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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스잭팟 님의 서재입니다.

망돌히어로, 생존자를 확인합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wngml107
작품등록일 :
2022.10.31 10:48
최근연재일 :
2022.12.01 19:53
연재수 :
27 회
조회수 :
1,534
추천수 :
492
글자수 :
124,846

작성
22.11.08 00:25
조회
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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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글자
10쪽

7화 합니다 엔터 (2)

DUMMY

<망돌히어로, 생존자 확인을 시작합니다>


-7화-


막내는 내 품에 안겨 눈물을 뚝뚝 흘렸다.


“형, 혀엉”

“막내야!”


나는 말없이 막내의 등을 토닥이며 그의 울음을 기다려줬다. 고작 열여섯의 어린 나이에 버텨내기엔 힘든 일이었을 테니까.


“저기, 종현! 인간들끼리 감격의 상봉을 한 건 알겠는데 날 좀 기억해줄래?”


이젠 익숙해져 버린 특이한 목소리, 봉지를 잊고 있었다.


“아···!”


내가 ‘봉지를 풀어달라’고 말하려는 찰나, 막내가 내 몸을 확 밀쳐냈다.


“형, 저 새끼랑 한패였어요?”

“한패라는 어감은 좀 이상하지만, 우호적인 사이지. 그게 뭐 문제라도?”


내 대답을 들은 막내의 눈빛이 차갑게 변했다. 아니, 단순히 차갑다고 표현하기에는 무너졌다는 표현이 더 정확할지 모르겠다.


쩌저적!

우리 사이에 적막을 깬 것은 메가싱어였다. 기다려도 창문을 열어주지 않자, 강제로 창문을 열어버린 것이다. 예의 그 손톱을 지렛대 삼아서.


“아직 멀었어? 나도 궁금해~”


메가싱어의 손톱을 본 막내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피,핑크돼지새끼.”

“돼지 새끼 아니고 메가싱어.”


막내는 몬스터의 이름은 알 바 없다는 듯 구석으로 급히 도망쳐 몸을 숨겼다. 그리고 메가싱어를 손으로 가리키며 물었다.


“저 돼지도 형이랑 한패였어요?”


막내의 손끝이 덜덜 떨리고 있었다.


“응, 우리의 조력몬스터니까.”


막내는 메가싱어의 눈치를 보면서도 잽싸게 내 멱살을 쥐어 구석으로 끌고 갔다.


“그럼 형도 아, 알고 있었어요?”

“다짜고짜 왜 그러는 거야? 말로 해!”


녀석은 벌벌 떨고 있으면서도 날 잡은 손에 힘을 주며 묻고 있었다.

내가 막내의 손을 뿌리치려 했지만, 워낙 힘이 센 녀석이라 꿈쩍도 하지 않았다. 오히려 내 멱살을 더 움켜쥐며 취조하듯 물었다.


“우재형, 저 새끼한테 죽은 거! 알고 있었냐고요!”


*


포미와 메가싱어가 밖에서 서성이고 있다. 그냥 길거리에 서 있을 뿐인데 빌라의 5층 높이는 훌쩍 넘는 사이즈였다.


“아, 거참~ 어찌저찌 창문은 열었는데 도통 안이 보이질 않네.”


메가싱어가 허리를 잔뜩 구부려 5층과 4층을 번갈아 바라봤다.


“차분히 기다리면 될 것을 그걸 못 참고 야단인가?”

“궁금하잖아. 그나저나 인간들은 창문을 왜 이렇게 조그맣게 만들지? 답답하지도 않나?”

“우리한테나 작은 창문이지. 인간들은 우리보다 작잖아.”

“아~ 맞다! 그나저나 나도 가수들 회사 궁금한데!”


메가싱어가 창문을 툭툭 치자 포미가 웃으며 말했다.


“그럼 차라리 투시해서 보시지 그러오?”


포미의 반문에 메가싱어가 피식 웃으며 어깨를 으쓱했다.


“없어 보이잖아, 치트키를 이딴 곳에 쓰는 건. 내 투시력에는 나름의 철학이 있거든.”


메가싱어는 대답을 끝낸 뒤 계속해서 얼굴을 창문에 맞추려 애썼다. 어떻게든 기획사의 내부를 보고야 말겠다는 강한 의지의 움직임이었다.

포미는 한동안 메가몬스터를 바라보다가 못 말리겠다는 듯 고개를 가볍게 저었다.


“젠틀한 목소리에 가벼운 몸짓이라니, 재미있는 몬스터구만.”


포미는 혼잣말을 중얼거린 뒤 주변을 둘러보았다. 또 다른 위협몬스터가 나타날 경우 일이 커질 것이다. 메가싱어와 다르게 주변 경계를 놓칠 수 없었다.


