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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스잭팟 님의 서재입니다.

망돌히어로, 생존자를 확인합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wngml107
작품등록일 :
2022.10.31 10:48
최근연재일 :
2022.12.01 19:53
연재수 :
2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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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44
추천수 :
492
글자수 :
124,846

작성
22.11.17 0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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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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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글자
12쪽

15화 핑크보이 (2)

DUMMY

<망돌히어로, 생존자 확인을 시작합니다>


-15화-


“그것은 너무 위험해!”

“맞아, 종현. 네가 저 녀석의 악랄함과 스피드를 보지 못해서 이렇게 말할 수 있는 거라고.”


내 말에 제일 흥분하며 반대한 사람은 당연히 죽음의 문턱까지 다녀왔던 우재형이었다.

그리고 옆에서 그대로 목격한 몬스터들도 우재형의 입장에 말을 더했다.

물론, 나라고 형의 입장을 모르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몬스터의 도움 없이 해볼 만하다고 계산한 데에는 다 이유가 있었다. 눈알로 변신해 자신을 숨겨야 한다는 것은 몬스터 중에서 힘이 센 몬스터는 아닐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내 예상이 맞다면 포미와 메가싱어가 있는 한, 절대 본 모습을 드러내지 않겠지.


“형, 몬스터들이 있는 한 저 녀석은 절대 나타나지 않을 거야.”

“그, 그러면 넌 녀석과 맞설 확실한 방법이 있는 거야?”

“아니, 아직은 없어. 녀석이 모습을 드러내면 그때부터 찾아보려고.”

“우재형, 종현이 형 말대로 해봤으면 좋겠어요. 전 종현이 형이 맞을 것 같아요.”


고맙게도 막내가 내 의견에 힘을 실어줬다.


“괜찮겠습니까? 지금 이 결정이 인류의 존폐를 좌우할 수 있습니다.”


포미 또한 걱정스럽게 나를 바라보며 물었다. 포미한테 고개를 끄덕이며 나는 스스로를 다잡았다.


‘어차피 나는 마력몬스터가 필요해. 언제까지고 이 상태로 내버려 둘 수만은 없는걸.’


하지만 아무리 같은 멤버였었다고 해도 이 위험한 상황을 강요할 수는 없었다.


“우재형과 막내! 억지로 내 곁에 있으라고 하지 않을게. 두렵다면 몬스터들과 나가도 좋아. 나는 여기 있는 녀석과 담판을 지을 거야.”


내 말에 슬금슬금 우재형이 움직였다.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결정이었다.


“막내 넌? 눈치 볼 거 없어.”

“전 형을 믿어요. 그리고 어차피 이 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라면 저 또한 생존능력을 키워야 할 것 같아서요!”


막내가 내 곁에 남겠다고 선언하자, 우재형도 다시 우리 곁으로 다가왔다.


“휴···. 그럼 어쩔 수 없지. 나도 함께하는 수밖에. 우린 어쩔 수 없는 핑크보이니까!”


*


몬스터들이 모두 자리를 떠나고 우리만 남았다. 발밑에는 여전히 징그러운 눈알들이 우글거리며 우리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었다.

우리는 서로를 등진 채 삼각형 구도로 서서 수많은 눈알들을 보고 있었는데 사각지대가 생길 경우 기습 공격을 당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자, 이래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을 셈인가? 대체 왜 인간을 죽이려 하는 거지?”


그 순간, 수많은 눈알 가운데 하나가 둥실둥실 공중에 솟아올랐다.

떠오른 눈알은 서서히 변화를 반복하다가 수마의 모습에서 움직임을 멈췄다.

그러니까 말하자면 물로 이루어진 말인 셈이었다.


“너희들은 쓸모가 없다. 도태된 것들은 사라져야 마땅하지!”


수마가 말할 때마다 출렁이는 물결 소리가 들려왔다. 녀석의 생각은 전형적인 위협몬스터의 사상이었다.


“글쎄? 만약 쓸모를 증명한다면, 조력몬스터가 될 건가?”

“푸하핫, 쓸모를 증명한다고? 우습군. 우리 능력에 기생하며 살 생각인 것을 누가 모를 줄 알고!!”


