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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겐어겐 님의 서재입니다.

한국사로 천재 작가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전쟁·밀리터리

어겐어겐
작품등록일 :
2022.06.20 15:09
최근연재일 :
2022.07.22 17:00
연재수 :
28 회
조회수 :
15,057
추천수 :
372
글자수 :
144,802

작성
22.06.28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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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신작 집필 시작

DUMMY

비상 회의가 끝나고. 키드미어 공작가를 찾아온 대부분의 손님들은 집으로 돌아갔다.


루카스 또한 마찬가지였다. 다행히 지난 며칠 동안은 공휴일이었으나 내일부턴 다시 아카데미에 가야 했다.


때문에 잠시 휴식을 취하곤 바로 아벨과 함께 아카데미로 돌아갔다.


“...엄청나군.”


창밖으로 멀어지는 마차를 보며. 키드미어 공작은 미소를 감추지 못했다.


키드미어 공작은 루카스에 대해 그럭저럭 잘 알고 있었다.

처음 루카스에 대해 알게 되었을 때 바로 그의 뒷조사를 했었기 때문이었다.


서머스 왕국에서 유일한 공작가인만큼 가문이 가진 부와 권력을 보고 접근하는 기생충 놈들이 많았다.


자신이나 아들은 그런 놈들을 걸러낼 수 있지만. 아직 어린 손자는 걱정이 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루카스의 뒷조사를 해보았었지.


나이 20세, 올림푸스 아카데미에 재학 중.


성적은 중간 정도. 몰락한 남작가인 가문을 위해 아카데미에 입학.


하지만 거기서 끝이었다. 몰락한 가문을 다시 부흥시키기 위해 접근한 것도 아니었고, 기생충처럼 달라붙겠다고 접근한 것도 아니었다.


그런 흑심 따위는 없고. 그냥 성격도 좋고 괜찮은 청년일 뿐이었다.


그래서 키드미어 공작도 루카스를 꽤 마음에 들어 했었다.

공작가란 위명만 보고 아벨에게 접근하던 다른 놈들과 달리. 아벨을 그냥 친구로 대해줬으니까.


하지만 키드미어 공작의 평가는 거기서 끝이었다.


루카스는 손주의 괜찮은 친구일 뿐. 그렇게 뛰어난 인재는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랬는데-


“내가 사람 보는 눈이 없었군.”


모두가 승리를 예상한 전쟁에서 패배를 예측하고, 모두가 예상하지 못한 적의 진군 경로까지 혼자 예측했다.


한정된 정보로 이렇게 정확한 예측이라니. 이 정도면 본능이라고 할 수밖에 없었다.


천재들은 대충 두 부류로 나뉜다.


어릴 때부터 체계적인 노력과 훈련을 통해 천재로 ‘만들어지는’ 부류와,


그냥 태어날 때부터 천재인 부류로.


키드미어 공작 본인은 전자에 해당했다.

그는 어릴 때부터 엄청난 노력과 훈련을 통해 지금의 자신이 될 수 있었다.

그런 노력과 훈련이 없었으면 자신도 그저그런 귀족으로 남았으리라.


그리고 루카스는 아마 후자겠지.


태어날 때부터 그렇게 태어난. 진짜 천재.


그럼 그동안 아카데미 성적이 중간인 것도 그렇다면 이해가 된다. 그런 천재들은 보석의 원석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원석을 가공하기 전까지 보석은 그저 돌멩이일 뿐. 그걸 가공하고 난 후에야 진정한 보석이 된다.

그 전까지는 자기 자신도 자신이 보석인 줄 알지 못하고.


그러니 루카스를 제대로 가르친다면, 더욱 뛰어난 능력을 보이겠지.


만들어진 천재인 자신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뛰어난 천재가.


이제는 시야에서 멀어진 마차를 보며 키드미어 공작의 입꼬리가 천천히 말려올라갔다.

“드디어... 찾았다...”


소름끼치는 미소를 지으며. 키드미어 공작이 중얼거렸다.


“내... 후임...”






“어우씨. 왜 이리 춥지?”

“감기라도 걸렸냐?”

“그건 아닌 것 같은데...”


그날 루카스는 알 수 없는 한기에 덜덜 떨어야만 했다.


* * *


마리오 왕국에서의 전쟁이 끝나고 일주일이 지났다.


하지만 더 시끄러워질 것이란 내 예상과는 다르게. 그동안 내 생활은 생각보다 큰 변화가 없었다.


“꺄아아악! 사인해주세요!”

“저희 동아리 가입하실 생각 없나요?”

