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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겐어겐 님의 서재입니다.

한국사로 천재 작가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전쟁·밀리터리

어겐어겐
작품등록일 :
2022.06.20 15:09
최근연재일 :
2022.07.22 17:00
연재수 :
2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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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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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2
글자수 :
144,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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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7.19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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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예언자

DUMMY

바람의 왕국 4권은 대무신왕과 대소왕의 전쟁이 중심 스토리였다.


인재들을 얻고 충분한 힘을 쌓은 대무신왕이, 부여에 전쟁을 선포하는 걸로 시작되었지.


그리고 대무신왕의 지휘 아래 연전연승한 고구려군이 부여의 수도 앞까지 당도. 승리는 코앞까지 다가온다.


그러나 이는 대소왕의 계략. 대소왕은 일부러 지며 고구려군을 유인한 것이었다.

적진 한복판에 들어와 버린 고구려군을 대소왕이 이끄는 군대가 기습한다.


원래 역사에서는 이 전투에서 고구려는 대소왕을 죽였지만, 전쟁에선 패배한다.

수많은 병사들을 잃은 채 고구려로 돌아가야 했다.


하지만 그걸 그대로 쓸 수는 없지. 소설 마지막이 주인공의 패배로 끝나면 김빠지지.

그래서 난 이 부분을 살짝 각색하여 썼다.


대무신왕의 목표는 부여의 멸망이 아닌, 처음부터 대소왕의 죽음이었던 걸로.


원 역사에서 대소왕이 죽은 후 부여는 정치적 혼란과 내분으로 전쟁에서 이겼음에도 패배한 것과 다름없는 상황이 돼버린다. 내 책에서도 마찬가지였고.


내 책에서 대무신왕은 이걸 노렸다. 고구려의 승리가 대소왕의 함정임을 알고도 계속 진군한 것도 그런 이유에서였고.


바람의 왕국에서 대소왕은 절대 권력을 이룩한 왕이었다.

다른 왕족들의 권력도, 신하들의 권력도 모두 빼앗아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다.


이는 어릴 때 주몽에게 왕위를 빼앗길 뻔 했기 때문이었다.

금와왕이 뛰어난 주몽에게 왕위를 물려주려다 실패했으나, 이 경험은 대소왕의 트라우마가 되었다.


당연히 1왕자인 자신의 것인 왕좌를 남에게 빼앗길지도 모른다는.


그래서 왕이 된 이후에도 왕좌를 빼앗기지 않기 위해, 모든 권력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지.


권력을 가진 신하들을 제거하고, 자신에게 가장 큰 힘이 되면서, 동시에 가장 큰 위협이 되는 왕족들의 권력 또한 빼앗았다.

그리고 부여 역사상 가장 강력한 절대왕권을 만들었다.


하지만 여기서 문제가 생겼다. 모든 권력을 자신이 독점한 나머지, 2인자라 불릴 존재가 남지 않은 것이었다.


만약 그런 존재가 있었다면 대소왕이 죽어도 부여는 흔들리지 않는다. 2인자가 권력을 잡고 나라를 어떻게든 이끌어나갈 테니까.


그러나 권력에 집착한 대소왕은 그런 존재를 만들지도, 남기지도 않았다.


그의 뒤를 이을 태자가 가져야 할 권력조차 주지 않았을 정도였지.


이를 알아차린 대무신왕은 대소왕을 죽이기로 결심한다.

그를 죽여 주인 잃은 권력을 가지고자 부여가 자신들끼리 싸우게 만들고자 했다. 그런 혼란을 틈타 고구려를 더욱 부강하게 만들고자 했고.


그리고 이 작전은 성공한다.

고구려군은 큰 피해를 입었지만 대소왕을 죽이는 데 성공했다. 왕을 잃은 부여는 큰 혼란에 빠지고 이내 내전까지 일어나고.


전투에선 졌지만, 전쟁에서는 이긴 셈이었다.


그리고 그 전투에서 죽은 병사들을 위한 제사를 지내며, 대무신왕은 더욱 부강해질 고구려를 약속하며 바람의 왕국은 끝이 났다.


그래. 그렇게 끝이 났어야 했는데...


<투칸 왕국 국왕 사망! 반군 진압 중 반군 지도자에게 살해당해>


<바람의 왕국 4권에서 이를 예견? 대소왕이 죽은 방식과 같아>


<루카스 작가는 이를 모두 예상하고 있었던 것인가?>


“...이건 또 뭔 일이야.”


왕의 죽음으로 1면을 빽빽하게 채운 신문들을 보니 머리가 아파왔다.


투칸 왕국은 연합에 속해있는 나라 중 하나로, 서머스 왕국 바로 옆에 있는 나라였다.


하지만 바로 위에 있는 마리오 왕국처럼 친구 같은 나라냐?

