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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ㅁㄴㅇㄹㅇㄴㄹ

천창무신(天窓武神)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퓨전

매지컬백정
작품등록일 :
2024.01.31 02:41
최근연재일 :
2024.04.14 14:15
연재수 :
3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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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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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글자수 :
215,5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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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3.22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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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나락굴(奈落窟) – 9

DUMMY

어둑한 갱도 안, 간부들을 소집하여 비밀리에 회합을 열었다.


근래 간수들이 눈에 띄게 줄어들고 감시가 허술해진 분위기가 심상치 않아 그에 관한 회의를 진행하는 중이었다.


“왜 간수들이 떠났지? 짐작 가는 바가 있어?”

“그야 모르지. 낸들 알겠나.”

“예전 같으면 좋아라했겠지만, 지금은 솔직히 께름칙하군. 간수장이 강천종의 요승이라는 걸 생각하면 보통 일이 아니야.”


용이형이 말했다.


“이곳을 정리하려는 게 분명합니다. 그럼 우리 모두 처분당하겠죠.”

“나도 동의한다만, 만약 이게 함정일 가능성을 배제해서 안돼.”

“그래도 움직여야죠. 앉아서 인신공양의 제물이 되는 것보다는 나으니.”


잠자코 듣던 신풍노사가 얼굴을 찡그렸다. 볕에 그을리고 주름 가득한 얼굴이 걸레 구겨지듯 사정없이 구겨졌다.


“···아무래도 더 이상 기다릴 수가 없다. 모두의 말대로 그 요승이 분명 사특한 간계를 획책하고 있음이야.”

“역시 인신공양이라 생각하시오? 어찌 하면 좋겠소?”

“백오십 년을 넘게 살아온 요물의 짓이야. 우리의 상상을 뛰어넘는 마수(魔手)가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를 일, 한 명이라도 이곳을 탈출시킨다는 생각으로 계획을 짜야 한다.”

“···한 명이라도 탈출이라, 이곳을 나간 누군가가 있다면 어디에 몸을 의탁해야 옳다 봅니까?”


신풍노사가 코웃음을 쳤다.


“의탁이라, 차라리 이역만리 서역으로 넘어가 사는 게 낫지 않겠는가? 그곳에서 우리가 이곳에 있었다는 기록이라도 남겨 대대손손 전하도록 하는 게 현실적이야.”

“······그렇구려. 내 이름 석 자를 남기면 적어도 잊히진 않겠군.”

“껄껄껄! 내 기록이 남는다 한들 흑도무리의 흉적이니 좋을 것도 없겠지만 말이오. 창피해서 저세상으로 떠날 엄두나 내겠소?”

“이럴 줄 알았으면 죄를 짓고 살지 말 걸 그랬소이다. 스승님 뵐 낯이 없구려.”


노역장의 가혹한 처사에 교화의 효과가 있긴 있는 건가, 흑도두령이라는 것들이 왜 갑자기 반성을 하는 거지.


어쨌건 애초에 우리의 생각은 이러했다.


폐단을 당하며 병신이 된 어른들이 노역장을 벗어날 수 있을 리 만무하리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내공을 쌓고 경공을 배운 역적의 자식들이 하나라도 빠져나갈 수 있으리라 희망을 품는 게 전부였다.


나머지는 모조리 간수들의 발을 붙잡는 칼받이가 된다는 말로 물론 경공을 펼칠 수 없는 나 또한 마찬가지 신세였다.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았으나 용이형이 아니면 다른 녀석이라도 탈출시킨 후에 이곳에서 죽음을 맞이하리란 각오를 했으니까.


···하지만 혹여라도.


정말 만에 하나라도 천운이 따라 기적이 벌어진다면 나도 살아나가서 동생을 만나리란 희망을 가져도 되지 않을까?


“음, 흐음···.”


거친 수염 가득한 턱주가리를 긁던 춘석삼촌이 물었다.


“다들 각 옥방의 아이들이 충분히 준비되었다 보시오?”

“우리는 빠르진 않아도 어느 정도 기초 경공을 펼칠 수준은 되오. 이곳 땅이 좋은지 애들 내력이 빠르게 쌓이더군.”

“우리도 기초 경공은 충분하외다.”

“그런 수준으로 탈출할 수 있을까? 간수들의 수준을 아무리 낮게 잡아도 일류고수들인데.”

“이보오. 아까도 용이가 말했지만 함정임을 알아도 뭐라도 해보는 게 낫지, 손가락 빨다가 죽을 수는 없잖소?”


잠시 대화가 오가고, 빠른 시일 내에 거사를 일으키기로 결정이 났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좋겠어? 결행일을 정해야지.”

“결행일이라, 언제가 좋을까?”

