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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스잭팟 님의 서재입니다.

망돌히어로, 생존자를 확인합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wngml107
작품등록일 :
2022.10.31 10:48
최근연재일 :
2022.12.01 19:53
연재수 :
27 회
조회수 :
1,548
추천수 :
492
글자수 :
124,846

작성
22.11.25 0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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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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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0쪽

22화 치트키의 이상과 현실

DUMMY

<망돌히어로, 생존자 확인을 시작합니다>


-22화-


복희가 기절하면서 들려온 소리에 지한과 우재가 모두 달려왔다.


“갑자기 이게 무슨 일이에요?”

“설마···. 공격했어요?”


우재의 표정에는 순식간에 공포심이 드리워졌다.


“그런 눈으로 보지 마요. 공격하지 않았으니까.”


피죤몬스터는 곤란하다는 듯 두 눈을 질끈 감으며 시선을 피했다. 피죤몬스터 대신 드리머몬스터가 지한과 우재를 위한 상황 설명을 해주었다.


“그게, 피죤몬스터 머리 위에 있는 꽃은 독성이 있어요. 평소에는 마인드 세팅으로 꽃향기에 있는 독을 정화하지만 만졌을 때까지 리스크를 막진 못하죠.”

“그렇다면 복희가 네 꽃을 만진 거야?”

“그래, 내가 피할 새도 없이 빨랐어.”


지한이 특유의 차분한 음성으로 되묻자, 피죤몬스터가 그제야 억울한 듯 한마디를 덧붙였다.


“인간이 만진 것은 처음이라서 독성이 언제쯤 해독될진 모르겠어. 하지만 몬스터 중에선 이정도에 죽은 자는 없었는데.”

“그래. 기다려보자! 일단 좀 안에 들어가서 눕힐까?”

“저기가 젤 가깝다. 저기로 가.”


지한은 우재가 가리킨 곳으로 복희를 안아 들고 별채로 향했다.


*


“넌 좀 뭐가 바뀐 것 같아?”

“뭐가요?”

“마력몬스터가 치트키 심어줬잖아.”


막내는 가던 걸음을 멈추고 나를 빤히 쳐다보며 어이없는 표정을 지었다.


“형은 정말 추리물에는 하나도 관심이 없군요.”

“왜? 뭐가?”

“단서가 없는데 어떻게 치트키를 확인했겠어요? 추리의 기본인 단서가 있어야 시작되거든요. 그래서 사실, 청와대가 기대돼요. 마치 숨겨진 보물섬을 찾으러 가는 기분이랄까요?”


이 녀석, 처음 그레이몬스터를 잡아둘 때랑 비교해보면 확실히 많이 달라졌다. 두려움이 있던 자리에 기대감이 들어찼다고나 할까? 그런데 이 녀석을 기대하게 하는 본질은 무엇인 걸까?

막내의 들뜬 마음에 차분함을 얹어준 것은 포미였다.


“민준이라 했죠?”

“네, 그냥 편하게 막내라고 불러도 돼요. 형들처럼요.”

“그래요, 그럼 막내는 지금 이걸 게임이라고 생각하는 건가요?”

“예?”


막내는 너무 진지한 포미의 표정에 조금 긴장해 보였다.


“이건 명백히 현실입니다. 인간이란 종이 공룡처럼 사라질 수도 있어요. 현재로선 핑크보이의 역량에 달려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알았어요. 조심할게요. 저도 모르는 사이에 멤버 형들을 만나니까 든든한 마음에 조금 들떴나 봐요.”


막내는 이내 빠르게 수긍하고 예의 침착한 막내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얼마나 걸었을까? 한강을 건넜을 무렵, 도시 분위기는 우리가 있었던 곳과 사뭇 달라 보였다.


사람만 사라졌을 뿐, 언뜻 봤을 때 큰 차이가 없던 강남지역과 다르게 강북지역의 경우 도로시설물부터 나무까지 부러지고 부서진 곳 투성이었던 것이다.

마치 폭격맞은 도시처럼···.


나는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강 하나 건넜을 뿐인데 이렇게 차이가 나다니. 대체 강북에선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

“그러게요.”


내 혼잣말을 들은 포미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말했다.


“짐작했듯이 우리 몬스터가 살았던 지역이 이곳과 가깝습니다. 아마 많은 수의 몬스터들이 밀집된 지역일 거예요.”

“그렇다면, 이곳부터 식량이 떨어지기 시작했겠군요.”

“맞습니다. 이곳에서는 이미 식량을 사이에 둔 생존경쟁이 본격화된 것으로 보여요.”


크아아앙!

이게 무슨 소리지? 나는 반사적으로 몸을 돌려 소리가 나는 방향을 바라봤다.


“저건 우리가 아닌 것 같은데···.”

“맞아, 포미. 저건 몬스터가 아니야.”