마력몬스터인 수마가 큰 소리로 외치며 발을 굴렀다. 그러자 바닥에 쌓여 구르던 눈알들이 흔들리더니 각각의 물방울로 변했다. 곧이어 변한 물방울들이 하나씩 터지자, 바닥은 금세 흥건하게 물이 고였다. 처음에는 그저 찰박거리는 수준이었던 물은 순식간에 집안을 가득 채울 만큼 차올랐다.


“형, 막내! 높은 곳으로 올라가!”

“높은 곳이 없어!”

“크하하하! 고작 물방울 몇 개에도 생명이 위급해지는 주제에 쓸모를 증명하겠다?”


마력몬스터의 비아냥 소리가 거슬렸지만, 우선은 살아나는 것이 급선무였다.

나는 주위를 재빨리 스캔했으나, 우재형의 말대로 급격히 차오르는 수위보다 더 높이 올라갈 수 있을 만한 마땅한 곳은 보이지 않았다.


“형들! 차라리 누워요! 힘을 빼고! 배영처럼요!”


굿 아이디어!

나는 막내의 말대로 몸에 힘을 뺀 뒤 누웠다. 일단 둥둥 떠서 다음 단계를 생각해 볼 참이었다.

그때, 우재형의 물 먹은 소리가 들려왔다.


“커컥, 미..미안...나... 수영을...못..꼬르륵”

“형!!!”


그 모습을 본 막내가 우재형이 있는 방향으로 빠르게 헤엄쳐갔다.

차오르는 물보다 더 높은 안전한 곳, 우재형을 살리려면 반드시 찾아야 했다.

나는 다시 한번 집안을 재빨리 스캔한 뒤 드디어 찾았다!

바로 냉장고 위였다. 조금 전 급격히 차올랐던 물 때문에 두꺼비집은 내려가 있었다.


“막내야! 여기로!”


내가 먼저 그곳에 도착해 막내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


“아주 용을 쓰는구나! 그렇다면 이건 어떠냐?”


마력몬스터는 자기 말발굽을 이용해서 닫혀있던 창문을 죄다 깨부수기 시작했다.

꽉 들어차 있던 물은 빠른 속도로 창 밖의 아래로 흘러내렸고, 유속의 힘에 의해 막내와 우재형도 깨져버린 베란다 창 방향으로 휩쓸리기 시작했다.


“으아악, 이대로는 다시 밑으로 추락하고 말 거야!! 봉지! 봉지야야악!”


우재형이 이성을 잃고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우재형의 비명에 막내도 점점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나는 막내와 우재형을 향해 있는 힘껏 소리쳤다.


“당황하지 말고 창틀을 붙잡아! 물 빠질 때까지만 버텨!”


형과 막내한테 외치고 난 뒤, 마력몬스터의 모습을 바라봤다.

모든 것에는 명암이 있고, 저 녀석 또한 내가 해볼 만한 약점이 있을 것이다.

나는 그것을 찾아야만 했다.

순식간에 차올랐던 물이 우리는 물론이고 수마의 모습을 한 마력몬스터 역시 흠뻑 젖게 만들었다. 저 녀석의 현재 몸은 온통 물로 가득 찬 상태이니 100% 물 자체인 셈이었다.


‘저거다! 저 녀석을 없앨 방법!’


마력몬스터는 우리의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흥미롭게 구경하고 있었다. 녀석의 표정은 우리가 물살에 떠밀려 추락할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었다.


‘자승자박, 네 꾀에 네가 걸려 넘어지게 해주마!’


나는 냉장고 위에 앉아 떠내려가는 냉장고에서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러다가 마력몬스터 근처에 가까워질 때쯤 냉동실 문을 활짝 열었다.

깨져버린 창 사이로 흘러내리는 물살에 냉장고 문을 열었을 때 생겨난 유속이 더해져 마력몬스터의 근처에 더욱 강력한 물살이 생성됐다. 그리고 넋 놓고 구경하던 마력몬스터는 보기 좋게 냉동실 안으로 휩쓸려 들어갔다.


“이 때닷!”


때를 놓치지 않고 냉동고 문을 닫았다.


"제발, 제발!"


마력몬스터를 가두는 것에는 성공했지만, 또 하나의 복병은 여전히 강하게 흘러내리는 물살이었다. 냉장고도 계속 함께 떠밀려가고 있었으니까.


