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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겐어겐 님의 서재입니다.

한국사로 천재 작가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전쟁·밀리터리

어겐어겐
작품등록일 :
2022.06.20 15:09
최근연재일 :
2022.07.22 17:00
연재수 :
28 회
조회수 :
15,049
추천수 :
372
글자수 :
144,802

작성
22.07.14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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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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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동정 대마법사?

DUMMY

혼처? 당연히 없지.


사실 내가 인기 작가가 된 후로 들어온 혼담이 있긴 했었다.

내 책들이 연이어 흥행하며 몰락 귀족이라는 꼴등 신랑감에서 1등 신랑감이 되었기에 당연한 일이었다.


거의 매일 같이 매파가 우리 집에 찾아왔고 어머니와 티타임을 가지자는 귀부인들이 보낸 편지만 수백 장이었다.


하지만 대부분이 내가 번 돈을 목적으로 들어온 혼담이었다.

그동안 내게 관심도 없다가 내가 부자가 되니 찾아오면 당연히 돈 때문이지.

그래서 부모님 선에서 다 커트 됐다.


때문에 보통 내 나이대 귀족 영식들은 결혼을 했거나, 아니면 약혼자가 있는데도 난 아직까지 혼자였다.


“호오. 그렇단 말이지?”


대답을 들은 딜런 왕이 묘한 미소를 지었다.


“그럼 내 동생은 어떻소?”

“예?”

“내 여동생의 혼처가 아직 정해지지 않았는데. 한번 생각해보지 않겠소?”

“!!!”


그 말에 내 눈이 휘둥그레졌다.


설마 이건 왕국을 구해준 용사와 공주를 결혼시켜 준다는 클리셰? 당연히 좋죠! 공주면 당연히 미인일 텐데 싫을 리가.


예로부터 평균적으로, 그리고 역사적으로 공주들은 미인들이 많았다.


왕들이 미인들과 결혼하니까. 그런 결혼들은 수백, 수천 년이 넘게 반복되었다.

그리고 이런 미인 유전자가 계속해서 축적되며 공주는 당연히 미인인 또 다른 종족이 되었지.


게다가 딜런 왕도 꽃중년이라 부를 수 있는 외모였다. 그런 왕의 여동생이라면 분명히 예쁘겠지.


그런 공주와 결혼시켜주겠다는데 마다한다? 그럼 내가 고가지!


하지만 바로 수락할 수는 없었다.

평범한 결혼도 오랫동안 생각하고 결정하는 법인데. 타국의 공주와의 결혼을 나 혼자서 결정할 수는 없는 법이었다.


그러니 일단 긍정적인 뉘앙스의 대답만 해야겠지.


“저 혼자 결정을 내릴 순 없지만...”

“없지만?”

“상대가 마리오 왕국의 공주님이시라면. 제 부모님을 어떻게든 설득하지 않겠습니까?”

“하하하! 좋은 소식을 기대하겠소!”


그것만으로도 만족스러웠는지 딜런 왕이 크게 웃었다.


“아, 이럴 게 아니지. 동생을 한 번 만나봐야 하지 않겠소?”

“이런. 뭘 준비하지도 못했는데...”

“하하. 나라를 구해주었는데 이미 충분하오. 자, 소개하겠소. 내 여동생인 다니아라고 하오.”

“오!...... 오?”


공주가 있는 방향으로 돌려진 고개가 빠르게 아래로 내려갔다.


그리고 내 신부님이 될지도 모르는 여인과 눈이 마주친 순간. 기대로 가득 찼던 내 눈이 의문으로 가득 찼다.


‘......꼬맹이?’


한 여섯 살쯤 되었을까. 키도 내 배꼽까지 밖에 오지 않는 소녀가 서있다.


왜 이런 꼬마가 딜런 왕 옆에 있는 거지?


“...공주님?”

“헤헤. 마나져 반갑습쯤니다. 다니아 마리오밈니쟈!”


소녀가 헤~하고 웃자 앞니가 있어야 할 자리가 뻥 뚫려 있었다.


“...앞니 빠진 갈갈이-”

“뭐라고 하시었소?”

“아, 아닙니다... 그런데... 제가 이분이랑... 결혼을요?”


누구 은팔찌 차게 만들 일 있냐!


순간 버럭 소리를 지를 뻔 했다.

아니, 혹시 마리오 왕국에 조혼 풍습이라도 있었나? 아직 유치도 다 안 빠진 얘랑 스무 살 먹은 날 결혼 시키겠다고?


설마 여기 옥저였어? 민며느리제가 있게?


아니면 설마 딜런 왕이 어린 여자들도 건드리는 나쁜 새끼였나?


“크, 크흠!”


