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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스잭팟 님의 서재입니다.

망돌히어로, 생존자를 확인합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wngml107
작품등록일 :
2022.10.31 10:48
최근연재일 :
2022.12.01 19:53
연재수 :
27 회
조회수 :
1,529
추천수 :
492
글자수 :
124,846

작성
22.11.07 00:43
조회
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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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글자
10쪽

6화 합니다 엔터 (1)

DUMMY

<망돌히어로, 생존자 확인을 시작합니다>


-6화-


물론, 눈앞에서 보이는 현실에 대한 상황 파악도 해둬야 했다.

자명한 사실은, 몬스터 중에서도 거구에 속하는 포미조차 물컹해 보이는 그들의 n단합체 공격에 스러져 있는 것이었다.

나는 달리는 와중에 포미가 공격당한 이유를 추리해내야만 했다.


“자승자박! 포미의 덩치가 오히려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는 건지도 몰라!”


아크로바틱을 배웠을 때, 똑같이 공중돌기를 했어도 막내의 다리만 부었던 것은 막내의 스킬 부족이라고 하기보다 무게의 차이일 수도 있었다. 막내는 우리 중 제일 덩치가 큰 편이었고 무게가 무거울수록 중력에 의한 충격 또한 커지기 마련이니까.


“어쩌면 이번 판은 힘의 대결 구도가 아닐 수도 있겠어!”


힘의 중심부를 공격했을 때 치명타를 입는 것은 비단 포미만의 사정은 아닐 것이다.

나는 n단합체 나이트몬스터의 중심부를 공격할 무기가 필요했다.

정확히 말하자면 펜싱 검을 대체할만한 무언가를 찾아야 했다. 하지만 그럴만한 물건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제기랄! 내가 하는 게임에서는 땅바닥에 아이템이 널려있었는데!!!”


안타깝게도 이곳은 게임 속 세상이 아니다. 비현실적이게 사람들이 모두 증발한 공간이라고 해도 분명한 현실인 곳이다.


“멈춰!!! 여긴 네가 올 곳이 아니야!!”


저 멀리서 양팔로 엑스를 그리며 메가싱어가 뛰어오는 게 보였다. 메가싱어의 치트키 ‘투시력’으로 발견한 모양이다.

그리고 생각했겠지. 포미조차 쓰러뜨린 n단합체 몬스터와 만나게 해서는 안 되겠다고···.


다급한 메가싱어와 달리 내 눈에는 다른 포인트가 눈에 띄었다. 바로, 엑스자를 그리며 올린 메가싱어의 팔, 그 끝에 달린 손톱이었다.

자유자재로 길이를 조절해 뻗을 수 있고 날카로운 손톱.

우재형을 한 번에 죽였을 만큼 살상력이 뛰어난 손톱일 것이다.


“나를 향했던 검이 적을 향해 돌아설 때만큼의 통쾌함이 있을까?”


거기까지 생각이 닿았을 때 나는 걸음을 멈췄다.

그리고 가만히 내게로 오는 메가싱어를 기다렸다.

우재형을 찔렀던 그 손톱으로 나이트몬스터의 중심, 리더만 찌른다면 승산이 있을 것이다.


“메가싱어! 네 손톱으로 리더를 찔러!”

“뭐? 쟤넨 무리생활하는 몬스터들이 아니라 리더가 없는데.”

“아니! 정해진 리더는 없을 수 있어도, 하나의 몸이 된 뒤엔 리더 역할을 하는 자가 있을 거야. 그자를 찾아서 네 손톱으로 깊이 찌르면 녀석들을 분리할 수 있어!”

“만약 실패하면···? 포미도 나가떨어졌는데···. 밤은 쟤들의 영향권인데···.”


머뭇대는 메가싱어의 뒤로 뒤늦게 도착한 봉지가 다가왔다.


“내가 리더가 누군지 찾아놓을 테니 넌 정확히 찌르기만 해!”


봉지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나이트몬스터의 리더를 찾겠다며 돌아갔다. 그리고 그런 봉지의 뒷모습을 지켜보던 메가싱어 역시 결심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한번 해볼게! 인간을 지켜줘야 하니까!”


메가싱어가 돌아가고 몇 분 뒤 밤의 무법자였던 나이트몬스터의 합체된 몸뚱이가 와르르 무너지는 것이 보였다. 야광 특성인 탓에 밝은 빛으로 흩어지는 모습이 마치 불꽃놀이처럼 화려하고 아름다웠다.


‘훗, 이렇게 잔인한 장면이 멀리서 보면 불꽃놀이처럼 아름답다니, 아이러니하군.’


나는 씁쓸하게 웃으며 그들을 바라봤다.

*


다 이겼다고 생각했다가 갑자기 균형을 잃은 나이트몬스터들이 당황하기 시작했다.


“뭐, 뭐야!”

“다시, 하, 합체.“

“그래, 다시 뭉쳐, 뭉쳐!”

“으아악, 내가 위로 갈 건데!”

“아니지, 내가 아래로 가겠다니까!”

“그러니까 내가 위로 간다니까!”


