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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스잭팟 님의 서재입니다.

망돌히어로, 생존자를 확인합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wngml107
작품등록일 :
2022.10.31 10:48
최근연재일 :
2022.12.01 19:53
연재수 :
27 회
조회수 :
1,546
추천수 :
492
글자수 :
124,846

작성
22.11.28 0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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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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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0쪽

24화 허탕

DUMMY

<망돌히어로, 생존자 확인을 시작합니다>


-24화-


*


“청와대다!”


우리는 다행히 나이트몬스터의 공격을 받기 전에, 그러니까 다시 말해 밤이 되기 전에 청와대에 도착했다.


“휴우~여기까지 몬스터를 마주치지 않고 와서 다행이야.”

“맞아요, 형. 만약에 그랬다면 청와대 가기도 전에 지쳐서 나가 떨어졌을 거예요.”


청와대의 파란 기와가 보이는 순간 나는 나도 모르게 긴장이 풀렸다. 저 안에서 우리 핑크보이만 지구에 남게 된 단서를 찾을 수 있겠지.

청와대는 몇 년 전부터 국민과의 소통이라는 취지 아래 개방됐었는데, 그 덕분에 우리는 쉽게 청와대 내부로 진입할 수 있었다.


물론, 청와대를 지키는 경호원도, 심지어 대통령까지 없어진 마당에 우리를 막을 존재는 딱히 없었겠지만 말이다.

청와대 입구에 선 막내가 양팔을 각각 허리춤에 올린 뒤 본격적으로 청와대의 구조를 파악하기 시작했다.


“그러니까 저기가 집무실이고 저기가 영빈관, 또 저기가···.”

“여기서 봐봤자 어차피 헤맬 거 그냥 움직이는 게 나아! 어디부터 확인해야 할까?”

“그렇다면 당연히 집무실이죠!”


내 질문에 답한 막내가 자신있게 뚜벅뚜벅 앞장서 갔다.

그 뒤를 이어 나와 포미, 마력몬스터까지 나란히 뒤를 따라가려는 찰나, 막내가 뒤를 돌아보더니 나와 포미를 막았다.


“지금부턴 팀을 나누죠! 저랑 마력몬스터는 집무실을 볼게요. 형이랑 포미는 대통령 사저부터 확인해요.”

“함께 움직이는 게 안전하지 않겠어?”


내 의견에 포미 역시 한마디를 보탰다.


“그리고 사저란 엄밀히 대통령 퇴근 후, 개인적인 공간이라 할 수 있을 텐데 기밀문서를 보관하기엔 적절한 공간이라 할 수 없습니다.”


막내는 나와 포미의 말에 고개를 저으며 똑부러지게 말했다.


“아니요! 다 같이 모여 다니기엔 청와대는 너무 크고 확인할 곳도 많아요!”

“청와대가 넓긴 하지요. 허나, 요즘같은 세상에는 기밀문서도 디지털화되어있을 테니 함께 다녀도 무리는 없을 듯합니다.”

“그렇지 않을 거예요. 아무리 요즘 세상이 디지털화되어있다고 해도 버튼 하나에 삭제가 이루어지는 것이 디지털이잖아요. 기밀문서일수록 아날로그 버전으로도 남아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흠~ 그래? 네 의견이 그렇다면···.”


막내의 확신에 찬 표정을 본 우리는 결국 각자 둘씩 나누어 움직이기로 정했다.


“그러면 먼저 자그마한 단서라도 찾는 쪽에서 핸드폰으로 연락하는 거로?!”

“알겠어요!”


막내가 핸드폰을 들어 보이며 집무실 방향으로 떠났다.


잠시 후, 나와 포미는 사저를 샅샅이 찾아봤지만 이렇다 할 단서는 찾을 수 없었다.


“포미, 없지?”

“네, 우리에 관한 이야기도, 인구 증발에 대한 흔적도 보이진 않습니다.”

“그래. 대통령 사저에는 없을 것 같았어.”


