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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스잭팟 님의 서재입니다.

망돌히어로, 생존자를 확인합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wngml107
작품등록일 :
2022.10.31 10:48
최근연재일 :
2022.12.01 19:53
연재수 :
27 회
조회수 :
1,533
추천수 :
492
글자수 :
124,846

작성
22.11.09 00:38
조회
30
추천
7
글자
10쪽

8화 선과 악의 공존 (1)

DUMMY

<망돌히어로, 생존자 확인을 시작합니다>


-8화-


하얀빛의 정체 또한 몬스터라고 했다. 하얀빛 특유의 아우라가 신비로워서 요정이 아닐까 생각했지만, 몬스터일 뿐이었다.


“얘는 조력몬스터인 건가? 위협몬스터 목록에 없었거든.”

“지금 그게 중요한 게 아니야.”


봉지의 표정이 제법 심각해보였다.

하얀빛의 몬스터는 눈을 꼭 감고 죽은 듯이 누워있었다.


‘자는 건가? 아니면 기절?’


지금까지 난 새로운 몬스터가 나타날 때마다 늘 긴장모드가 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번 몬스터는 조금 달랐다. 하얀빛이 주는 평온함인 걸까? 아니면 눈을 감고 있어서? 그것도 아니면···. 지금 사슬에 묶여있어서?


“네가 그런 거야?”


봉지가 하얀빛 몬스터를 묶은 사슬을 가리키며 물었다. 봉지의 원망 어린 시선 끝에는 막내가 있었다.


“정당방위였어.”

“저 몬스터가 널 공격했단 말이야?”

“그건 아니지만···. 또 모르지. 내가 묶어두지 않았다면 날 죽였을지도!”

“아까 나한테 한 것처럼 다짜고짜 묶었다는 거야?”

“내가 그렇게 하지 않았다면 나도 우재형처럼 됐을지도 모르잖아!”

“그렇다고 이렇게 공격성 없는 몬스터를 묶어버리면 어떡해!”


공격성 없는 몬스터라···. 그건 우재형도 마찬가지였다.

내가 아는 우재형은 다소 툴툴거리고 다혈질인 편이지만 폭력적인 성격은 아니었다.

그뿐인가?

은근히 겁도 많아서 메가싱어의 압도적인 크기에 이미 얼어있었을지도 모르겠다.

순간, 나도 모르게 마음의 소리가 튀어 나왔다.


“너희 몬스터들도 크게 다르지 않잖아? 우재형도 공격성 없는 인간이었어.”

“혀엉~!”


지금까지 날 의심의 눈초리로 보던 막내가 가까이 다가와 팔짱을 꼈다.

내가 미심쩍다고 할 땐 언제고 고작 저 한마디에 마음의 빗장이 열린 모양이다.


‘이렇게 쉽게 나에 대한 경계를 허물어버리다니, 애는 애구만!’


비록 티는 안 냈지만, 막내가 귀엽다고 생각하고 있을 때, 봉지의 말이 날카롭게 꽂혔다.


“쳇, 이 몬스터가 어떤 능력이 있는지 알고도 네가 이렇게 쟤 편을 들을 수 있을 것 같아?”

“무슨 능력이 있는데?”

“치유의 능력!”

“뭐 게임처럼 죽은 사람 살려주고 그런 건 아닐 거잖아. 신도 아니고.”

“...”


봉지가 대답하지 않았다. 그 침묵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당연히 알 수 있었다.

세상에, 그런 능력을 쥐고 있는 생명체라니! 상상의 세계에만 있는 줄 알았는데!


“설마 가능하다고? 저 몬스터의 치트키로 죽은 자를 살려낸다는 게?”

“말도 안 돼! 그러면 왜 스스로 치유의 능력을 사용하지 않는 건데?!”


막내가 인정할 수 없다는 듯 되물었다.


“쟤는 아직 성체가 아니니까.”


급하게 핸드폰을 켠 뒤 치유의 몬스터라는 녀석을 찾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무리 천천히 훑어봐도 치유의 몬스터는 보이지 않았다.


“뭐야, 없는데?!”

“아! 맞다. 내가 얘기하지 않은 게 있었네. 성체와 새끼 얼굴이 달라서 찾기 어려웠겠어.”


봉지는 내가 쥐고 있던 핸드폰을 가져가더니 도감을 스크롤 해 내렸다.


“어! 찾았다. 이 녀석이야!”


핸드폰 화면 속에는 지금 내 눈앞에 있는 몬스터와 닮은 듯 다르게 생긴 몬스터가 들어 있었다.

지금까지 보아온 몬스터와는 다르게 유일하게 인간과 생김새가 가장 유사한 모습이었다.

이목구비는 골든리트리버와 더 닮은 것 같기도 했지만.

녀석의 머리카락은 마치 여인의 긴 머리처럼 하얀 백발로 뒤덮여 있는 반면 얼굴과 몸은 백발과 대조적일 만큼 온통 새까맸다.