“형! 저랑 결혼(?)해주세요!”


내 책을 들고 와서 사인해달라고 하고, 책 질문에 대답해주고.

평범한(?) 일상이었다.


‘파티장에서의 일이 안 알려진 건가?’


분명 그게 알려지면 난리가 날 거라고 예상했는데. 생각보다 조용해서 살짝 놀랐다.


왜 이렇게 조용한 거지? 자랑하는 건 아니지만, 내가 제갈량급이라며 소문날 정도 아니었나?


나 혼자 마리오 왕국의 패배를 예측하고, 비정상적인 적의 진군 경로까지 예측했는데.


그런데 이번 일이 알려지지 않았다고? 이상하게 여길 수밖에.


궁금해서 내 방에서 주몽을 읽고 있던 아벨에게 물었다.


“넌 왜 그런지 아냐?”

“...불쌍한 새끼.”


하지만 도살장에 끌려가는 송아지를 보는 표정을 지은 아벨은, 알 수 없는 말만 할 뿐이었다.


“하필이면 걸려도 우리 할아버지한테 찍히다니...

남한테 뺏길까봐 입 단속까지 시킬 정도면...”

“응? 나 뭐 잘못했냐?”


날 잠시 바라보다 한숨을 푹 내쉰 아벨이 고개를 저었다.


“...아니다. 될지 안 될지도 모르는데. 굳이 지금 알려줄 필요는 없겠지.”

“님아?”


그렇게 아벨의 알 수 없는 말만 듣고, 시간이 지나며 그 일은 점차 잊혀졌다.


아니, 잊을 수밖에 없다는 게 더 정확하겠지. 다른 신경 쓰이는 일이 생겨버렸으니.


“주몽 이후의 이야기라...”


내가 쓴 주몽은 반쯤 열린 결말로 끝이 났다.


유리왕자가 왕태자가 되고, 온조와 비류 왕자가 남쪽으로 떠나고.

주몽에서 악당 포지션인 대소왕이 왕위에 오른 부여와의 갈등도 갈등의 골만 더 깊어진 채로 끝났었다.


하지만 이는 어쩔 수 없었다. 유리왕자가 고구려에 오고 주몽이 얼마 후 죽었기 때문이었다.


주인공이 일찍 죽어버렸는데, 소설이 거기서 더 이어지기란 힘이 들었다. 그래서 반쯤 열린 결말로 끝을 냈었지.


그런데 이것 때문에 팬들에게서 그 이후에 어떻게 되냐는 질문을 많이 들었다.

과연 고구려는 부여를 무찌르고 번영할 것인가? 아니면 대소왕의 반격에 왕을 잃은 고구려는 무너질 것인가?


만약 이 세상의 다른 소설들이었다면 별로 궁금하지 않았을 거다.

강력한 마법사나 기사가 존재하는 만큼 그런 존재로 쉽게 이길 거라고 예상될 테니까.


하지만 주몽은 마법사도, 기사도 없는 세계관이다. 그러니 오히려 전개가 어떻게 될지 예상하기가 힘들었다.

사람들이 이후의 이야기를 궁금해하는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었고.


“흠... 한 번 써봐?”


원래 글을 더 쓸 생각은 없었다.


주몽도 그냥 등록금이 필요해서 공모전에 참가하며 썼을 뿐이니까. 원래부터 계속해서 글을 쓸 생각은 없었다.


하지만 예상외의 큰 관심과 사랑을 받으니 살짝 욕심이 났다.


나도 전생이 한국인이라서일까. 한국의 역사를 다들 이렇게 좋아해 주니 더 알리고 싶어졌다.


“나는 죽고 환생하고 나서도 한국인인가 보네.”


피식 웃은 난 얼마 후 신작 집필에 들어갔다.


제목은 바람의 왕국.


주몽의 아들인 유리왕과, 그의 아들인 대무신왕의 이야기가 될 예정이었다.


* * *


“큭!”

“폐, 폐하!”


이를 악물며 앞으로 쓰러지려는 마리오 왕국의 딜런 왕에 신하들이 달려왔다.


손을 들어 그들을 멈춰 세운 딜런 왕은 잠시 눈을 감고 천천히 호흡했다.


그리고 빈 어깨에서 느껴지는 통증이 잠잠해졌을 무렵. 그는 다시 천천히 눈을 떴다.


“후우... 상황은 어떻지?”

“폐하... 부디 휴식을-”

“상황은?”

“......”


억지로 고통을 억누르고 있는 딜런 왕의 목소리에 대신들은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이번 전쟁의 패배로, 기사왕이라 불리던 딜런 왕은 오른팔을 잃었다.