우리는 사저 근처에 몇몇 부분을 더 확인했지만,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이제 어떻게 하죠?”

“일단 막내한테 연락해보자. 그쪽에서 뭔가 단서를 발견했을지도 모르는 거니까.”


나는 막내한테 전화를 걸어 반대편 상황을 물었다.


-형, 이쪽도 별거 없어요.

“혹시 컴퓨터도 봤어? 아무래도 보안 때문에 확인이 어려웠겠지?”

-아니요. 없었어요.

“확인해봤어?”

-네, 마력몬스터의 미러링 능력으로 여기 컴퓨터 좀 확인해봤는데 이상한 것은 발견되지 않았어요.

“그래, 그렇군. 그럼 일단 만나자. 어차피 다른 곳도 사정은 다를 거 같지 않으니까.”


내가 막내와의 전화를 끊자 포미는 새로운 제안을 해왔다.


“혹시 우리가 머물던 서식 구역이 여기서 가까우니까 가보는 건 어떻겠습니까? 적어도 우리에 대한 정보라도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르니까요.”



*


“휴우~ 이거 원 전쟁터가 따로 없구만.”


우재의 상태가 위중하지 않다는 것을 확인한 후, 메가싱어가 밖으로 나와 마당을 바라봤다. 불과 몇 시간 전까지만 해도 봉지와 자신이 마련해뒀던 텃밭은 폭격맞은 듯 엉망이 되어버렸다.

메가싱어는 묵묵히 몸을 움직여 다시 텃밭을 일구기 시작했다.

다행히 크고, 길고, 날카로운 손톱이 적절한 농기구 역할을 해주고 있어서 정리에는 속도가 붙었다.


“땅을 다시 개간하는 것은 금방 될 것 같은데, 봉지가 가져왔던 씨앗을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

“그것은 제가 찾아볼게요.”


메가싱어가 뒤를 돌아보자, 언제 나왔는지 모르게 드리머몬스터가 나와서 엉망이 되어버린 마당 바닥을 눈을 크게 뜨고 뒤지고 있었다.

한참을 침묵 속에서 각자의 할 일만 하다가 불쑥 드리머몬스터가 물었다.


“이게 맞는 걸까요?”

“그게 무슨 의미지?”

“순식간에 복희와 우재가 다쳤어요. 인간들은 작은 충격에도 받는 데미지가 너무 크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그래서?”

“인간이···. 유지될 수 있을까요?”


메가싱어는 드리머몬스터를 바라봤다. 드리머몬스터는 언제나처럼 웃는 표정이었기에 오히려 속내를 알 수 없었다.


“인간이란 종의 존폐는 하늘의 몫이지. 다만 난 내 몫은 하려고!”


메가싱어가 드리머몬스터를 바라보며 덤덤하게 말했다. 처음에는 상당히 위험한 위협몬스터였지만, 한 가지 공통 분모만이라도 발견할 경우 우호적인 성향을 보이는 메가싱어의 특징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마인드였다.


메가싱어는 그 말을 끝으로 다시 텃밭을 바라보며 일을 시작했다. 그 모습을 빤히 보던 드리머몬스터가 빙그레 웃었다.


“좋은 마인드군요.”


그때, 봉지와 지한도 나란히 나왔다.


“많이 놀라서 그렇지 독을 많이 흡입한 것은 아니었어. 생각보다 빨리 깨어날 수 있을 것 같아.”

“우와! 메가싱어 혼자서 이만큼이나 정리했다고? 다 같이 하면 금방 정리 끝낼 수 있겠네요?”


지한이 스스로를 응원하듯, 그리고 모두의 기운을 북돋아 주려는 듯 힘을 주어 말했다.

그렇게 모두 한참 동안 엉망이 된 마당을 정리하기 위해 땀을 흘리고 있을 때, 조용히 문이 열렸다.


“저기요, 실례합니다.”


낯선 이의 인기척에 일하던 모두의 시선이 한곳으로 쏠렸다.

