 울렸다.


띠링! 촤라락.

【황동반지 착용.】

【장비효과로 감각이 일 상승했습니다.】


감각 : 20 ▶ 21 (20+1)


착각인지 진짜인지 모를 정도로 오감이 아주 미세하게 변했다.


소리가 살짝 더 선명하게 들리고 저 멀리 있는 게 조금 더 또렷하게 보인다고 해야 할까, 정말 기분 탓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작은 변화였지만 감각 수치가 올라가며 생긴 일이니 실제로 예민해진 게 맞을 거다.


“호오.”


특수한 효능이 있는 물건을 장착하면 여러 가지 효과가 적용된다는 걸 이미 배워서 알고는 있었지만 실제로 겪는 느낌은 또 달랐다.


엄청난 횡재를 한 기분이랄까···.


실제로 황금과 귀보를 발견했으니 횡재가 맞기는 맞구나.


“소협, 저기 말입니다요. 어떻게 나누시겠습니까요?”


상태창의 빛으로 환하게 밝혀진 관짝 안을 보며 손가락을 뻗어 몇몇 물건을 지목했다.


“저기 금조각이랑 구슬 들어있는 단지들만 내가 가질게. 나머지 검이나 허리띠 같은 것들은 형씨들 가져.”

“저, 정말입니까?”


백은과 황금의 무게로만 따지면 내가 선택한 자그마한 단지들이 더 무겁겠지만, 갖은 보옥으로 치장한 관과 보도, 허리띠 등은 상상도 못할 엄청난 가치가 있을 거다. 하지만 내가 저걸 어디에 가서 무슨 수로 바꿔 먹을까, 가치는 좀 떨어지더라도 금조각과 옥구슬을 들고 다니는 게 편리하고 여러모로 수월할 터였다.


“싫어? 그럼 완전히 절반으로 나눌까?”

“소협, 아니 대협. 여기있습니다.”

“좋아, 나머지는 알아서들 나누라고.”


【임무완료.】

「······을 완료. 보상으로 경험치 50획득. 수령 시에는 하단의 수령이라 적힌 단추를 눌러주세요.」


경험치를 수령하고 작은 단지들을 배낭에 챙겨 넣었다. 많은 욕심부릴 필요 없이 이것만 가지고 있어도 엄청난 부자가 아닌가.


나는 대만족이었다.


그런데 대만족을 한 사람은 나만이 아니었던 모양이었다. 황금허리띠를 집어 든 밥버러지가 입을 쩌억 벌렸다.


“금, 금이다아! 황금이다아아!! 우와아아! 금봤다아아아!!”


아까도 같은 일로 욕을 한 바가지나 처잡수셨던 밥버러지는 황금을 손에 넣은 기쁨에 소리를 마구 질렀다.


“야잇, 씹팔 등신새끼야! 아가리 좀 쳐 싸물라고!”

“뭐 이런 븅신이 다 있어!”

“···엇, 황금이다.”

“늦었어 이 미친새끼야!”


기쁨의 함성이 보통 컸던 게 아닌지라 어둠에 몸을 감추고 있던 흑도들이 하나둘 다가오기 시작했다.


“황금? 진짜 무덤을 찾았다는 말이지?”

“그게 여기에 있을 줄은 꿈에도 몰랐네, 다른 곳에서 삽질만 실컷 했구만?”


삼 장 근처까지 다가온 흑도무리는 내게 손을 들어 보이며 싸울 의사가 없다는 표시를 했다.


“헤헤헤, 헤헤. 거 같은 바닥에서 밥 빌어먹고 사는 사람끼리 그리 무섭게 노려보지 맙시다.”

“혹시 소협께서는 천하제일 도굴꾼의 후계라도 되시오? 우리 통성명이나 합시다.”


저것들이 별다른 적의를 드러내지는 않았지만 황금에 눈독을 들였다는 건 뻔한 사실인데 굳이 이름까지 알려주며 친하게 지낼 의향은 없었다. 어차피 이곳에서 볼일은 전부 끝났으니 이대로 떠날 생각이었다.


“통성명은 됐고, 나는 갈 테니까 귀찮게 하지 마쇼.”

“···간다고?”


떠난다는 말에 흑도들의 분위기가 돌변했다.


