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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스잭팟 님의 서재입니다.

망돌히어로, 생존자를 확인합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wngml107
작품등록일 :
2022.10.31 10:48
최근연재일 :
2022.12.01 19:53
연재수 :
27 회
조회수 :
1,543
추천수 :
492
글자수 :
124,846

작성
22.11.29 00:45
조회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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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25화 몬스터구역으로의 진입

DUMMY

<망돌히어로, 생존자 확인을 시작합니다>


-25화-


*


“아니, 서울에 이런 곳이 있었다고?”


나름 서울 토박이라 자신했던 나였다. 그뿐인가? 망돌일수록 정말 상상 초월할 만큼 뜬금없는 장소에서 무대에 오를 일이 많아서 기상천외한 장소도 제법 가봤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청와대랑 가까운 곳에 이렇게 거대한 비밀 기지가 있을 줄이야···.


“이렇게 깊숙하고 은밀해서 그동안 너희 몬스터를 본 사람이 없었던 건가?”


단순히 깊고 은밀하다고 보기에는 정말 묘한 지형이었다. 지대의 단차가 커서 바깥의 입구는 지하로 내려가 들어갔지만, 내부에 들어서는 순간 아래가 내려다보이는 고층이었다. 입구뿐 아니라 몬스터 서식 구역 전체가 모두 높낮이가 들쑥날쑥한 지형적 특성을 고려해서 설계된 건물이라 입체적인 미로가 가득했다.


“막내야, 잘 보고 따라와야 해! 알았···. 지? 푸흐흡!!”


나는 막내를 단속시키려다가 끝내 웃음이 터지고 말았다. 아무리 봐도 적응이 어려운 비주얼이었기 때문이었다.


“자꾸 그렇게 웃으면 곤란해요! 의심을 살 수도 있다고요!”


내가 막내를 보고 웃은 것은 막내의 모습이 몬스터처럼 변해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우리 막내가 이렇게 된 것에는 그의 최애캐릭터와 무관하지 않았다.


조금 전, 서식 구역으로 이동 중.


우리가 기습 공격을 받을까 봐 앞에서는 포미, 뒤에서는 마력몬스터가 우리를 감싸고 거리를 걷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막내는 끊임없이 뒤를 돌아보면서 어딘가가 불편해 보였다.


“왜 그래? 아까부터. 똥 마려운 강아지 새끼마냥?”

“아니, 아니에요!”

“설마 몬스터가 신경 쓰여서 볼 일을 참는 거야? 화장실에서 공격당할까 봐? 너 그러다 변비 생긴다!”

“에이! 그런 거 아니라니까요!”

“그렇다면 막내는 뭐가 그렇게 불안한 겁니까?”


자꾸만 뒤를 돌아보고 안절부절못하는 막내의 모습이 포미한테도 꽤나 신경 쓰였던 모양이다. 막내는 나뿐만 아니라 포미와 마력몬스터 모두가 자신만을 바라보며 대답을 기다리자 어쩔 수 없이 입을 열었다.


“저, 마력몬스터! 이런 부탁, 선 넘는 게 아니라면 혹시 내 모습 좀 바꿔줄 수 있어요?”

“무슨 모습으로요?”

“몬스터요.”


막내가 핸드폰 속 도감에서 하나의 몬스터를 보여줬다.


개체명: 쫀드기몬스터

특성: 각양각색의 외형이지만 공통적으로 작고 끈적거리는 몸체를 지녔다. 끈적이는 성질로 인해서 벽이나 천장에 잘 붙어있을 수 있지만 먼지도 그만큼 쉽게 달라붙어 더러워 보인다.

몬스터 중에서 존재감이 크게 없으며 ‘접착성’으로 인한 방어력은 있지만 먼지가 붙을수록 접착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타격률이 낮다.

치트키: 굳이 꼽자면 희미한 존재감으로 적의 눈에 잘 띄지 않을 수 있다.


“야! 이건 아니지! 아무리 인간이 우리만 남았다지만 굳이 몬스터를? 네가 요즘 먹히는 스타일이 아닐 순 있어도 십년 전만 해도 핫가이였대! 몬스터보단 낫지!”