글쎄... 딱히 두 나라 사이에 갈등도 없었지만. 서머스 왕국은 투칸 왕국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다.


처음부터 그런 건 아니었다. 불과 몇십 년 전까지만 해도 두 나라는 사이가 좋았었다.


이번에 죽은 카르스 왕이 즉위하기 전까지는 말이다.


투칸 왕국은 본래 수십 개의 도시국가와 부족들이 모여 만들어진 나라였다.

하나의 나라가 된 후, 도시국가의 왕들과 부족장들은 의원이란 직책을 받고, 의회에 소속되어 함께 나라를 이끌어갔다.


지구의 입헌군주제와 비슷하다고 해야 할까. 의원직이 대대로 세습된다는 걸 제외하면 비슷하긴 했다.


의회가 있다 보니 왕은 힘이 없었고.

모든 권력은 의회가 가지고 있었고 왕은 대외 활동을 위한 얼굴마담에 가까웠다.


그리고 카르스 왕은 이를 좋아하지 않았다.


그는 왕위에 오르자마자 의회를 강제로 해산시키고 모든 권력은 독점했다.

반발하는 의원들은 다 죽여버렸고. 심지어 자신에게 위협이 될만한 왕족마저 숙청해버렸다.


그렇게 카르스 왕은 엄청난 피를 흘려 절대 권력을 만들었다. 이런 과정에서 서머스 왕국과의 관계도 멀어졌고.

하지만 카르스 왕은 절대 권력을 위해서라면 상관없다는 듯 신경 쓰지 않았다.


그러나 방법이 잔혹했던 만큼. 그는 너무 많은 적들을 만들어 버렸다.


죽은 의원들 중 생존자나, 죽은 자의 가족들이 반란을 일으킨 것이다.


뭐, 그래봤자 절대 권력을 가진 카르스 왕을 어찌하진 못했지만. 카르스 왕의 군대 앞에 반란군들은 제대로 된 저항조차 하지 못했다.


얼마 전까지는 말이다.


“왜 내 책이랑 똑같은 방법으로 죽인 건데!”


일주일 전. 모든 반란군들이 한 곳에 결집했다는 정보를 들은 카르스 왕은 직접 토벌군을 이끌고 출진했다.

그리고 모여있는 반란군을 보곤 자신이 선두에 선 채로 공격했지.


하지만 이는 함정. 자신들의 목숨을 희생하면서도 복수를 하기 위한 반란군의 함정이었다.


반란군은 토벌군에 의해 소수만이 살아남아 도망쳤지만, 카르스 왕을 죽이는 데 성공했다.


바람의 왕국에서 대무신왕이 대소왕을 죽일 때처럼. 반란군 또한 같은 방법으로 카르스 왕을 죽인 것이다.


당연하게도 이 소식이 알려지자 서머스 왕국은 난리가 났다.


‘책에 나온 대로 카르스 왕을 죽였다고?’


‘책에 나온 전술을 따라 한 건가?’


‘허어. 진짜로 그걸 따라 하는 자가 있을 줄이야!’


다들 놀라워하며 하나 같이 그 이야기만 하고 있었다. 나로서는 죽을 맛이었지만.


내가 의도한 건 아니지만. 나로 인해 타국의 왕이 살해당한 셈이다. 난 그 책임을 피할 수 없겠지.


하지만 일이 이상하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정확히는 전장에서 잔뼈가 굵은 한 기사가 한 말 때문에.


‘책을 보고 따라 한 거라고? 말도 안 되지. 이건 예측한 거야 이 바보들아.’


그 기사는 시간상 반란군이 책을 읽고 그 전술을 썼다는 건 불가능하다 했다.


‘책이 발간되고 얼마나 흘러서 카르스 왕을 죽였어? 일주일 정도밖에 안 됐지. 그 짧은 시간 만에 반란군들이 한곳에 모이고, 왕을 죽일 함정을 만든다고?’


이게 가능할 것 같냐?


그 이야기에 사람들은 고개를 저었다.


기사의 말이 맞았다. 며칠 만에 책을 읽고 다른 반란군들을 모아 함정을 준비한다?


전국에 흩어져있던 반란군들이 한곳에 모인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했다. 또 모인다 한들 함정을 그 짧은 시간 동안 준비하기도 힘들 테고.


그럼 어떻게 이런 일이 생길 수 있단 말인가?


‘반대면 충분히 가능하지. 반란군이 루카스 작가의 책을 보고 따라 한 게 아니라, 루카스 작가가 반란군의 행동을 예측했다면 말이야.’


아니, 왜 잘 가다가 엉뚱한 곳으로 새는 건데!!!


하지만 이 말이 사람들은 그럴 듯했나 보았다.


‘그러고 보니 저번 전쟁에서도 혼자 마리오 왕국의 패배를 예측하지 않았어?’