나를 은근하게 노려보는 놈부터 내 뒤에 숨은 막손파를 보며 히죽히죽 웃는 놈들까지, 죄다 황금을 손에 넣으려면 어떻게 해야 좋을지 머리통을 굴리는 중이었다.


“잠깐, 형씨 거기 멈춰 봐.”

“······.”


무시하고 한 발짝을 더 내디디자 흑도무리 속에서 험상궂은 사내가 박도를 겨눴다.


“형씨! 멈추라고 했어. 뒈지기 싫으면 배낭에 든 거 꺼내.”

“어이, 아저씨. 내가 뒈지고 싶으면 건드리라 했지.”

“씨발, 이 판국에 어디서 개소리야. 가방에 든 금덩이 꺼내라고!”

“말이 안 통하네.”


띠링! 촤라락.

【돌발임무 발생. 거절 불가한 임무로 강제진행됩니다.】

「황금을 강탈하려 하는 흑도들을 해치우세요. 임무를 완료하면 경험치와 함께 뭔가 좋은 걸 줄지도?」


이놈의 돌발임무는 뭐 이리 많이 뜨는 건가. 싸움 날라치면 뜨고, 누가 뭘 부탁하면 뜨고, 하루에도 몇 번이나 날아드네.


뭐, 경험치 주니까 나쁠 거야 없긴 하다만.


“또 임무라···.”

“뭐? 임무라고?”

“임무라니 무슨 소리야. 누구 지시를 받고 왔나?”

“보기 드문 뇌공의 고수라 이상하다 했는데, 다들 섣불리 움직이지 마라. 뒷배가 누군지 알고 행동해도 늦지 않아.”


놈들의 질문에 굳이 대답하진 않았다. 흙 묻은 곡괭이를 달빛에 비추는 척 높이 들어올렸다가···.


“어이, 곡괭이는 내려두고 말하지.”

“워워워, 위험하게 뭐 하는 거야.”


냅다 앞으로 튀어나갔다.


“이봐, 뒤에 누가 있는···히익?!”

“비다르나아!!!”


쩌엉! 콰아앙!


파심뢰정의 일격에 한 놈의 상체가 조각나며 육편이 사방팔방으로 흩뿌려졌다. 곧장 곡괭이를 휘둘러 또 한 놈의 머리통을 그대로 쪼개버렸다.


퍼걱!


순식간에 두 놈이 단말마의 비명조차 지르지 못하고 죽어버린 상황, 갑작스러운 살육에 놈들이 몹시도 당황했다.


“비, 비겁한!”

“말이라도 하고 시작해라!”


웬 헛소리.


내가 너를 이제 죽이겠노라 정정당당하게 선전포고부터 하고 시작하면 참 잘도 당해주겠다. 원래 죽이기로 마음먹었으면 앞뒤 잴 거 없이 우선 죽이고 봐야 하는 게 세상 아니던가.


“쿠후, 우워어어어어어!”


거친 포효를 내지르고 다시 곡괭이를 치켜들었다.


“비다르나아!!!”



***



처음에 내게 박도를 겨눴던 험상궂은 사내가 한쪽 다리를 잃고 바닥에 주저앉았다.


“사, 살려, 살려주십쇼. 흐으으.”

【앞으로 한 마리 남았습니다.】

“나으리, 제발 부탁드립니다. 목숨만은 살려주십쇼!”

【앞으로 한 마리 남았습니다.】


상태창 대협의 묘한 채근을 들으며 곡괭이를 겨눴다.


“어디 그딴 실력으로 칼을 들이대. 내가 암만 너보다 어려도 칼밥 쳐먹은 짬이 있어 새끼야.”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나으리를 미처 몰라뵈어 죄송합니다!”

“이 아저씨가 세상 쉽게 보시네. 죄송하다고 끝낼 거면 시작을 말았어야지.”


퍽! 우적.

【임무완료.】

「······을 완료. 보상으로 경험치 100획득. 수령 시에는 하단의 수령이라 적힌 단추를 눌러주세요.」


머리통을 뚫고 턱으로 삐져나온 송곳날을 뽑아내자 칙칙한 뇌수와 피가 마구잡이로 쏟아졌다. 다른 놈들보다 훨씬 많은 양이라 한마디 안 할 수가 없었다.


“거, 머리에 든 것도 많은 사람이 왜 앞가림을 못해.”