"물이 빨리 빠져서 냉장고가 멈춰야 해!"


냉장고 위에 올라선 내 시야 위로 점점 깨져버린 창이 가까워지고 있었다.


'이대로 추락하게 된다면!'


나는 재빨리 냉장고에서 점프해서 이동할만한 곳을 빠르게 찾으려했다.

그 순간 턱! 냉장고는 가로로 누운 방향 덕분에 창틀에 걸려 떠내려가지 못했다.

그리고 뒤이어 집안을 가득 채웠던 물들도 모두 밖으로 흘러나갔다.


한바탕 물난리가 끝난 뒤 막내와 우재형을 향해 외쳤다.


“막내 이리 와서 나랑 같이 냉동실 문을 열지 못하게 막아! 그리고 형! 형은 물 때문에 차단됐던 두꺼비 집을 다시 올려줘!”


집안을 꽉 채웠던 물은 어느덧 깨진 창을 통해 모두 빠져나가 있었다.


“이게 뭐 하는 짓이야!”


냉동실 안에서 마력몬스터가 요동치기 시작했다. 하지만 냉동실 자체의 무게에 고무 패킹으로 꽉 닫힌 문, 그리고 바깥에서 건장한 남자 둘이서 막고 있는 힘 때문에 마력몬스터는 냉동실에서 나오지 못했다.


“두꺼비집 올렸어!”


우재형의 그 말을 듣자마자 나는 기다렸다는 듯이 냉동실의 특급냉동 버튼을 눌렀다.

녀석을 급속으로 냉동시켜야 했다.


“형, 얼린 다음엔 어떻게 할 생각이에요? 없앨 수 있긴 할까요?”

“저 새끼 보통 아니라고 내가 말했지? 섣부르게 조져봐야 개체수만 늘려주는 셈 된다니까.”


어느덧 우재형이 다가와 말했다.


“형!”

“응?”

“고체는 셀 수도 있고, 나눠지지만 액체는 셀 수도 없고 나눠지지도 않아.”

“갑자기 그게 왜?”

“하지만 액체는 나눠지지 않으니 어떤 공격에도 타격감이 제로 아닌가요?”


막내의 질문도 맞는 말이다. 액체는 어떠한 형체가 없어서 어떤 공격을 하더라도 유연하게 흡수해버릴 테니까. 하지만 얼음이 된다면? 그리고 그 얼음에 엄청나게 큰 충격을 가해 산산조각이 나게 한다면?

이게 바로 내 전략이었다.


“얼어버린 몬스터는 녹기 전까지 움직일 수 없어. 멈춰버린 몸으로 개체수 증가도 할 수 없을 테고. 그때 부숴버릴 거야! 산산이 조각나게!”

“산산이 조각나면 개체수 감당 안 되게 늘어날 텐데?! 개체수가 제곱으로 늘어난다니까, 쟤!”


우재형은 걱정이 가득한 얼굴이었다.


“몬스터가 활동을 할 수 있을 만큼 녹았을 때는 이미 조그만 물방울밖에 안 돼. 작은 물방울은 이렇게 건조한 날씨에 빠르게 대기에 흡수될 테니 공중분해 되는 거야.”

“대기 속에 소멸, 이런 건가요?”


막내의 물음에 내가 고개를 끄덕였다.


“뭐 이론적으로 안 될 거 같진 않지만, 애초에 개체수 n 배 증가라는 게 이론을 뛰어넘는 능력인데 그게 될까?”


우재형은 여전히 확신이 없는 표정이었다.


“나도 장담할 수 없어. 하지만, 확실한 것은 이 공간에선 몰아냈다는 것이겠지. 소멸이 안 됐다면 다시 우리의 조력몬스터와 함께 힘을 합칠 수도 있을 테고. 바깥이니까!”


나는 우재형의 어깨를 툭툭 치며 말했다.


“그리고 좋은 소식이 있어. 이 상황에서 말하는 건 적절치 않은 거 같지만.”

“무슨 소식인데?”

“아까, 형은 마력몬스터 상대하느라 못 봤을 거 같은데 말이야.”


나는 핸드폰을 꺼내 들어 조금 전 알람이 떴던 너튜브 영상을 틀어 보여줬다.

