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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스잭팟 님의 서재입니다.

망돌히어로, 생존자를 확인합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wngml107
작품등록일 :
2022.10.31 10:48
최근연재일 :
2022.12.01 19:53
연재수 :
27 회
조회수 :
1,527
추천수 :
492
글자수 :
124,846

작성
22.11.22 0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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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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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19화 이 세계의 레벨업

DUMMY

<망돌히어로, 생존자 확인을 시작합니다>


-19화-


‘묫자리라고? 그건 내가 아니고 너다!’


나는 전방에 있는 녀석을 향해 검 끝을 겨눴다.

그리고 잠시 후, 내 검은 정확히 녀석을 관통했다.


“으허억!”


두툼한 살갗에 내 검이 깊숙이 꽂히자 녀석은 괴로워하기 시작했다.


“지구는 원래 우리거야! 굴러온 돌이 박힌 돌을 빼려고 하면 되겠어?!”


나는 손에 쥔 검을 향해서 다시 한번 에너지를 모으기 시작했다. 에너지가 다 모이면 녀석의 몸은 사방으로 터져 죽을 것이다.

검 안으로 에너지가 모이면 모일수록 녀석의 얼굴은 고통으로 일그러졌다.

이제 곧 에너지가 다 완성되려 할 때 갑자기 익숙한 경고음이 울렸다.


띠리 띠리 띠리!

뭐야! 이 경고음은···!

내가 상황을 파악하기도 전에 내 손에 있던 검이 사라졌다.

어라? 저 녀석 마술도 쓰나?


“이게···. 아닌데···.”


나는 검이 사라지자 졸지에 벌거벗은 자연인의 신세가 되어버렸다. 조금 전과 다를 게 하나도 없는 상황.

반면에 고통에 힘겨워하던 녀석의 표정에선 다시 복수에 대한 의지가 활활 불타오르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눈앞에서 알짱거리는 게 한여름의 날파리처럼 귀찮구나! 이번엔 한 번에 숨통을 끊어주마!”


또다시 녀석의 거대한 손바닥이 슬로우모션으로 내게 다가올 그때, 막강하지만 부드러운 힘이 나를 밀어냈다. 포미였다.

포미는 내가 녀석한테 검을 꽂았던 순간을 이용해 조금이나마 기력을 회복할 수 있었을 것이다. 나의 안전을 확인한 포미가 다시 녀석과 한 몸이 되어 육탄전에 돌입했다.


‘대체 검이 왜 사라진 거야?’


검이 사라져 머쓱해진 빈손만 보고 있던 그때, 마력몬스터가 날 부르며 뛰어왔다.


“종현, 정말 빠르네요. 이걸 두고 가면 어떡해요!”


마력몬스터가 가져다준 것은 내 핸드폰이었다.


“핸드폰이랑 동기화됐다고 했잖아요. 거리가 멀어지면 동기화는 해제됩니다. 블루투스 알죠?”


마력몬스터가 내 핸드폰을 눈앞에서 흔들어 보이며 친절한 설명을 덧붙였다.

나는 그한테 건네받은 핸드폰을 다시는 떨어지지 않도록 바지 주머니 안에 단단하게 넣어두었다.

곧이어 바지 안에서 띠링! 하는 연결음과 함께 내 손에 다시 검이 생성됐다.


‘옳거니, 이번에야말로 네 녀석의 명줄을 끝내주마!’


결연한 의지를 다잡으며 달려가려는 찰나, 마력몬스터가 내 팔을 잡았다.


“잠깐만, 종현! 신중함이 필요해요! 아무리 의견이 다르다고 한들 저 둘은 동족입니다. 종현이 저자를 죽일 경우, 어떤 마음일지 생각해봤나요?”