놈의 옷자락으로 곡괭이를 깨끗하게 닦아내는 동안, 막손파의 세 소년은 흑도들의 옷가지와 소지품을 알뜰하게 챙겼다.


“이거 너무 걸레짝인데, 옷 아까운 줄도 모르고 다 찢어놨···.”

“쉿, 이 새끼야. 좀 쉿!”

“읍···.”


이어 시체를 죄다 구덩이에 던지고 흙을 덮어 현장의 정리를 마친 막손이 내 앞으로 다가왔다.


시체들을 뒤져 훔친 동전쌈지와 갖가지 쓸만한 것들을 늘어놓고, 황금과 보옥으로 치장한 족장의 보도까지 내려놨다.


“헤헤, 대협. 아무리 생각해도 저희가 주제넘게 욕심을 부리는 듯합니다. 이것도 대협께서 가져가시지요.”

“굳이? 나는 장물 처분을 어떻게 하는지도 모르는데.”

“···진짭니까? 도굴 전문가가 어떻게 그걸 모르십니까?”

“전문가는 아니고, 어쨌건 그렇다고.”


잠시 고민하던 막손이 말했다.


“어쨌건 가져가십쇼. 대협 아니었으면 찾지도 못했을 거고, 찾았더라도 꼼짝없이 죽었을 거 아닙니까.”

“꼭 줘야겠다면 받지 뭐. 그보다 이것들이 뭔지 설명이나 해봐.”


내 앞에 줄줄 늘어놓은 물건들, 비녀나 동전쌈지 같은 흔한 물건들이야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지만 옻칠한 둥근 목갑과 짤막한 죽통은 정체를 짐작할 수 없었다.


막손은 이미 그게 뭔지 확인을 마쳤다는 것처럼 히죽 웃었다.


“이 약합에 든 것은 지혈산(止血散)입니다. 값도 값이지만 유용한 물건이니 여행 중에는 필수적으로 챙겨야 하는 상비약입죠. 이거 없으시죠?”

“응, 없어.”

“그럼 이거 가지고 다니십쇼.”


약합을 챙겨 품에 넣는 내 모습에 막손이 눈을 슬쩍 들어올렸다.


“대협, 대체 어디에 계시다 오셨길래 세상물정에 이리 무지하십니까? 그게 무슨 지혈산입니까, 그건 지혈산이 아니라 춘약입니다.”


막손의 지적에 속이 뜨끔했다. 세상 물정을 너무 모르는 티를 냈던 걸까, 관심을 돌리기 위해 약합을 꺼내며 물었다.


“엥, 춘약?”

“예, 춘약이 뭔지는 아시지요?”

“알기야 하는데, 이게 춘약이라고?”


막손은 약합을 받아들고 뚜껑을 열었다.


붉게 옻칠한 약합 안에는 복숭아꽃처럼 고운 분홍색에 밀가루처럼 고운 분말이 소복하게 담겨있었다.


“약으로 쓰이는 물건이지만 독만큼 위험한 게 이 춘약입니다. 때에 따라서 아주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놈입죠.”

“춘약을? 어떻게?”

“보통 춘약은 춘심을 불러일으켜 몸을 달아오르게도 하지만, 대부분 약효로 인해 일시적으로 정신이 어지러워지니 빈틈을 노릴 때에 쓰기도 합니다.”

“그렇군. 이것도 그런 효능이 있단 말이지?”

“예, 최상품은 아니더라도 나름 상품에 들어가는 춘약입니다. 이를 확인해 보시면 향기의 특색이···.”

“뭐? 상품 춘약? 이게 향기가 어떻다고??”


마지막은 내가 한 말이 아니었다.


옆에서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던 밥버러지가 한 말이었다. 볼을 빵빵하게 부풀린 밥버러지는 춘약을 향해 입바람을 뿜었다.


훅!


고운 가루가 잔뜩 휘날리며 이리저리 퍼졌다. 잽싸게 코와 입을 막고 뒤로 몇 바퀴나 굴러 끔찍한 현장을 피했다.


“킁킁, 향기가 아주 좋은데?”

“아악! 야이 미친새끼야!”

“이 븅신이 진짜! 흐어어억! 어떡해, 어떡해!”


황급히 춘약의 뚜껑을 덮은 막손이 손을 이리저리 휘저어 운기행공하는 시늉을 했다.