‘대체 사라진 인간들을 어디로 간 것일까? 남아있는 인간이 의미하는 것은 뭐지? 생산력을 담당했던 인간의 부재가 길어질수록 제일 먼저 식량위기가 나타날 텐데.’


포미는 포미대로 나름의 생각이 깊어졌다. 몬스터가 지구에 착륙한 이후, 그들은 늘 인간의 보호 아래 있었다. 몬스터에게 있어서 인간은 지구 생존 가이드였던 셈이다. 그런데 어느 날, 예고도 없이 인간이라는 보호막이 사라졌다.


‘여기는 온통 인간의 시스템으로 갖춰진 행성인데, 그 시스템의 효력이 다했을 때 살아남을 수 있는 몬스터는 몇이나 될까?’


포미는 생각했다. 시스템이 망가지고 식량이 없어지기 전, 인간을 찾아야만 한다고.

그래서 더 큰 혼돈을 막아야 한다고 말이다. 포미는 지구에 오기 전 자신들의 행성이 어떻게 사라졌는지를 기억해내고는 몸을 부르르 떨었다.


*


막내의 말에 놀란 것은 나였다.


“너 우재형이 죽은 걸 알고 있었어?


나의 되물음에 이번엔 막내가 내 멱살을 쥔 손을 풀며 점점 내게서 뒷걸음질 쳤다.


“서, 설마 형이 우재형을···. 저 괴물 새끼 들이랑!”

“횡설수설 소설 쓰지 말고 너부터 말해. 너! 어떻게 알았냐고!”


이번엔 내가 멀어지는 막내의 팔을 끌어 잡아당겼다.

막내는 내 손을 뿌리치려고 했지만 나 역시 두 손에 힘을 꽉 주고 놓지 않았다.


“말하라고! 너야말로 우재형 죽음도 알고 있고, 봉지를 묶어버린 것도 그렇고, 정체가 뭐야?”

“정체는 무슨 정체? 이젠 나도 누군지 몰라보겠어?”


이번엔 내가 막내의 멱살을 그러쥐었다.


“말꼬리 잡지 말고 제대로 말해! 너 어떻게 알고 있냐고!”


핑크보이 시절 언제나 조용한 편이던 내가 멱살을 잡자 막내의 눈도 커졌다. 처음보는 내 모습에 적잖이 놀랄 만도 했을 것이다.

막내가 내 눈을 피하며 말했다.


“봤으니까. 우재형이 저 핑크돼지한테 죽었을 때 내가···. 보고 있었으니까.”


막내의 눈에 눈물이 맺혔다. 하지만 난 그 눈물에 흔들릴 수 없었다.


“넌 어떻게 살아남은 건데?”

“우재형을 찌르는 저 새끼를 보고 미친 듯이 도망쳤어. 비겁하게!”


막내의 얼굴이 일그러지더니 이내 굵은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


‘도망? 투시력이 있는 메가싱어한테서 도망이 가능한 말이야? 봉지를 제압했던 모습도 그렇고 지금 하는 말도 그렇고, 막내가 막내인 걸까?’


지금처럼 말도 안 되는 세상을 상대하려면 끝도 없이 의심하고 생각해야 했다. 지금 바라보는 막내를 온전히 믿을 수 없는 것도 그런 이유였다.

몬스터 중 변신이 가능한 몬스터가 없으리란 법은 없었으니까.

지금 내 앞에 있는 너, 핑크보이 막내가 맞는 거야?


“이젠 형 차례야. 설명해 봐. 왜 저 새끼들이랑 한 패인 건지.”


혼란스러워하는 내게 막내가 물었다.

눈물을 떨구고 난 막내의 눈에는 이글거리는 분노가 가득 담겨 있었다.


“아니, 너희들 그동안의 서사가 궁금한 것은 알겠는데 나 좀 풀어주고 말할래?”


밧줄에 꽁꽁 묶인 봉지가 다시 한번 애원했다.


“풀어줘. 조력몬스터라고 했잖아.”

“조력? 그걸 내가 어떻게 믿어? 저 새끼 목소리만 들어도 평생 뒤통수치며 살았을 거 같구만! 어딜 봐서 조력이야!”

“너야말로 조력몬스터를 묶은 이유가 뭐야? 너 설마 위협몬스터가 변신한 거냐?”


막내의 눈에서 시선을 떼지 않은 채 조용히 전투 자세를 취했다. 만약 눈앞에 ‘저것’이 막내로 변신한 위협몬스터라면 지금 이 상황은 일촉즉발인 것이다!


“아까부터 대체 무슨 말을 하는 거야? 조력이니 위협이니 그게 뭐냐고!”


막내가 답답한 듯 소리를 질렀다.

그리고 내가 대답하려는 찰나, 바깥소리가 들려왔다.