나이트몬스터들은 지능적으로 발전한 몬스터가 아니었기에 재합체는 커녕 기본적인 의사소통조차 제대로 되지 않았다.


“지금 돌아가면 더 이상의 희생은 생기지 않을 것이오!”


쓰러졌던 포미가 정신을 차리고 다시 일어나 근엄한 경고를 날렸다.

우왕좌왕하던 나이트몬스터 중에 그나마 눈치 빠른 녀석이 옆의 몬스터를 쿡쿡 찔렀다.


“야, 일단 가자! 어차피 인간도 없는데 괜히 시비털었나봐.”

“그, 그럴까? 우, 우리 몬스터들끼리 싸워봐야 무슨 소용이야!”


나이트몬스터들이 하나, 둘 슬금슬금 뒷걸음치며 멀어지기 시작했다.

조금 전 봤던 반딧불이 나이트몬스터가 무언가 미련이 남는 것처럼 주위를 빙빙 돌았다.

하지만 이내 옆에서 걷던 나이트몬스터의 우악스러운 손이 반딧불이 나이트몬스터를 잽싸게 자신의 손안에 가두며 면박을 줬다.


“너는 왜 쓸데없이 유언비어를 퍼뜨려서!”

“아냐, 분명히 있었단 말이야!”

“그럼 우리가 아까 잡히는 대로 던졌을 때 깔려 죽었나 보지 뭐. 가자, 가!”


옆에서 걷던 또 다른 나이트몬스터가 별일 아니라는 듯 중재를 시도했다.

그들이 모두 떠나간 뒤 조력몬스터들이 나를 향해 손짓했다.

그리고 이윽고 도착한 내게 포미가 손을 내밀었다.


“이번에도 종현의 전략이었던 거죠?”

“뭐, 평소에 취미가 전략게임이다 보니···.”


나는 괜히 멋쩍어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하지만 여전히 포미는 감탄한 표정이었다.


“힘보다 우위에 있는 지략이라~ 인간들의 전략도 참 매력적입니다.”


포미가 어수선한 주변을 둘러보았다.

우리의 발아래에는 n단합체 몬스터의 리더였던 자가 죽어 있었다.

머리에 네 개의 구멍이 뚫린 채로 말이다.


‘인간을 공격하려 했으니 정당방어였을 뿐이야.’


허망하고 처참한 그 모습에 흐트러지려는 마음을 애써 다잡았다.

하지만 우재형과 꼭 닮은 모습으로 누워있는 죽음, 그 배후에 내가 있다는 사실은 쉽게 정리되는 심경은 아니었다.


“자, 그럼 이제부터 인간들의 개체수 증가방법에 대한 회의를 해봅시다”

“인간을~ 지켜내기~ 위하여!”

‘그래, 어쭙잖은 감정에 휘둘릴 수는 없어.’


나와 달리 포미는 다음 플랜을 재촉했다.

메가싱어 역시 공격의 쐐기 골을 자신이 넣었다는 것에 대한 승리의 기쁨에 흥이 넘쳐 있었다.

그들의 모습은 감정에 빠지기 직전의 나를 다시 이성의 영역 안으로 데려다 놓았다.


“그 전에 기획사부터 가야 해. 봉지랑 약속했으니까.”


*


‘HAPNIDA ENT.’

작은 빌라 건물 옆 간판이 붙어있다.


‘앞으로 이곳에 볼일은 없을 거라 생각했는데 이렇게나 빨리 다시 오게 되다니···!’


처음 이곳에서 연습생이 됐을 때와는 다른 기대를 품에 안고 회사 앞에 섰다.

띠리릭!

회사 도어락은 여전히 내 손끝에 반응해주고 있었다.

작은 기획사가 으레 그렇듯 제대로 된 시스템이 갖춰있지 않은 덕에 아직도 내 지문이 남아 있었던 것이다.


“들어가자!”

“우리는 밖에서 기다리겠습니다.”

“어? 아···!”


포미와 메가싱어의 크기를 잠시 잊고 있었다. 그들을 수용할 수 있으려면 최소 3대 기획사 정도는 되어야 했을 것이다.


“그럼 우리끼리 얼른 다녀올 테니 기다려줄래?”

“아~ 궁금했는데! 그럼 들어가서 창문이라도 열어줄래? 밖에서라도 구경하게!”

“알겠어.”


못내 아쉬워하는 메가싱어와 차분한 포미를 남겨둔 채 봉지와 함께 안으로 향했다.


‘훗~ 여전히 꼭 연습해야만 할 것 같네.’


나는 씁쓸하게 웃으며 파블로프의 개처럼 연습실로 향했다.

그런 나와 달리 봉지는 잔뜩 흥분해있었다.


‘“여기 거기 맞지? 아이돌마다 안무 영상 찍는 곳!”


신이 나서 바스락대는 그 모습이 꽤 귀여워서 웃음이 났다.


‘팬이 있다면, 그들을 본다면 이런 기분인 걸까?’

“포미와 메가싱어가 함께 들어오지 못해 안타깝군.”

“그러게, 우리 회사가 좀 작긴 하지?”

“할 수 없지! 내가 열심히 보고 가서 얘기해줘야지!”

