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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스잭팟 님의 서재입니다.

망돌히어로, 생존자를 확인합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wngml107
작품등록일 :
2022.10.31 10:48
최근연재일 :
2022.12.01 19:53
연재수 :
27 회
조회수 :
1,526
추천수 :
492
글자수 :
124,846

작성
22.11.24 0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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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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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21화 생존의 조직화

DUMMY

<망돌히어로, 생존자 확인을 시작합니다>


-21화-


“말해봐요. 왜 모른 척 했어요? 혹시 다른 아이돌로 갈아탔어요?”

“쉿!”

“아니, 아까부터 왜 자꾸 쉿이래! 유치원 선생님 알바라도 했어요?”


너무 진지한 누나의 표정을 풀어보려 농담을 해봤지만 누나는 웃지 않았다. 주변을 살피는 복희누나의 표정이 사뭇 진지했기에 나도 더 이상 가벼운 장난을 이어갈 수 없었다.


“미리 말해두는데 절대 저곳엔 가면 안 돼! 약속해!”


누나가 별채를 가리키며 단호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런데 가, 갑자기 웬 반말? 게다가 저 카리스마 무엇? 내가 상상한 팬의 모습은 이게 아닌데···. 팬이라면 좀 수줍어하고 그러는 거 아니었나?


어쨌든 난 누나의 기세에 눌려 고개를 끄덕이고 말았다.


“무슨 일인데요? 말해줘요. 말 안 해주면 궁금해서 들어갈지도···.”


째릿! 누나는 내 말이 끝나기도 전에 매섭게 흘겨봤다.


“알았어요. 안 들어갈게.”


정말 궁금해서 그런 거였음에도 누나의 표정이 너무 무서워서 두 번 다시 말을 꺼내지 못하고 얌전히 입을 다물었다.

누나는 내 표정을 한참 바라보더니 한숨을 푹 쉬었다.


“아까 그 멍청한 몬스터같은 생각하고 있는 거 아니지?”

“네? 그게 무슨? 아~ 아니요! 제가 그럴 리가!”


나는 괜히 음흉한 사람으로 몰린 것 같아서 두 손을 훠이훠이 저으며 크게 부정했다.


“그래. 막말로 인간 번식을 위해서 쿵짝쿵짝한다쳐! 여자는 나 하난데 열 달에 한명씩, 그게 말이 돼?”

“그, 그렇죠. 말도 안돼죠.”


복희누나는 나를 한참 바라보다가 말했다.


“차라리 난임부부 센터에 냉동된 난자, 정자를 찾아가는 게 나을지도?”

“와~ 누나 대박.”

“대박은 무슨! 너 수정시키는 법은 알아? 수정된다고 해도 태어난 아기는 누가 키우고?”

“아···.”


역시 성인은 뭐가 달라도 다르네. 아주 조목조목 옳은 말이다. 그렇다면···.


“그러면 누나는 결국 인간은 멸종될 거라고 보는 거예요?”

“글쎄다. 그보다 갑자기 왜 인간들이 하루아침에 사라진 건지 그걸 궁금해하고 원인을 찾는 게 맞지 않아?”

“어? 그거 우리 막내가 얘기했던 건데?!”


복희누나는 나를 말없이 빤히 바라봤다.

그 눈빛엔 답답함, 안타까움, 그 외에 많은 감정이 뒤섞여 있어 오히려 감정의 밑바닥에 뭐가 있는 것인지 파악하는 게 불가능했다.


“누나!”

“응 왜?”

“안 갈 거죠?”


누나는 내 질문에는 답을 하지 않고 별채 쪽을 말없이 바라보았다.


“내일 일어났는데 누나 없으면 나 저기 들어가요?”


나는 지금이라도 별채에 들어갈 기세로 손짓하며 말했다. 하지만 복희누나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날 상대했다.


“죽으려면 뭔 짓을 못 할까?”

“죽어요? 저기 진짜 뭐가 있길래?”

“됐다, 말을 말자.”


누나가 먼저 실내를 향해 걸음을 돌렸다.


“안 들어가? 밤새울 거야?”

“가요!”


나는 별채를 한 번 더 힐끗 바라본 뒤 누나의 뒤를 따라 들어갔다.