“아이참~ 창문이 쥐똥만 해서 보이지 않네···. 오! 드디어 보인다. 근데 저거 뭐지? 야! 봉지가 왜 묶여있냐? ”


메가싱어가 작은 창문에 겨우 눈 한쪽을, 욱여넣어 본 것은 묶여있는 봉지의 모습이었다. 당연히 이상하게 생각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나는 메가싱어를 향해 시선을 한번 돌렸다가 이내 막내를 바라봤다.


“들었지? 지금 얘 안 풀어주면 바깥에 쟤가 여기 부술 거야. 어떻게 할래?”

“...!”


쿵, 쿵, 쿵!

포미가 밖에서 움직이는 소리가 들려왔다.


“괜찮습니까? 우리의 도움이 필요하다면 외치십시오!”


봉지가 묶여있다는 말에 포미까지 가세한 모양이었다.


“들리지? 결정 빨리하는 게 좋을 거다.”


막내는 몬스터들이 있는 곳과 나를 번갈아 쳐다보았다. 그러다가 이내 결심한 듯 봉지한테로 걸어갔다.


“에라이! 풀어줄게! 대신 형도, 날 공격하지 않는다고 약속해!”

“네가 진짜 막내라면 공격할 이유가 없잖아.”


쾅, 쾅! 쩌어억!

또 다른 창문이 하나 더 열렸다.


“메가싱어! 부수지 마! 별일 없으니까!”

“아, 그래? 진작 말을 하지 그랬어?!”

“잠깐 밖에서 기다려줄래? 자세한 얘긴 나가서 할 테니까.”

“그래, 알겠어.”


메가싱어의 진입을 막은 뒤 막내가 봉지의 밧줄을 풀었다.


“푸아!”


봉지는 답답했다는 듯 한숨을 크게 한번 내쉰 후, 막내를 째려봤다.


“거참, 인사가 너무 거침없는 거 아냐?”


막내는 여전히 상황 파악이 덜 된 듯 불안함이 가득해 보였다. 이제 봉지까지 풀어버렸으니 더 그런 마음일테지. 아이러니한 것은 잔뜩 공포에 질린 막내의 표정을 보고나서야 나는 평온해졌다는 점이다. 그도 그럴것이 위협몬스터였다면 고작 봉지정도의 몬스터에 겁 먹지는 않았을 테니까.


“진짜 나는 안 죽이는 거지?”

“내가 널 왜 죽여, 인마! 그리고 나랑 같이 온 몬스터들은 안심해도 돼.”


몬스터가 언제든지 마음을 바꿀 수 있는 존재라는 것, 그래서 ‘아직은’ 안심해도 된다는 말은

굳이 하지 않았다. 우선은 막내의 마음을 진정시키고 그한테 무슨 일이 있었는지 들어야 했기 때문이다.

나는 가만히 다가가 불안에 떠는 막내의 손을 잡았다.


“일단 우리 얘기는 나중에 하자. 그보다 먼저 확인해야 할 게 있어.”

“뭔데?”

“사실은 연습실에서 뭔가를 발견했어.”


나는 봉지와 막내한테 연습실에서 봤던 하얀 빛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내 얘기를 들은 두 사람이 각자 다른 반응을 보였다.


“하얀빛이라면 혹시···?”

“그거 내가 묶어 둔 거야.”

“뭐? 네가 왜?! 그게 뭔데?”


내가 막내한테 질문을 퍼붓는 동안, 봉지는 잽싸게 연습실을 향해 달려 나갔다.


“봉지 같이 가!”


*


“세상에, 맙소사!”


봉지가 하얀빛이 나오는 곳에 서 있었다. 뒤늦게 도착한 나와 막내 또한 하얀 빛을 내려다보았다.


작가의말

또 다시 한 주 챌린지 시작이네요

이번 한 주도 재미있게 즐겨주신다면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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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23화 갈등의 서막 +1 22.11.26 22 1 10쪽
22 22화 치트키의 이상과 현실 +2 22.11.25 24 5 10쪽
21 21화 생존의 조직화 +5 22.11.24 27 5 11쪽
20 20화 침입자의 정체 +4 22.11.23 21 5 10쪽
19 19화 이 세계의 레벨업 +2 22.11.22 25 5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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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8화 선과 악의 공존 (1) 22.11.09 31 7 10쪽
» 7화 합니다 엔터 (2) 22.11.08 36 7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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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5화 밤의 주인공(2) +1 22.11.05 51 9 10쪽
4 4화 밤의 주인공 22.11.04 77 13 10쪽
3 3화 위협몬스터의 습격! +9 22.11.03 176 83 10쪽
2 2화 조력 몬스터의 존재 +11 22.11.02 220 92 12쪽
1 1화 몬스터의 첫인상 +64 22.11.01 435 187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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