우리의 리더형이 있는 그 영상이었다.


“역시, 살아있었구나!”

“응! 우리의 예상대로 리더형도 살아있었어. 그러니까 이 마력몬스터도 우리의 전략이 통하길 바라야지!”

“그러니까 결국 배후가 있는 거, 맞지 않을까요?”


막내는 여전히 배후조종설을 굳게 믿고 있는 눈치였다. 나 역시 여전히 부정할 생각은 없는 가설이었다. 하지만 오늘 같은 일을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우리의 레벨업이 우선되어야 할 것 같았다.


띵!

맞춰놓은 타이머가 울렸다.


“자, 이제 됐다! 녀석을 꺼낼 때가 됐어.”

“잠깐!”


우재형이 냉동고 문을 열려는 내 손을 막았다.


“혹시 안 얼었으면 어쩌지?”


나는 냉동실 문에 가만히 귀를 기울였다. 내부는 고요했다. 오직 냉동실 팬이 돌아가는 소리만 들릴 뿐···.


“특급 냉동인데다가 녀석은 100%가 물이었어. 표면도 녀석의 공격으로 다 젖어있었고. 이 시간이면 얼었을 거야.”


우재형은 잠시 망설이는 듯싶다가 이내 결심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우재형과 막내를 차례로 바라본 뒤 냉동실 문을 살며시 열었다.


“다행이야! 꽝꽝 얼었어.”

“형, 형! 녹기 전에 빨리!”


막내는 마음이 꽤 급한 모양이었다.


“자, 같이 들어서 아래로 던지면 돼! 하나~둘~셋!”


슈우우우우웅, 쿵!

퍽!

꽝꽝 얼어버린 마력몬스터가 조금 전 우재가 떨어졌던 그 자리에서 그대로 추락했다.

그리고 녀석의 몸은 형체도 알 수 없을 만큼 산산이 부서져 버렸다.


“예스!”


우리 셋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서로를 바라보며 하이 파이브를 날렸다.


“자, 이제 조력몬스터를 다시 들어오라고 해야겠지?”

“그리고 리더형한테 전화 좀 해요!”


막내의 눈이 초롱초롱 빛났다.


작가의말

오늘도 재밌게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


하루하루 제게는 의미있는 숫자들이 쌓이고 있는데요.


이 맛에 글 쓰나 봅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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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23화 갈등의 서막 +1 22.11.26 23 1 10쪽
22 22화 치트키의 이상과 현실 +2 22.11.25 24 5 10쪽
21 21화 생존의 조직화 +5 22.11.24 27 5 11쪽
20 20화 침입자의 정체 +4 22.11.23 21 5 10쪽
19 19화 이 세계의 레벨업 +2 22.11.22 25 5 11쪽
18 18화 사건의 새국면(3) +4 22.11.21 31 5 11쪽
17 17화 사건의 새국면(2) 22.11.19 31 9 10쪽
16 16화 사건의 새 국면(1) +1 22.11.18 29 7 10쪽
» 15화 핑크보이 (2) +1 22.11.17 29 7 12쪽
14 14화 핑크보이 (1) +1 22.11.16 27 6 10쪽
13 13화 몬스터를 찾아서 (2) 22.11.15 25 5 9쪽
12 12화 몬스터를 찾아서(1) 22.11.14 31 7 11쪽
11 11화 안녕, 그레이몬스터 22.11.12 27 3 10쪽
10 10화 살려주세요 22.11.11 27 6 11쪽
9 9화 선과 악의 공존 (2) 22.11.10 29 4 10쪽
8 8화 선과 악의 공존 (1) 22.11.09 31 7 10쪽
7 7화 합니다 엔터 (2) 22.11.08 36 7 10쪽
6 6화 합니다 엔터 (1) 22.11.07 41 10 10쪽
5 5화 밤의 주인공(2) +1 22.11.05 51 9 10쪽
4 4화 밤의 주인공 22.11.04 77 13 10쪽
3 3화 위협몬스터의 습격! +9 22.11.03 177 83 10쪽
2 2화 조력 몬스터의 존재 +11 22.11.02 220 92 12쪽
1 1화 몬스터의 첫인상 +64 22.11.01 436 187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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