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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스잭팟 님의 서재입니다.

망돌히어로, 생존자를 확인합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wngml107
작품등록일 :
2022.10.31 10:48
최근연재일 :
2022.12.01 19:53
연재수 :
27 회
조회수 :
1,547
추천수 :
492
글자수 :
124,846

작성
22.11.05 00:15
조회
51
추천
9
글자
10쪽

5화 밤의 주인공(2)

DUMMY

<망돌히어로, 생존자 확인을 시작합니다>


-5화-


봉지의 표정이 점점 절망적으로 굳어갔다.


“내가 포미와 메가싱어를 데려올게. 그동안 어떻게든 버텨!”

“뭐? 아니 왜! 얜 작잖아! 우리 둘이서 힘을 합치면 얘 하나 정도는!”

“쟤 비행하며 그리는 선이 자기들 동료를 부르는 비행이야.”

“아니, 그렇다고 날 혼자 두고 가면 어떡해!!! 인간멸종 막으려면 날 보호...!!”


내가 다급하게 외쳐봤지만 소용없었다. 봉지는 그 말을 끝으로 날아가버렸으니까.

휘이익.

봉지가 바람을 타고 떠나는 것과 거의 동시에 저 먼 곳에서 쿵쿵쿵! 쿵쿵쿵! 하는 소리와 더불어 땅의 울림이 느껴졌다.

그리고 그것이 나이트 몬스터 무리가 다가오는 소리임을 알아차리는 데는 그리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n단 합체 공격은 무슨! 저 정도의 무게면 한놈한테만 맞아도 사망각일걸? 정면승부는 절대 안돼! 하지만...”


나도 모르게 한숨을 내쉬며 마음 속 말을 내뱉었다.


“날아다니는 몬스터가 있는데 무슨 수로 숨는담?”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나의 고개는 바쁘게 움직였다. 내게도 치트키라는 게 있다면 그건 아마 ‘생존본능’이 아닐까? 나이트 몬스터 들과의 정면 대결을 피할 방법은 어떻게든 숨을 곳을 찾아야 하는 것 뿐이었다. 그리고 마침내, 저 멀리 다가오는 녀석들한테 180도로 완전 등지고 도는 순간, 드디어 마땅한 곳을 발견해냈다.


‘산속도 아닌데 굳이 왜 도심천에 화장실을 박아놓나 했는데 이렇게 반가울 줄이야!!’


평상시였다면 운동하는 사람들이 오고갔을 도심천에는 적당한 간격으로 간이화장실이 마련되어 있었다. 간이용인만큼 창문도 없고 딱 한 사람만 들어갈 수 있을정도로 열악한 시설이지만, 오히려 지금의 종현한테는 더 없이 완벽한 공간이었다.


녀석들의 걸음 소리는 점점 가깝게 들려왔고 땅의 울림도 체감될 만큼 흔들리고 있었다.

여기서 조금만 더 지체한다면 녀석들한테 위치를 발각당할 것이다. 본능적인 발이 머리보다도 먼저 상황을 파악하고 뛰기 시작했다. 화장실을 향해 전속력으로!!


달칵! 문을 걸어잠그고

후아!후아! 가쁜 숨을 몰아 쉬었다.

워낙 전력을 다해 달린 터라 숨이 턱에 닿았다. 하지만 이곳은 안전하다.

메가싱어처럼 투시력이 있는 몬스터가 아닌 한 발견할 수 없을테니까.

바빴던 호흡이 점차 가라앉자 조금 더 이성적인 판단이 가능해졌다.

조력몬스터가 오더라도 결투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이 없다는 사실이었다.


“어차피 힘으로 안 될거 얌전히 게임이나 하면서 기다릴까나~”


두두둥두둥. 게임오프닝의 웅장한 배경이 시작됐다. 아이돌 활동할 때부터 꾸준히 하던 게임이라 능력치가 상당히 쌓여있는 게임이었다.


“히야~ 내 플레이어 능력치만 미러링할 수 있다면 이렇게까지 숨어있진 않아도 될텐데!”


나이트 몬스터한테 들키지 않기 위해 소리를 켤 수 없어 아쉬웠지만 나는 금세 게임속에 빠져들어 열심히 싸웠다. 조력몬스터가 올 때까지 시간을 때울 수 있는 핸드폰이 있어서 다행이었다.


“뭐야? 아무도 없는데?”

“분명 인간이 있었어!”

“뭘 망설여! 여기 있는 거 다 부숴버리면 거기에 맞아 죽겠지 뭐!”


헉! 생각보다 더 무식한 놈들이다! 나는 얼른 게임을 끄고 그들의 대화에 집중했다.


쾅! 쾅! 쾅!


“나무 뒤에 숨은 건 아니네?”


나무를 기둥째 뽑아 던졌던 소리였다.