그곳에는 수척해 보이는 남자 한명이 서 있었다. 한눈에 보기에도 왜소한 체격에 크지 않은 키, 표정까지 가리는 안경은 남자를 소심하고 조용한 사람으로 느끼게 하기 충분했다.


“사람이다! 또 다른 사람이 살아있어!”

“이대로면 누구의 말마따나 은근히 숨어있던 사람들이 많은 것은 아닐까?”


예상하지 못한 인물의 등장에 모두가 바라보고만 있을 때, 지한이 먼저 성큼성큼 남자한테로 다가갔다. 그리고 잔뜩 위축되어 보이는 남자의 손을 덥석 잡고 말했다.


“반갑습니다! 혹시 다른 사람들도 있나요?”


남자는 말 없이 고개를 좌우로 저었다.

메가싱어는 그런 남자의 모습을 위아래로 훑어본 뒤 한마디를 툭 던졌다.


“이 세계에서 용케 살아남았나 보군. 딱히 특별한 능력치는 없어 보이는데.”


남자는 메가싱어의 말을 듣고 가뜩이나 좁은 어깨를 더욱 좁게 움츠렸다.

지한은 남자의 어깨를 다독이며 친절하게 말했다.


“겁먹지 말아요. 이곳 몬스터들은 모두 우리를 도와주기 위해 모인 존재 들이거든요. 혹시 식사는 했어요? 일단 안으로 들어가요.”


지한은 남자의 어깨를 감싸 안고 우재가 누워있는 방으로 들어갔다. 마침 기절했던 우재가 막 일어나려던 참이었다.


“어? 이제 정신이 좀 들어?”


별채에 눕혀놓은 복희와 청와대에 간 멤버들을 뺀 나머지 구성원들은 각자 새롭게 찾아온 남자와 인사를 나눴다.


*


복희가 눈을 떴을 때, 주변은 어두워지고 있었고, 사방은 고요했다.


‘아~ 머리 아파. 그러고 보니 아까···. 그 꽃을 만진 것까진 기억이 나는데···?’


복희는 지끈거리는 머리를 부여잡으며 주위를 둘러봤다.


‘헉! 여기는!’


복희는 자신이 누워있는 공간이 별채임을 알아차리자마자 서둘러 핸드폰부터 확인했다. 핸드폰에는 새 알람이 뜬 흔적은 보이지 않았다.


‘종현이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한테도 얘기해둘 걸 그랬어. 아니 그보다 애초에 어제 그냥 떠났어야 했는데···!’


어슴푸레한 방안에서 주위를 두리번거리는 복희의 행동은 어딘가 매우 초조하고 불안해 보이는 모습이었다.


‘이제 와서 후회한다고 바뀔 것도 없으니, 지금이라도 빨리 이곳을 벗어나야 해!’


복희는 머리가 깨질 듯이 아팠지만 지체할 수 없었다. 조심해서 문을 여는 순간, 복희의 팔꿈치가 문 옆에 서 있던 책장에 닿았다. 책장은 수평이 맞지 않았던 건지 작은 충격이었음에도 조금 흔들리더니 팔랑- 종이 한 장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응? 사진이네?’


어두운 방 안이었지만 떨어진 종이가 사진이라는 것 정도는 구분할 수 있었다.


‘그런데 이 사진 뭔가 낯이 익은데?’


복희는 실루엣만 보이는 사진이지만 어디선가 본 것 같은 기시감이 느껴졌다. 그녀는 몸을 숙여 눈을 크게 뜨고 사진 속 얼굴을 확인했다.


“어? 이 사진은 종현이 아기 때 사진으로 유명한 건데? 원본은 옆에 아이가 한명 더 있었구나.”


떨어진 사진은 얼마 없는 핑크보이 팬이라면 알 만큼 유명한 종현의 어린 시절 사진이었다. 물론, 소속사에서 공개한 사진에서는 종현 혼자 앉아있는 사진이라는 게 지금 보고있는 사진과의 차이점이었다.


“하긴, 연예인도 아닌데 얼굴 팔리면 안 되니까!”