그것도 검을 들던 오른팔을. 오른팔을 잃은 이상 기사로서 생명은 끝난 것이나 다름없었다.


하지만 딜런 왕은 오른팔을 잃은 상실감에 슬퍼하지도, 분노하지도 않았다.


자신을 따르던 기사와 병사들을 잃은 슬픔과 괴로움이 더 컸으니까.


‘폐하. 너무 열심히 하시는 거 아닙니까?’

‘그러다가 소드 마스터가 돼서 저희가 할 일이 없어지면 어떻게 합니까?’

‘흐흐. 저희가 싸울 몫은 좀 남겨주십시오.’


자신의 병사들은 그저 자신이 명령에만 따르는 병사들이 아니었다.


어릴 때부터 자신과 함께 훈련하고, 적에게 맞서 싸운 벗이자 형제였으며 가족이었다.

그들과 함께였기에 왕국을 지킬 수 있었고, 적들을 무찌를 수가 있었다.


그리고 그런 그들이.


자신의 명령으로 개죽음을 당했다.


그건 지키기 위한 고결한 희생도, 적이 더 강했기에 어쩔 수 없는 죽음도 아니었다.


그냥 개죽음이었다. 충분히 막을 수 있었음에도, 막지 못하였으니 개죽음이지.


그리고 그렇게 된 건 자신 때문이었다.

자신이 멍청해서, 자만한 바람에 그들이 죽었다.


딜런 왕은 미칠 것 같았다.

죄책감에 당장이라도 자신의 목숨을 끊고 싶었다.


“상황은?”


하지만 딜런 왕은 꾹 참았다.


자신이 죽는다고 그들이 다시 살아 돌아오는 것도 아니다.

그건 책임으로부터 회피하는 것일 뿐. 책임을 지는 게 아니었다.


그럼 부하들의 죽음은 정말 개죽음이 되어 끝나겠지.


그러니 책임을 지기 위해서라도 버텨야 했다.

버텨서, 이 나라를 지켜서, 책임을 져서 백성들을 지켜야 했다.


그걸 알아서일까. 그런 왕을 보는 신하들은 참담함을 금치 못했다.


수술을 마치고 회복에 전념해야 할 왕이 바로 일을 해야 할 정도로. 마리오 왕국은 위태롭게 흔들리고 있었다.


지난 패배로 왕국의 주력군을 모두 잃고, 수도를 빼앗길 뻔했다.


지원군이 제 때 도착해서 망정이었지. 정말 위험했었다.


하지만 막았을 뿐이었다.

마리오 왕국은 점점 더 위태로워지고 있었다.


잠시 서로 눈치를 보던 대신들이 입을 열기 시작했다.


“제때 도착한 연합의 지원군 덕분엔 최악은 피했지만...”

“...주력군이 전멸한 일로 사기가 바닥을 치고 있습니다.”

“게다가 왕국에 와준 지원군들도 결국에는 돌아가는 만큼. 그 틈을 타 찬 제국이 저흴 공격한다면 정말 멸망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백성들 사이에 퍼지고 있습니다.”


신하들의 보고를 들은 딜런 왕은 눈을 질끈 감았다.


최악이었다.


남은 군의 사기는 바닥을 기고, 백성들은 두려워하고 있다.


이런 상태로라면 국지전에 가까운 작은 전투만 벌어져도 마리오 왕국은 무너진다.


그리고 그건 자신의 탓이겠지.


‘내가 조금만 더 조심했더라면...’


딜런 왕은 자신을 탓했다.


자신이 연이은 승전에 자만하여 무식하게 돌격을 하는 바람에. 수많은 병사들이 개죽음을 당했고 나라는 위태로워졌다.


어떻게든 수습하려고 하고 있지만. 상황은 점점 안 좋아져갔다.


게다가 가장 큰 문제는 백성들이 희망을 잃은 점이었다.


희망을 잃었기에 다시 싸울 용기를 내지 못하고, 다시 일어설 힘조차 잃어버렸다.


그렇기에 무엇보다 백성들이 다시 희망을 가져야 하는데. 도저히 그 방법을 찾을 수가 없었다.


그러던 와중에 귀족 하나가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저... 폐하. 사실 이번 패배를 유일하게 예측한 자가 있다고 합니다. 또한 적들이 바로 수도로 향할 것도 예측했고요.”

“...!!!”

“그런 자를 저희 왕국에 부를 수 있다면... 백성들도 희망을 찾을 수 있지 않겠습니까?”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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