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다스잭팟 님의 서재입니다.

망돌히어로, 생존자를 확인합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wngml107
작품등록일 :
2022.10.31 10:48
최근연재일 :
2022.12.01 19:53
연재수 :
27 회
조회수 :
1,535
추천수 :
492
글자수 :
124,846

작성
22.11.03 00:28
조회
176
추천
83
글자
10쪽

3화 위협몬스터의 습격!

DUMMY

<망돌히어로, 생존자 확인을 시작합니다>


-3화-


“윽!”


떨어진 탓에 충격이 상당했지만 추스를 여유 따위는 없었다. 살의를 지닌 녀석의 모습부터 파악해야 했으니까.


‘저런, 지금까지 먹은 삼겹살에 대한 값을 이렇게 치러야 하는 건가.’


녀석을 본 나의 첫인상이었다. 베이비핑크빛의 몸뚱이와 상징적인 코가 딱 돼지의 생김새였기 때문이었다. 물론 덩치나 발톱 등 그 외의 것들은 돼지와 다른 모습이었다.


“흐흐흐, 너도 고마운 마음을 담아 최대한 빠르게 처리해주마!”


녀석의 손톱이 순식간에 길게 뻗어 내 앞으로 다가왔다.


‘죽을 때가 되면 슬로우모션으로 보인다던데, 그렇다면 나 지금 이렇게 허무하게 죽는 건가?’


내가 그렇게 멍청한 포기를 하려던 찰나, 비열한 목소리가 들렸다.


“정신 차려!!”


봉지의 외침과 함께 강한 힘이 나를 밀어냈다. 배를 가격당한 탓에 몸뚱이가 찌그러진 봉지가 나를 밀어낸 거였다. 그리고 조금 전 내가 있던 자리에 포미가 서 있었다.


“으아아악!!! 내 손톱! 이게 몇 년 동안 기른 건데!!!”


위협 몬스터가 볼썽사납게 찌그러진 손톱을 바라보며 자리에서 콩콩 뛰었다. 포미의 배에 막혀 찌그러진 모양이었다.


“너 하급이구나?”


봉지가 이죽거리자 아프다고 콩콩 뛰던 녀석의 눈이 다시 사납게 돌변했다.


“뭐래! 저 쪼렙이!”


녀석이 봉지한테 집중한 그 사이, 그러니까 내게 다시 달려들기 전 몸을 숨겨야 했다. 마침 공원에서 마주친 덕분에 숨을 곳은 많아 보였다. 나는 재빨리 커다란 나무 뒤에 몸을 숨긴 뒤 몬스터들의 움직임을 주시했다.


“조금 전 봤던 도감을 떠올려내야 해! 분명 봤을 거야! 위협몬스터부터 외웠으니까!!”


한참을 머릿속의 기억과 씨름하고 있을 때,

끼여억!!!!

처절한 비명소리가 들렸다.


위협몬스터가 봉지를 향해 달려들던 그 순간 포미가 기습 공격을 날렸던 것이다. 녀석은 포미의 위협적인 발톱에 뒤통수가 긁히자 돼지 멱따는 듯한 비명을 질러댔다.

위협몬스터의 눈이 노란빛으로 번쩍이는 그때, 드디어 녀석에 대한 도감이 떠올랐다.


몬스터 분류: 메가 싱어

특성: 최소 1개 이상의 공통 분모 요소를 지닌 대상한테 우호적 성향

치트키: 투시력


“지피지기 백전백승, 염원을 담아 전투준비 완료!”


나는 스스로를 응원하듯 중얼거린 뒤 너튜브 영상을 튼 핸드폰을 최대한 메가싱어가 있는 곳에 가깝게 던졌다. 무려 차트 100위를 한번은 찍고 내려온 ‘세이렌’이란 노래가 흘러 나왔다.


-내 얼굴을 봐봐라, 아직 아니야? 그럼 이건 어때? 내 노래 봐봐라! 결국 너도 내게 심장을 두두둥둥둥~

“뭐야?!”


핸드폰을 통해 들려오는 노랫소리에 메가 싱어가 뒤를 돌아봤다. 잔뜩 독이 오른 눈빛이었다. 노래는 몬스터가 핸드폰을 부수기 전에 끝날 것이다. 그리고 노래가 끝나고 나면.


-안녕하세요, 그 시절 당신이 사랑했던 소년, 핑크보이입니다!


우리의 인사말이 이어질테지. 단 한 번 설 수 있었던 음방 무대 영상이었다.


“너 미쳤어? 쟤 엄청 화났는데 자극하지마!”


봉지가 소리를 지르며 나를 찾아대기 시작했다. 포미도 메가싱어의 움직임에서 눈을 떼지 않은 상태로 소리쳤다.


“봉지! 내가 녀석의 주의를 끌 동안 어떻게든 종현을 찾아!”

“어디 있어? 쟨 투시 능력이 있는 몬스터라서 숨어도 소용이 없다고!”

“종현, 모습을 드러내십시오!”


나도 안다. 나무 뒤에 숨어봤자 투시를 통해 바로 들킬 것이다. 나무는 그저 단 한 번의 공격을 막아줄 1회용 방패일 뿐이었다.