“···놈들 작태를 보면 우리에게 그다지 여유가 없어. 보름 뒤, 사월초파일 무렵이 어때.”


모두가 고개를 끄덕였다.


“길일이로군. 사월초파일은 항상 감시가 느슨하고 간수들도 술을 마시는 날이었으니.”

“동의하는 바요.”

“우리도 마찬가지.”

“그럼 만장일치로군.”


그중, 어느 흑도두령이 나를 보고 헛웃음을 터뜨렸다.


“허헛, 이곳에서 만장일치라는 말이 나올 줄 누가 상상이나 했겠소. 저 애새끼 살인마가 우리를 통일시키고 대장이 될 거라 누가 생각이나 했겠냐 이 말이오.”

“그러게나 말이야, 저저 아홉 살 꼬맹이 시절부터 사람을 그렇게 죽여대더니. 어지간한 흑도방파에도 저런 놈이 없어.”

“대장, 잘 부탁한다.”


이건 칭찬인지 욕인지, 나를 뜨겁게 쳐다보는 한 무더기의 눈빛에 괜히 콧잔등이나 긁게 됐다.


“···시끄럽고, 바깥세상에 가족이 기다리니 모두 무사히 탈출하자고.”


이제는 저것들이 밖에서 악행을 저지른 흑도무리가 아니라 이곳에서 함께 탈출할 우리의 동료였다.



***



내일, 사월초파일.


옛날부터 사월초파일은 노역장에도 빛이 밝혀지는 날로 간수들의 지시하에 연등을 주렁주렁 달고, 돌을 깎아 만든 보탑과 석수 같은 석물(石物)을 이곳저곳에 배치하며 축일의 분위기를 한껏 살렸더랬다.


헌데, 올해는 그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다.


창고로 쓰는 석굴 안에는 예년보다도 커다랗고 화려한 연등을 굉장히 많이 준비해 놨다. 또 사람만큼 커다란 석물들도 이전에 비해 빼곡하게 차있었다.


여기가 창고인지 비림(碑林)에 들어온 건지 헷갈릴 정도였다.


“이게 다 뭐야···.”

“뭐가 이리 많아? 좀 수상한데?”


창고를 보고 술렁이는 아저씨들의 등을 떠밀었다.


“수상한 건 수상한 거고, 우리가 가만히 있으면 간수들이 수상하다 여기겠어. 빨리하자고.”

“···그럽시다. 대장.”

“자자! 어서 합시다!”


다 함께 커다란 창고에 박혀있던 기물들을 꺼내는 동안, 미리 말을 맞췄던 몇몇 인원들은 그간 눈여겨봤었던 창고 안쪽으로 다가갔다.


누군가가 개구멍을 발견하고 널빤지와 흙으로 감쪽같이 막아둔 장소였다.


이 좁다란 굴을 완전히 파내면 노역장 너머의 산비탈로 빠져나갈 수 있으나, 수 년에 걸쳐 조금씩 파냈음에도 성인이 빠져나갈 수준은 아니었다. 덩치가 작은 아이들이나 쓸 법한 작은 개구멍이었다.


“일 번 출구 담당. 작업 개시.”

“넵, 대장.”


창고에 함께 들어온 몇몇 아이들이 개구멍으로 들어가 흙을 파내기 시작했다. 우리의 수작이 보이지 않도록 오래된 석비를 몇몇 끌어당겨 개구멍 앞을 가렸다.


“솔직히 간수들이 여기를 모를까.”

“···어쩌겠수, 모르기를 바라는 수밖에.”

“고민할 때야? 빨리 다음 출구들도 개시해야지.”


죄수들과 밀담을 잽싸게 나누고 목청을 돋웠다.


“바쁘다! 뭘 구경만 하고 있어, 연등이랑 석상들 전부 빼!”

“예예, 대장.”

“대장이 하랍신다.”


갖가지 석물을 느릿하게 옮기는 동안, 눈여겨 봐왔던 곳곳의 개구멍으로 작은 아이들이 파고들었다.


이를 들키지 않도록 시선을 끌기 위해 때로는 말다툼과 드잡이질도 하고, 일부러 석상을 엎어 일을 그르치는 등 갖가지 방법으로 간수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조심하란 말이다!”

“아이고, 나으리. 죄송합니다요.”

“내일은 길한 날이니 다치는 이가 나와 부정타지 않도록 조심하라!!”


예전에 비해 오분지일로 줄어든 간수들, 지금 놈들의 머릿수는 대략 스무 명이었다. 이 인원으로 삼백 명 가까이 되는 죄수들을 꼼꼼하게 살피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닐 터였다.


“자자, 빨리빨리.”

“···후우, 이러니까 더 불안한데.”