공격성으로 번뜩이는 안광과 굵은 침을 뚝뚝 흘리며 우리를 응시하는 것은···. 다름 아닌 개였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인간의 영원한 친구라 불리었던 녀석들은 몬스터한테 세상을 빼앗긴 뒤 오로지 생존을 위한 독기만이 남아버린 상황이었다.

어쩌면 무리 중 상당수가 몬스터 먹이의 희생양이 되었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크르르릉.


“형···. 마치 늑대 같아요.”

“늑대와 다름없을지도.”


나는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내 게임을 실행시켰다. 이내 머지않아 내 손에 칼날이 쥐어졌다.

우리와 무리 지어 서 있는 개들이 서로를 응시하며 탐색전을 벌이고 있었다.


“하아···.”

‘못 해 먹겠다.’


나는 개들을 응시했던 눈을 아래로 내리깔았다. 내가 공격에 대한 의사를 철회하자 포미가 나를 의아한 듯 바라봤다.


“왜 그러는 겁니까, 종현?”


내 손에서는 이미 게임 속 검도 무력화한 상태였다.


“미안해. 개한테는 공격을 못 하겠어.”

“형! 쟤들 눈이 돌았는데요? 우리랑 같이 살던 애들 같지 않아요!”


컹!

우리를 응시하는 녀석 중 성질 급한 녀석 하나가 빠른 속도로 점프하며 달려들었다. 무리 중에서 가장 최약체를 공격하는 것, 그것이 바로 동물의 본능이었다. 그렇게 녀석이 조준한 것은 덩치 큰 포미와 단단한 막내가 아닌 나였다.

그리고 나는 이미 그것을 예상하고 있었다.


‘제발, 이것도 먹혀야 하는데!’


나는 게임 시스템에 들어있던 아이템을 꺼내 들어 녀석의 입을 향해 던졌다.

곧이어 아이템은 나를 물기 위해 벌어진 녀석의 입 안으로 쏙 들어갔다.


‘나이스!’


녀석의 입안에 명중한 것은 바로 게임 속 세상에서 채집했던 먹거리였다. 녀석은 입 안에 음식이 들어가자 반사적으로 저작 활동을 시작했다.

그렇게 잠시 후.


멍!

녀석은 입 안에 들어간 아이템이 미각에서 느껴지자 금세 눈빛에서 독기가 사라졌다. 하지만 녀석의 입에 음식을 넣어줬다고 해서 문제가 끝난 것은 아니었다. 아니, 본격적으로 해결해야 할 차례였다. 녀석의 뒤로 무리 지어 있던 수십마리의 개들이 하나같이 똑같은 표정으로 나를 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어쩌죠, 형? 잘못했다간 피리 부는 사나이 되겠는데요?”


막내의 말처럼 분위기가 딱 그랬다. 여차하면 개들은 식량을 주는 나를 따라 졸졸 따라다닐 기세였다. 하지만, 내가 이 세계에서 개통령이 되는 것이 목표는 아니었으니 선을 확실히 그어야 했다.


“마법진 소환!”


내가 명령어를 입력하자 게임이 활성화되면서 시청광장에 커다란 건물이 세워졌다. 기둥을 최소화해 개들이 지내는데 활동성을 높인 건축물이었다. 물론, 여기 모인 개들을 충분히 수용할 만큼 넓은 공간이었다.


“돌아올 때까지 이걸로 버텨라!”


나는 건물 안에 들어간 개들을 향해 음식 아이템을 죄다 뿌렸다.


‘으윽! 내가 저만큼 모으려고 얼마나 뺑이 쳤는데!’


허무하고 아까운 마음이 들기도 했지만, 개들을 공격하지 않고 평화롭게 마무리 지을 수 있는 것만으로도 다행이었다.


“와, 형이 하는 게임 대박이네요?”

“아직 안 끝났어!”

“투명상태 활성화!”

“뭐예요. 딱히 변한 게 없어 보이는데.”

“몬스터 눈엔 이 건물도, 당연히 그 내부도 보이지 않게 바꿨어. 그래야 내가 넣어둔 식량을 안 뺏길 거 아니야.”


개들이 먹이가 될 일도 막을 수 있을 테고···.

나는 앞장서서 걸어가며 내가 하는 게임으로 해볼 만한 공격에 대해 알려줬다. 내 말을 들으며 뒤에서 따라오던 포미가 천천히 양손을 위로 올렸다.


“아유, 박수는 됐어~실제 내 능력도 아니고 게임 캐릭터에 업어가는 건데 뭘~”


나는 괜히 쑥스러워 포미의 리액션을 저지했다. 하지만 정작 부끄러운 것은 그다음이었다.

포미의 두 손은 박수를 치기 위해 움직인 것이 아니라 음식을 꺼내기 위해 움직였던 거였으니까.


“어? 이게 뭐야?”

“우리가 며칠을 비울지 알 수 없어서 좀 챙겨왔던 음식입니다.”