조력몬스터들의 목소리가 다급했지만 아직은 타이밍이 아니었다. 기다려야 했다.

셋, 둘, 하나!

지금이닷!


“안녕하세요, 그 시절 당신이 사랑했던 소년, 핑!크!보!이! 입니다!”


영상과 함께 인사를 했다. 최대한 ‘핑크’란 글자에 힘을 주면서 인사를 마친 뒤 입고 있던 재킷을 열어 보였다. 평상시에 잠옷으로 입고 있었던 베이비핑크 컬러의 티셔츠가 드러났다. 한때 야심차게 만들었던 팬클럽 키트 구성품의 재고였다.

위협몬스터의 이글거리는 노란 눈동자가 나를 향했다.


두근두근.

전략이 먹혀야 할 텐데.


“너···. 피지컬이 핑크였어?”


‘공통분모에 대한 우호적 성향’이 통했다! 메가싱어의 눈빛에서 이글거리던 노란 빛이 사라진 것을 보면 내가 생각한 전략이 먹힌 것 같았다.

좋아, 또 한 번 베팅해보자!

그렇게 마음을 먹은 그때 절망적인 말이 들려왔다.


“나와 같은 점이 있다니, 인간이 멸종하지만 않았다면 좋은 친구가 될 수 있었을 것 같군.”

‘여전히 날 죽일 생각엔 변함이 없단 뜻이구나! 그렇다면 다음 행동을 서둘러야겠어!’


또다시 메가싱어의 길어진 손톱이 나를 향해 뻗치고 있을 때 내 발도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그리고 잽싸게 조금 전 던졌던 핸드폰을 집어 들어 플레이 버튼을 눌렀다.


‘펜싱 때 배워둔 순발력이 이렇게 쓰일 줄이야!’


사람 앞날은 역시 모를 일이란 생각과 함께 노래를 시작했다.


“그럼 이건 어때? 내 목소릴 봐봐라! 결국 너도 내게 심장을 두두둥둥둥!”


데뷔한 이래 가장 정성스럽게 부른 열창이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호응을 유도하며 핸드폰을 마이크처럼 녀석의 앞으로 내밀었다. 메가싱어라는 이름을 유추했을 때 노래를 좋아할 것이다. 특히 저렇게 감미로운 목소리를 지닌 녀석이기에 더욱 그럴 것 같다는 계산이었다.


“두두둥둥둥, 두두둥둥둥, 네 마음은 이미 깊이 빠졌지.”


녀석이 내가 넘긴 핸드폰을 넘겨받고 후렴구를 따라 부르기 시작했다. 그렇게 우리는 둘만의 떼창을 마치고 서로를 바라봤다. 메가싱어의 눈에서 어느덧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널 도울게! 이렇게 공통 분모가 많은 인간을 죽일 순 없어.”

“인간 멸종 시킬 거야? 지켜줄 거야?”

“지켜야지!”


메가싱어가 예의 부드럽지만 단단한 음성으로 약속했다.

풀썩!

잔뜩 긴장했던 포미와 봉지가 바닥에 주저앉는 게 보였다.

내가 먼저 그들한테 다가가 손을 내밀어 일으켜 세웠다. 나 역시 긴장이 풀렸는지 손이 덜덜 떨렸다.


“와~ 종현! 제법이네? 아이돌 대신 심리학자를 하지 그랬어?”

“너 또 놀리는 거지? 메가싱어의 마음을 사로잡은 건 아이돌 활동 영상이었다고.”

‘그리고 대표님, 그룹 이름이 핑크보이라고 욕한 거 죄송해요. 덕분에 살았습니다!’


나는 마음속으로 어디 있을지도 모르는 대표를 생각하며 짤막하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종현의 전략, 인상 깊습니다. 하지만, 매번 그렇게 행동하는 것은 상당히 위험하지 않을까요?”

“너희가 준 몬스터 도감 덕분에 세울 수 있는 전략이었어.”

“즉흥적인 게 아니었던 겁니까?”

“당연하지! 앞으로도 도감 속 몬스터 성향을 보면서 행동할 테니 걱정하지 마!”


그제야 포미도 굳어있던 표정을 풀며 활짝 웃었다.


“다행이군요.”

“아, 맞다! 우리 우재 형한테 가고 있었는데! 한참 기다리고 있었겠어.”

“가자, 가자!”


봉지가 신이 난 듯 몸을 부풀어대며 흔들었다. 나는 봉지의 뒤에서 여전히 노래를 흥얼거리는 메가싱어한테 다가갔다.


“부탁이 있어.”

“얼~마~든~지~말~만~해!”


메가싱어는 좀처럼 흥이 가시지 않는 건지 말마다 멜로디를 붙이며 응답해주었다.


“네 투시력으로 앞장 서줘. 위협적인 몬스터가 어디에 숨어있는지.”

“쉽지~쉽지~두두두둥둥.”


메가싱어가 엉덩이까지 흔들어대며 선두에 섰다.


“종현 이런 얘기하기 조심스럽지만 메가싱어한테 확인해야 하지 않을까요?”

“뭘 확인해야 하는데?”