몬스터분류: 그레이

특성: 유일하게 개체수가 1인 몬스터. 자웅동체이며 스스로 번식을 반복한다. 개체수 1의 유지를 위해 죽음이 다가올 때 번식을 하는 것으로 추정

치트키: 치유력


“그럼 얘도 성체가 되면 이 모습으로 된다는 거야? 지금은 온통 하얀데.”

“글쎄다. 얘는 자라는 환경에 따라서 그대로 자랄 수도 있고, 지금 본 모체처럼 흑화할 수도 있어.”

“흑화라고?”

“흑화할 경우 치트키도 흑화해. 치유력 대신 저주력이 나타나지”


막내는 조용히 나와 봉지의 대화를 듣고 있었다.


“형, 저도 그 도감이란 거 보여줄 수 있어요?”

“당연하지!”


어차피 지금부터 인간의 멸종을 막기 위해 함께 가야 할 동료였다.

그러려면 조금이라도 빨리 몬스터에 대해 파악해두는 게 도움이 될 것이다.

막내는 나한테서 핸드폰을 받아들고 몬스터 도감을 살펴봤다.


“몬스터도감이라니, 신기하네.”

“네 핸드폰 좀 줘볼래? 너한테도 보내줄게. 틈틈이 몬스터 공부 좀 해놔.”

“아, 그게···.”


막내가 바지 주머니에서 자신의 핸드폰을 꺼냈다. 핸드폰은 액정이 깨진 채 까만 화면일 뿐이었다.


“너 우리 만나기 전에 다른 몬스터 만난 적 있어? 결투라도 한 거야?”

“아니요. 하필이면 그 전날 핸드폰을 떨어뜨렸어요.”

“그 전날이라 하면?”

“우리···. 계약 해지됐던 날이요.”

“아···!”

“그날은 피곤해서 '내일 일어나서 서비스 센터 가야지' 했는데 이렇게 사람들이 다 없어져가지고···.”


재수 없는 놈은 뒤로 넘어져도 코가 깨진다더니, 하필 이 타이밍에 핸드폰이 망가졌구나.

운 없는 녀석.

막내는 도감을 스크롤 해가며 보다가 고개를 들어 물었다.


“그런데 형! 이제는 말해줄 수 있지 않아요? 형은 어쩌다 몬스터들이랑 친구 먹었어요?”


나는 그동안 있었던 일들을 말해주었다. 즐겨보는 너튜버의 알람을 통해 포미를 만나고, 봉지가 날 찾아냈던 일, 짹짹이 DM을 통해 우재형을 만나러 가던 도중 메가싱어를 만나 우리 편으로 만들었던 일들까지.


“근데 생각해보니까 말이야, 봉지 너도 날 데려왔을 때 상당히 우악스러웠잖아?”

“갑자기 그건 왜?”

“그러니까 우리 막내도 너무 나쁘게만 보지 말아줘. 얘도 알고 묶은 건 아니잖아.”

“쳇!”


봉지는 더는 할 말이 없었는지 입을 삐죽거리며 더 이상의 대꾸는 하지 않았다.


“그러니까 이 모든 과정을 몰랐던 것은 핸드폰이 망가졌기 때문이었네요.”


막내는 망가진 핸드폰이 원망스러운 듯 핸드폰을 쥐고 있는 손에 힘을 주며 말했다.


“핸드폰이 망가져서 도감 자료는 못 주겠지만, 최대한 빨리 몬스터를 익혀놔. 특히 위협몬스터는 미리 알아놔야 생존력을 높일 수 있겠지.”


막내는 조금 전과 다르게 제법 진지한 표정으로 도감을 읽어 내려갔다.

집중하고 있는 막내의 옆으로 봉지가 다가왔다.

그리고 핸드폰 속 도감 안의 그레이몬스터를 가리키며 말했다.


“지금 화면에 있는 이 녀석 정도면 저주력이 85%, 치유력은 많이 봐준다고 해도 15% 정도?”

“그 얘길 갑자기 왜 저한테?”


막내의 얼굴에 불안함이 드리워졌다.

나는 그때까지만 해도 봉지가 막내한테 어떤 말을 하려고 다가갔는지 몰랐다.

그래서 그저 순수한 호기심으로 그레이몬스터에 대해 물었다.


“근데 말이야. 개체수 1을 유지한다는 것은 지금 얘 모체는 죽은 건가?”

“글쎄? 지금 너희 상황으로는 죽었길 바래야 할 것 같다. 새끼를 감금했을 때 가만히 있을 어미는 없으니까.”


봉지가 막내를 쳐다보며 조용하게 입 모양만으로 말했다.

저.주.력


“지금이라도 사슬을 풀어줄게.”


막내가 허겁지겁 그레이몬스터한테 다가갔다.

봉지의 말을 듣자 겁이 난 모양이다.

막내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빠르게 사슬을 풀어버렸다.


“어라? 묶을 때까지만 해도 이렇지 않았는데...!”


막내가 난감한 듯 말끝을 흐렸다.

사슬을 풀면서 보니, 지금까지 백발에 가려져 있다가 드러난 다리가 이미 새까맣게 변해 있었던 것이다.


