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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겐어겐 님의 서재입니다.

한국사로 천재 작가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전쟁·밀리터리

어겐어겐
작품등록일 :
2022.06.20 15:09
최근연재일 :
2022.07.22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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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7.18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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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퍼져나가는 이름

DUMMY

휴학계를 내고 난 후. 키드미어 공작가에서 찾아준 집을 구매했다.


원래 지방에 살던 어떤 자작이 수도에 거주하는 동안 지내던 집이라던가? 그랬던 자작이 나이가 들어 고향으로 낙향하면서 판 걸 내가 사게 되었지.


덕분에 나야 편했다. 관리도 잘 되어 있고 필요한 고용인들도 따로 구할 필요가 없었으니까. 자작이 쓰던 고용인들을 그대로 쓰면 됐거든.


그렇게 백작으로서 수도의 저택에 살게 된 나는-


“으으... 이제 거의 다 썼다!”


마감에 쫓기며 밤을 새우고 있었다.


젠장. 비싸고 좋은 집에서 살게 되면 뭐 하냐. 집에 처박혀서 글만 쓰고 있는데.


바람의 왕국 2권을 발매한 지 벌써 3달 가까이 지났다. 이사를 온 지는 보름 정도 지났고.


원래는 두 달 전쯤 다 썼어야 했는데. 마리오 왕국에서 전쟁이 발발하고, 복귀한 후에는 또 이사까지 하면서 글을 쓸 여유가 없었다.


그러다 보니 당연히 집필은 늦어졌고. 내가 생각했던 마감 기간을 한참 넘어 버렸다.


출판사에서 정한 마감 기간이 있는 건 아니다. 다른 사람도 아닌 ‘전쟁 영웅’에게 언제까지 글을 써놓으라고 할 간 큰 출판사는 없으니까.


하지만 그렇다고 늦장을 부리고 싶진 않았다.


내가 여기까지 온 것도 다 내 독자들 덕분인데. 내가 늦장을 부린다면 그런 독자들을 실망시키는 게 되니까.


다행인 점이라면 마리오 왕국에서 써놓은 양이 꽤 된다는 점이랄까.

써놓은 글을 정리하고 고치며 보름이 지나자 바람의 왕국 3권도 거의 마무리가 되었다.


3권은 무휼이 왕위에 오르고, 정복 전쟁을 펼치며 고구려의 영토를 확장하는 내용이었다.


그러면서 큰 전쟁의 신인 대무신왕(大武神王)이란 칭호를 얻어가는 과정을 다루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도 저번과 마찬가지로 역사와 똑같이 쓴 건 아니다.

유리왕의 이야기를 쓸 때처럼 시간 순서를 바꾸었지. 이는 부여와의 전쟁 때문이었다.


대무신왕 재위 초기, 대무신왕은 고구려에게 악연인 부여의 대소왕을 죽이는 데 성공한다. 3대에 이어진 악연이 종결되는 순간이었지.


그 후 부여는 왕을 잃고 흔들리기 시작한다.

전쟁에서는 이겼음에도. 부여의 중심이 되는 대소왕이 사망한 바람에 혼란이 찾아온 것이다.

그리고 그 틈을 타 고구려의 비상이 시작된다.


하지만 이 전쟁을 책 초반부터 쓸 수는 없었다.

주몽과 바람의 왕국 이 두 소설에서 최악의 악역이자 최종 보스 포지션인 대소왕을 책 초반부에 죽일 수는 없으니까.


그런 캐릭터를 소설 중반에 죽인다? 다음 권이자 바람의 왕국 시리즈의 마지막 권이 될 4권은 아무리 잘 써도 재미가 떨어질 거다.


또한 대무신왕이 부여와의 전쟁 중에 얻게 되는 조연들 문제도 있다.


대무신왕이 부여를 공격하러 갈 때, 그는 괴유, 마로, 그리고 자신이 직접 부정(負鼎)씨를 하사한 인재들을 얻게 된다.

이들은 모두 부여와의 전쟁에서 공을 세우게 되고.


그런 자들을 전쟁에 가면서 그냥 얻는다? 그리고 그런 인재들이 처음 만난 대무신왕에게 충성하며 공을 세운다?

이러면 개연성이 떨어진다. 자연스럽지 못하고 너무 작위적이랄까.


설화라면 몰라도, 소설에서 이러면 먹기 딱 좋지.


그래서 이런 조연들의 등장 시기도 바꾸었다. 대무신왕이 부여와 싸우기 전, 다른 나라들을 정복하며 한 명씩 얻게 되는 걸로.


최종 보스를 잡기 전에 잡몹들도 잡고, 잡몹들 잡으면서 동료들도 얻어야 하는 법이다.

그런 방식으로 인재들을 하나씩 모아 어벤져스를 만들고 타노스 대소왕을 물리치는 스토리로 바꾸었다.


또 이들 모두가 부여에게 원한이 있거나, 과거 고구려에게 은혜를 입은 것으로 각색했고. 그러면서 부족할 수 있는 개연성을 챙겼다.


