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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스잭팟 님의 서재입니다.

망돌히어로, 생존자를 확인합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wngml107
작품등록일 :
2022.10.31 10:48
최근연재일 :
2022.12.01 19:53
연재수 :
2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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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28
추천수 :
492
글자수 :
124,846

작성
22.11.12 0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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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11화 안녕, 그레이몬스터

DUMMY

<망돌히어로, 생존자 확인을 시작합니다>


-11화-


성체 그레이몬스터가 눈을 감고 우재형의 심장 위에 손을 얹었다. 그렇게 한 3초 정도 지났을까? 눈으로 보고도 믿기지 않는 장면이 펼쳐졌다.

뻥 뚫려있던 우재형의 심장이 서서히 채워지고 있는 것이었다.

심장이 채워지자 우재형의 파랗던 얼굴도 서서히 점점 혈색이 도는 게 눈으로 보였다.

성체 그레이몬스터가 만족스럽게 웃었다.


“얼굴색이 화사해지니 더 아름답구나.”


그리고 주변에 서 있는 나와 막내, 몬스터들한테 말했다.


“이 자는 치유되었다. 지금은 잠들어있는 것뿐이니 조급해 말라.”

“고맙습니다.”


나는 허리를 숙여 꾸벅 인사했다. 그리고 내가 다시 허리를 폈을 때,

쿵!

우재형을 살린 성체 그레이몬스터가 별안간 쓰러져버렸다.


“헉!! 그레이몬스터!”

“갑자기 왜 쓰러진 거지?”

“혹시 우재형 살리느라고 에너지를 다 쓴 거 아닐까?”

“아무튼 일단 쉴 수 있게 한 곳에 눕히자!”


우리는 일제히 우재형 옆에 공간을 만든 뒤 성체 그레이몬스터를 나란히 눕혔다.


“괜찮겠지?”

“명색이 치유몬스터인데 당연히 괜찮지, 자기 스스로 치유할 텐데!”

“치트키 한 번에 쓰러지는 건 좀 데미지 너무 큰 거 아니냐?”


우리끼리 잡다한 이야기를 나누는 와중에 아기 그레이몬스터가 조용히 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누워있는 성체 그레이몬스터의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타고난 운명이 모체와 따로 살아야 하는 팔자라고 해도 어미의 품이 그리운 것은 모든 새끼의 공통점인 모양이었다.


아기 그레이몬스터가 어색한 듯 입을 우물거리다가 조용히 읊조렸다.


“엄마···.”


쑥스러운 듯 조용히 불러본 ‘엄마’였다.

성체 그레이몬스터는 생각보다 오랜 회복 시간이 필요한 것인지 아기 그레이몬스터의 부름에도 반응하지 않았다.


이번에는 조심스럽게 손을 뻗어 성체 그레이몬스터의 손을 잡았다.

그 순간, 쿨럭!


“허억!”


성체 그레이몬스터의 입에서 왈칵! 피가 쏟아져 나왔다. 모체의 손을 잡고 있던 아기 그레이몬스터의 손도 순식간에 빨간 피로 얼룩졌다.


“왜 그러세요? 괜찮으세요?”


깜짝 놀란 아기 그레이몬스터가 걱정 가득한 눈길로 엄마를 바라봤다.


“다, 다른 곳으로···!”


성체 그레이몬스터는 마지막 힘을 쥐어짜내듯이 힘겹게 말을 꺼냈다.


“다른 곳? 여기서 옮겨달라고? 어디? 어디로 옮겨드릴까요?”


성체 그레이몬스터는 손가락을 들어올려 허공을 맴돌더니 이내 체념한 듯 툭! 내렸다. 그리고 아기 그레이몬스터를 바라봤다.


“치유력을 쓰세요, 어서!”

“설마, 아까 우재형 살리는 데 에너지를 다 써서, 치유 에너지가 모자란 겁니까?”

“제 치유력을 드릴게요! 어떻게 하면 되죠?”


아기 그레이몬스터가 발을 동동 구르며 분주히 움직였다. 성체 그레이몬스터가 팔을 뻗어 아기 그레이몬스터를 잡아 멈춰 세웠다.


쿨럭!

다시 한번 성체 그레이몬스터의 몸에서 피가 뿜어져 나왔다.


“우리는···. 약하지 않다. 분명···. 이 세계에서도 혈통을 지켜내리란 것을 믿는다.”

“왜···. 왜 끝인 것처럼 말하는 거예요?”


아기 그레이몬스터의 눈에서 눈물이 뚝뚝 떨어져 내렸다.


“...끝이니까.”

“뭐라고요?”

“나의 시간은 여기서 끝이다. 함께할 수 없는 게 우리의 운명이라고 했던 말을 기억하느냐?”


아기 그레이몬스터가 너무 서럽게 울어서일까? 아니면 우재형을 살려준 감사함 때문일까? 나도 모르게 코끝이 시큰해졌다.

어라? 잠깐만.

‘함께할 수 없는 운명.’