“뭐해, 너 무공 모르잖아.”

“뭐라도 해야지! 등신처럼 가만히 있으라고?”

“어어, 막손아. 갑자기 머리가 띵한데?”

“당연하지! 이거 어떡할 거야!”


저 반응을 보니 춘약이 진짜배기이기는 진짜배기였나 보다. 살상용은 아니라지만 꽤나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을 물건이었다.


소매로 코를 틀어쥐고 약합을 챙겨 품에 넣었다. 그리고 짤막한 죽통을 열어 안에 든 허연 가루를 내보였다.


“어이 막손 형씨, 그럼 이건 뭐지?”

“큽, 그게 진짜 지혈산입니다. 끄윽!”


머리가 핑핑 도는지 몇 번이나 주저앉던 막손이 겨우 일어나 보물과 이런저런 짐을 챙겼다.


“으으윽, 대협. 아무래도 여기까진 것 같습니다. 나중에 연이 닿으면 뵙지요.”

“뭐야, 형씨들은 어디로 가게.”

“근처 오랑캐 부락에 사내를 상대로 먹고사는 여인들이 있습니다. 거기라도 가야 뭐가 될 일이 아닙니까.”

“아 그래, 그럼 잘 가라고.”

“끅, 감사합니다. 저희도 영창군으로 갈 텐데 때가 맞으면 뵙고 인사라도 드리겠습니다. 중원에서 도망친 고수들도 있다 하니 조심하십쇼!”

“어어, 고맙다.”


막손파의 세 소년은 어두운 숲으로 재빠르게 사라졌다. 자리에 남아있던 나도 짐을 챙겨 일어났다.


활짝 펼쳐진 지도창을 톡톡 건드려 대강의 목적지를 표시했다.


“어디 보자아아, 동북쪽이 여기로구나. 점창산이 있다고 했지?”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천창무신(天窓武神)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수련하고 돌아오겠습니다 24.04.16 30 0 -
32 일장(一章) – 19 24.04.14 38 1 17쪽
31 일장(一章) – 18 24.04.13 39 1 14쪽
30 일장(一章) – 17 24.04.12 41 1 17쪽
29 일장(一章) – 16 24.04.11 43 1 15쪽
28 일장(一章) – 15 24.04.10 49 1 16쪽
27 일장(一章) – 14 24.04.09 49 1 16쪽
26 일장(一章) – 13 24.04.08 46 1 17쪽
25 일장(一章) – 12 24.04.07 50 1 16쪽
24 일장(一章) – 11 24.04.06 50 1 16쪽
23 일장(一章) – 10 24.04.05 50 1 14쪽
22 일장(一章) – 9 24.04.04 60 1 19쪽
21 일장(一章) – 8 24.04.03 61 1 17쪽
20 일장(一章) – 7 24.04.02 61 1 17쪽
19 일장(一章) – 6 24.04.01 68 1 17쪽
18 일장(一章) – 5 24.03.31 69 1 16쪽
17 일장(一章) – 4 24.03.30 76 1 14쪽
» 일장(一章) – 3 24.03.29 74 1 16쪽
15 일장(一章) – 2 24.03.28 88 1 13쪽
14 일장(一章) – 1 24.03.27 110 1 14쪽
13 상태창 대협을 주웠다 - 3 24.03.26 119 1 14쪽
12 상태창 대협을 주웠다 - 2 24.03.25 120 1 14쪽
11 상태창 대협을 주웠다 - 1 24.03.24 144 1 12쪽
10 나락굴(奈落窟) – 10 24.03.23 123 1 15쪽
9 나락굴(奈落窟) – 9 24.03.22 131 1 13쪽
8 나락굴(奈落窟) – 8 24.03.21 137 1 16쪽
7 나락굴(奈落窟) – 7 24.03.20 143 1 13쪽
6 나락굴(奈落窟) – 6 24.03.19 162 1 14쪽
5 나락굴(奈落窟) – 5 24.03.18 180 2 11쪽
4 나락굴(奈落窟) – 4 24.02.02 306 4 14쪽
3 나락굴(奈落窟) – 3 24.02.01 348 3 12쪽
2 나락굴(奈落窟) – 2 24.02.01 389 3 17쪽
1 나락굴(奈落窟) – 1 24.02.01 560 3 13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