일리 있는 의견이었다. 나한테야 그저 괴물일 테지만 입장을 바꿔 생각한다면 포미의 기분은 나랑 다를 수 있는 것이었다. 더군다나 모든 몬스터들은 언제라도 마음이 변할 수 있음을 고려할 경우 더욱 포미의 동족을 함부로 할 수 없었다.


“생각해보니 마력몬스터의 말이 맞네요. 그렇다면 이제 어떻게 해야 할까요? 한쪽은 우릴 죽이려고 하는데요.”

“방어가 최고의 공격이 될 때도 있는 법이죠.”


마력몬스터가 싱긋 웃으며 답했다. 그렇다면 나뿐만 아니라 우리 멤버들까지 지킬 수 있는 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었다. 당연하게도 전략을 위한 레벨업은 필수였다. 타이밍도 좋게 눈앞에는 레벨업을 가능하게 할 존재가 웃고 있다.


“혹시 내 게임 캐릭터랑 동기화해둔 거 말이에요. 언제든지 스스로 조절할 수 있게 해줄 수는 없나요? 마력몬스터가 없을 때도요.”

“가능합니다. 하지만 조건이 있어요.”


마력몬스터는 잠시 포미의 육탄전을 지켜보다가 말했다.


“몬스터뿐 아니라 인간들이 무분별한 공격을 하는 것도 싫어요. 내 몸을 지키기 위한 불가피한 상황에서만 사용하면 좋겠습니다.”

“좋습니다. 약속할게요!”

“손 좀 줘볼래요?”


마력몬스터는 한 손으론 내 손을, 다른 한손으론 내 핸드폰을 잡은 뒤 눈을 감았다. 손끝에서 아주 약한 전기가 흐르는 느낌이 전해졌다. 얼마나 지났을까? 마력몬스터가 눈을 떴다.


“끝났습니다. 이제 종현은 언제든지 게임 속 캐릭터와 동일한 힘을 지닐 수 있어요. 단, 핸드폰만 멀어지지 않는다면 말이죠!”

“고마워요. 그런데 나뿐 아니라 우리 멤버들도 해줄 수 있나요?”

“물론이죠. 가실까요?”


마력몬스터가 멤버들과 다른 몬스터들이 있는 방향으로 손짓했다. 그 뒤에는 무자비한 자이언트 몬스터 B와 힘겨운 싸움을 하는 포미가 보였다.


‘괜찮겠지? 어쩌면 지금 저 싸움엔 내가 낄 곳이 아닐지도 몰라.’


나는 쉽사리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옮겨, 멤버들과 몬스터들이 있는 곳으로 걸음을 옮겼다.


*


“뭐야?! 게임을 아무도 안 한다고?”


핑크보이 멤버들은 머쓱한 듯 서로를 바라볼 뿐이었다. 연예인 한다는 사람들이 이렇게 노잼일 수 있는 거야? 나는 이해할 수 없단 마음을 가득 담아 다시 물었다.


“아니, 그러면 게임도 안 하고 뭐 하고 놀아?”

“나는 운동.”


우재형다웠다. 그래서 얼굴은 물론, 몸까지 가진 거구나.


“난 그냥 자거나 영화 보는데···.”


이건 또 리더형다웠다. 괜히 박식한 게 아니었어.


“저는 책 읽어요. 어? 마력몬스터! 그러면 혹시 책이랑도 동기화해줄 수도 있어요? 제가 제일 좋아하는 인물이 추리력이 어마어마하거든요. 제 워너비 캐릭터입니다!”


그래, 너 추리물 덕후인 거 잘 알지, 암~ 알고말고. 그런데 말이야. 너 눈을 왜 그렇게 떠? 왜 그렇게 봐? 마력몬스터를 바라보는 막내의 눈빛이 은은하게 반짝거렸다.


“막내야, 지금 이 상황이 덕후만족 대리 체험 이런 거 아니거든? 생존 레벨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야 한다고!”