이런 상황에 죄수들이 연이어 실수를 하니 간수들의 눈에 불이 켜졌다.


“이봐! 그건 이쪽으로 놓으라고!”

“예이, 나으리.”

“조금 더 왼쪽으로.”


매해 으레 했듯이 간수들은 무언가의 배치도를 참고하여 죄수들을 부렸다.


비석과 석상, 장명등 같은 거대한 석물을 꼼꼼하게 배치하는 일은 해마다 겪던 일이라 크게 어려울 건 없었으나, 올해는 유난히 비석이 많아 조금 버겁기는 했다.


“그쪽 들어! 어어이, 하!!”

“어어이, 하!”

“끄흐으읍! 하!”


죽을 둥 살 둥 지렛대를 움직이는 죄수들의 얼굴이 달아올랐다. 몸이 성치 않은지라 비석을 들어올리다가 합이 어긋났다.


꾸우웅!


실수로 비석을 땅에 떨어뜨리고···.


“박자 맞춰라! 박자! 하나라도 어긋나면 다 뒈지는 거 몰라! 존나 빠져가지고는!”

“거 대장이야 몸이 멀쩡하니 그렇지! 우리는 죄다 병신이고!”

“씨발, 닦달 좀 그만해라! 우리가 니 자식새끼냐? 어른을 공경할 줄 알아야지.”

“아, 이 아저씨들 나랑 안 맞네. 다시 들어!”


시끄럽게 악다구니를 치며 재차 비석에 지렛대를 끼워넣었다. 땅에 닿은 아랫부분을 흘끗 확인하니 돌멩이에 찍히며 범어로 쓰인 비문에 생채기가 생겼다.


신풍노사가 말하기를, 이것들은 강천종의 것이니 분명 사특한 마물일 거라며 크게 티 나지 않도록 망가뜨리라 지시를 내렸다.


이 석물을 세워 혹시 모를 술진을 구성하고 주법을 실행할 수 있으니 미리 파해야 한다나?


그렇기에 옮기는 중에 알게모르게 여기저기에 생채기를 냈다.


이런 소극적이고 미약한 저항이 효과가 있을는지는 모르겠다만, 이 하나로 탈출 가능성이 더욱 커질 수 있다면 뭔들 못할까.


아이들을 탈출시키고 결사항쟁하리라는 각오를 다졌던 만큼, 우리의 간절한 염원과 희망 또한 커져가고 있었다.



***



두우우웅.

두우우웅.


자정을 알리는 징이 울렸다.

고대하던 사월초파일이 열렸다.


수백 개의 연등이 걸린 밤하늘은 총총한 별도 눈에 들어오지 않을 만큼 아름다웠다. 오색찬란한 연등이 비추는 광장에는 비석과 석탑을 비롯한 석물이 가득하여 이곳이 선경인가 싶을 정도였다.


“자, 다들 고생했다! 이는 위에서 그간의 노고를 치하하는 뜻으로 내린 것이니 모두 감사한 마음으로 즐겨라!”


어인 일인지 술항아리와 달걀을 넣은 소병(燒餠)이 죄수들 앞으로 놓였다. 각자 술 한 모금에 주먹만 한 소병 한 개가 돌아가면 끝일 정도로 적은 양이었지만 허구한 날 돼지죽에 장아찌만 먹다가 마주한 귀한 음식에 다들 눈이 뒤집혔다.


“우와아!”

“술이다, 술!”


허나, 간수가 뱉어낸 말에 모두 잔뜩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다들 차례대로 배식!”


이미 곳곳의 개구멍을 통해 아이들을 꽤나 내보낸 상황이었다. 적어도 서른 명은 탈출했으니 인원수에 맞춰 장만한 소병이 그만큼 남으리라.


“감사하는 마음으로 먹도록!”


역시나, 배식이 완료되자 소쿠리에 담긴 소병이 눈에 띄게 남아있었다. 하지만 간수들은 그를 보고서도 태연하기 짝이 없었다. 한가롭게 술을 마시고 남아도는 소병을 씹으며 모닥불 주변에 둘러앉은 우리들을 관찰했다.


그렇다는 건 이미 우리의 탈출 계획을 짐작하고 있었다는 뜻이었다. 또 바깥으로 탈출한 아이들에게 손을 썼다는 뜻이기도 했고.


“······젠장.”

“허어, 일이 이리 되다니.”


한숨을 내쉰 신풍노사가 술그릇을 두들겼다.


“백연대장, 술은 처음이냐?”

“명절에 음복했던 적은 있었는데, 그 외로는 처음이지.”

“그래, 그럼 시원하게 들이켜라. 이게 사내대장부로 마시는 첫 술이 될 터이니.”