다행히 그런 건 아닌지 딜런 왕도 살짝 부끄러워하는 분위기였다.

그 반응에 난 속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어떻게든 날 얻고자 한 건가?’


이해가 안 되는 건 아니다. 이번 전쟁으로 내가 세운 공들만 봐도 충분히 이해가 가니까.

내가 왕 같아도 내가 탐이 났겠다.


이럴 때 가장 좋은 방법이 바로 왕족과의 결혼이지. 왕실의 일원으로 만든다면 확실하게 자신의 사람으로 만들 수 있을 테니까.


하지만 딱 내 또래에 결혼을 안 한 왕족은 없었나 보았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어린 늦둥이 동생을 데려온 것이겠지.


그건 그렇고 몇 년 전 돌아가신 마리오 왕국의 선왕은 능력도 좋으셨네. 돌아가시기 전에 늦둥이를 보고 가셨네?


그때 뭐 드시고 늦둥이 만드셨는지 물어볼까?


“......”

“크, 크흐흠...”


내가 빤히 쳐다보자 딜런 왕은 헛기침을 하며 시선을 피했다.

그런 그에게 물었다.


“...지금 결혼하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만? 국제법으로 결혼은 성인인 18살이 되어야 가능하지 않습니까?”

“그... 한 10년만 더 기다리면...”


야 이 양반아. 내가 전생 현생 다 합쳐서 동정을 40년이나 지켰다.


지금 누구 동정 대마법사 만들려고 작정했냐?


* * *


끼익.


서머스 왕국의 왕궁.


펠리온 왕의 집무실 문이 열리며 키드미어 공작이 안으로 들어왔다.


“부르셨습니까.”

“그렇네. 할 이야기가 있거든.”


창밖을 보며 미소를 짓고 있던 펠리온 왕은 고개를 돌리곤 싱긋 웃었다. 그리곤 다시 창밖으로 고개를 돌렸다.


마차 한 대가 왕궁 밖으로 나가고 있었다. 그 마차를 보며 펠리온 왕은 미소를 짓고 있었다.


“재미있는 구경거리라도 있으십니까?”

“음? 하하. 그건 아니고. 호랑이의 자식일 개일리는 없다는 걸 다시 한번 깨달았거든.”

“......?”


의미를 알 수 없는 말에 키드미어 공작이 고개를 갸웃했다.


그런 공작에 펠리온 왕은 키득거리며 말을 이었다.


“방금 전 루카스 작가의 아버지인 카심 남작이 왔다 갔네. 방금 막 왕궁에서 나갔지.”

“아. 그랬습니까? 아쉽군요. 한번 만나보고 싶었는데.”


자신의 후임(후보)의 아버지다. 궁금해서라도 만나보고 싶은 게 당연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좀 더 일찍 오는 건데. 쌓인 일들 때문에 아쉽게 되었다.


“그런데 카심 남작은 어쩐 일로 부르셨습니까?”

“루카스 작가가 세운 공을 먼저 알려주려고. 그리고 약속한 보상을 주려고 불렀지. 작위를 승급시켜주고 영지도 주겠다고 했네.”

“흠. 폐하의 표정을 보아하니 재미있는 대답을 했나 봅니다?”

“이런. 들켰군.”


어린아이처럼 키득거친 펠리온 왕이 몸을 돌렸다.


“필요 없다더군.”

“예?”

“자식이 세운 공으로 아무것도 안 한 아비가 상을 받아서 안 된다고 했네.”

“그리고요?”

“루카스가 충분히 능력이 있으니 작위를 물려주겠다고 했네. 그리고 아들에게 상을 내려달라더군.”

“허어... 멋진 남자로군요.”


키드미어 공작은 진심으로 감탄했다.

작위 승급이란 그저 직장에서 승진하는 것 같은 게 아니다.


대귀족이 아닌 이상, 아니 대귀족들을 포함한 모든 귀족들의 꿈이자 소원 그 자체였다.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기 위해, 그리고 더 많은 것을 가지기 위해서는 더 높은 작위가 있어야 하니까.


그런데 루카스의 아버지는 그걸 포기했다.

자신은 한 게 없다며. 아들이 받아야 할 상이라며 작위조차도 아들에게 주었다.


이 정도면 욕심 자체가 없는 사람이라 봐도 될 정도다.


“흠... 데려올 수만 있다면 괜찮을 것 같은데...”

“아들에 이어 아비도 데려가려고?”


펠리온 왕이 피식 웃자 키드미어 공작이 고개를 끄덕였다.


“가능하다면요. 이전에 루카스를 조사하며 가족들도 함께 조사했는데, 루카스의 아버지가 아카데미 시절 성적이 좋았더군요.”

“얼마나?”