나는 10년 전 인기를 끌었던 짐승남 컨셉의 아이돌의 시그니처 안무를 따라 해가며 말렸다. 하지만 막내의 표정은 고민하는 얼굴이 아니라 확신하는 모습이었다.


“가능한가요?”

“흐음~ 언제까지 지속될 수 있을지, 그리고 어떤 변수와 리스크가 있을지는 모르지만, 변신 자체는 해드릴 수 있어요.”

“그렇다면 부탁드릴게요.”


막내가 마력몬스터 앞으로 90도로 허리를 숙여 공손하게 인사를 전했다.


“그렇다면, 시작합니다. 이 아이 맞죠?”


마력몬스터가 다시 한번 핸드폰 도감 속 몬스터를 확인하자 막내는 고개를 크게 끄덕이며 우렁차게 대답했다.


“네, 쫀드기몬스터 맞아요!”

“아니 대체 왜?”


내가 이해되지 않는 표정과 제스처로 어깨를 으쓱하는 그 짧은 사이에 막내의 외형이 서서히 변하기 시작했다. 언뜻 보며 어릴 적 종종 먹던 곰 모양의 젤리 같기도 하고, 눈, 코, 입 모두 삐뚤어진 싸구려 장난감처럼 보이기도 했다.


“다 됐어요! 아차! 변신 전에 물어봤어야 했는데! 이제라도 알려줄게요. 몬스터의 모습으로 눈속임을 해줄 수는 있지만 몬스터가 가지는 기능을 자유자재로 쓰는 것은 어려울 수 있어요. 흉내 정도 수준이랄까요? 당신은 진짜 몬스터가 아니니까요.”

“알고 있어요,”


떡 벌어진 어깨와 탄탄한 가슴근육, 그리고 노력의 흔적인 복근 대신에 오동통 튀어나온 배와 울퉁불퉁한 모습이 너무나 낯설면서도 우스꽝스러웠다. 그리고 진지한 막내의 얼굴표정 때문에 우스꽝스러움은 배가 되어 웃음버튼을 자극하고 있었다.


‘웃지말자, 막내는 진지하니까! 비웃으면 안 돼! 비웃으면···.’


나는 가능한 막내의 모습을 보지 않으려 앞장서서 걷기 시작했다. 내 등 뒤로 막내의 충고가 들렸다.


“형! 형도 얼른 부탁해요! 몬스터 하나 골라서 바꿔야 한다니까요? 도감 보여줘요?”

“아냐, 큽! 난 됐어!”


얼마나 걸었을까? 막내와 나란히 걷던 마력몬스터가 내 앞으로 와 막내의 생각을 말해줬다.


“막내는 지금 종현이나 막내가 가진 능력 대비 몬스터의 기술이 월등히 높을 것을 우려하고 있어요.”

“당연히 높겠죠!”


나와 마력몬스터가 이야기하던 중 어느샌가 뒤쫓아온 막내가 다그치듯이 한 번 더 물었다.


“몬스터 소굴로 가는데 이렇게 무방비로 갈 거예요?”

“무방비라니? 난 이게 있잖아!”


내가 주머니 속에서 핸드폰을 꺼내 보여줬다.


“이 폰과 게임만 있다면 난 어디서든 발라버릴 수 있어!”


내 자신감 넘치는 표정과 다르게 쫀드기몬스터로 변신한 막내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리고 그렇게 흔들 때마다 눈에 보이지도 않던 먼지들이 우르르 막내의 볼에 하나 가득 붙었다.


“아니, 하고많은 몬스터 중에 하필이면 왜 쫀드기몬스터야? 완전 하위 몬스터 아냐?”

“그래서 선택한 거예요! 제대로 맞설 수 없다면 완벽하게 위장해야 하니까요!”

“그게 무슨 논리야?”

“추의 논리죠!”


막내는 검지손가락을 들어 보이며 자신있게 알려줬다. 그리고 곧 자신 외에 모두가 이해할 수 없는 표정임을 이해한 뒤 부연 설명을 붙였다.