“그래! 일단 불부터 켜자.”


틱.틱.

나는 익숙하게 전등 스위치를 눌렀지만 불은 들어오지 않았다.


‘정전인 건가?’


어둠 속에서도 봉지는 뭐가 그리 신나는지, 둥실둥실 돌아다니고 있었다.

그런 모습을 보며 나 또한 잠시 추억에 젖어 연습실을 둘러보았다. 그리고 그것을 발견했다.


‘어? 저게 뭐지?’


오디오 앰프 뒤편으로 퍼져나오는 시리도록 하얀빛. 나는 그것의 정체를 파악하기 위해 다시 한번 스위치를 눌러봤지만, 여전히 불은 켜지지 않았다.


“봉지!”


나는 최대한 낮은 데시벨로 봉지를 불렀다. 하지만 내 목소리는 봉지한테까지 닿지 않은 모양이었다.

조금 더 크게 불렀다면 봉지가 들을 수 있겠지만 자칫 ‘그것’ 또한 내 목소리를 듣게 될 것이다.


‘어떡하지? 혼자라도 가서 확인할까? 아니면 들키더라도 봉지를 불러버려?’


내가 정한 결론은 ‘검색’이었다. 조력몬스터로부터 받았던 몬스터 도감에서 ‘그것’과 비슷한 몬스터를 찾아본 뒤 움직이기로 한 것이다.


‘하얀빛을 내뿜는 괴물, 하얀빛, 하얀···.’


나는 계속해서 속으로 읊조리며 도감을 훑었다.


‘아무래도 위협몬스터 위주로 확인해야겠지?’


하지만, 위협몬스터에서는 나이트몬스터 외에는 발광하는 몬스터는 보이지 않았다.


‘빛이 나는 거면 나이트몬스터인가? 그런데 저건 나이트몬스터의 빛과 좀 다른 느낌인데···.’


도감을 보면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감이 올 거라 생각했는데 더 혼란한 마음이었다.


“결국 봉지를 찾아야 하나? 같이 움직이는 게 안전하겠어.”


내가 도감을 확인하는 동안 봉지는 어느새 연습실 밖으로 나간 모양이었다.

나는 조심스레 걸음을 옮기며 봉지를 찾아다녔다.

그리고 마침내 봉지를 찾는 순간, 나보다 먼저 봉지를 낚아채는 그림자가 튀어나왔다.


휘릭!

그림자는 빠르게 봉지를 제압해 묶어버렸다.

봉지는 평소와 다르게 기획사 구경에 방심한 탓에 속절없이 내 눈앞에서 묶여 버렸다.


“으아아악!”


봉지의 비열한 비명이 어둠에 묻힌 뒤 서서히 봉지를 묶은 존재의 실루엣이 드러났다.

너무나도 익숙한 실루엣, 인간의 그림자였다.


“당신 누구야?!”

“...혹시 종현이 형이에요?”

“마, 막내?”


칙, 치익~!

라이터 불빛이 켜지고 핑크보이의 막내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리고 이내 내게로 달려와 와락 안겼다.


작가의말

재미있게 봐주세요 :)

새로운 한주도 모두모두 으쌰으쌰!


누적조회수 세자리 돌파! 앗싸 신나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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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24화 허탕 22.11.28 26 1 10쪽
23 23화 갈등의 서막 +1 22.11.26 22 1 10쪽
22 22화 치트키의 이상과 현실 +2 22.11.25 24 5 10쪽
21 21화 생존의 조직화 +5 22.11.24 27 5 11쪽
20 20화 침입자의 정체 +4 22.11.23 21 5 10쪽
19 19화 이 세계의 레벨업 +2 22.11.22 25 5 11쪽
18 18화 사건의 새국면(3) +4 22.11.21 31 5 11쪽
17 17화 사건의 새국면(2) 22.11.19 31 9 10쪽
16 16화 사건의 새 국면(1) +1 22.11.18 28 7 10쪽
15 15화 핑크보이 (2) +1 22.11.17 28 7 12쪽
14 14화 핑크보이 (1) +1 22.11.16 26 6 10쪽
13 13화 몬스터를 찾아서 (2) 22.11.15 24 5 9쪽
12 12화 몬스터를 찾아서(1) 22.11.14 30 7 11쪽
11 11화 안녕, 그레이몬스터 22.11.12 27 3 10쪽
10 10화 살려주세요 22.11.11 26 6 11쪽
9 9화 선과 악의 공존 (2) 22.11.10 29 4 10쪽
8 8화 선과 악의 공존 (1) 22.11.09 30 7 10쪽
7 7화 합니다 엔터 (2) 22.11.08 35 7 10쪽
» 6화 합니다 엔터 (1) 22.11.07 41 10 10쪽
5 5화 밤의 주인공(2) +1 22.11.05 51 9 10쪽
4 4화 밤의 주인공 22.11.04 76 13 10쪽
3 3화 위협몬스터의 습격! +9 22.11.03 176 83 10쪽
2 2화 조력 몬스터의 존재 +11 22.11.02 220 92 12쪽
1 1화 몬스터의 첫인상 +64 22.11.01 435 187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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