“재학 중에 가문이 망하는 바람에 중퇴만 하지 않았다면, 지금쯤 재정부 장관으로 일하고 있을 정도로요. 그쪽으로 재능이 있었더군요.”

“호오...”


키드미어 공작이 할 수 있는 최고의 칭찬에 펠리온 왕의 눈에 흥미가 감돌았다.


키드미어 공작에게 능력을 인정 받은 사람은 손에 꼽을 정도인데. 직접 만나본 것도 아니고 조사만으로 저런 말을 할 정도라니.


저 정도면 어떤 일을 맡겨도 괜찮은 결과를 가져올 인재라고 봐도 무방했다.


“이거 좀 더 붙잡아둘 걸 그랬군.”

“그러게 말입니다.”

“아! 그건 그렇고 소식 들었나?”


펠리온 왕이 깜빡했다는 듯 말했다.


“무슨 소식 말이십니까?”

“마리오 왕국의 딜런 왕이 루카스 작가에게 자신의 동생을 소개시켜줬다는군.”

“동생... 말씀이십니까?”

“그래. 그것도 애지중지하는 막내동생을.”

“!!!”


무슨 일인지 바로 파악한 키드미어 공작의 눈이 부릅떠졌다.

딜런 왕이 루카스를 가지려 한 것이란 걸 알아차린 것이다.


이번 전쟁으로 루카스의 가치를 모두가 알게 되었다.

그로 인해 루카스는 보물이나 다름없어졌다.


루카스의 능력을 두 눈으로 직접 본 딜런 왕은 그 욕심이 더욱 컸겠지.


그래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인 왕실과의 혼례를 통해 루카스를 얻으려 한 게 틀림없었다. 그런데-


“...근데 그 공주님은 이제 여섯 살 아니었습니까? 5년 전에 죽은 선대왕이 죽기 1년 전에 낳은 딸일 텐데요?”

“그래서 까였데.”

“휴우. 다행이군요.”


까였다는 말에 키드미어 공작은 행복한 표정을 지으며 안도했다.


기껏 찾은 후임을 타국에 뺏기는 건 아닌가 싶었는데. 또래 공주가 없는 바람에 실패로 돌아갔나 보았다.


하지만 안심할 수는 없었다. 마리오 왕국은 실패했어도 다른 나라들엔 결혼 적령기의 공주들이 많으니까.


지금 떠오르는 공주들도 대략 10명은 되었다.

만약 그들이 루카스와 결혼하고 그를 데려가고자 한다면, 과연 서머스 왕국은 그걸 막을 수 있을까?


막을 수는 있다. 하지만 막아서 얻는 이득에 비해 입는 피해가 더 컸다.


거기다 루카스의 아버지가 작위를 물려주며 루카스가 가문의 가주가 된 이상. 본인이 좋다고 하면 그 누구와도 결혼을 마음대로 할 수 있었다.


“그럼 다른 놈들이 침 발라놓기 전에 우리가 선수를 쳐야 합니다. 마침 우리 쪽에도 혼기가 꽉 찬 공주님이 있지 않습니까?”

“그건 그렇지.”


그 말에 펠리온 왕이 찝찝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그런 왕의 표정을 못 본 것인지 키드미어 공작이 적극적으로 제안했다.


“그분과 루카스 작가를 결혼시켜, 루카스 작가를 완전한 서머스 왕국의 신하로 만들어야 합니다.”

“하지만 지금 작위론 힘들지. 아버지에게 작위를 물려받아도 남작에 불과하니.”

“그러니 작위를 백작으로 승급시켜줘야 합니다. 마침 공도 세웠겠다, 충분히 가능합니다. 또 영지도 큰 걸로 주고, 재물도 줄 수 있을 만큼 팍팍 줘야 합니다.”

“그럼 과하다는 말이 나오지 않을까?”


펠리온 왕이 살짝 걱정스러워하자 키드미어 공작이 버럭했다.


“그럼 겨우 찾은 제 후임... 아니 누구보다 뛰어난 인재를 다른 나라에 빼앗기고 싶으십니까?

제가 은퇴할 수 있는 기회... 아니 나라를 더욱 부강하게 만들 수 있는 기회인데 아끼면 안 됩니다.

그러니 루카스 작가가 도망치기 전에... 아니 다른 나라로 떠나기 전에 확실하게 붙잡아야 합니다.”

“......”


태클을 걸고 싶은 곳이 한두 곳이 아니었지만. 펠리노 왕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근데 루카스 작가가 ‘그 사람’과 결혼한다고 남아있을까? 오히려 도망칠 것 같은데?”

“......”

“친척인 내가 말하긴 그렇지만. 그 사람 성격이 좀...”


도저히 부정은 하지 못하겠는지 키드미어 공작은 입을 꾹 다물었다.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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