복희는 사진 속 모르는 아이의 얼굴을 톡톡 치며 혼자 중얼거렸다.


“근데 옆의 아이는 누군데 이렇게 얼굴이 다 낙서 된 거야?”


사진 속에서 종현은 너댓살의 아기였고, 옆에는 함께 찍은 또 다른 아이가 있었다. 하지만 다른 아이의 얼굴은 볼펜으로 찍찍 그어져 찢기기 일보 직전이라 누구인지 알아볼 수 없을 지경이었다.


“그리고 이 집에서 종현이 아기 사진이 왜 있는 거지? 그것도 원본 사진이?”


복희는 나가려던 마음을 뒤로 하고 다시 조용히 문을 닫았다.

띠리리릭.

복희는 핸드폰 전원을 끈 뒤 들릴 듯 말듯 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이 방, 조금 더 알아봐야겠어. 우리 핑크보이 오빠들이 생각보다 더 엮인 거 같으니까! (잘 생기면 오빠랬다!)”


복희는 결의에 찬 주먹을 불끈 쥐어 보이며 다짐했다.


작가의말

안녕하세요? 주말 잘 보내셨나요?!

저도 잘 쉬고 토욜에 말씀드렸던 시간에 다시 찾아왔습니다.


최대한 가독성을 해치지않는 문장을 쓰고자 노력하고 있는데

어떻게 읽고 계시는지 모르겠네요 :)


지난 주말, 선작이 세 자리수를 기록했다고 남겼는데 주말 내내 선삭이 되서
두자리로 바뀔까 조마조마했지만. 봐주셨던 분들 덕분에 3자리수는 지켰네요 ^_^.

기다려주신 분들을 실망시키지 않는 글을 쓸 수 있도록 진지하게 임할게요!


그럼 이번 화도 재미있는 시간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이번 한 주도 행복한 일들만 가득한 날들로 만들어요, 우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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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26화 게이머에 빙의한 그곳에선. 22.11.30 15 1 11쪽
25 25화 몬스터구역으로의 진입 22.11.29 16 1 11쪽
» 24화 허탕 22.11.28 27 1 10쪽
23 23화 갈등의 서막 +1 22.11.26 23 1 10쪽
22 22화 치트키의 이상과 현실 +2 22.11.25 24 5 10쪽
21 21화 생존의 조직화 +5 22.11.24 27 5 11쪽
20 20화 침입자의 정체 +4 22.11.23 21 5 10쪽
19 19화 이 세계의 레벨업 +2 22.11.22 25 5 11쪽
18 18화 사건의 새국면(3) +4 22.11.21 32 5 11쪽
17 17화 사건의 새국면(2) 22.11.19 31 9 10쪽
16 16화 사건의 새 국면(1) +1 22.11.18 29 7 10쪽
15 15화 핑크보이 (2) +1 22.11.17 29 7 12쪽
14 14화 핑크보이 (1) +1 22.11.16 27 6 10쪽
13 13화 몬스터를 찾아서 (2) 22.11.15 25 5 9쪽
12 12화 몬스터를 찾아서(1) 22.11.14 31 7 11쪽
11 11화 안녕, 그레이몬스터 22.11.12 27 3 10쪽
10 10화 살려주세요 22.11.11 27 6 11쪽
9 9화 선과 악의 공존 (2) 22.11.10 29 4 10쪽
8 8화 선과 악의 공존 (1) 22.11.09 31 7 10쪽
7 7화 합니다 엔터 (2) 22.11.08 36 7 10쪽
6 6화 합니다 엔터 (1) 22.11.07 41 10 10쪽
5 5화 밤의 주인공(2) +1 22.11.05 51 9 10쪽
4 4화 밤의 주인공 22.11.04 77 13 10쪽
3 3화 위협몬스터의 습격! +9 22.11.03 177 83 10쪽
2 2화 조력 몬스터의 존재 +11 22.11.02 220 92 12쪽
1 1화 몬스터의 첫인상 +64 22.11.01 436 187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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