“추는 제가 좋아하는 추리물 주인공의 이름입니다.”

‘그래, 결국 덕후놀이하는 거였네. 경청한 내가 바보지!’

“가자, 서둘러서!”


나는 굳이 속에 있는 말을 꺼내지 않은 채 서식 구역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었다.

그렇게 된 까닭에 지금 이곳엔 인간의 모습을 하고 서 있는 자는 오직 나 하나였던 것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불안한데! 형 제 말 믿는 게 좋을걸요? 추의 촉은 틀린 적이 없었거든요. 기억하죠? 나 추랑 동기화되어있는 거요!”


막내는 오는 내내 그러더니 서식 구역에 도착한 뒤로는 더욱 노골적으로 나 역시 모습을 바꿔야 한다고 재촉했다.


“야, 한 번만 더 말하면 100만번 찍겠다? 귀에서 피 나올 것 같으니까 그만 말하라고!”

“허허허, 그렇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인간과 함께 살던 시절이야 이곳에 몬스터들이 모여있었기에 위험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모두 나가버렸으니까요. 저처럼요.”


포미가 양팔을 벌리며 막내의 불안함을 잠재워주려고 했다.


“여기 온 이유가 또 다른 단서를 찾기 위해서라면 이제 슬슬 움직여야 하지 않을까요?”

“그전에 종현과 막내한테 기본적인 위치는 알려줘야겠지. 우리야 이미 익숙해졌지만, 처음에 얼마나 헤맸었는지 기억한다면 말이오.”


포미의 말에 마력몬스터도 금세 수긍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고 방향을 같이했다.


“그렇다면 이번에는 건물 안내도 해주면서 함께 찾아보는 것으로 하죠!”

‘뭐가 나와줘야 할 텐데···. 만약 여기서도 작은 단서 하나 찾지 못한다면 그땐···. 또다시 원점이야. 어디서 어떻게 알아봐야 할지···.’


인간들이 한 번에 증발한 만큼 다시 한 번에 되돌릴 수 있는 방법! 그것을 알아내는 것이 목적이었다.


“윽, 이게 뭐야?”


걸어갈수록 점점 발걸음이 무거워지길래 무심코 내려다본 내 발은 그야말로 만신창이 그 자체였다.

한눈에 보기에도 더러워 보이는 젤리 같은 것이 신발에 덕지덕지 붙어있었기 때문이었다.


“이게 눌어붙어서 발이 무거웠던 거였잖아!”


나는 고개를 숙여 발에 들러붙은 젤리 같은 것을 떼어내려 손을 뻗었다.

그때, 내 발에 덕지덕지 붙었던 것에서 기다란 팔이 쑤욱- 나오더니 내 목을 감싸며 말했다.


“오우~ 반가워요! 인간 맞죠?”

“으아아악! 이게 뭐야!”


나는 놀라서 엉덩방아를 찧을 뻔했지만 다행인지 불행인지 찧지는 않았다. 왜냐하면 발바닥에 붙은 녀석이 내 목을 워낙 꼭 붙들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거 안 놔? 당장 풀지 않으면 네 팔 잘라버린다!”


나는 음성호출기능을 이용해서 게임을 실행시킨 뒤 손을 뻗었다. 이내, 어느덧 익숙해진 검의 감촉이 손끝에 감겼다.


“줘요!”


끈적거리는 그것이 더욱 끈적거리는 말투로 말했다.


“뭐래는 거야? 당장 이거 안 놔?”


나는 검이 단단해지기를 기다리며 또 한 번 크게 외쳤다. 너무나 끈적거리는 말투에 소름이 돋을 지경이었다.


“...고프단 말예요.”


끈끈이가 또 한 번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


‘빨리···. 검이···.’


나는 곁눈질로 내 검을 확인했다. 이상하리만치 검이 활성화되는 시간이 오래 걸리고 있었다. 내 검이 단단해지기 전에 포미가 다가왔다.


“어서 이 자를 놓거라.”


포미는 조금 전 자신이 챙겨왔다던 음식을 끈끈이 앞에 건넸다.

끈적이는 존재는 그제야 스르륵 내 목을 감싸던 자기 팔을 풀어 음식을 집어 들었다.