노사는 술그릇을 높이 치켜들었다.


“다들 잔을 들어라!”


나를 중심으로 둘러앉은 모두가 술그릇을 높이 들어올렸다. 저쪽에 떨어진 이들도, 귀가 먹은 이들도 함께였다.


“어미의 귀한 젖을 먹고 자란 사내대장부가 이대로 불의에 굴복한다면 그 무슨 수치더냐! 고개를 숙이고 남의 가랑이를 기었으니 이제 뜻을 펼칠 시간이 왔도다!”

“옳다!”

“흑도에 발을 들였던 놈들아! 남의 돈을 빼앗고, 남의 여인을 탐했으며, 남의 목숨을 파리처럼 여겼던 과거를 창피하게 여기는 마음이 조금이라도 남아있다면 오늘 이 시간부로······.”


그때였다.


기억 깊은 곳에 새겨진 증오스러운 목소리와 쇠를 긁는 듯하여 사람의 등골을 서늘하게 만드는 목소리가 동시에 들려왔다.


“감동적인 연설이군, 신풍도귀.”

“이 거룩한 시작을 꼭 그리 비꼬며 방해를 하셔야겠소?”


단상 위에 홀연히 나타난 두 중년인, 위정단장 정위천과 간수장이 우리를 보며 웃고 있었다. 놈들은 우리가 꾸민 계획을 맘껏 펼쳐보라는 듯이 우두커니 서서 신풍노사의 다음 말을 기다렸다.


높이 치켜든 외팔을 바르르 떤 신풍노사가 건배사를 마무리 지었다.


“······남의 어려움을 보고 지나치지 않고, 내 몸을 던져 남을 살리는 의협심을 품어라. 의협심을 모르겠다면 내 목숨을 바쳐 한 놈이라도 더 저승길로 끌고 가려는 복수심이라도 품어라. 그게 우리가 겪은 일을 바깥에 전할 유일한 길이다.”


이어 신풍노사가 술그릇을 비우고 바닥에 집어던졌다.


퍼석!


나도 술을 남김없이 들이켰다. 차가운 술이 목구멍을 타고 넘어가며 시큼달달한 뒷맛이 입안에 감돌았다.


“사내대장부로 태어나 굴종이 웬 말인가!”


내 호령에 죄수들 모두가 일제히 술그릇을 비우고 내던졌다.


“웬 말인가!!”


퍽! 쨍그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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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일장(一章) – 19 24.04.14 38 1 17쪽
31 일장(一章) – 18 24.04.13 39 1 14쪽
30 일장(一章) – 17 24.04.12 41 1 17쪽
29 일장(一章) – 16 24.04.11 43 1 15쪽
28 일장(一章) – 15 24.04.10 50 1 16쪽
27 일장(一章) – 14 24.04.09 49 1 16쪽
26 일장(一章) – 13 24.04.08 47 1 17쪽
25 일장(一章) – 12 24.04.07 50 1 16쪽
24 일장(一章) – 11 24.04.06 51 1 16쪽
23 일장(一章) – 10 24.04.05 52 1 14쪽
22 일장(一章) – 9 24.04.04 60 1 19쪽
21 일장(一章) – 8 24.04.03 61 1 17쪽
20 일장(一章) – 7 24.04.02 62 1 17쪽
19 일장(一章) – 6 24.04.01 68 1 17쪽
18 일장(一章) – 5 24.03.31 70 1 16쪽
17 일장(一章) – 4 24.03.30 77 1 14쪽
16 일장(一章) – 3 24.03.29 75 1 16쪽
15 일장(一章) – 2 24.03.28 89 1 13쪽
14 일장(一章) – 1 24.03.27 110 1 14쪽
13 상태창 대협을 주웠다 - 3 24.03.26 120 1 14쪽
12 상태창 대협을 주웠다 - 2 24.03.25 120 1 14쪽
11 상태창 대협을 주웠다 - 1 24.03.24 144 1 12쪽
10 나락굴(奈落窟) – 10 24.03.23 123 1 15쪽
» 나락굴(奈落窟) – 9 24.03.22 132 1 13쪽
8 나락굴(奈落窟) – 8 24.03.21 138 1 16쪽
7 나락굴(奈落窟) – 7 24.03.20 144 1 13쪽
6 나락굴(奈落窟) – 6 24.03.19 162 1 14쪽
5 나락굴(奈落窟) – 5 24.03.18 180 2 11쪽
4 나락굴(奈落窟) – 4 24.02.02 307 4 14쪽
3 나락굴(奈落窟) – 3 24.02.01 349 3 12쪽
2 나락굴(奈落窟) – 2 24.02.01 391 3 17쪽
1 나락굴(奈落窟) – 1 24.02.01 561 3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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