잠깐 잊고 있었다. 우리가 왜 망한 아이돌이었는지. 우리는 멤버간 케미가 좋은 그룹은 되지 못했었다. 각자의 매력은 나쁘지 않았지만 서로 스며들지 않는 그룹. 그게 우리였다.

물론, 음악이나 소속사의 기획 능력 등 망하는 데에는 그 밖에 여러 이유가 믹스된 것이긴 했다. 다만, 멤버간 케미가 부족해 ‘중소의 기적’이 되지 못한 것도 사실이었다.


지금도 보라. 이 세계에서 생존력을 올려야 할 때 덕후력을 외치는 막내라니!


“흐음. 책은 전자기기가 아니라서 동기화가 될지 모르겠지만, 한번 연결은 해볼게요. 저도 처음 해보는 경험이군요.”


마력몬스터가 막내한테 손을 내밀자, 막내가 어리둥절해하며 손을 맞잡았다.


“아니요. 책을 주셔야죠. 워너비 캐릭터가 들어있는 책이요.”

“아···. 집에 있는데요.”


“제가 좀 많이 늦었습니다. 이제 갈까요?”


막내가 갑분싸를 시전하는 동안, 온몸에 피가 범벅이 된 채 포미가 돌아왔다.


“포미···. 괜찮은 거야?”


나는 포미가 괜찮은 건지 둘러보면서도 동시에 저 너머의 녀석이 어떻게 됐는지 눈으로 좇고 있었다.


“괜찮습니다. 다만 시간이 정말 더 없어져 버렸군요. 조만간 큰 싸움이 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전에 부디 인간들의 개체수를 늘리거나 그게 어렵다면 여기 있는 분들이라도 능력치를 키워야 합니다. 만약 그게 어렵다면···.”


포미의 눈빛이 불안하게 흔들리고 있었다.


“완벽하게 숨어버리십시오.”


포미의 말에서 불길한 내음이 짙게 느껴졌다.


“암튼, 일단 가야겠네. 이곳에 오래 머물면 안 된다는 것은 알겠어.”


봉지가 제일 먼저 휘리릭 날아가기 시작했다.


*


드디어 모두가 안전한 곳에 입성했다. 너튜버의 집이자 실험실이자 방송실인 이곳은 크기가 커서 포미와 메가싱어도 마음 편히 돌아다닐 수 있었고 각종 신기하고 잡다한 것들이 모여있어서 아지트로 삼기에 딱이었다.


“어쩌다 보니 구성원이 많아졌네요. 차분히 앉아서 맛있는 것 좀 먹고 통성명도 좀 해볼까요?”


리더형이 주위를 둘러보며 말했다.


‘원래대로라면 주위를 환기하고 정리하는 것은 포미였는데, 지금은 그럴 기분이 아닐테지.’


나는 복잡한 눈빛으로 허공을 응시하는 포미를 물끄러미 바라봤다.

포미는 오늘 동족을 죽였다. 인간의 멸종을 막기 위해서···.

그리고 내 시야에 걸린 또 다른 몬스터, 봉지였다. 나는 자연스럽게 봉지한테 다가가 말을 걸었다.


“우재형한테 얘기 들었어. 네가 날 살렸다며?”

“뭐, 내가 다 한 건 아니지만 결정적이긴 했지.”

“크크크, 겸손을 모르니 이제야 너답다!”


나는 가볍게 농담을 던진 뒤 봉지의 표정을 살폈다. 희미하지만 봉지도 웃고 있었다.


“살려줘서 고맙다. 근데 내 게임은 언제 해본 거야? 우리 멤버들도 몰랐는데.”

“재밌어 보여서 너 잘 때 한 번씩? 노래도 그렇고, 게임도 그렇고 인간들이 만든 게 나랑 궁합이 좋더라고.”

“하긴, 우리 인간들이 좀 하긴 해! 뭐든지!”


우리는 그렇게 시답잖은 농담을 주고받으며 창고로 향했다.


“피곤했는데 미리 가져다 놔서 다행이야.”