“그럼 이건 어때?”


우당탕탕!

묵직한 고철의 소음, 주차돼있던 자동차를 내던진 모양이다.


“아니지! 지금 그걸 추리할 때가 아니잖아.”


나는 최대한 바깥의 소리를 무시하고 나만의 전략을 세우기 위해 집중하려 애썼다. 하지만, 그 순간 내 몸을 숨긴 간이 화장실이 부웅! 위로 올라가는 느낌이 들었다.


“뭐, 뭐야!”


당황한 내가 육성으로 말을 했지만, 불행인지 다행인지 녀석들은 듣지 못했다.


“켈켈켈, 그걸 어찌 뽑았대?”

“몰라, 몰라. 그냥 쑥 들리던데?”

“기다랗고 각져서 그립감 오지네!”

“같이 던지자! 하나~두울~셋!”


쓔웅


“아아악!!”


녀석들의 말을 끝으로 간이 화장실은 순식간에 방향성을 틀어 포물선을 그리며 던져지고 있었다. 당연히 그 안에 있는 내가 무사할 리 없었다. 나는 문에 부딪혀 가까스로 상자 안에서의 핑퐁을 멈출 수 있었는데 문제는 그게 아니었다. 이 화장실은 언젠간 다시 땅에 처박힐 것이고, 이 안에 있는 한 충격을 그대로 흡수할 것이다.


“문에 부딪힌 게 다행이군.”


문을 열어 탈출해야 했다. 문에 부딪힌 덕에 짧은 찰나에 문까지 가야하는 시간과 수고는 덜 수 있었지만 날고있는 화장실의 문을 여는 건 쉽지 않았다.


“이렇게 오물을 뒤집어 쓴 채 죽긴 싫어! 열려, 제발! 제바알!!!!!”


사람이 간절하면 초인적인 힘이 나온다더니 문이 열리고 나무가 보였다. 다행히 착지할 수 있을만큼 높고 튼튼한 나무였다. 망설임은 사치였다.


*


“아이씨! 힘들어 죽겠네. 요즘 누가 이런 걸 한다고!”


벌써 몇 번째 같은 동작 반복이었다. 한여름이 아닌데도 몸은 푹 젖어있었고 나는 다시 한번 우재형의 몸을 지지대 삼아 도움닫기를 한 뒤 공중에서 한 바퀴를 돌아 착지했다. 공중돌기를 하는 나만큼이나 우재형도 나와 합을 맞추며 내 무게를 버텨내느라 땀에 절어 있었다.


“그래도 늘 하던 것과 달라서 좀 색다르지 않아?”

“큭크 우리 종현이는 핑크보이가 아니라 달의 서커스에 나가야 했던 거 아니냐?”


헉헉대면서도 웃는 내가 기특했는지 리더형이 너스레를 떨었다.


“우리 어쩌면 이번 앨범이 마지막이래요. 종현이 형처럼 최선을 다하는 게 맞는 거 같아요.”


잔뜩 풀이 죽은 막내가 수건으로 땀을 닦으며 다시 일어섰다.


“야, 막내! 아까부터 착지 실패해서 다리 아프지 않아?”


아닌 게 아니라 막내의 왼쪽 발목은 눈에 띄게 부어 있었다.


“그래도 해내야죠.”

“이럴 게 아니라 동선을 바꾸자. 각자 뭐가 강점인지 우리가 제일 잘 알잖아. 막내 넌 힘이 좋으니까 기둥롤로 가. 나랑 롤 체인지해!”

“올~ 리더의 권한인건가? 핑리다!”


우재가 장난스럽게 반응했지만 리더는 단호하게 우재를 불렀다.


“우재 너도 그만 불평하고 어서 와!”


*


결국 그때의 우리는 단 한 곡의 싱글 발매, 방송 횟수 0, 행사 0이라는 처참한 성적으로 활동을 마무리했었다. 그리고 그 곡은 핑크보이의 계약 종료를 앞장시켰던 계기가 됐었다.


“그때 연습한 아크로바틱을 이렇게 쓸 수 있는 거였다니!”


나는 당시의 기억을 최대한 살리면서 과감하되 안정적인 움직임으로 충격을 최소화했다. 아이돌이었던만큼 가벼운 몸무게도 충격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됐을 것이다.

1차적으로 발을 구른 뒤에는 그 아래로 가볍게 착지. 최종적으로 돋움 한 곳은 도시조경을 위해 잘 깎아둔 화단 속이었다.


‘나이스 위치선정! 아까부터 그냥 여기 숨을걸!’


화단에서 상황을 살펴보니 나이트몬스터들이 저 멀리서 보였다. 확실히 야광몬스터 특성탓에 눈에 잘 띄었다. 반대로 체구도 작고 어둠에 가려진 나는 잘 들키지 않을 것이다.