‘어쩌면 지금 아기 그레이몬스터와 함께 있어서 죽어가는 건가?’


나는 지금까지 있었던 일을 반추해보기 시작했다. 처음 도착했을 때와 다르게 머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눈에 띄게 예민해지고 서둘러 자리를 떠나려 했었다, 아기 그레이몬스터가 치유력을 시도할 때도 알려줄 뿐 가까이 있지 않았었다. 아기 그레이몬스터와 다시 한 공간에 있게 된 것은 우재형을 치유할 때부터···. 그리고서 쓰러졌었다. 심지어 아기 그레이몬스터가 손을 잡았을 때 피를 토했어!


조금 성급한 결론이긴 했지만, 지난 시간들은 내 예상과 딱딱 들어맞고 있었다.

성체 그레이몬스터를 살리려면 아기 그레이몬스터와 한 공간에 있으면 안 돼!

나는 성체 그레이몬스터한테 다가가 조용히 말을 건넸다.


“옮겨드리겠습니다. 차분하게 치유하십시오.”


나는 포미와 메가싱어를 불러 성체 그레이몬스터를 옮겨달라고 부탁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내가 그들을 부르기도 전에 성체 그레이몬스터가 나를 붙잡았다.


“그럴 필요 없네. 우리 그레이몬스터들은 자신이 가야 할 때를 직감적으로 느끼지. 때를 모르고 욕심을 부리면 추해질 뿐이야.”

“아이가 다 자랄 때까지만이라도 욕심을 부리면 안 되겠습니까?”

“나···. 나 지금 신비로워 보이는가?”


성체 그레이몬스터만이 가지는 그 아우라는 아기 그레이몬스터와는 비교되지 않을 만큼 신비스러웠다. 물론 지금도 그러했다.


“그렇습니다. 당신은 신비로워요.”

“나는 끝까지 신비롭길 바라네. 추악한 건 정말 질색이거든.”


성체 그레이몬스터가 자신이 살린 우재형을 바라보며 미소 지었다.


“그래도 내 마지막이 아름다운 것의 옆이라 만족스럽군.”


그리고 그 모습을 바라보면서 서서히 눈을 감았다. 영원히.

성체 그레이몬스터의 몸에서 널리 퍼지던 하얀빛까지 완전히 꺼지자 우리는 모두 말이 없었다.

그리고 그 침묵을 깬 것은 막내였다.


“어? 너···. 네 주변의 빛이···.”


막내가 아기 그레이몬스터를 놀라운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성체의 빛이 꺼지길 기다렸다는 듯 아기 그레이몬스터의 몸이 순식간에 자라있었다.

아기 그레이몬스터가 눈을 깊게 감았다 뜨며 입을 열었다.


“이제 이 세계의 그레이몬스터는 오직 나 하나. 내가 다스리겠다.”


불과 몇 시간 전 아기였다는 게 믿을 수 없을 만큼, 분위기가 순식간에 성숙해져 있었다.


“와~ 다양한 몬스터를 만나왔지만, 얜 진짜 신비한 몬스터네!”


봉지마저 그레이몬스터의 변화에 감탄하고 있을 때,

아얏!

메가싱어의 멱따는 소리가 다시 한번 들렸다.


그 소리를 듣고 돌아보니 메가싱어의 핑크빛 배가 살짝 붉어져 있었다.

약간의 스크래치라고나 할까?


“아니, 갑자기 이게 뭐야?”

“그러게, 갑자기 뒤에서 누가 뭘로 찌르던데?”


모두의 시선이 메가싱어의 뒤로 향했다. 그곳에는 우재형이 서 있었다.


“어? 우재형!”


우리가 훌쩍 커버린 그레이몬스터한테 집중한 사이 일어난 모양이었다.


후욱, 후욱!

우재형의 호흡은 상당히 거칠었고 긴장한 모습이 역력했다.

그리고 우재형이 쥐고 있는 마이크 스탠드는 정확히 메가싱어를 겨누고 있었다.

아마도 죽었던 당시의 기억을 가지고 깨어난 듯싶었다. 그래서 저것으로 찔렀나 보다!


“종현, 막내, 저 새끼한테서 떨어져, 당장!”


우재형은 잔뜩 충혈된 눈으로 메가싱어를 노려보며 우리한테 자신의 뒤에 숨으라는 눈짓을 보냈다.


‘우재형의 욱하는 성격이 강약약강일 줄 알았더니 아니었잖아? 죽을 만큼의 공격을 받아놓고도 우리를 보호하려는 걸 보면 말이야. 하아~ 난 지난 4년간 우리 멤버들에 대해 제대로 알긴 했던 걸까?’


나는 뭉클한 마음과 미안한 마음, 그리고 다시 살아난 우재형에 대한 반가운 마음이 한데 뒤엉켜 복잡한 기분에 사로잡혔다. 그리고 그것은 막내도 마찬가지였는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우재형한테 뛰어가 안겼다.