그리고 3권 마지막에 더 이상 고구려를 두고 볼 수 없던 대소왕이 전쟁을 일으키며 3권은 끝난다.


뭐, 이렇게 되면 3권이 너무 4권을 위한 예고편처럼 보일 수도 있다.

틀린 건 아니지만, 잘못했다간 평가가 안 좋을 수도 있지. 전생에서 봤던 아이언맨 2처럼 말이다.


그 영화도 어벤져스라는 떡밥을 뿌리기 위한 영화라는 느낌이 너무 강했다. 그래서 평가가 좋지 않았고. 잘못하면 이번에 나올 3권도 같은 평가를 받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잘 쓰면 그럴 일은 없다. 오히려 4권에 대한 기대감을 더욱 끌어올릴 수 있다.

그래서 그렇게 되도록 글을 쓴다고 고생했지. 밤을 새우면서 글을 쓴 것도 다 그런 이유에서였다.


“후우... 다 썼다.”


드디어 퇴고까지 끝나고. 책 한 권 분량의 원고들을 보자 몸에서 힘이 쭉 빠졌다.


원고만 출판사에 보내고 진짜 한 달은 아무것도 안 하고 푹 쉬어야겠다. 비싸고 좋은 집도 샀는데, 편하게 먹고 자면서 쉬어야지.


원고를 출판사로 보내고 얼마 후. 바람의 왕국 3권이 발매되었다.


이제는 당연하다고 해야할지. 바람의 왕국 3권 또한 큰 흥행을 하며 좋은 평을 거두었다.


나라가 힘이 없어 형들을 잃으며 복수귀가 된 대무신왕의 분노가 그대로 느껴진다고. 평론가와 독자 모두가 찬사를 보냈다.


그러면서 다들 빨리 다음 권이 나오기를 기도했다.


하지만 나도 좀 쉬어야지.

딱 한 달만 쉬자며 휴식을 취하고 있는데 편지가 도착했다.


“어? 아버지가 보낸 편지네?”


수도 구경을 끝내고, 고향에 새로 지은 저택으로 돌아간 가족들에게서 편지가 왔다.


오랜만에 온 편지라 난 미소를 지으며 편지를 읽어 내려갔다.


‘-그래서 이번 논공행상을 인상 깊게 보았는지 둘째는 기사가 되고 싶어 하더구나. 그래서 이번에 검술 스승을 초청했단다. 은퇴한 기사신데, 둘째가 재능이 있다며 칭찬하시더구나.

그리고 막내는-’


편지를 읽는 내 얼굴은 계속해서 미소를 짓고 있었다.

무표정하게 읽으려고 해도, 가족들의 이야기를 읽자 나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졌다.


가족이 있다는 건 이런 느낌이구나.


전생의 나는 가족이 없었다.

그래서 가족들이 날 걱정한다는 것도, 멀리서도 날 사랑해준다는 것도 어떤 느낌인지 몰랐다.


하지만 이렇게 편지를 받아보니 알 것 같았다.

편지를 읽는 것만으로도 사랑받는다는 걸 느낄 수 있는 이 감정을.


하지만 편지의 마지막을 읽는 순간. 난 한숨을 푹 내쉬었다.


‘그런데 4권은 언제 나오니? 3권이 너무 중요한 부분에서 끝나버려 아쉽구나.’


...내가 글을 잘 쓰긴 했나 보네. 아버지까지 이러시는 걸 보니까.

살다 살다 출판사에게서도 받아본 적 없는 독촉을 아버지한테서 받을 줄이야.


“...빨리 4권이나 쓰자.”


다짐했던 한 달 동안의 휴식의 반도 채 쉬지 못한 채. 난 다시 책상 앞에 앉아 펜을 들었다.


* * *


한참 4권을 쓰느라 바쁘던 중. 내 집에 손님이 찾아왔다.


평소라면 수업이 없는 주말마다 놀러 오는 아벨이었겠지만. 오늘은 평일이라 아벨이 아니라 다른 사람이었다.


“사장님! 여깁니다!”

“오! 루카스 작가님! 아니, 카심 백작님!”


뒷마당에서 차를 마시다 손을 흔들자 주변을 두리번거리던 남자 하나가 반갑게 달려왔다.


작은 키에 통통한 체구. 중년의 나이와는 어울리지 않는 살찐 다람쥐가 연상되는 남자.

내 책들을 출판하는 출판사의 사장, 닐런이었다.


“허허. 백작이 되셨다고 이야기를 들었을 때 바로 찾아뵈었어야 하는 건데. 이렇게 늦게 찾아와서 죄송합니다.”

“괜찮습니다. 일이 바쁘신 걸 다 아는데요.”

“하하. 이해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바쁘다는 건 빈말이 아니었다. 몇 번 출판사에 찾아본 경험을 생각해 보면 닐런은 진짜로 바빴다.


정확히는 나 때문이었지.

내가 쓴 책들이 베스트셀러가 되자 출판사 사장인 닐런도 덩달아 바빠진 것이다.