*


“마력몬스터! 이거 봐봐요!”


막내가 아침부터 텐션이 업된 채 마력몬스터를 찾아다녔다.


“이게 뭐죠?”

“그때 제가 말했던 책이요!”

“아! 집에 있다던 책이요?”

“네, 맞아요! 혹시나 해서 찾아봤더니 이북(e-book)으로 출간이 됐지 뭐예요? 게다가 제 핸드폰은 절대 꺼질 리가 없거든요. 그레이몬스터의 저주를 받아서, 하하핫!”


마력몬스터는 처음 보는 막내의 하이텐션을 빤히 바라보다가 막내의 반응에 호응을 해줬다. 물론 영혼은 없었지만 말이다.


“거참, 잘됐군요. 그럼 시작해볼까요? 한 손에 핸드폰 올리고, 다른 한 손은 절 잡으시고요.”

‘쯧쯔, 이게 지금 덕후 체험존이 아니라니까···. 어? 가만! 어제 복희누나가 했던 말이랑 막내가 했던 말이 겹치는데?’


나는 집중하고 있는 막내를 조금 전과 다른 시선으로 바라봤다.


‘어쩌면, 막내가 책 속에 있다는 최애캐릭터의 추리력을 동기화해 갖게 되면 없어진 사람들을 찾는 실마리를 찾을 수 있게 되는 거 아니야?’


나는 막내를 향했던 시선을 옆에 서 있는 리더형과 우재형으로 옮겨갔다.


‘남은 사람은 둘, 아니 누나까지 셋! 우리 인간이 살아남으려면 어떤 치트키를 각자 키워야 하는 거지?“


*


아침 식사 후 우리는 또다시 함께 모여앉았다. 오늘도 여전히 ‘인류 생존을 위한 방법’이 모임의 주제였다.


“그래서 인류 번식이 아니라 사라진 인간에 초점을 맞춰서 찾아보겠다는 겁니까?”

“응.”


포미는 내 대답을 들은 후 핑크보이 멤버들과 복희누나를 둘러보며 다시 물었다.


“여기 있는 인간들 모두의 의견이라고 보면 되나요?”

“맞아요.”


모두가 한마디씩 하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흐음···.”


포미는 한동안 고민하는 눈치였지만 이내 수긍했다.


“좋습니다. 과학적 접근을 포기한다는 것은 아쉽지만, 과학적 지식이 없어 무리가 있다는 말에도 일리가 있군요.”

“그렇다면 우리 몬스터도 포지션을 바꿔야 하는 거 아니야?”


지금까지 이야기를 듣고만 있던 메가싱어의 질문을 시작으로 여러 질문이 나오기 시작했다.


“그러면 이제 어디로 움직여야 하나?”


우재형의 질문에 봉지의 시큰둥한 답이 이어졌다.


“글쎄다~ 어차피 이 시점에선 굳이 돌아다니는 게 의미가 있나 싶은데?”

“그게 무슨 말이야?”


봉지는 외출 자체에 회의적이라는 의견이었기에 이유를 묻지 않을 수 없었다.


“움직이면 배고파지잖아. 근데 이제 거의 없어. 모든 편의점도, 마트에도 먹을 수 있는 거라곤 거의 텅텅 비었단 뜻이야.”


봉지는 모두를 둘러본 뒤 진짜 하고싶은 말을 꺼냈다.


“지금으로선 에너지를 최대한 비축하고 움직이지 않는 게 좋아.”

“어? 혹시 숨어있는 사람이 많은 건가? 그렇지 않고서야 이렇게 빨리 식량이 없어질 수가 없는데?”

“그건 아닐 거예요.”


조용히 듣고만 있던 복희누나가 입을 열었다.


“몬스터들 덩치를 생각해봐요. 오히려 지금까지 버틴 것도 용하죠.”


포미도 복희누나의 말에 말없이 고개만 끄덕였다.


“한마디 더 보태자면, 몬스터들은 시간이 갈수록 예민해질 겁니다. 배고파질 테니까요.”

“우 씨, 배고프면 우리도 예민해지거든!”

“그러니까! 그래서 굳이 밖에 나가지 말자는 거야.”

“아니! 청와대로 가야겠어.”