“이게 얼마만의 식사람?”

포미가 건네준 음식을 먹으며 매우 만족한 모습이었다.

나는 조금 전 느껴졌던 감촉을 떨어내려 다시 한번 몸을 털었다.


“뭐야? 네 동족이잖아?”


조금 전까지는 당황해서 안 보이던 것이 멀리 떨어져서야 비로소 보였다. 달라붙었던 녀석은 쫀드기몬스터였다. 내가 원망의 눈길로 쏘아보자 막내가 억울한 듯 손을 저었다.


“전 진짜가 아니잖아요!”


행여나 들릴세라 입 모양만으로 억울함을 토로하는 막내였다.


‘역시나···. 아직 몬스터가 남아있었어.’


나는 포미한테서 받은 음식을 맛있게 먹고 있는 몬스터한테 뚜벅뚜벅 걸어가 눈을 마주쳤다.


“여기 너 말고 누가 더 남아있지?”


작가의말

이제 앞으로 1회분량만 더 올리면 스토리아레나 공모전이 끝나네요.

처음엔 할 수 있을까? 공모전 기간동안 중도탈락하지 않을까? 자신없었지만,

잊지않고 찾아와주신 분들 덕분에 계속해서 이어갈 수 있었습니다.

응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이번 공모전에 참여하기 전끼지만 해도 문피아 생태계에 대해 

무지했던 사람임을 공모전 참여하고 나서야 알게 됐던 것 같아요

그래서 성적이 기대보다(?) 아쉽다고 해도 

잃는 것보다 얻어가는 것이 더 많았던 시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여러분의 시간도 제 글을 보셨던 동안, 피로를 날릴 수 있었던 시간,

힐링이 되는 시간이었다면 좋았겠다는 바람을 담아봅니다.:)


그럼 오늘 올린 25화도 재밌게 즐독해주셔요 ^_^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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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27화 새로운 얼굴 22.12.01 13 1 9쪽
26 26화 게이머에 빙의한 그곳에선. 22.11.30 15 1 11쪽
» 25화 몬스터구역으로의 진입 22.11.29 16 1 11쪽
24 24화 허탕 22.11.28 26 1 10쪽
23 23화 갈등의 서막 +1 22.11.26 23 1 10쪽
22 22화 치트키의 이상과 현실 +2 22.11.25 24 5 10쪽
21 21화 생존의 조직화 +5 22.11.24 27 5 11쪽
20 20화 침입자의 정체 +4 22.11.23 21 5 10쪽
19 19화 이 세계의 레벨업 +2 22.11.22 25 5 11쪽
18 18화 사건의 새국면(3) +4 22.11.21 31 5 11쪽
17 17화 사건의 새국면(2) 22.11.19 31 9 10쪽
16 16화 사건의 새 국면(1) +1 22.11.18 29 7 10쪽
15 15화 핑크보이 (2) +1 22.11.17 28 7 12쪽
14 14화 핑크보이 (1) +1 22.11.16 27 6 10쪽
13 13화 몬스터를 찾아서 (2) 22.11.15 25 5 9쪽
12 12화 몬스터를 찾아서(1) 22.11.14 31 7 11쪽
11 11화 안녕, 그레이몬스터 22.11.12 27 3 10쪽
10 10화 살려주세요 22.11.11 27 6 11쪽
9 9화 선과 악의 공존 (2) 22.11.10 29 4 10쪽
8 8화 선과 악의 공존 (1) 22.11.09 31 7 10쪽
7 7화 합니다 엔터 (2) 22.11.08 36 7 10쪽
6 6화 합니다 엔터 (1) 22.11.07 41 10 10쪽
5 5화 밤의 주인공(2) +1 22.11.05 51 9 10쪽
4 4화 밤의 주인공 22.11.04 77 13 10쪽
3 3화 위협몬스터의 습격! +9 22.11.03 177 83 10쪽
2 2화 조력 몬스터의 존재 +11 22.11.02 220 92 12쪽
1 1화 몬스터의 첫인상 +64 22.11.01 436 187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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