“어떡하지?”


막내의 얼굴은 점점 사색이 되어갔다.


“내가 묶었으니까, 저주도 내가 받는 거겠죠?”


막내의 정신이 패닉이 되기 전, 상황을 빨리 수습해야 했다.

나는 막내를 진정시키기 위해 봉지한테 물었다.


“봉지! 얘 환경에 따라 색이 변한다고 했지? 성체가 되기 전엔 바뀔 수도 있어?”

“글쎄다. 내가 들은 바로는 없긴 한데···. 나도 잘 몰라.”

“큭크크.”


봉지와 나, 막내가 일제히 웃음소리가 들리는 곳으로 시선을 옮겼다.

어느샌가, 그레이몬스터가 깨어나 있었다.


“안...녕? 초면이지?”


새끼는 선할 거야. 이 세상 어떤 생명체도 새끼때는 선하니까.

나는 조심스럽게 그레이몬스터한테 다가가 손을 내밀었다.


“친한 척 하지마. 이미 우리 엄마가 오고 있거든.”


그레이몬스터가 히죽대며 웃었다.


“봉지, 어떡하지?”

“어떡하긴 뭘 어떡해? 저주에 걸리기 전에 뭐라도 해야지! 우선 포미와 메가싱어한테 알려서 전투 전략을 세워야 해!”

“아니, 그러지 마!”


나는 서둘러 나가려던 봉지를 붙잡았다.


“왜 그래? 시간이 없어.”

“아까 네가 그랬지? 새끼는 치유의 능력이 없고 성체는 있다고.”

“그렇긴 한데 아까 막내한테 말한 거 못 들었어? 지금 오고 있는 그레이몬스터의 치유의지는 고작 15%야. 저주로 가득 차서 달려오고 있다고!”

“나는 15%에 걸 수밖에 없어. 그게 우재형의 목숨이니까.”

“뭐?”


막내와 봉지가 의아한 듯 날 바라봤다.


“죽은 자도 살릴 수 있다며. 나 우재형 살리고 싶어.”


내 말을 들은 막내가 조용히 내 옆에 다가와 섰다.


“그건 저도 그래요.”


봉지의 몸이 빵빵하게 부풀어 올랐다. 어지간히도 속이 터지는 모양이었다.


“동화 같은 소리 하고 있네! 상황 파악이 안 돼? 그레이몬스터는 너희를 저주하러 오고 있는 거라니까?!”


우리의 의견이 팽팽히 나뉘었다.

그러는동안 그레이몬스터는 계속해서 우리를 주시하고 있었다.

나는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진실을 담아 그레이몬스터와 눈을 마주쳤다.

그리고 내 마음이 전달되길 바라며 입을 열었다.


“이 세상 어떤 아기 중에도 악한 생명은 없었어. 쟤가 우릴 도와줄 거야!”

“그래? 그러면 악한 아기가 뭔지 내가 보여줄게!”


그레이몬스터가 짓궂게 웃었다.


작가의말

오늘도 완결을 위해서! 달려봅시다!

재미있게 봐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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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24화 허탕 22.11.28 26 1 10쪽
23 23화 갈등의 서막 +1 22.11.26 22 1 10쪽
22 22화 치트키의 이상과 현실 +2 22.11.25 24 5 10쪽
21 21화 생존의 조직화 +5 22.11.24 27 5 11쪽
20 20화 침입자의 정체 +4 22.11.23 21 5 10쪽
19 19화 이 세계의 레벨업 +2 22.11.22 25 5 11쪽
18 18화 사건의 새국면(3) +4 22.11.21 31 5 11쪽
17 17화 사건의 새국면(2) 22.11.19 31 9 10쪽
16 16화 사건의 새 국면(1) +1 22.11.18 28 7 10쪽
15 15화 핑크보이 (2) +1 22.11.17 28 7 12쪽
14 14화 핑크보이 (1) +1 22.11.16 26 6 10쪽
13 13화 몬스터를 찾아서 (2) 22.11.15 24 5 9쪽
12 12화 몬스터를 찾아서(1) 22.11.14 31 7 11쪽
11 11화 안녕, 그레이몬스터 22.11.12 27 3 10쪽
10 10화 살려주세요 22.11.11 26 6 11쪽
9 9화 선과 악의 공존 (2) 22.11.10 29 4 10쪽
» 8화 선과 악의 공존 (1) 22.11.09 31 7 10쪽
7 7화 합니다 엔터 (2) 22.11.08 35 7 10쪽
6 6화 합니다 엔터 (1) 22.11.07 41 10 10쪽
5 5화 밤의 주인공(2) +1 22.11.05 51 9 10쪽
4 4화 밤의 주인공 22.11.04 77 13 10쪽
3 3화 위협몬스터의 습격! +9 22.11.03 176 83 10쪽
2 2화 조력 몬스터의 존재 +11 22.11.02 220 92 12쪽
1 1화 몬스터의 첫인상 +64 22.11.01 435 187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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