나를 보는 모두의 눈이 동그래졌다.


“어차피 몬스터에 대한 정보는 거의 기밀이었어. 우리처럼 평범한 사람들은 너희가 지금까지 어떻게 지구에 오게 됐으며 정부 관계자는 너희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었는지 알아봐야 해.”

“종현이 형 말이 맞아요. 사람들이 갑자기 사라졌다는 것은 어떤 힘 있는 조직에서 움직였을 확률이 높을 테니까요.”


포미가 몸을 일으켰다.


“일리있는 말입니다. 그렇다면 청와대로 갑시다.”

“청와대가 아니라 식량이 남아있는 곳으로 이동해야 하지 않을까요? 몬스터 비밀구역도 수도권이었을테니까 아래로 갈수록 식량은 있을 거예요.”

“몬스터들이 더 빨리 도착할 거예요. 우리는 크고 빠르거든요.”


피죤몬스터가 회의적이라는 듯 고개를 저었다.


“저는 여기 있을게요.”


또 복희누나였다.


“좋을대로 하세요. 단, 이곳을 나가진 마세요.”


복희누나의 고집은 어제봐서 알고 있었다. 그리고 굳이 어떤 일이 생길지 모르는 채로 아무런 치트키가 없는 누나를 데리고 갈 필요도 없었다.


“저 말고 메가싱어랑 봉지는 남아주세요. 할 일이 있거든요.”

“할 일이라니?”

“농사지어야 해요. 현재 남아있는 식량이 끝나기 전에 자급자족! 알죠?”

“오! 그것도 아이디어네요!”


리더형이 박수를 치며 복희누나의 의견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복희누나는 여전히 속을 알 수 없는 표정으로 메가싱어와 봉지를 향해 말했다.


“봉지는 씨 담아 뿌리고 메가싱어는 땅을 일궈줘요.”


메가싱어가 자신의 긴 손톱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이러려고 기른 손톱이 아닌데···.”

“그럼 나도 여기 있어도 될까? 아무래도 복희 혼자 인간이면 비율이 안 맞으니까?”


리더형이 예의 사람 좋은 웃음으로 농담 반, 진담 반인 얘기를 던졌다.


“형! 밖으로 나가면 몬스터 있는 게 무서워서 그런 거 아니고?”


우재형이야말로 눈빛을 보니 두려움이 역력해 보였다. 그동안의 산전수전을 생각하면 이해 못 할 일도 아니었다.


“우재형, 형도 여기 남을래?”

“그래도 될까?”


형은 저도 모르게 표정이 확 피어올랐다가 이내 시무룩해졌다.


“아니다. 그래도 동생들이 가는데 형이 되가지고···.”

“아냐, 형. 너무 많은 숫자가 이동하면 괜히 들키기만 하고.”

“그럼···. 그래도 돼?”

“응. 막내 괜찮지?”

“네! 괜찮아요!”

“저도 여기 있을게요! 싸우는 건 진짜 싫어서. 드리머몬스터 너도 여기 있어!”

“아, 아...저는...”


풀썩, 또다시 드리머몬스터가 쓰러졌다. 아니 잠들었다.

이번에 꾸는 꿈은 무엇일까?


“흐음···. 어쩌죠? 쟤 저렇게 자는 거 보면 가는 길이 순탄하지만은 않을 것 같은데.”


막내가 드리머몬스터를 내려다보며 물었다.


“그냥 우리끼리 가자. 언제 일어날지도 모르고, 만에 하나 위험한 상황에서 다시 잠들어도 곤란할 거야.”


그렇게 포미와 나, 막내, 마력몬스터로 청와대 정예군단이 정해졌다.


*


청와대 멤버가 떠난 뒤 드리머몬스터가 잠에서 깨어났다.


“혹시 갔나요?”

“응. 너 언제 일어날지 모르니까 갔지. 어차피 넌 안 가길 잘했어. 공격 기술이 하나도 없어서 위험해.”


피죤몬스터가 친절하게 설명해줬다.


“왜? 이번엔 꿈에서 뭐가 보였는데요?”


우재는 호기심 반, 두려움 반의 표정으로 드리머몬스터를 바라보며 물었다.


“여기가 위험해요.”