나는 상대적으로 안전한 위치인 것에 안도하며 주위를 스캔했다.

주변을 둘러보니 공간들이 익숙했다. 몸 담았던 기획사 근처였던 것이다.


“그나저나 저 녀석들 힘도 좋아! 도심천에서 대로변까지 날려버렸잖아? 어디보자~ 여기서는 잘만하면 혼자도 기획사에 도착할 수 있겠는데?”


하지만 그럴 수 없었다. 봉지가 나를 구하러 오고 있을테니까. 그리고 기획사를 찾아가는 표면적인 이유 또한 케이팝 덕후인 봉지한테 보여주려는 것이었다.


‘혹시 모를 몬스터한테 들키면 안되니까 숨어서 지켜볼까?’


나는 최대한 몸을 구부려 화단 속으로 몸을 말았다.

그리고 얼마간의 시간이 지났을까? 저 멀리서 포미와 메가싱어가 보였다.

비록 어둠 속 실루엣이지만 워낙 체구가 큰 탓에 확신할 수 있었다.


“확실히 왕 크니까 잘 보이는구나!”


조력몬스터들이 도착했음을 확인했으니 이제 가볼까? 싶은 마음에 일어났다가 다시 슬그머니 주저앉았다. 인간을 노리는 몬스터들이니 ‘인간’인 나만 없다면 평화롭게 상황을 마무리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상황 끝날 때까지 아까 강제종료한 게임이나 다시 이어가 볼까~”


또 다시 웅장한 게임 오프닝 음악이 시작되고 막 플레이버튼을 누르려는 찰나,

쿠웅!

잠깐이지만 대지가 흔들렸다. 뭐지?


지금 이 광경···. 설마···.

거대한 실루엣, 포미의 그림자가 보이지 않았다.


“포미!!!!!”


나는 앞뒤 잴 것없이 포미를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이름을 붙여주면 특별한 존재가 된다던 어느 시 구절이 떠올랐다.

애착인형과 이름이 같아서였을까?

어느덧 내게있어 포미는 단순한 조력몬스터의 의미만은 아니었나 보다.


거리가 좁혀질수록 n단 합체로 공격중인 나이트몬스터의 모습이 선명하게 보이기 시작했다.

어떻게 보면 아프리카 어느 부족의 문양같은 얼굴들이 어두운 공간을 현란하게 채우고 있었다.

녀석들은 얼굴의 문양은 물론 전체적인 외형에서 통일성이 없었다. 하지만 각기 따로 놀던 몸뚱이들은 합체할 때마다 몸의 모양을 유연하게 맞춰 유격이 없게 만들었다. 마치 심심풀이로 가지고 놀던 야광슬라임같은 모습이었다.


“물컹하게 생겼잖아! 저딴 거 그냥 펜싱검으로 꽂아서 꼬치로 만들어버릴테다아!!!!!“


그 어느 때보다 공격력이 max로 차오르고 있었다.


작가의말

재미있게 봐주세요 :)
다음주에도 다그닥다그닥!!!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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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23화 갈등의 서막 +1 22.11.26 23 1 10쪽
22 22화 치트키의 이상과 현실 +2 22.11.25 24 5 10쪽
21 21화 생존의 조직화 +5 22.11.24 27 5 11쪽
20 20화 침입자의 정체 +4 22.11.23 21 5 10쪽
19 19화 이 세계의 레벨업 +2 22.11.22 25 5 11쪽
18 18화 사건의 새국면(3) +4 22.11.21 32 5 11쪽
17 17화 사건의 새국면(2) 22.11.19 31 9 10쪽
16 16화 사건의 새 국면(1) +1 22.11.18 29 7 10쪽
15 15화 핑크보이 (2) +1 22.11.17 29 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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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3화 몬스터를 찾아서 (2) 22.11.15 25 5 9쪽
12 12화 몬스터를 찾아서(1) 22.11.14 31 7 11쪽
11 11화 안녕, 그레이몬스터 22.11.12 27 3 10쪽
10 10화 살려주세요 22.11.11 27 6 11쪽
9 9화 선과 악의 공존 (2) 22.11.10 29 4 10쪽
8 8화 선과 악의 공존 (1) 22.11.09 31 7 10쪽
7 7화 합니다 엔터 (2) 22.11.08 36 7 10쪽
6 6화 합니다 엔터 (1) 22.11.07 41 10 10쪽
» 5화 밤의 주인공(2) +1 22.11.05 52 9 10쪽
4 4화 밤의 주인공 22.11.04 77 13 10쪽
3 3화 위협몬스터의 습격! +9 22.11.03 177 83 10쪽
2 2화 조력 몬스터의 존재 +11 22.11.02 220 92 12쪽
1 1화 몬스터의 첫인상 +64 22.11.01 436 187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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