“우재형! 다시 살아줘서 고마워!”

“어? 으응. 나도 반가운데 일단 우리 인사는 나중에 해야 해. 저놈부터 어떻게 해치우고.”


우재형은 다짜고짜 달려와 와락 안기는 동생 들을 밀쳐내지도 못한 채 계속해서 눈으로 메가싱어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


“내가 죽었었다고?”


우재형은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는 듯 계속해서 자기 몸을 더듬어댔다.


“그러고 보니 저 새끼한테 찔린 것은 기억이 나는데···.”


나는 그동안 있었던 일에 대해 우재형한테 간단히 설명한 뒤, 핸드폰에 도감을 옮겨줬다.


“그러니까 형도 위협몬스터가 누구인지 잘 알아둬. 또다시 죽지 않으려면.”

“뭐, 내가 죽었다가 살아났다는 게 믿기진 않지만···. 이젠 믿는 구석이 생긴 거 아니야?”


우재형이 그레이몬스터를 바라보며 말했다.

그리고 우리가 무슨 말을 하기도 전에 단호한 표정의 그레이몬스터가 입을 열었다.


“눈 뜬 모습을 보니 더 잘생겼군. 과연 우리 엄마가 살릴만한 아름다움이야.”

“네? 저요? 헤헷, 감사합니다. 그런 말 많이 들어···.”

“그런데 내가 널 다시 살린다고는 장담 못 한다.”

“예?”


우재형은 아직 상황 파악이 덜 된 표정으로 우리와 그레이몬스터를 번갈아보며 조용히 물었다.


“쟤는 우리 조력몬스터가 아니야?”

“나는 조력몬스터도 위협몬스터도 아니다. 내 목적은 오직 하나, 그레이몬스터의 혈통을 이어가는 것뿐.”


그레이몬스터의 말을 들은 포미가 서서히 몸을 일으켜 다가왔다.


“그러시오. 멀리 나가지 않을 테니 그대도 그대의 길을 잘 가도록 하시오.”

“인연이 있으면 다시 만나겠지. 건강해라, 꼬마야! 이젠 스스로 잘 지키고!”


포미를 시작으로 모두가 그레이몬스터와 인사를 나누었다. 막내도 쭈뼛쭈뼛 걸어와 섰다.


“미안하다. 정식으로 사과하고 싶었어.”

“잊지 마! 까만색은 색일 뿐이야. 네 힘을 멋진 곳에 쓸 수 있길 바라!”


나 역시 그레이몬스터한테 마지막 말을 건넸다.

그레이몬스터가 씨익 웃었다.


“그대들의 안녕을 빌겠소.”


*


“자~ 이제 떠날 자들은 모두 떠났으니 다시 시작해볼까?”

“종현, 인간 유지 프로젝트에 대한 아이디어가 있습니까?”

“인간 유지 프로젝트라니?”


아직 다시 살아난 지 얼마 안 된 우재가 되물었다.


“인간이 멸종되지 않을 수 있는 방법에 대한 회의래요.”

“아~ 난 또 뭐라고. 근데 종족을 늘리려면 지금 아기들이나 혹은 여자···를 찾아야 하는 거 아니냐?”


역시 우린 같은 핑크보이. 생각하는 게 또~옥같았다. 과학적 사고는 무슨···. 이과는 개나 주세요.


작가의말

재미있게 봐주세요 :)

행복한 주말 되셔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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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24화 허탕 22.11.28 26 1 10쪽
23 23화 갈등의 서막 +1 22.11.26 22 1 10쪽
22 22화 치트키의 이상과 현실 +2 22.11.25 24 5 10쪽
21 21화 생존의 조직화 +5 22.11.24 27 5 11쪽
20 20화 침입자의 정체 +4 22.11.23 21 5 10쪽
19 19화 이 세계의 레벨업 +2 22.11.22 25 5 11쪽
18 18화 사건의 새국면(3) +4 22.11.21 31 5 11쪽
17 17화 사건의 새국면(2) 22.11.19 31 9 10쪽
16 16화 사건의 새 국면(1) +1 22.11.18 28 7 10쪽
15 15화 핑크보이 (2) +1 22.11.17 28 7 12쪽
14 14화 핑크보이 (1) +1 22.11.16 26 6 10쪽
13 13화 몬스터를 찾아서 (2) 22.11.15 24 5 9쪽
12 12화 몬스터를 찾아서(1) 22.11.14 30 7 11쪽
» 11화 안녕, 그레이몬스터 22.11.12 27 3 10쪽
10 10화 살려주세요 22.11.11 26 6 11쪽
9 9화 선과 악의 공존 (2) 22.11.10 29 4 10쪽
8 8화 선과 악의 공존 (1) 22.11.09 30 7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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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3화 위협몬스터의 습격! +9 22.11.03 176 83 10쪽
2 2화 조력 몬스터의 존재 +11 22.11.02 220 92 12쪽
1 1화 몬스터의 첫인상 +64 22.11.01 435 187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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