“그런데?”

“종현의 개에 대한 마음이 진심인 것 같아서 나눠주고 오겠습니다.”

“어? 아냐. 됐어. 아까 내 식량 아이템 다 뿌렸거든. 충분할 거야.”


나는 포미한테 말하며 조금 전 내가 세워둔 가건물을 다시 한번 뿌듯하게 바라봤다. 그런데 응? 뭐지?

조금 전 세워뒀던 웅장한 건물과 투명상태 활성화는 어디로 가고? 아니 무엇보다 내 식량 아이템들은?

개들은 여전히 개방된 도시 곳곳에서 음식을 찾고 있었다. 몇몇 개들은 아직까지 음식을 갈구하는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기도 했다.


“제가 알려드렸잖아요. 블루투스.”


마력몬스터가 내게 다가와 현재 상황에 대한 이유를 설명해줬다. 그러니까 나 혼자 신나서 뚜벅뚜벅 앞서갔을 때 이미 게임 활성화 상태는 종료됐고 당연히 내가 만들어 둔 건축물도, 음식 아이템도 사라져 버렸던 것이다. 그리고 뒤따라왔던 포미는 상황을 먼저 파악한 뒤 음식을 꺼냈던 것이고 말이다.


“음식 주고 올게요.”


포미는 개 무리한테 다가가 우리의 음식 일부를 나눠줬고, 나는 다시 핸드폰을 열어 게임을 실행했다.


“내 아이템은?”


없었다. 이미 써버린 거였으니까.


“이대로 허공에 뿌린 건가?! 그거 어떻게 모은 건데!!!”


억울했지만, 허탈했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다.


“그래도 다행이에요. 공격력 강한 위협몬스터 앞에서 이런 실수를 한 게 아니라서.”


마력몬스터가 건넨 위로에도 허망한 마음은 채워질 수 없었다.


“음식은 다 나눠줬나요? 마무리는 제가 할게요!”


마력몬스터가 먹이를 주는 포미한테 다가가며 외쳤다. 그리고 곧이어 마력을 이용해서 울타리를 만들었다. 조금 전 내가 만들었던 건축물만큼 웅장하거나 단단하지 않았지만 높은 펜스 안에 개들과 음식만 넣어둔 공간이었다. 음식을 나눠준 포미가 내게 돌아와서 설명했다.


“조금 전 종현처럼 몬스터의 눈까지 가릴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 보호막 역할은 할 것입니다.”

“응, 그래. 고마워.”

“서둘러요. 밤이 되면 나타난다는 나이트몬스터 걔네 힘이 엄청 세대요.”


나이트몬스터와 마주쳐본 적 없는 막내가 길을 재촉하기 시작했다. 이미 한차례 나이트몬스터와의 대결을 함께 클리어했던 포미와 나는 서로만 느낄 수 있는 눈빛을 교환한 뒤 막내의 뒤를 따라 걷기 시작했다.


작가의말

오늘도 방문해주시고, 읽어주신 독자님들, 감사합니다 :)

조회수, 추천수, 선작, 댓글 모두 소중하게 담고 있어요!

이제 드디어 금요일이네요.

한 주간 모두 애쓰셨습니다. 우리 모두 행복한 주말을 보내자구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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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24화 허탕 22.11.28 27 1 10쪽
23 23화 갈등의 서막 +1 22.11.26 23 1 10쪽
» 22화 치트키의 이상과 현실 +2 22.11.25 25 5 10쪽
21 21화 생존의 조직화 +5 22.11.24 27 5 11쪽
20 20화 침입자의 정체 +4 22.11.23 21 5 10쪽
19 19화 이 세계의 레벨업 +2 22.11.22 25 5 11쪽
18 18화 사건의 새국면(3) +4 22.11.21 32 5 11쪽
17 17화 사건의 새국면(2) 22.11.19 31 9 10쪽
16 16화 사건의 새 국면(1) +1 22.11.18 29 7 10쪽
15 15화 핑크보이 (2) +1 22.11.17 29 7 12쪽
14 14화 핑크보이 (1) +1 22.11.16 27 6 10쪽
13 13화 몬스터를 찾아서 (2) 22.11.15 25 5 9쪽
12 12화 몬스터를 찾아서(1) 22.11.14 31 7 11쪽
11 11화 안녕, 그레이몬스터 22.11.12 27 3 10쪽
10 10화 살려주세요 22.11.11 27 6 11쪽
9 9화 선과 악의 공존 (2) 22.11.10 29 4 10쪽
8 8화 선과 악의 공존 (1) 22.11.09 31 7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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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4화 밤의 주인공 22.11.04 77 13 10쪽
3 3화 위협몬스터의 습격! +9 22.11.03 177 83 10쪽
2 2화 조력 몬스터의 존재 +11 22.11.02 220 92 12쪽
1 1화 몬스터의 첫인상 +64 22.11.01 436 187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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