드리머몬스터의 말에 흠칫 놀란 것은 복희였다.


‘위험하다니···. 설마! 무슨 꿈을 꿨길래? 물어보고 싶어. 하지만···.’


복희는 주변을 둘러봤다. 리더인 지한도, 우재도, 심지어 여기 남아있는 몬스터 모두 어딘가 믿음직스러운 구석이 없었다.

결국 복희는 놀란 표정을 감추고 피죤몬스터한테 다가갔다.

전투력이 약한 집단은 이런 상황에서 작은 자극으로도 멘탈까지 흔들릴 확률이 상당하다. 그래서 복희는 아예 화제를 전환해버려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나저나 머리에 이 꽃은 뭐예요? 너무 예뻐서 아까부터 시선이 가던데. 먹을 수 있는 꽃이면 이것도 심으면 안 돼요?”

“만지지 마!”


복희가 피죤몬스터의 머리에 달린 꽃을 만지려 하자, 피죤몬스터가 날카롭게 반응하며 머리를 피했다.

하지만 피죤몬스터가 한발 늦었다. 복희는 그 꽃을 만졌고, 그대로 기절해버렸다.


“이런, 늦어버렸네. 하여튼 그놈의 호기심이 문제라니깐.”


피죤몬스터가 기절한 복희를 내려다보며 중얼거렸다.


작가의말

+ 드디어 토탈 조회수가 4자리수에 돌입했어요!  저기 저 상위권 작품에 비하면 소박할 수 있지만, 저는 솔직히 좀 신났답니다. ^__^


오늘도 재밌게 봐주신 분들 모두 감사합니다. :)


그동안은 조회수, 추천수, 선작으로 느낄 수 있었던 응원을

댓글 이벤트 덕분에 댓글까지 함께 느낄 수 있었던 시간이었어요.

이 모든 응답들이 글을 쓰는데 있어 힘이 되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

처음 시작할 때만 해도 막막했지만, 

글을 읽어주시는 분들 덕분에 좋은 경험과 기억이 쌓이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계속해서 열심히, 최선을 다해서 재미있게 써보겠습니다 :)


과연 이 세계는 어떻게 흘러가는 걸까요? 커밍 쑨, 뚜둥!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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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25화 몬스터구역으로의 진입 22.11.29 15 1 11쪽
24 24화 허탕 22.11.28 26 1 10쪽
23 23화 갈등의 서막 +1 22.11.26 22 1 10쪽
22 22화 치트키의 이상과 현실 +2 22.11.25 24 5 10쪽
» 21화 생존의 조직화 +5 22.11.24 27 5 11쪽
20 20화 침입자의 정체 +4 22.11.23 21 5 10쪽
19 19화 이 세계의 레벨업 +2 22.11.22 24 5 11쪽
18 18화 사건의 새국면(3) +4 22.11.21 31 5 11쪽
17 17화 사건의 새국면(2) 22.11.19 31 9 10쪽
16 16화 사건의 새 국면(1) +1 22.11.18 28 7 10쪽
15 15화 핑크보이 (2) +1 22.11.17 28 7 12쪽
14 14화 핑크보이 (1) +1 22.11.16 26 6 10쪽
13 13화 몬스터를 찾아서 (2) 22.11.15 24 5 9쪽
12 12화 몬스터를 찾아서(1) 22.11.14 30 7 11쪽
11 11화 안녕, 그레이몬스터 22.11.12 26 3 10쪽
10 10화 살려주세요 22.11.11 26 6 11쪽
9 9화 선과 악의 공존 (2) 22.11.10 29 4 10쪽
8 8화 선과 악의 공존 (1) 22.11.09 30 7 10쪽
7 7화 합니다 엔터 (2) 22.11.08 35 7 10쪽
6 6화 합니다 엔터 (1) 22.11.07 40 10 10쪽
5 5화 밤의 주인공(2) +1 22.11.05 51 9 10쪽
4 4화 밤의 주인공 22.11.04 76 13 10쪽
3 3화 위협몬스터의 습격! +9 22.11.03 176 83 10쪽
2 2화 조력 몬스터의 존재 +11 22.11.02 220 92 12쪽
1 1화 몬스터의 첫인상 +64 22.11.01 435 187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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