“그것도 내 덕. 음식 운반도 다 내가 했던 거 알지?”“알아, 알아! 아주 고오맙다니까!”

“어?”

“왜 그래?”


봉지의 표정이 음식을 넣어둔 찬장을 열고 나서 차갑게 굳었다.


“누군가 침입한 흔적이 있어.”

“뭐? 누구지? 몬스터? 인간?”

“그건 나도 모르지. 다만 중요한 것은 아직까지 그자가 여기 있다면 위험하다는 거야.”

“일단 비스켓이랑 커피 몇 개만 담아서 가자. 방에 있는 모두한테 알려야 하니까.”


봉지가 음식들을 담은 뒤 나 역시 조금 더 손을 보태기 위해 찬장에 손을 뻗었다.

그리고 그 순간, 우와아아악!

그대로 깜짝 놀라 뒷걸음질 치다 엉덩방아를 찧고 말았다.


‘저 안에 왜 눈이 있어?’


찬장 안에서 번뜩이는 것, 분명 나를 바라보고 있는 누군가의 눈이었다.


“왜 그래? 무슨 일이야?”


조금 전 누군가의 흔적을 감지했던 봉지가 날카롭게 물었다.


“저 안에 누군가 있어.”


나는 손가락으로 찬장을 가리켰다.


‘괴한일까? 위협몬스터? 지금이라도 게임 실행시켜?’


내가 이런 저런 경우의 수를 예상하는 동안, 봉지는 빠른 속도로 내 손끝이 가리키는 곳으로 향했다.


“뭐야? 사람? 몬스터?”


나는 여전히 뒤에 물러서서 봉지만을 바라보며 물었다. 한참을 뒤적거리던 봉지가 나를 의아하게 바라봤다.


“아무것도 없는데?”


그때 핸드폰에서 알람이 울렸다. 우리 회사의 짹짹이 계정에 댓글이 달린 것이었다.


-눈으로 확인하니 마음이 놓여요.


댓글을 본 내 눈동자가 심하게 떨리는 게 느껴졌다.


‘너 대체 누구야?’


작가의말

오늘도 제 웹소설 <망돌히어로>를 찾아와주신 여러분들 감사합니다.

재밌게 읽어주시면 좋겠어요 :)


그리고 저, 이제 일반연재 됐어요! ㅎㅎㅎ

느리지만 조금씩 나가는 매일이 참 뿌듯하네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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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25화 몬스터구역으로의 진입 22.11.29 15 1 11쪽
24 24화 허탕 22.11.28 26 1 10쪽
23 23화 갈등의 서막 +1 22.11.26 22 1 10쪽
22 22화 치트키의 이상과 현실 +2 22.11.25 24 5 10쪽
21 21화 생존의 조직화 +5 22.11.24 27 5 11쪽
20 20화 침입자의 정체 +4 22.11.23 21 5 10쪽
» 19화 이 세계의 레벨업 +2 22.11.22 25 5 11쪽
18 18화 사건의 새국면(3) +4 22.11.21 31 5 11쪽
17 17화 사건의 새국면(2) 22.11.19 31 9 10쪽
16 16화 사건의 새 국면(1) +1 22.11.18 28 7 10쪽
15 15화 핑크보이 (2) +1 22.11.17 28 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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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10화 살려주세요 22.11.11 26 6 11쪽
9 9화 선과 악의 공존 (2) 22.11.10 29 4 10쪽
8 8화 선과 악의 공존 (1) 22.11.09 30 7 10쪽
7 7화 합니다 엔터 (2) 22.11.08 35 7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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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4화 밤의 주인공 22.11.04 76 13 10쪽
3 3화 위협몬스터의 습격! +9 22.11.03 176 83 10쪽
2 2화 조력 몬스터의 존재 +11 22.11.02 220 92 12쪽
1 1화 몬스터의 첫인상 +64 22.11.01 435 187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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