하지만 본인은 그런 바쁨이 좋다고. 바쁠수록 돈을 더 벌 수 있으니까.


그래서 내가 마리오 왕국에 간 직후부터는 한 번도 이렇게 만나지 못했다.

나도 마리오 왕국에 갔다 온 직후 글 쓰느라 바빴고.


그러다 닐런이 이야기할 게 있다고 연락해서 내 집으로 초대했다.


예전 같으면 내가 출판사에 갔겠지만. 이젠 집에서 나가기도 힘들어졌거든.

전쟁 영웅이 나타나면 그 주변이 마비되서랄까.


어딜 가나 사람들이 날 알아보고, 알아보면 그 거리에는 나를 보려고 몰려든 사람들로 난장판이 되었다.


한 번 겪은 후부터는 집 밖으로 잘 안 나가게 됐지. 집과 마당이 넓어서 참 다행이야.


‘집에 몰래 침입하려는 사람들은 없어서 다행이지.’


그래도 선을 넘는 사람들은 없었다. 내 집 앞에서 날 기다리는 경우는 있어도 담을 넘고 침입하는 경우는 없었거든.


저들도 전쟁 영웅인 내가 좋을 뿐이지, 내게 해를 입히고 싶은 건 아니니까.


메이드들이 가져다준 차를 한 모금 마시고 물었다.


“그래서. 무슨 일인가요?”

“아, 작가님 책들의 해외 판매 때문에 왔습니다.”

“해외 판매요?”


갑작스런 말에 눈을 꿈뻑인 난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고 보니 내 책들은 국내 한정으로만 판매되고 있었다.

중고 책들이 해외로 팔리는 경우가 있긴 했지만. 대부분 한두 권씩 개인 간에 거래되는 것일 뿐. 정식으로 수출되는 건 아니었다.


하지만 닐런이 이 말을 꺼냈다는 건, 이제 정식 수출이 시작될 거란 이야기겠지.


‘수출이라...’


전생의 어린 난 물건을 만들어 외국에 수출하는 일이 참 대단해 보였는데.

내가 쓴 책이 외국에 수출된다고 생각하니 감회가 새로웠다.


“어느 나라에 수출되나요?”

“13개 나라에 수출됩니다.”

“......예?”

“연합국 전체와 계약을 맺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수출을 하는 나라들의 숫자를 듣는 순간. 찻잔을 들던 손이 그대로 굳어버렸다.


뭐? 연합 전체에 수출한다고? 13개 모두?


그저 한두 개 나라에 시험적으로 팔 거라 생각했던 난 당황했다.


“그렇게나 많이요? 어떻게 그게 가능한 거죠?”


그 질문을 한 나는 곧바로 내 질문에 대한 답을 떠올렸다.


몇 달 전 있었던 마리오 왕국에서의 첫 번째 전쟁이 발발했을 때. 키드미어 공작의 생일 파티에 참석했던 난 얼떨결에 마리오 왕국군의 패배와 적군의 진군 경로를 맞춰버렸다.


그리고 그걸 연합 회의를 통해 모든 연합국의 수뇌부들이 들었지.


또 그 후 마리오 왕국에 가서 적의 10만 대군을 막고, 적의 지휘관인 워로드를 죽이기까지 했다.

그런 일들로 인해 타국들에도 내 이름이 유명해진 상태였다.


그런 내가 쓴 책이 있다? 평도 좋고 흥행도 한? 나 같아도 궁금해서 사서 보겠다.


“그래서 수출과 관련해서 상의하기 위해 연락드렸습니다. 원래 저희 계약은 서머스 왕국 내에서만 판매하는 것이었으니까요.”

“당연히 해야죠.”

“감사합니다!”


잔뜩 흥분한 닐런은 몸을 부르르 떨었다.


책을 팔 수 있는 나라가 더 많아진다는 건. 곧 내가 벌 수 있는 돈이 더 많아진다는 뜻이다.

들어올 돈을 생각하면 당연히 흥분되겠지.


나도 마찬가지였다.


안 그래도 이 저택도 사고, 고향에 새로 집을 짓는다고 돈을 많이 썼는데. 이번 기회에 쓴 돈 다시 벌어야지.


“외국에서 판매는 바람의 왕국 4권의 판매와 동시에 할 생각인데, 백작님께서는 어떻습니까?”

“좋죠. 이거 어서 빨리 4권을 완성해야겠네요.”

“하하! 그래주시면야 감사하죠!”


한 달 후. 바람의 왕국의 마지막 권인 4권의 원고가 출판사로 보내졌다.


그리고 보름 후 바람의 왕국 4권의 발매와 동시에 연합국들에 내 책들이 정식으로 판매를 시작했다.


그리고 또 보름이 지났다.


<투칸 왕국 국왕 사망! 반군 진압 중 반군 지도자에게 살해당해>


<바람의 왕국 4권에서 이를 예견? 대소왕이 죽은 방식과 같아>


<루카스 작가는 이를 모두 예상하고 있었던 것인가?>


세상이 난리가 나버렸다.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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