포미가 불편한 듯 머뭇거리다가 입을 열었다.


“조금 전 죽였던 인간이 종현의 동료, 우재형인지 말입니다. 지금 인간의 흔적은 거의 없잖아요.”


지금까지 보아온 결과, 포미는 정말 침착한 몬스터였다. 그리고 이번에도 침착하게, 피하고 싶은 진실을 들이댔다. 나는 말없이 핸드폰을 포미한테 건넸다. 우재형의 사진이다.

포미가 핸드폰을 받아든 뒤 메가싱어를 향해 무거운 발걸음을 옮겼다.


“메가싱어, 이걸 확인해야 해. 조금 전 네가 죽였다던 인간의 얼굴이 이 사람인가?”

“음···.”

“아, 답답해! 뜸 들이지 말고 말해!”

“잘 모르겠어. 기억이 안 나네. 죽인 장소가 그리 멀지 않은데 직접 확인해볼래?”


메가싱어가 천진난만한 표정으로 되물었다. 나는 계속해서 애써 긍정 회로를 돌리며 그곳을 향해 걸었다.

저벅저벅.

메가싱어의 손이 한 곳을 가리켰다.


“저기서 죽였어. 아마 다른 몬스터들이 치우지 않았다면 아직 있을 거야.”


쿵,쿵,쿵,쿵

나도 모르게 심장이 빠르게 뛰었다. 내 머릿속은 빠르게 달려가서 확인하고 싶은 마음과 영원히 진실을 외면하고 싶은 마음이 치열하게 다투고 있었다. 그렇게 치열하게 양가감정이 대립하는 사이 포미가 먼저 시신에 도착했다.


“아···!”


시신의 얼굴을 확인한 포미의 고개가 아래로 떨어져 내렸다. 뒤이어 시신을 확인한 봉지 역시 나의 눈을 애써 피하기 시작했다. 예감이 좋지 않았다.


“형!!!!”


더 이상 참을 수 없어진 내 발이 뛰기 시작했다. 그렇게 시신의 얼굴을 마주한 순간, 나는 주저앉을 수밖에 없었다.

심장에 정확히 꽂혀 뚫려있는 4개의 구멍, 조금 전 나를 향해 달려들던 메가싱어의 손톱이 분명했다. 그 자리에 심장을 관통한 출혈로 사망한 우재형이 누워있었다.


“우재형!!!”


내가 그를 흔들며 오열하자 입고 있던 맨투맨 티가 들리며 속으로 받쳐입은 티셔츠가 보였다.

종현과 같은 핑크보이의 굿즈 티셔츠였다.


작가의말

재미있게 봐주세요
목표는 완주입니다. :)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9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망돌히어로, 생존자를 확인합니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재정비 후 돌아오겠습니다. 22.12.02 16 0 -
공지 공모전 마지막 화인 26화는 새벽이 아닌 오전 10시에 올리겠습니다 22.11.29 12 0 -
공지 몬스터 도감 22.11.18 30 0 -
27 27화 새로운 얼굴 22.12.01 13 1 9쪽
26 26화 게이머에 빙의한 그곳에선. 22.11.30 14 1 11쪽
25 25화 몬스터구역으로의 진입 22.11.29 15 1 11쪽
24 24화 허탕 22.11.28 26 1 10쪽
23 23화 갈등의 서막 +1 22.11.26 22 1 10쪽
22 22화 치트키의 이상과 현실 +2 22.11.25 24 5 10쪽
21 21화 생존의 조직화 +5 22.11.24 27 5 11쪽
20 20화 침입자의 정체 +4 22.11.23 21 5 10쪽
19 19화 이 세계의 레벨업 +2 22.11.22 25 5 11쪽
18 18화 사건의 새국면(3) +4 22.11.21 31 5 11쪽
17 17화 사건의 새국면(2) 22.11.19 31 9 10쪽
16 16화 사건의 새 국면(1) +1 22.11.18 28 7 10쪽
15 15화 핑크보이 (2) +1 22.11.17 28 7 12쪽
14 14화 핑크보이 (1) +1 22.11.16 26 6 10쪽
13 13화 몬스터를 찾아서 (2) 22.11.15 24 5 9쪽
12 12화 몬스터를 찾아서(1) 22.11.14 31 7 11쪽
11 11화 안녕, 그레이몬스터 22.11.12 27 3 10쪽
10 10화 살려주세요 22.11.11 26 6 11쪽
9 9화 선과 악의 공존 (2) 22.11.10 29 4 10쪽
8 8화 선과 악의 공존 (1) 22.11.09 31 7 10쪽
7 7화 합니다 엔터 (2) 22.11.08 36 7 10쪽
6 6화 합니다 엔터 (1) 22.11.07 41 10 10쪽
5 5화 밤의 주인공(2) +1 22.11.05 51 9 10쪽
4 4화 밤의 주인공 22.11.04 77 13 10쪽
» 3화 위협몬스터의 습격! +9 22.11.03 177 83 10쪽
2 2화 조력 몬스터의 존재 +11 22.11.02 220 92 12쪽
1 1화 몬스터의 첫인상 +64 22.11.01 435 187 1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