‘그리고 찬 제국군이 수도로 직행할 거라는 것도 예측했고...’


‘진짜 예측하고 쓴 거 아니야? 아니, 예언이라도 한 거 아냐?’


그렇게 퍼진 말은 소문이 되고, 소문은 확신이 되었다.


그것도 국제적인 스케일로.


“하필이면 다른 나라들에서도 동시 발매를 한 타이밍에 이런 일이 생기다니...”


바람의 왕국 4권은 서머스 왕국에서만 판매된 게 아니다.


이웃한 마리오 왕국은 물론이요, 이번 일의 중심인 투칸 왕국을 비롯한 모든 연합국들에서 모두 판매되었다.


당연히 모두가 이번 일에 대해 알게 되었고, 또 같은 확신을 가지게 되었다.


내가 카르스 왕의 죽음을 예언했다고.


“아니야 이 바보들아!!!”


아닌 걸 누구보다 잘 아는 나는 답답할 따름이었지만.


뭐? 내가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나라에서 일어날 일을 예언했어? 그런 능력 있었으면 로또를 샀지!


하지만 사람들은 내가 예측한 게 맞다며 자기들끼리 결론을 내렸다. 그리고 그건 왕실에서도 마찬가지였나 보았다.


카르스 왕이 죽고 일주일 후. 일전에 날 왕궁으로 불렀던 두 궁정기사들이 집으로 찾아왔다.


“폐하께서-”

“예, 예. 갑시다.”


난 한숨을 쉬며 마차에 올랐다.

그리고 잠시 후 왕성으로 향하던 도중. 두 궁정기사들에게 지금 왕궁 상황이 어떤지 물어보고자 했다.

어떤지 알아야 나도 적절한 대응을 할 테니까.


음... 하지만 궁정기사에게 대놓고 왕궁 상황을 묻는 건 안 되겠지. 입이 무거운 사람들이니까.

그러니 일단 간단한 대화부터 시작해 볼까?


마차의 창문을 열고 마차 옆에서 말을 타고 달리던 갈색 머리의 기사에게 물었다.


“그러고 보니 이번이 두 번째 만남인데, 두 분의 성함은 듣지 못했네요.”

“아. 저는 페트라고 합니다. 저 녀석은 매트고요.”

“참고로 형제나 친척은 아닙니다.”

“......”


...뭐야. 이름이 뭐 저래.

왜 최강의 두 파괴신이 나온 거지?


나는 설마하며 반쯤 장난으로 물었다.


“혹시 두 분이 뭘 만들려고 하면 꼭 사고가 터진다거나 그러진 않죠?”

“허억! 그, 그걸 어떻게!”

“천재다! 진짜 천재셨어!”

“......”


이름값(?) 하는 녀석들인가 보네.


한숨을 쉰 나는 다시 창문을 닫았다. 그리고 조용히 안전벨트를 찾았다.


* * *


이 세상의 마차에는 안전벨트가 없다는 걸 깨달았을 무렵. 마차는 왕궁에 도착했다.

그리고 시종의 안내에 따라 곧바로 펠리온 왕의 집무실로 끌려갔지.


“상황이 참 복잡하게 됐어.”


내가 집무실에 들어오자마자 펠리온 왕이 말했다.


오랜만에 보는군. 잘 지냈나? 살이 좀 찐 것 같은데, 백작이 되니 확실히 편한가 보군.


-같은 안부 인사도 없었다. 그만큼 펠리온 왕도 이 상황이 당황스럽단 소리겠지.


“바로 위에 있는 나라는 전쟁을 이겨내긴 했지만 큰 피해를 입었고, 바로 옆에 있는 나라는 내전이 일어나기 직전이야.”


혀를 찬 펠리온 왕이 날 보며 말했다.


“근데 이럴 때 재미있는 이야기가 돌더군. 세간에서는 자네가 예언자라 불린다지?” “...예언자 말씀이십니까?”


이건 몰랐는데. 보아하니 그사이 또 이상한 소문이 돌았나 보았다.


“그래. 왕의 죽음까지 예측할 정도면 예언자가 아니냐며 쑥덕거리더군. 그리고 자네가 책을 통해 예언을 했는데 그걸 믿지 않았다가 카르스 왕이 죽었다는 소문도 퍼졌고.”


미친. 내가 무슨 카산드라냐? 아무도 믿지 않는 예언자게?

도대체 어떤 멍청이가 그딴 소문을 믿는 거야?


속으로 한숨을 푹푹 내쉬는데 펠리온 왕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그래서 말인데. 자네 생각엔 앞으로 어떻게 될 것 같나?”

“......”

“난 카르스 왕과 다르게 자네 말을 믿을 테니 한 번 예언을 해보게.”


멍청이가 내 앞에 있었네.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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